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획하다가 이상한 걸 겪었습니다.

주작 아니고, 그냥 제가 겪은 일 그대로 적습니다.

한 달 전쯤 새벽 3시 50분이었습니다.
잠이 안 와서 30분만 사냥하고 자려고 접속했는데, 평소 가던 사냥터 채널이 다 차 있었습니다.

그래서 채널 이동을 누르는데, 원래 없는 숫자가 하나 보였습니다.

CH. 00

처음엔 눈이 잘못 보였나 했습니다.
메이플 채널이 1부터 시작하는 건 다 아시잖아요.

그런데 분명히 맨 위에 CH. 00이 있었습니다.

호기심에 눌렀습니다.

로딩은 평소보다 오래 걸렸고, 접속되자마자 이상한 점을 느꼈습니다.
맵에 몬스터는 있는데, 소리가 하나도 안 났습니다. 공격 소리도, 발판 밟는 소리도, 포탈 소리도 없었습니다.

BGM도 없었고요.

게임 오류인가 싶어서 사냥을 몇 번 했는데 경험치는 정상적으로 올랐습니다.
메소도 떨어졌고, 아이템도 먹어졌습니다.

그런데 채팅창이 이상했습니다.

제일 위에 누가 쓴 말이 하나 있었어요.

[전체] 아직 안 나갔네

닉네임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빈칸인데 말만 남아 있었어요.

순간 소름이 돋아서 바로 채널 이동을 눌렀습니다.

그런데 채널 목록에는 00번 채널이 없었습니다.

다시 보니 그냥 1번부터 시작이었습니다.

“렉이었나?”

그렇게 생각하고 평소 채널로 들어갔는데, 친구창에서 한 명이 접속 중으로 떠 있었습니다.
평소 같이 재획하던 길드원이었어요.

그래서 귓말을 보냈습니다.

나 방금 이상한 채널 들어갔다

그 친구가 바로 답장을 했습니다.

00번?

장난치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알았냐고 물었더니, 한참 답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딱 한 줄이 왔습니다.

거기서 누가 채팅 치면 대답하지 마

그 뒤에 친구가 들려준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몇 년 전, 새벽 시간대에 가끔 00번 채널이 보인다는 사람이 길드에 있었답니다.
들어가면 맵이 조용하고, 다른 유저가 아무도 안 보이는데 채팅만 올라온다고요.

처음엔 다들 장난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어느 날 길드 단톡방에 사진을 올렸대요.

캐릭터가 사냥터에 서 있는데, 바로 뒤 발판에 자기 캐릭터랑 똑같은 모습의 캐릭터가 하나 더 서 있었습니다.

닉네임도 같고, 장비도 같고, 헤어도 같았답니다.

단 하나 다른 점은—

그 캐릭터는 얼굴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 사람이 마지막으로 남긴 채팅이 이거였대요.

얘가 계속 나보고 나가래

그 뒤로 게임을 껐는데도, 길드원들 친구창에는 그 사람이 접속 중으로 떴다고 합니다.

새벽 4시 17분까지요.

그리고 제가 그 이야기를 들은 날, 시계를 봤습니다.

새벽 4시 16분이었습니다.

그 순간 게임 화면 오른쪽 아래에 알림이 하나 떴습니다.

[파티 초대] 나를 찾았습니다.

저는 그날 이후 새벽에는 접속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