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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28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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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아크를 사랑했던 모든 이에게.![]() 친애하는 아크라시안 여러분.아크라시안 연합군의 실리안입니다. 오늘 저는 여러분 앞에서 어떤 말로 이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승리를 알리는 연설이라면 우리는 수도 없이 준비해 왔습니다. 전쟁이 끝났음을 알리는 종소리를 상상했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병사들을 환영할 연단을 마련했으며, 더 이상 검을 쥐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꿈꾸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제가 여러분께 드려야 할 말씀은 승전보가 아닙니다. 어쩌면 작별 인사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참으로 긴 여정을 걸어왔습니다. 발탄. 비아키스. 아브렐슈드. 일리아칸. 그리고 카멘. 수많은 이름이 우리의 기억 속에 새겨졌습니다. 수많은 전우가 우리의 곁을 떠났으며, 수천 번의 칼날이 부딪히고 수만 번의 기도가 하늘을 향했습니다. 때로 우리는 절망했습니다. 때로는 도저히 이길 수 없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조차 잊어버릴 만큼 오랫동안 싸워야 했던 날들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바라트론에서 마침내 승전의 깃발을 올렸습니다. 오랜 세월 아크라시아를 짓눌러 온 어둠의 군주를 꺾었고, 마침내 붉은 달을 향해 마지막 걸음을 내디뎠습니다. 그리고 쿠르잔으로 향했습니다. 그곳에서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어제까지 함께 웃던 친구가 오늘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함께 식사를 나누던 전우가 다시는 자신의 고향 땅을 밟지 못했습니다.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무너졌고, 누군가는 흘릴 눈물조차 남지 않은 얼굴로 다시 검을 들었습니다. 우리는 그들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한 사람씩, 한 사람씩. 그리고 맹세했습니다. 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이들이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세상을 반드시 지켜 내겠다고. 우리는 그 맹세를 가슴에 품고 싸웠습니다. 아크라시아의 영웅, 모험가와 함께 질서와 혼돈의 경계를 걸었습니다. 어느 한쪽의 이름만으로 세상을 구원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배웠고, 오랫동안 당연하다고 믿었던 질서조차 누군가에게는 족쇄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마침내 우리는 새로운 질서를 향해 나아갔습니다. 그것은 누구 한 사람의 승리가 아니었습니다. 어떤 왕의 업적도, 어떤 신의 영광도 아니었습니다. 이 세계를 포기하지 않았던 모든 이들의 승리였습니다. 우리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 싸웠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이 세상에 살아갈 가치가 있다고 믿었기에 싸웠습니다. 그 믿음 하나로 우리는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전쟁이 끝났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칼을 내려놓은 뒤에도 우리는 서로를 이해해야 했습니다. 전쟁터에서 목숨을 걸었던 사람들에게는 그들의 삶이 있었고, 전쟁터에 나가지 못했던 사람들에게도 견뎌야 했던 하루하루가 있었습니다. 영웅들의 승리가 모든 시민의 행복을 보장해 주지는 않았습니다. 우리는 승리에 취해 너무 오랫동안 앞만 보고 달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장 눈앞의 거대한 적을 쓰러뜨리는 일에 몰두한 나머지, 우리 곁에서 조용히 무너지고 있던 이들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습니다. 전선의 보고서는 꼼꼼히 읽으면서도 거리의 탄식에는 귀를 기울이지 못했습니다. 세계의 운명을 논하면서 정작 그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통을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구원이라는 이름으로 너무 많은 것을 미뤘습니다. 전쟁이 끝나면 바로잡겠다고 했습니다. 붉은 달이 사라지면 대답하겠다고 했습니다. 마침내 평화가 찾아오면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그 평화가 찾아왔을 때, 우리는 약속을 지킬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다른 누구도 아닌 제가 먼저 고개를 숙여야 할 것입니다. 아크라시안 여러분. 국가의 책무는 단지 적을 무찌르는 데 있지 않습니다. 국가의 책무는 승리한 날에도 가장 약한 사람의 목소리를 듣는 데 있으며, 가장 평온한 날에도 내일의 재앙을 대비하는 데 있습니다. 우리가 이 사실을 잊었다면, 그것은 우리의 실패입니다. 그리고 오늘, 그 실패의 대가를 아크라시아 전체가 치르게 되었습니다. 조물주는 끝내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그토록 운명을 설계하고, 질서를 명하고, 모든 것을 제 뜻대로 이끌려 했던 존재가 말입니다. 