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 플레이를 할 수 있는 MMORPG라면 항상 논란이 되는 화두가 있으니 바로 아이템 분배와 관련한 것이다.


테라의 경우 장비 아이템을 모든 파티원이 무작위로 나누어 갖는 방식(이하 올주)과
사용할 수 있는 직업군에게 우선권이 주어지는 방식(이하 직주)의 두 가지 분배 방식을 가지고 있는데,

초기에는 두 방식이 혼재되어 사용되다가 어느 정도 직주를 중심으로 아이템 분배 방식이 정착된 편이었다.


그런데 최근 50레벨 달성자 및 그 근처 레벨대에 도달한 플레이어 수가 늘어나면서
서서히 분배 방식을 직주에서 올주 형태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 시작,
아이템 분배와 관련한 논쟁의 불꽃이 재점화되었다.




▲ 게시판에 가득한 아이템 분배 관련 논란



그렇다면 이러한 논란이 일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폭발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불거져 나온 아이템 분배 논쟁의 원인과
그와 관련한 주장들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다.



아이템 분배 논란, 왜 일어나는 것인가?



최근 올주와 직주 사이에서 논란이 시작된 이유를 꼽으라고 하면
기존의 사냥터 및 던전과 50레벨 전후의 사냥터 및 던전에서 몬스터를 사냥했을 때,
그들이 드랍하는 아이템의 테이블이 바뀌었다는 것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만레벨 달성 유저와 그 근처에 다다른 플레이어들이 늘어나면서
통칭 꽃게라고 불리는 중형 몬스터를 사냥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48~50레벨 구간의 최고의 경험치 획득 구간이자 파밍 코스인 이 사냥터에서
로브류 직업군(사제, 정령사, 마법사)의 장비품이 드랍되지 않는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공평한 아이템 획득을 위해서 직주보다는 올주로 아이템을 분배해야 하지 않느냐라는 주장이 시작되었다.




▲ 딱딱한 껍질을 뒤집어 쓰고 있어서 로브 장비는 안 줍니다?



직주 분배가 일반적인 상황에서 전설급 아이템이 드랍될 확률이 높은 꽃게 사냥에서
로브류 직업군이 아닌 경갑/중갑류 직업군은 올주라는 분배 방식에 마뜩잖은 분위기였지만,
전설템 드랍률이 높다고 해도 자신의 아이템이 나올 확률은 낮은 편이라 어느 정도 올주가 인정되는 편이었다.


물론 일부 경갑/중갑류 직업군은 장비가 드랍되는 자신들끼리 파티를 구성해 사냥을 하기도 했지만,
힐러 직업군은 전부 로브류 직업군이기 때문에 이런 형태의 파티를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 사냥 속도를 높여줄 버프와 치유 주문 때문에 힐러를 완전히 배제하기도 어려운 상황



꽃게로 인한 올주와 직주 사이의 분쟁은 사소한 수준의 해프닝으로 끝나는 분위기였지만,
최종 던전인 아카샤의 은신처에 대한 정보가 알려지면서부터 이러한 올주/직주 논란은 다시금 탄력을 받게 된다.


아카샤의 은신처 던전은 3네임드가 2종류 중에서 무작위로 등장해
각각 로브류 직업군의 장비, 경갑류 직업군의 장비를 드랍하는 테이블을 가지고 있으며
던전의 최종 보스인 아카샤에게서만 중갑류 직업군의 장비가 드랍되는 형태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아이템 획득 확률이 낮아 손해를 보는 편인 중갑류 직업군을 중심으로
아이템 분배를 올주로 하자는 주장이 시작
되면서 본격적인 아이템 분배 논란이 벌어지게 되었다.




▲ 아카샤를 잡으려면 어중간한 장비로는 어렵다. 파티가 깨지면 중갑류 직업군 장비는 바이바이...



이러한 논란의 중심에는 착용 시 귀속이라는 드랍 아이템들의 귀속 방식도 연관이 있는데,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은 직업군의 장비는 비싸고 수요가 적은 직업군의 장비는 값이 싸서


수요가 많은 직업군은 비싼 가격에 자신의 직업군의 무기를 경매장에 판매할 수 있는 반면,
수요가 적은 직업군은 직주로 장착 가능한 무기를 먹더라도 가격이 싸고 팔리지도 않는 경우가 많아
획득한 아이템에 대한 금전적인 보상의 평등을 말하며 올주를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최근 커뮤니티 내에서는 올주와 직주 사이의 아이템 분배에 대한 논란이 절정에 다다르고 있다.




