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눈팅만 하다가 지난 9월, 친구들과 함께 "프로모션"으로 시작하게 된 뉴비입니다.
과거 2차 전직만 있었던 시절에 라그나로크를 즐겼던 기억이 있어, 이번에 그리운 마음으로 복귀 겸 신규 유저로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시작 전에는 유튜버분들의 영상을 많이 보며 '이런 게임이구나' 하고 대충 흐름을 파악하고 시작했습니다. 
라그나로크는 9월부터 11월 중순까지 플레이할 예정이며, 그동안 제가 뉴비로서 직접 느끼고 겪은 바를 솔직하게 적어보려 합니다.
제 주관적인 의견이 많이 반영된 정보라 틀린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 고수분들의 너른 양해와 조언 부탁드립니다.

[플레이 정보]
• 주 직업: 천제 (레벨 252)
• 장비: 천공 세트 / 9등급 글래시아 세트
• 계정: 프로모션 계정 총 5개 생성 (본계정 천제, 연주계정 트루베르, 서브계정 아크메이지 등)
• 과금: 프리미엄 서비스 + 존다 패스 + 가끔 냥다래 2만 원 패키지 구매 및 카츄아 상자 오픈
• 현재 상황: 천제 장비는 전부 판매하고, 아크메이지용 9글래시아 세트를 맞춰 부캐릭터 육성 장비를 하나씩 장만하고 있습니다.

1. 장점: 추억의 감성과 RPG 본연의 재미

예전에 느끼던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특유의 감성, 그리고 사냥할 때의 짜릿한 손맛과 귀를 즐겁게 하는 BGM 덕분에 게임에 깊이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카드 파밍 성공 시 느낄 수 있는 도파민과 레벨업이 주는 성취감은 대단했습니다.
옛날 방식 그대로 조금은 불편하지만, 직접 발품을 팔아가며 노점에서 아이템을 구매하는 시장 시스템도 매력적이었습니다.
RPG로서 정말 훌륭한 재미를 가진 게임이라 생각하며, 덕분에 약 두 달 동안 정신없이 몰입해 즐겼습니다.

2. 단점: 장벽에 막힌 육성과 제니 수급의 한계

프로모션 이벤트 덕분에 친구들과 함께 시작할 수 있었고, 과금을 제법 한 친구도 있어서 초반 진행 자체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프로모션 혜택으로 받은 130제 장비에 인챈트를 해서 230레벨까지 어떻게든 버텼던 것 같습니다.
사실상 과금한 친구에게 버스를 탄 것이나 다름없었죠. 이후 대장장이 축복을 팔아 번 돈으로 230레벨에 글래시아 장비를 겨우 맞추면서 숨통이 트였습니다.
하지만 230레벨까지 모아둔 돈이 없었고, 이때부터 240레벨까지는 말 그대로 뼈를 깎는 노가다를 해야만 겨우 돈이 벌리는 구조였습니다.
그리고 240레벨에서 250레벨이 되는 순간, 저는 이 게임의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말도 안 되게 높은 몬스터의 체력과 사냥을 방해하며 불쾌감만 유발하는 기괴한 몬스터 스킬들이 쏟아졌습니다.
프로모션 장비와 글래시어 장비의 한계가 명확히 찾아온 것입니다. 저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레벨이 높아짐에 따라 강제로 더 높은 사냥터로 밀려나야 하는데, 정작 사냥터에서 노가다로 벌 수 있는 제니는 점차 줄어들었다는 점입니다.
'드랍률 페널티'라는 시스템 때문에 정말 고통스러웠습니다. 사실상 240레벨 구간에서 "라그나로크는 여기까지인가" 하고 하루 종일 진지하게 고민했을 정도입니다. 
게임 구조상 고가 장비의 가격은 아이템 가치 보존이나 강화에 들어간 노력 등이 녹아든 결과이기에 대략 이해는 합니다. 그렇다면 노가다나 저렙 구간에서 벌리는 돈의 양이 어느 정도 보장되어야 뉴비가 미래를 보고 희망을 가질 수 있을 텐데 현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제 시간당 제니 수입은 300만에서 200만, 결국 100만 제니까지 곤두박질쳤습니다. 250레벨에는 도저히 유지비 조차 감당할 수 없어서, 강력한 보스들을 겨우겨우 잡아 나오는 다아이몬드로 연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 장비로는 '기믈레 2층'도 굉장히 버거웠는데, 풍선껌과 온갖 버프 약을 먹어가며 꾸역꾸역 노가다를 해도 몬스터 10마리를 잡아야 잡템 1개가 떨어지는 수준이었습니다.
한때 시간당 300만 제니를 벌던 제게 100만 제니 이하로 줄어든 수입은 큰 고통이었습니다.

3. 비판점: 뉴비를 말라죽이는 기형적인 시스템

• [사냥터 수입 너프와 매크로 문제]
1~2년 전 공략 영상을 보면 특정 사냥터에서 1,000만에서 2,000만 제니까지 벌 수 있다고 나와 있지만, 현재는 200만 제니조차 벌기 힘든 수준으로 너프되었습니다. 
원인을 찾아보니 매크로 유저들이 너무 많아서 그렇다고 하더군요.
그라비티의 대처는 매크로를 근본적으로 잡는 방식이 아니라, 잡템 가격과 드랍률을 너프해 '수익이 안 나게 만드는 방식'이었습니다.
이 선택이 결국 매크로가 아닌 무고한 뉴비들의 목을 죄는 악수가 되었다는 것을 운영진은 모르는 것 같습니다.

