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1때 과CC로 시작해서 8년 만났고,
저번 주에 반지 주면서 프로포즈 했음.

엊그제 여자친구 회식이였는데
여직원들이 결혼 축하한다고 몇 차를 더 갔는지 애를 반 만취 시키고 데려다 줬음. 미안하다고 하면서

오자마자 헤벌쭉 한 표정으로 우리 진짜 결혼하는 거냐고 하면서 서랍장에 예쁜 나무상자 있는데 거기에 반지 넣어놓고 씻고 자는거 봄.

어찌저찌 깨워서 지하철 갈라지는 곳 까지 봤는데 정신이 반 나갔음 술 기운 때문인지 ㅋㅋ

내가 공무원 쪽 직종이라 일찍 끝나기도 하고, 오는 노선에 여자친구 직장이 있어서 항상 앞으로 데리러 가거든?
근데 오늘 자기 야근이니까 먼저 들어가 있으래.

먼저 들어와서 애가 환장하는 매생이 굴 떡국 해놓고 기다리고 있는데
열 시가 넘어도 안 들어오는거야
걱정되서 전화하고 톡도 보내고 했는데 답이 없음.

열 시 반인가 도어락 소리 들려서 현관 가 보니까
애가 진짜 하루 종일 운 사람 마냥 눈이 퉁퉁 부어가지고..

뭔 일이냐고 해서 계속 미안하다고 하면서 오열을 하길래
일단 안아주면서 진정시키고 물어봤더니



약혼 반지 잃어버렸다고 ㅋㅋㅋ 말 하면서 대성통곡을 함

그거 자기 대표님한테 말 했더니 미쳤냐고, 빨리 찾으러 가라고 지금 일이 손에 잡히냐면서 반차 써줬다고 그러대ㅋㅋㅋㅋ

지하철 온 정거장마다 역무원한테 가서 물어보고
당근에도 반지 보신 분 있냐고 올려 놨었더라ㅋㅋㅋ

더 놀리고 싶었는데 애가 죽을랑 말랑 할 수준인 것 같아서
상자 가져와서 열어서 보여주니까 이게 왜 여기있냐면서 끌어 안고 우는데 진짜 귀여웠음..


반지 집에 있는 거 아닌가 할 수도 있지 않나 싶긴 했는데

생각해보니 프로포즈 한 날부터 반지 뺀 걸 본 적이 없는 것 같네. 저렇게 좋아할 줄 알았으면 진작 커플링도 맞춰 볼 걸


어제 일이 너무 귀여웠어서 여기에 남겨봄!
아 우리 11월에 결혼해욤

여러분들도 예쁜 사랑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