0 : 서두

참고 : http://www.inven.co.kr/board/lol/2766/45768

필자는 위 글을 보고 이 글을 적을 생각이 생겼다. 필자가 평소에 하던 생각과 완벽히 일치하던 내용인 것이다.
제대로 된 수치로 비교해서, 외상과, 마법의 신발 중 어떤 룬이 더 좋은지 알아보도록 하자.


1 : 대체 무슨 룬인가?

우선, 외상과 마법의 신발은 둘 다 영감 룬의 두 번째 라인, '미래의 힘' 라인에 붙어 있다.

마법의 신발은 게임이 시작한 후 10분 뒤에 마법의 신발이라고 해서 속도의 장화를 무료로 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거기에 선물로 주는 신발은 속도의 장화보다 이동속도 보너스 +10이 붙어 있으며, 2단계 신발 업그레이드 시에 50원 할인까지 해주고, 킬 포인트를 획득할 때마다 30초씩 신발이 일찍 나오는 효과까지 붙어 있는 이른바 '혜자 룬'으로 칭송받고 있는 룬이다. 덕분에 대회에서나 솔랭에서도 매우 높은 선택률을 보이고 있으며, 곧 너프까지 예정되어 있기도 하다.

외상은 룬이 도입된 프리시즌 초기에 많이 선택된 룬으로, 자기가 가진 돈이 구매 대상 아이템의 가격보다 적더라도 정해진 외상 한도(150 + 분당 5)만큼 그 금액을 외상하여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게 해준다. 상점 1회 이용시마다 50원씩 외상료가 떼이긴 하지만, 코어템이 일찍 나온다는 좋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2 : 마법의 신발은 얼마만큼의 이득을 볼 수 있는가?

우선 속도의 장화를 룬 없이 구매하면 300원, 지불해야 한다. 거기에 2단계 업그레이드 시 50원 할인도 해주므로 우선 '고정된' 금전적 이득은 선택하지 않았을 때에 비해 350원이다.

우리가 그 외에 마법의 신발에 대해 계산해야 할 것은,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추가 이동 속도 +10'.

돈으로 얻을 수 없는, 추가 이동 속도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금전적 가치로 환산하기 어렵다.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 내에서 기동성이 가져다주는 이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지만, 10이라는 수치가 상당히 애매해보이기도 하며 이동속도가 단순히 빠르다고 좋다면 신속의 장화나 기동력의 장화의 선택률이 지나치게 높았어야 정상이다.

거기에 바람의 드래곤이 화염이나 대지의 드래곤에 비해 취급되는 모습만 보아도, 적은 양의 이동 속도는 생각보다는 다른 선택지에 비해 그리 각광받고 있지 못하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실제로 마법 룬에도 초월한 힘 - 기민함 룬이나 힘의 결속 - 물 위를 걷는 자 룬이 있지만 각각 깨달음 룬과 주문 작열 룬, 심지어는 폭풍의 결집 룬에도 밀리는 안습함을 내보이고 있다.

물론 방금 든 예시에는 '전투 중이 아닐 때에만 이동 속도 증가'라는 효과를 가진 예시도 있으나 그렇지 않은 예시들도 똑같이 선택받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생각보다 이동 속도 +10이 가져다주는 이펙트가 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마법의 신발 룬을 택하는 가장 큰 이유들을 유저들이나 프로에게 물어보면, 공짜로 신발을 주고 업그레이드 비용이 감소하니 이득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이동 속도 10은 소소한 보너스일 뿐, 세 번째로 붙는 가장 효과가 적은 선택 사유이다.

정리하자면, 있으면 좋고, 없으면 아쉬운 딱 그 수준.


둘째, 10분에 볼 수 있는 이득, '350원'

리그 오브 레전드는 적은 돈의 차이가 가져다주는 스노우볼이 게임이 흐를수록 큰 흐름이 된다.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이 된다고 하듯, 대회에서도 초반에는 2천원 차이가 나면 게임이 매우 힘들어졌다고 말하지만 후반에는 1만 골드 차이가 나도 아무 상관이 없다고 해설들이 말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들어 볼 수 있다.