올주와 직주, 각각의 주장은?




현재 커뮤니티 내에서 올주 선호와 직주 선호 양측의 의견이 팽팽한 상태인데,
각각의 의견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올주를 선호하는 유저들의 주장


직주는 본래 착용하지 못할 직업이 아이템을 획득해서
파티에 있는 착용 가능 직업이 불만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하지만 현재 테라의 아이템은 착용 시 귀속이기 때문에
자신의 것이 아닌 아이템이 드랍되더라도 경매장 등을 통해 매각해 자신의 아이템을 구입하거나
교환 등의 수단으로 활용이 가능
하니 무조건적으로 직주를 해야할 필요가 없다.





직주로 꽃게 사냥을 하면 로브 클래스는 장비를 절대 얻을 수 없으니 자원봉사나 다름 없다.


가장 좋은 사냥터에서 자신의 아이템이 나오지 않는데
직업 우선으로 아이템을 분배하자는 것은 자신의 아이템이 드랍되는 직업군들의 이기주의
다.





현재 아카샤의 은신처 같은 경우,
직주로 갔는데 3네임드에서 자신의 직업군과 상관 없는 보스가 등장하면
던전 재사용 시간인 12시간을 고스란히 날려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또, 아카샤는 잡기가 어려워서 도중에 파티가 깨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면 창기사와 광전사는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





직주로 분배하면 사제나 정령사 같은 힐러 무기는 경매장에 판매하더라도 별로 이득이 없는데
반면 딜러 직업군은 필요 없는 무기라면 경매장에 비싸게 팔아 이득을 챙길 수 있다.


비인기 직업군이 더 손해를 보는 것은 부당하며
이런 식이면 이미 파밍이 끝난 사제나 정령사는 던전에 갈 이유가 없다.





어차피 아이템 드랍률 자체가 현저하게 낮고,
자신의 아이템이 나오지 않을 확률이 높은 시스템에서는 직주보다는 올주 쪽이 합리적인 선택이다.



직주를 선호하는 유저들의 주장


올주를 할 경우 자신에게 꼭 필요한 아이템인데도 운에 너무 의존해야 한다.
만약 필요한 아이템을 먹지 못한다면 비싼 돈을 주고 경매장에서 구입해야 한다.





상위 던전의 경우, 각각 6시간과 12시간으로 재사용 시간이 긴데
난이도가 높은 던전을 돌고 나온 자신의 아이템이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간다면 과연 기분이 좋겠는가?





현재 테라에 있는 대부분이 캐릭터는 장비 상태가 완성된 것이 아니라 파밍 단계인데,
이러한 상황에서 공평한 이익 운운하는 것은 오히려 이기주의다.


파티에 없는 직업의 장비가 나왔을 때 무작위로 분배되는 것으로도 충분히 공평하다.





몇몇 직업 장비가 싸서 팔기 힘들다고 하는데, 덕분에 구입해서 스펙을 맞추기에 쉽지 않나?
장비가 비싼 직업군은 스펙 확보를 위해 많은 투자를 해야 하고, 이런 직업들은 던전에 가기도 힘들다.





아이템 드랍률이 가뜩이나 낮은 상황에서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이 사용할 수 없는 직업군에 넘어가는 것은 평등의 탈을 쓴 역차별이다.



파티 플레이의 영원한 숙제, 아이템 분배



착용 시 귀속 아이템에 대한 파티 내의 분배 문제는 이미 여러 게임에서도 여러가지로 논란이 되었던 부분이고,
이러한 게임들에서도 명확한 해법은 나오지 않은 상태로 암묵적인 룰에 따라 분배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드랍 아이템을 획득 시 귀속 형태로 바꾼다면 당연히 직주가 대세로 흐르긴 하겠지만,
몇 몇 파티에서 선호되지 않는 직업군은 아이템 획득 기회 자체가 박탈되는 부작용을 낳을 위험과 함께
방어구가 겹치는 직업군이 파티에 참여하는 것을 기피하는 또 다른 파티 문제를 야기시킬 위험도 있다.




▲ 희화화 되어있지만 실제로 벌어지는 일이기도 하다.
(돼끼님의 테라 카툰 中)



서로의 공평성을 주장하면서 계속되고 있는 올주와 직주 간의 아이템 분배 논쟁.
정해진 모범 답안이 없는 만큼, 이와 관련한 논란은 한동안 계속 될 전망이다.




Tera Inven - 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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