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에 갈 일이 있었는데, 도착해서야 도로에 걸린 플랭카드를 보고 경기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2010년 8월에 있었던 수페르코파 2차전. 어웨이 경기에서 바르셀로나는 3대 1로 지고 왔고 (즐라탄이 한 골을 넣었습니다) 캄프누 (캄노우가 더 맞다고 하는데, 저는 캄프누나 누캄프가 더 익숙합니다...) 에서 2차전을 치르는 경기였습니다. 전 시즌의 리그 우승팀과 FA컵 우승팀이 치르는, 일종의 시즌 개막을 알리는 경기와 같은 건데, EPL 에서는 커뮤니티 실드와 같은 경기입니다.

여차저차 해서 경기를 보러갔습니다. 정신이 없어서 멀리서 경기장을 찍진 못했네요. 이렇게 응원 도구를 파는 가게도 보이고, 저처럼 사람들이 우르르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경기 시작 전, 스프링쿨러가 작동하고 있었고 관중들도 하나둘씩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이날 경기는 만석은 아니었지만 캄프누의 웅장한 규모는 여실히 체감되었습니다.








이제 슬슬 경기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바르셀로나가 먼저 한골을 얻습니다.











그리고 바르셀로나가 또 두번째 골을 얻습니다.





이날 상대였던 세비야가 반격을 해보지만, 바르셀로나가 3번째 골을 또 얻습니다. 첫번째 골은 세비야의 자책골, 두번째와 세번째 골은 모두 메시가 넣었습니다.











전반전이 끝난 하프타임. 다시 스프링쿨러가 돌아가고, 후반전에 메시가 또 골을 넣습니다. 메시의 해트트릭을 현장에서 직관했기 때문에 정말정말 만족스러운 경기이기도 했습니다.

















경기는 이렇게 4대 0으로 바르셀로나가 아주 가볍게 세비야를 제압하고 수페르코파를 챙겨갑니다. 우승컵을 드는 주장 푸욜의 모습도 보이고,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기념 사진을 촬영합니다.

즐라탄은 이날 경기에 출전하진 않고 이 경기 직후 이적했으며, 발렌시아에서 이적해 온 다비드 비야는 후반전에 교체출전했습니다.




















날씨가 매우 더워 땀을 계속 흘리면서 경기를 봤는데, 위에서 보니 경기가 잘 보이긴 했습니다. 세비야 선수들은 기계같은 442 진형을 유지하며 공수를 오갔고 (물론 바르셀로나에 대놓고 발렸지만 ...), 사비는 바르셀로나의 모든 패스줄기를 틀어쥐고 경기를 조율하고 있었습니다. 바르셀로나의 포백은 공을 잡으면 무조건 사비에게, 앞의 공격진과 미드필더들도 잘 안풀리면 후방의 사비에게 공을 줬고, 사비가 다시 패스를 시작하며 바르셀로나의 모든 움직임이 시작되는 구조였습니다. 메시는 중앙선 부근에서 어슬렁거리다 자기 팀이 공을 잡으면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진짜 아무도 못막았습니다.

바르셀로나를 다시 갈 기회는 아마도 없겠지만, 나중에 혹시라도 기회가 되면 다른 유명 구단들의 경기장도 한번 가보고 싶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