즉, 10분이라는 비교적 '초반' 혹은, '초중반'에 단순히 1킬을 했을 때 들어오는 골드인 300원을 상회하는 금액인 '350원'을 가져다주는 효과는 매우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거기에 킬을 먹으면 먹을수록 조금 더 일찍 신발이 나오는 건 덤이다. 게임이 정말로 잘 풀렸다면, 8분이나 7분 30초에도 이 신발을 만나볼 수 있다. 정말로 이른 시기이다.

팀원 다섯 명이 모두 신발을 선택했다면 10분이 되자마자 다른 팀보다 1,750원의 이득을 앞서 나갈 수 있는 셈이 된다. 2천 골드 차이가 게임이 터졌거나 매우 힘들었다고 말하는 초반, 초중반에 그 차이만큼의 이득을 낼 수 있다는 건 정말로 정말로 이 룬의 가치가 얼마나 높은지 깨닫게 한다. 당장 350원이지만, 후반에는 이 350원이 3,500원이 될 수도, 아니면 아예 20 LP나 승급전 1승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셋째, 그런데, 10분까지 '신발 구매 불가'

그러나 이 룬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게임이 시작하고 첫 귀환 타이밍에 누구나가 바로 구매하게 되는 '신발'이라는 아이템을, 무려 10분까지 구매할 수 없는 극한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패널티를 안고 있는 것이다. 상대가 10분까지 시야 장악이나 라인전에서 '25' 빠른 이동 속도로 볼 이득을 생각하면 350원이라는 이득이 과연 상쇄될만한 이득인지 심히 고민하게 된다.

이동 속도가 느려서 갱킹을 당해 아슬아슬하게 잡힐 수도 있다. 이동 속도가 느려서 상대를 쫓지 못해 애꿎은 킬을 놓칠 수도 있다. 무형의 가치를 금전적인, 유형의 가치로 환산하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누구나가 아슬아슬하게 킬을 따고 아슬아슬하게 못 따는 경험을 가졌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 패널티는 과연 무시 못 할 절대적인 패널티라고 할 수 있다.

이 점을 감안하고, 마법의 신발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과연 이 패널티는 '감안해도 좋을 상관없는' 패널티가 맞는가?


3 : 외상은 얼마만큼의 이득을 볼 수 있는가?

외상은 얼핏 보면 이득을 전혀 볼 수 없는 룬처럼 보인다. 한 번 쇼핑할 때마다 수수료로 50원씩 갈취해 가는 룬인데, 한 게임에 집에 가는 횟수를 손에 꼽다보면 그 양은 정말로 어마어마한 수준인 것이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50원씩 계속 내주다보면 집에 여섯 번 갔다고 쳤을 때 300원 손해를 보게 된다. 대체 이 룬을 왜 선택하는지 의문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맹점이 있다. 만약 내가 집을 다섯 번 가서 250원의 손해를 봤다고 하더라도, 400원을 외상했다면 150원의 이득을 보고 있는 것. 즉, 첫 귀환 타이밍에 50원 손해를 보더라도 200원을 외상했다면 상대보다 150원이 일시적으로 앞서게 되는 효과를 가지게 된다. 어차피 마이너스로 까이는 금액이니까 그걸 메꾸는 동안 쌓이지 않는 통장 잔고를 보는 심정이 되지만, 잊지 마라. 당신은 집에 가면 또 외상할 수 있다.

이게 바로 외상의 메리트인 것. 200원을 외상했으니 200원을 다시 메꾸는 동안 내 돈이 쌓이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다음 상점에 가면 당신은 250원을 외상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당신이 외상 수수료를 내는 만큼 당신은 '집에 갈 때마다 언제나' 상대보다 앞선 템을 가지고 있는 것.

