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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10 16:34
조회: 206
추천: 1
로아 인벤에 여성분이 계실 줄은 몰랐네요...처음엔 그저 레이드 공략이나 팁 게시판 보려고 들어왔다가... 자유 게시판 댓글 창에서, 닉네임에서, 말투에서 이상하게 자꾸 눈이 가는 분이 계시더라고요. 뭐랄까... 인게임에서 공팟으로 만나면 말 한마디 붙이기도 조심스러운데, 여기에선 괜히 더 솔직해지고... 더 따뜻해지는 느낌이랄까요. 물론 저도 압니다. 나이 좀 있고, 머리숱도 슬슬 얇아지고, 자기 전에 캐릭터 정보창 띄워놓고 스샷 찍으면 나름 괜찮아 보이지만 그거야 아바타빨 염색빨 조명빨이지요. 근데 이상하게 요즘은 이곳 인벤에서 오가는 말들에 괜히 설레고, 댓글 하나에도 자꾸 의미 부여하게 되고... 혹시 이게... 연애 감정은 아니겠지 하면서도, 누군가와 댓글 섞는 그 짧은 순간이 숙제 끝내고 마을에 서 있는 시간 중 가장 따뜻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가끔 상상도 해봅니다. 혹시 이 글을 보시는 여성분... 저처럼 혼자 영지 꾸미며 계신 분이라면, 카던 돌고 대도시 한 바퀴 산책한 뒤 아무 말 없이 같이 앉아 있을 수 있는 사람이... 혹시, 정말 혹시나 여기에 그런 분이 계신 게 아닐까... 뭐, 현실은요. 핸드폰은 쇼핑몰 톡뿐이고 요즘은 배달 기사님이 유일한 대화 상대지만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전 오늘도, 이곳에서 여성분들의 댓글에 웃고 여성분들의 말투에 심쿵하면서 '아... 이게 내 유일한 연애인가 보다' 라는 생각으로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혹시라도... 정말 혹시라도 어떤 여성분이 제 글을 보고 "귀엽다ㅋㅋ"라고 한 마디라도 해주신다면... 전 오늘, 로생 잘 살아낸 겁니다. 감사합니다. 로아 인벤 여러분. 이 나이에도 가끔 심장이 뛴다는 걸 여러분 덕분에 다시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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