그는 자신이 그토록 붙잡으라 명했던 루페온처럼, 마침내 우리를 남겨 둔 채 도망쳤습니다. 신은 침묵했고, 구원은 오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바라보던 하늘은 더 이상 대답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그토록 두려워하던 질문에 이제는 우리 스스로 답해야 합니다. 신이 우리를 버렸다면, 우리는 서로를 버려야만 하는 것입니까? 저는 그렇지 않다고 믿습니다. 적어도 지금 이 순간까지는,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아크라시아는 이제 멸망의 길목에 서 있습니다. 붉은 달도 이겨 냈습니다. 바라트론도 넘어섰습니다. 어둠의 군주조차 우리의 앞길을 막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그토록 많은 희생을 치르며 쌓아 올린 모든 것이, 이제는 우리가 한 번도 상상하지 못했던 위협 앞에 놓여 있습니다. 아크라시안 연합 수뇌부는 마지막 방책을 마련했습니다. 내일 오후 일곱 시. 우리는 마지막 미사일을 발사할 예정입니다. 그 무기가 아크라시아를 구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합니다. 계산은 끝났고, 준비는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수치가 우리에게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성공할 가능성보다 실패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보고 역시 받아들였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발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운명의 심판을 기다릴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는 여러분께 거짓된 희망을 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내일이면 모든 고통이 끝나고, 모레에는 우리가 잃어버린 모든 것을 되찾게 되리라고 약속할 수도 없습니다.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여러분께 희망을 드리는 일이 아니라, 여러분의 두려움을 외면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저 역시 두렵습니다. 내일이 두렵습니다. 우리가 틀렸을까 두렵습니다. 마지막으로 내린 이 결정마저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 두렵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이 모든 일이 끝난 뒤에도 우리가 지키고자 했던 사람들의 얼굴을 다시는 볼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그 두려움을 감추지 않겠습니다.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상태가 아닙니다. 두려움이 우리의 모든 것을 삼키려는 순간에도,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을 잊지 않는 일입니다. 우리는 두렵습니다. 그러나 두려워한다는 이유만으로 서로의 손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아크라시안 시민 여러분. 그리고 저의 친구들이여. 오늘 저는 여러분께 영웅이 되어 달라고 부탁하지 않겠습니다. 더 이상 영웅이 될 필요가 없는 세상을 꿈꾸며 이토록 오랫동안 싸워 온 여러분에게, 다시 한번 모든 것을 걸라고 요구하는 것이 얼마나 가혹한 일인지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미 충분히 싸웠습니다. 가족을 잃은 사람은 충분히 울었습니다. 친구를 잃은 사람은 충분히 외로웠습니다. 고향을 잃은 사람은 충분히 긴 밤을 견뎠습니다. 그러므로 오늘만큼은 여러분께 그저 사람으로 남아 달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서로의 곁에 있어 주십시오. 사랑하는 이의 손을 잡아 주십시오. 오래전 미처 하지 못했던 말을 전하십시오. 용서할 수 없었던 사람이 있다면, 적어도 오늘만큼은 그 사람이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한 번쯤 생각해 주십시오. 그리고 아직 누군가의 곁에 있어 줄 수 있다면, 그렇게 해 주십시오. 우리가 구하고자 했던 세상은 결국 그런 작은 순간들로 이루어져 있었으니까요. 우리가 지키고자 했던 것은 거대한 성벽도, 찬란한 궁전도, 역사책에 기록될 승리의 숫자도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마주할 수 있는 평범한 하루였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는 식사 한 끼였습니다. 내일도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는 소박한 믿음이었습니다. 우리가 그 모든 것을 지키기 위해 싸웠다는 사실만은, 부디 잊지 말아 주십시오. 그리고 저 하늘 아래, 벨리오나르 승전지에 잠든 이들을 기억해 주십시오. 우리는 그들의 안식을 위해 양지바른 곳을 찾았습니다. 처음으로 승리를 거두었던 그 땅에, 그들의 이름을 새기고, 그들이 영원히 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이제 우리가 그 곁에 있지 못하더라도 괜찮습니다. 아크라시아의 태양이 그들을 따뜻하게 감싸고, 달이 그들의 잠을 지켜 줄 것입니다. 그들이 살아 있을 때 그러했듯이, 그들의 이름은 우리보다 더 오래 이 땅에 남을 것입니다. 언젠가 이 땅에 다시 평화가 찾아온다면, 그 평화는 그들의 희생 위에 세워진 것임을 기억해 주십시오. 언젠가 아이들이 이 시대를 배우게 된다면, 그저 영웅들이 악을 물리쳤다고만 가르치지 말아 주십시오. 그들에게 이 이야기도 들려주십시오. 