결국 너무 자주 집에 가지만 않는다면, 그리고 자주 가더라도 외상을 원하는 때에만 적절하게 사용하여 외상하는 횟수를 조절한다면 결국 당신은 '150 + 분당 5 - 횟수 당 50'이라는 고정적인 금전 이득을 게임 시작 2분부터 항상 보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누구나가 알듯 외상의 장점은 또 있다. 바로, '코어템을 일찍 뽑는다'는 것. 이건 정말로 치명적인 이득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 내에서 코어템이 나오고 안 나오고의 차이는 매우 절대적이다. 코어템은 각각의 효과를 가지고 있고, 그 효과는 소환사가 그 아이템을 선택하는 이유를 말해준다. 코어템을 일찍 뽑지 못하더라도, 중간 단계의 아이템을 뽑아서 라인에 빨리 복귀한다면 코어템의 효과를 라인에서 일찍 볼 수도 있다. 이게 외상의 절대적인 강점인 것.

그리고, 정말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외상에는 매우 심리적인 부분도 있다. 바로, 외상 한도가 200원인데 -100원까지 외상했다면 50원의 수수료를 곧이곧대로 내는 게 아깝다는 심리가 작용하는 것이다.

이는 솔로랭크에서 특히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되는데, 100원으로 우리가 살 수 있는 것은 포션인가? 아니다. 우리는 모두 안다. 우리가 한 게임에서 두세 번 고작 사는 바로 그 아이템. '제어 와드'를 살 수 있다. 원래라면 120원이 남아도 다음 아이템을 위해 구매할 생각이 들지 않는 제어 와드가 심리적으로 수수료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면서 손에 쉽게 들어오게 되는 것. 버릇처럼 돈이 남아도 제어 와드를 잘 구매하지 않는 사람들이 이 심리적인 효과로 제어 와드를 구매하게 된다면 그 자체로 소환사의 게임 실력 증가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4 : 그렇다면 결국 무엇이 더 나은가?

마법의 신발이 가져다주는 10분에 고정적으로 350원의 이득을 주는 것도, 외상이 2분부터 '150 + 분당 5 - 횟수 당 50' 이득을 주는 것으로 상쇄할 수 있다. 초반에 큰 돈을 얻는 것은 둘 다 마찬가지인 것. 외상이 얼핏보면 양 자체가 더 작아보이지만, 외상은 3분에 집에 간다고 치면 7분 더 빨리 큰 돈을 얻을 수 있다. 사실상 거기서 거기다.

집에 자주 갈수록, 킬을 많이 딸수록, 조금의 이동속도가 소중할수록, 마법의 신발이 유리하지만,
게임이 길어질수록, '순간이동'을 선택했을수록, 라인전이 불리하거나 대등할수록, 외상이 유리하다.

여기까지가 객관적인 정리가 되고, 주관적으로 필자의 의견을 담아서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우선, 항상 설계대로 게임이 움직이게 되며 틈만 나면 집으로 귀환하여 아이템을 정비하고 소모품을 구매하는 것이 일상인 '대회'에서는 '마법의 신발'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그러나, 제어 와드를 자주 구매하는 편은 아니고, 돈이 2~3천원이 쌓이도록 집에 가지 않고 라인에 머무는 일이 잦으며 조금이라도 라인전에서 좋은 아이템을 미리 갖추는 것이 쉽게 킬로 이어질 수 있는 '솔로 랭크'에서는 '외상'이 많이 유리하다.


아, 물론.

킬이 많이 나올수록 마법의 신발이 가져다주는 이득이 더 커지고 그래서 솔로 랭크에서 외상보다 좀 더 유리할 수도 있다.
이동 속도 10이 가져다주는 이득이 너무 좋아서 뚜벅이 챔피언에게는 마법의 신발이 더 좋을 수 있다. 근데 그런 애들은 미니언 해체분석기라는 세 번째 선택지도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우리의 게임에서는 '외상'이 조금 더 좋은 선택임을 필자는 강조하고자 한다.
물론, 취향의 차이이므로 강요하지는 않으나 재고해 볼 가치는 있다.

항상 한 쪽 룬만 선택한 사람이라면, 이번 기회에 조금 다른 쪽 룬에 대해 다르게 생각해 볼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필자는 글을 마친다.


즐거운 리그 오브 레전드 플레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