• [성능이 떨어지는 프로모션 아이템]
이 부분은 기존 고수분들이 불편해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타 게임들은 부스터나 프로모션 같은 이벤트를 진행하면, 적어도 뉴비가 게임 내에서 자생할 수 있을 정도의 지원은 해줍니다.
저는 부스터 미션에 있는 '도전 고성'과 '상급 고성'조차 너무 힘들었습니다.
메모리얼 던전 진입 레벨에 비해 보스의 성능은 터무니없이 높고, 지원 장비는 너무나 나약합니다.
보스 몬스터의 체력조차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240레벨에 천공 세트를 맞추고 나서야 겨우 도전 고성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프로모션 아이템이 적어도 '라 선 탄' 정도는 무난히 돌 수 있게끔 '게오르그 세트' 수준까지는 지원을 늘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찍먹하는 입장에서 프로모션 패키지 가격인 4만 5천 원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닙니다.

• [아이템 가치 보존 및 악랄한 제작 난이도]
장비의 한계를 느껴 부캐릭터를 키우려고 육성 장비를 알아보니, 제 본캐 장비보다 가격이 훨씬 비쌌습니다.
그래서 직접 제작해 보려고 했더니 평판 퀘스트의 난이도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얼음성 구간은 평판을 고작 5씩 올려주는데 정말 기가 찼습니다.
일일 퀘스트를 알아보고 얼음성, 고양이, 챕터 1, 챕터 2를 돌다 보니 토가 나올 지경이었습니다.
한 달 가까이 '장비 하나는 꼭 내 손으로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구르고 보스를 잡아 설화 마석을 모았지만, 장비 단 1개조차 완성하지 못했습니다.
요구하는 재화의 종류가 너무 제각각이라 결국 노점에서 부족한 재화를 사서 만들어야 했습니다.
글래시아 세트가 이 게임에서 그리 높은 단계의 아이템이 아니라고 들었는데, 사냥터 수입은 칼같이 너프하면서 제작 난이도는 완화해 주지 않으니 뉴비 입장에서는 말라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 [강화 및 등급업 시스템]
강화 외에 '등급업'이라는 시스템이 존재하더군요. 12강을 달성하면 끝인 줄 알았는데, 등급업을 하는 순간 강화 단계가 0으로 초기화된다는 사실을 알고 경악했습니다.
뉴비에게는 10강, 12강조차 확률의 신이 돕지 않는 이상 불가능에 가까운 영역입니다.
그런데 등급업 자체에도 확률이 존재하고, 성공해도 강화가 초기화된다는 점은 정말 큰 충격이었습니다.

• [알맹이 없는 텍스트와 지나친 퀘스트 동선]
라그나로크를 하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스페이스 바가 고장 나겠다'였습니다.
에피소드 챕터를 밀면서 '왜 이 게임은 스킵 기능을 만들지 않았을까?', '왜 간소화를 안 했을까?' 하는 의문만 남았습니다.
심지어 에피소드를 빠르게 밀기 위한 클리어 권한을 BM(과금 상품)으로 팔고 있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환상총서' 콘텐츠도 진행해 보았지만, 쓸데없는 대사가 너무 길어 지루함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 [기괴한 몬스터 레벨 밸런스]
1레벨부터 200레벨까지는 제 레벨에 맞는 몬스터를 2방에서 4방 사이에 잡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레벨 이후부터는 갑자기 몬스터를 20방 넘게 때려야 겨우 잡히는 기현상이 발생합니다.
표기된 레벨은 동레벨인데 뉴비 장비로는 도저히 정상적인 사냥이 불가능합니다.
120레벨 메모리얼 던전 역시 천공 세트 같은 상위 장비가 없으면 보스를 잡을 수 없는 최악의 밸런스를 보여줍니다.
이처럼 현재 라그나로크는 매우 기형적인 구조를 띠고 있습니다.
현질을 대량으로 하지 않으면 정상적인 플레이가 불가능한 구조인데, 정작 유저 간 제니 거래를 하다가 매크로 제니가 섞이면 정지를 당할 위험이 큽니다.
참 아이러니하고 어려운 게임입니다.
최소한 매크로의 폐해로 인한 사냥터 드랍률 페널티와 잡템 가격 너프만 없었더라도 훨씬 더 재미있게 즐겼을 것입니다.

결론: 매력적이지만 조건이 필요한 게임

라그나로크는 분명히 매력적인 게임이고 타인에게 추천하고 싶을 정도의 재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추천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조건이 따릅니다.

1. 대량의 현금 과금을 아낌없이 할 수 있는 사람

2. 이벤트나 프로모션 때마다 '대장장이의 축복' 등 보상만 쏙 빼먹고 캐릭 육성만 반복할 사람

• 최종 한 줄 평: 똥을 넣어 끓인 국밥인데, 배가 고파 문득 먹어보면 또 묘하게 구수한 맛이 생각나는 게임. 분명 다시 먹고 싶지만, 현실적으로는 선뜻 먹을 수 없는 게임.

저는 결국 위의 분류 중 2번을 선택하여, 앞으로 대형 프로모션 이벤트가 열릴 때마다 가볍게 캐릭터를 육성하는 방식으로만 즐기게 될 것 같습니다.
뉴비의 긴 투정 섞인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게임에 애정이 깊으신 기존 고수분들께 혹여나 상처가 되었다면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와 같은 고민을 할 미래의 뉴비분들이 시작하기 전에 꼭 한 번쯤 참고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솔직하게 적어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