한때 세상은 끝나 가고 있었습니다. 신은 떠났고, 전쟁은 모든 것을 앗아 갔으며, 사람들은 자신이 내일을 맞이할 수 있을지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때에도 사람들은 서로를 버리지 않았다고. 누군가는 자신의 마지막 식량을 나누었고, 누군가는 낯선 이의 손을 잡았으며, 누군가는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전우를 대신해 마지막 걸음을 내디뎠다고. 그것이야말로 아크라시아를 지탱했던 진짜 힘이었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혹시, 정말 혹시라도 내일 우리에게 기적이 찾아온다면. 그 기적을 오직 신의 은총이라고만 부르지는 말아 주십시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이들의 의지라고, 끝내 서로를 외면하지 않은 사람들의 선택이라고, 그리 불러 주십시오. 아크라시아의 역사는 왕과 신의 이름만으로 쓰이지 않습니다. 그 역사는 이름 없는 병사들의 피로 쓰였고, 고향을 잃은 이들의 눈물로 쓰였으며, 한 번도 영웅이라 불리지 못했으나 끝까지 살아남아 서로를 지켜 낸 사람들의 손으로 쓰였습니다. 그 역사를 완성하는 것은 언제나 살아 있는 우리였습니다. 아크라시안 여러분. 내일 오후 일곱 시, 우리는 마지막으로 하늘을 향해 무기를 쏘아 올릴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의 마지막 저항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연설이 제가 여러분께 남기는 마지막 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과 함께한 시간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비록 우리가 모든 것을 구하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구하기 위해 싸웠습니다. 비록 우리가 모든 질문에 답하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답을 찾기 위해 걸었습니다. 비록 우리가 완전한 세상을 만들지 못했더라도, 우리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 믿음은 잘못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실패했다면, 그것은 우리가 희망을 품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가 더 잘 듣지 못했고, 더 일찍 깨닫지 못했으며,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살아남는다면, 우리는 다시 배워야 할 것입니다. 누구도 당연하게 희생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법을. 승리한 자만이 아니라 패배하고 상처 입은 자의 목소리도 듣는 법을. 질서를 지키기 위해 인간을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지키기 위해 질서를 세우는 법을.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끝난 뒤에도, 우리는 다시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아크라시아가 우리에게 허락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저는 감히 내일의 기적을 약속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여러분께 한 가지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내일이 오기 전까지, 서로를 잊지 말아 주십시오. 우리가 누구였는지, 무엇을 지키려 했는지, 그리고 누구와 함께 여기까지 왔는지를. 친애하는 아크라시안 여러분. 우리는 수많은 밤을 지나왔습니다. 어둠이 걷히리라 믿으며 견뎠던 밤이 있었고, 새벽이 오지 않을까 두려워했던 밤도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밤 역시 그러할 것입니다. 그러나 태양과 달은 아직 이 하늘에 있습니다. 벨리오나르의 양지바른 언덕에는 우리가 사랑했던 이들이 잠들어 있습니다. 그들이 지키고자 했던 땅에는 아직 우리의 발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이 세계 어딘가에는, 아직 내일을 꿈꾸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 꿈이 사라지지 않는 한, 우리가 지키고자 했던 모든 것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아크라시아는 결코 한 번도 무너지지 않았던 세계가 아닙니다. 수없이 무너지고도, 그때마다 다시 일어서려 했던 세계입니다. 우리가 그 마지막 의지를 이어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내일 우리에게 기적이 있기를. 그리고 기적이 찾아오지 않더라도, 우리가 서로에게 기적이 되어 줄 수 있기를. 아크라시안 여러분. 부디 무사하십시오. 부디 서로를 지켜 주십시오. 그리고 우리가 사랑했던 이 세계를,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말아 주십시오. 저는 아크라시아를 믿습니다. 저는 여러분을 믿습니다. 우리가 함께 걸어온 이 긴 여정이, 그 끝에 어떤 이름으로 기록되든지 간에. 우리는 이 세계를 사랑했습니다. 그 사실만은, 그 누구도 바꿀 수 없을 것입니다. 아크라시아에 태양과 달의 가호가 있기를.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마지막 기적이 있기를.
![]() 🖍 도화가 🔮 소울이터 🌊 기상술사 🎰 아르카나 🐾 환수사 🔪 슬레이어 🔅 소서리스 💉 리퍼 🗡 블레이드 🔫 건슬링어 🐉 가디언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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