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헌하다가 라선브에 지쳐서 아브시절에 넘어온 아직 마음만은 모코코입니다. 당시의 로아가 소통으로 흥했다고 많이들 이야기하시도, 저도 그부분에 대해서 크게 공감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제가 로아에 반한 점은 로아가 게임이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이란 그 자체로서 플레이의 재미와 성장의 재미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의 근본인 재미를 위해서는 조금의 손해도, 비효율도 게임으로서의 재미가 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RPG에서 또 중요한건 공통된 추억이라고 생각합니다. 광장에서 모이고, 서로의 추억과 사연그리고 사건사고를 나누며 나중에 그 때를 추억할 수 있는 모습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시절 로아에는 이 모든게 있었습니다. 템포좌부터 쿤겔에서 모코코 줍던 이야기, 힘내세요 등 꿈추섬에도 박제되어있는 것 외에도 당시 로아를 하시던 분들은 많은 기억과 추억이 생각나실 겁니다.

1. 로아가 게임이 맞나요?

그런데 지금 로아는 어떻나요? 이제는 본부방에서도 다계정이 자연스럽게 언급될정도로 많은 유저들이 다계정을 운영하고, 보호자와 버스팟은 점점 늘어만가고 있습니다. 버스와 자녀 입양같은걸 하지 않는 저조차 어느순간부터 로아가 게임이라기 보다는 골드를 버는 채굴장처럼 느껴집니다. 점점 더 효율만을 찾기 시작하고, 엔드컨텐츠를 하기 위해, 해야하는 노동으로만 느껴집니다. 아마 시작은 본캐 무려더보기를 할 때부터 였던 것 같습니다. 그때의 위화감은 아직도 잊지못합니다. 아직도 무료더보기를 하면서 “이게 맞나?” 를 반복합니다.
이에대한 이유로는 너무 커져버린 하위구간 골드 획득량과 높아져만가는 스펙업 비용이 있겠죠. 아마 돈이 너무 많아서 매주 숙제로 골드를 만들지 않고도 최상위권 스펙을 유지하는게 부담되지 않는 부자가 아니시라면, 매주 숙제로인한 기회비용으로 쉬지 못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물론 그렇구요.

로스트아크가 레이드를 잘 내는건 공감합니다. 저도 그렇기에 지금까지 로아를 즐겨왔고, 상아탑부터 하드 첫주클하는 선발대 호소인으로 쭉 해왔습니다. 하지만 마치 쿠키로 미리보기를 봐버린 웹툰처럼 높아진 스펙업비용은 점점 첫주 트라이가 부담되게 만들었습니다.
부캐를 열심히 돌려서 본캐에 몰아줘야 그나마 유지되는 매주 숙제를 돌리지 않으면 다음부턴 크게 도태될거같은 압박감으로 찾아옵니다. 다계정도 버스도 하지 않는 제가 오히려 이상한사람이고, 뭔가 로아에서 도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계정에 버스로 골드를 모아서 나보다 유각을 빨리 읽고, 보석을 더 높게 맞추고 하는 주변사람들을 볼때마다, 내가 게임을 잘못즐기고 있는가? 라는 생각만듭니다.

버스 문화는 RPG와 함께 이어진 근본 중 하나인건 맞습니다. 하지만 버스와 거기서 파생된 보호자가 이렇게 만연한 지금은 명백히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작년과 재작년의 약 2년 조금 못되는 시간동안 학원팟을 꾸준히 운영했습니다. 양겔부터 시작해서 이클립스도 학생들과 같이 해냈고, 2막하드까지 수백개의 공대를 만들어 학생들과 함께 성불했습니다. 2년동안의 학원을 운영하면서 느껴진건, 시간이 가면 갈수록 레이드 그자체의 클리어보다 클리어 보상에 초점이 맞춰지는 분위기가 느껴지더라구요. 점점 학생들의 트라이 시간은 짧아지고, 학생들이 요구하는 숙련도도 점점 클리어를 위한 최소한으로 낮아지다보니, 처음엔 억지로라도 리트하며 같이 더 공부하고, 조금더 알려드렸다면, 저도 점점 적당히하고, 오히려 오래동안 학원팟에 학생들을 잡아두는게 그 분들에게 민폐인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성불했을때의 성취감은 줄어들고, 현생이슈도 있지만 아마 이러한 이유가 점점 학원팟을 줄여가기 시작한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이제 뉴비들에게 지도해주는 방식도 예전과 많이 달라졌습니다. 예전엔  “천천히, 레이드가 부담스러우면 본인의 템포에 맞춰서해라 ” 라고 한다면, 요즘은 빨리 그저 싱싱베 혹은 하하베를 트라이를해서 안정적으로 골드수급을 하는게 게임에서 하고싶은걸 할 수 있다라고 말합니다.

