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마이 히어로>를 너무 재미있게 봤기에 제작진분 중 한 명이라도 이 글을 보고 웃기를 바라며 후기를 남겨요.

 저는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영화에 빨려 들어간 듯이 보게 되었어요. 음악이랑 화면 배치랑 아트, 텍스트랑 완벽한 박자감으로 화면이 구성된 느낌이랄까? 32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한 사람의 인생을 담으려다 보니 얼마나 고심해서 화면 구성을 했을지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음악과 아트, 스토리, 애니메이팅 전부 제가 지금까지 본 2d 단편 애니메이션 중에서 가장 완벽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제작진 대부분이 '메이플스토리'에 대해 알지 못하는 분들일 텐데, 메이플스토리의 사소한 디테일이나 팬서비스까지 대부분의 장면에 녹아 있어서 감동이었습니다.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영화 다 끝나고 나서 비행선과 블랙헤븐, 전투함 등등을 스케치한 것들입니다. 메이플에서는 겨우 일러스트 몇 장으로 끝나는 비행선의 사소한 디테일까지 모두 살리며 단순한 그림이 아닌 3d 형태를 구상한다는 게 참 힘든 일인데 정성스럽게 해주셔서 몰입하면서 볼 수 있었어요.
 또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이 상상하는 메이플 월드의 풍경을 진짜 완벽하게, 오히려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이고 아름답게 묘사한 점이 인상 깊습니다. 제가 처음 테네브리스 지역을 보고 리멘을 보았을 때 가끔 상상했던 풍경이 있거든요. 검보라색 허공에 아주 큰 검은 달이 떠 있고 인간이 매우 작은 먼지도 안 될 정도로 광활한 우주의 모습이었어요. 근데 그 상상력을 뛰어넘는 '진짜 리멘'을 창조했더라고요. 아름답고 멋있었습니다.
 게다가 몬스터들 죽일 때 몬스터가 죽는 모션, 대적자 직업들이 쓰는 아무 스킬이 아니라 (진짜 메이플 하는 사람들이 메인으로 쓰는) 주력 스킬을 정확하게 구현한 점, 병사 한 명 한 명 자세히는 못 해도 머리카락, 성격, 얼굴을 다르게 그리려고 노력한 점, 시그너스, 지그문트, 벨의 성격이 오히려 메이플 오리지널 스토리보다 잘 드러난 점도 좋았고, 스토리 자체의 퀄리티도 허황된 모험이 아니라 열심히 살아보고자 했던 한 사람의 달고 쓴 인생현실적으로 묘사해서 오히려 위로가 되어서 좋았습니다.
 테네브리스에서 블랙헤븐, 블랙헤븐에서 다시 테네브리스로 넘어가는 연출과 화면 구성도 정말 감탄이 나오더군요. 제작진들이 메이플스토리 세계관에 대해 가지는 뛰어난 상상력을 짧은 러닝타임 안에 완벽하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 것 같았습니다. 거기에 더해 몬스터를 처치하는 법도 구체적으로 표현해서 좀 놀랐습니다. 사실 메이플 안에서는 딜을 무작정 많이 주면 몬스터가 죽기 때문에 어떤 몬스터는 어디를 찔러서 죽이고, 어떤 몬스터는 어디를 때려야 약해지고 이런 것들에 대해 생각하지 않게 되는데 애니메이션에서는 이런 상상력으로 메꾸어야 하는 부분까지 자세하게 묘사했더군요. 과연 '메이플스토리' 스토리를 다루는 애니메이션이 맞나 싶을 정도로 거를 타선 없이 기대치를 한참 뛰어넘은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메이플스토리, 그중에서도 메이플스토리의 세계관과 스토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보기 좋은 많이 유치하지 않은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대적자랑 시그너스 병사가 저리 예쁘고 잘생겼었나? 싶었어요. 신궁이랑 블래 나왔을 때도 당연히 너무 예뻤고, 아델, 키네 나왔을 때는 속으로 비명 질렀네요. ㅋㅋ 와.... 하면서요. 저렇게 예쁘고 되나요? 시그너스 병사도 너무 개성 있고 예쁘고, 제일 큰 건 너무 인간적이고 평범한 한 사람의 인생들 같아서 아이단에게 공감도 되고 정도 들고 그런 것 같아요. 스토리도 어찌 보면 굉장히 뻔한 스토리인데도 불구하고 감동과 여운을 주었다는 것은 그만큼 스토리 구성을 잘했다고 생각해요. "대적자에게 길을 여는 임무"를 어떻게 매우 작은 존재에 불과한 한 인간이 해내는지 굉장히 합리적으로 묘사해서 스토리적으로 아쉬운 점도 없습니다. 다른 유저들도 많이 이야기하듯이 검은 마법사와 그 이전의 여러 전투가 대적자 입장에서는 매우 쉬웠을지 몰라도 평범한 병사에게는 얼마나 무섭고 어려운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일인지 시각, 청각적으로 느껴져서 그냥 제작진분들의 상상력에 감탄하면서 본 것 같습니다. 심지어 성우들의 엄청난 연기력까지… 거를 타선이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3명의 주연이 인생의 새로운 막을 여는 짤막한 씬 이후 <We Are the Light>가 나오면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장면이 정말 인상 깊게 남습니다. 왠지 모르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바다에서 무엇 하나 변화시킬 수 없는 작은 인간임에도-결과에 상관없이-서로 도와주며 도전하고 노력해볼 만한 의미 있는 삶이다"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마치 <Dear My Hero>라는 작품이 저에게 준 여러 감동을 하나로 압축한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장면 여운이 가장 많이 남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애니메이션 부탁드리겠습니다. 제발 더 만들어주세요. 그냥 <아케인>이나 <사이버펑크: 엣지러너>처럼 장편 애니메이션 만들어주세요. (진짜요. ㅋㅋㅋ)

 처음 보는 게임의 완벽한 첫 애니메이션 만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제작진분들의 고생이 적어도 한 명의 메이플 유저에게 잊지 못할 위로와 추억을 주었음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똥손이지만... 나름의 팬아트입니다 ㅎㅎ 다음에 또 이런 애니메이션 만들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