요즘의 로아는 게임을 한다기보다는, 몇개월에 한 번 오는 신규레이드를 즐기기위한 끊임없는 노동으로 느껴집니다. 그마저도 몇 주 즐기다보면 숙제가되어 또다른 골드 수급처로 바뀌어버리죠. 레이드가 레이드로서만 존재하고 새로운 컨텐츠가 자체 재생산이 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부캐와 신캐의 문제도 많습니다. 골드 6회제한으로 인해서 부캐는 정말 순수히 재미를 위해 키워야합니다 하지만 점점더 높아만가는 부캐 성장 비용과 시간으로 다양한 캐릭터를 키워서 경험해보는 것도 너무 힘들어졌습니다. 오히려 부계정을 만들어서 새로운 캐릭은 만들고 여기서 골드를 생산하는게 재미도 효율도 챙기는 기묘한 상황이 되버렸죠. 나이스단과 보석 품앗이도 비정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한 직업이 그저 좋아서 나이스단을 하시는 분들은 존중하지만, 효율을 위해 나이스단을 하게되는 구조는 절대 건강한 게임이라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효울을 위해 유저가 잠점 새로운 경험의 영역을 제한하는 모습은 보면 볼수록 안타깝다고 생각됩니다. 그마저도 보호자를 활용해서 부캐는 그저 골드생산용으로 전락해버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2. 광장과 소통의 부재

RPG의 근본은 소통과 추억이라고 생각됩니다. 결국 지금의 재미도 중요하지만 이후 남는건 게임의 추억이거든요. 클래식과 리메이크, 리포지드 게임들이 다시나와도 인기가 있고 많은 분들이 즐기는데에는 그런 추억이 한 몫할거라 생각됩나다.
그중 가장 큰 추억이 유저간의 상호작용에서 일어난다고 생각됩니다. 그중 가장 큰 역할이 광장이라고 생각되구요. 그 때문에 alt+q 와 전장판 패치는 그 측면에선 최악의 패치였다고 생각됩니다. 옛날 유저분들은 기억하실겁니다. 가디언토벌 게시판 앞에서 다같이 할라할라도 추고, 수다도 떨었던 그 시절. 최근 이슈된 명예보상도 비슷합니다. 탈것에 명예보상이 될 수 없는 이유는 보여줄 곳도 없고 의미도 없가 때문입니다. 영지 안에서 대부분의 컨텐츠를 할 수 있는 지금 탈것은 마치 히키코모리의 명품신발입니다. 명예보상 사실 별거 없습니다. 광장에서 뉴비가 보고 “와! 님 그거 뭐에요?” 한마디면 끝납니다. 악보패치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비소에서 가능하기에 몇번 보긴했지만 막상 어디가면 항상 들을 수 있다! 하는 곳도 없습니다. 이로인해 점점 더 유저들간의 관계는 단절되고 위에서 언급한 골드효율과 연계되어 점점 유저들이 같은 게임을 하는 게이머라기 보단 레이드 한 번 같이 돌고 볼 일 없는, 일수꾼들이 되어버렸습니다.

3. 마무리
이런 불평 주저리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커뮤니티 글을 보다보면 중국몽때는 더했다는 이야기도 많은데, 물론 저도 그때 많이 힘들었습니다. 저한테 로아를 추천하고 접은 친구가 유튜브 영상들 보고 갑자기 미안하다고 연락도 왔었습니다. 심지어 그때 여름방학 노래들으면서 혼자서 펑펑 울었습니다. 지금도 그 노래만 을으면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하지만 그때는 오랜 불통과 없뎃이 문제였지 지금처럼 게임의 가치가 왜곡된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로스트아크가 게임이었으면 좋겟습니다. 과거 금강선 전 디렉터의 약속처럼. 저는 조금 쉬어가려고합니다. 기왕 온거 종막까지 갈 수도 있지만, 너무 오랫동안 끊임없는 숙제의 쳇바퀴에서 많은걸 놓친것 같습니다. 가끔 돌아와서 추억의 레이드 몇번 돌고 가는 그정도로 정리해줄 생각입니다. 28일 출시하는 몬헌 와일즈도 하고, 그동안 못하고 스팀 라이브러리에 박아둔 sss게임들도 해보려고 합니다.
그러다 다시 로아가 제가 생각하는 게임이 된다면, 그때 다시 뵙도록 하겠습니다.

요악
1. 로아가 너무 골드와 효율 중심으로 각박해져버렸다.
2. 광장과 유저간 소통의 축소로 더 각박해졌다.
3. 명예보상은 자랑할 곳이 없는데 무슨….
4. 잠시 다른게임하고 돌아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