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을 위한 천문학/물리학 개론 3. 양자역학 세번째 이야기 입니다.

배경지식이 전무하신 분들은 그전의 내용을 선행하시는 것을 권장해드립니다.


그전 이야기.

3. 양자역학 - a

3. 양자역학 -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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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눈앞에 보이는 것을 얘기해보자.

핸드폰, 책, 종이컵..


글쓴이의 노트북 화면 주변에 보이는 것들이다.

핸드폰은 충전케이블에 연결되어 노트북에서 대략 5cm 떨어진 위치에 놓여져있고,

종이컵에는 자판기 커피를 마신흔적이 남아있다.


사실에 대한 담담한 서술이라 할수 있겠다.

그러나 이것이 불가능한 영역이 있다는 것이 믿어지는가?


어떠한 세계에서는 핸드폰이 놓여진 위치는 노트북에서 5cm 가량이 아니라 노트북 주변 30cm 영역까지 고르게 퍼져(!) 있다 - 라고 서술해야만 하는 세계가 있다.

앞서도 등장하곤 했던, 미시세계가 바로 그러하다.


#image1. 앞에서 썼던 이미지를 한번 더 가져왔다. 

반복하자면, 미시세계와 거시세계를 연결하는 것이 플랑크 상수 h 이다.





거시세계와 미시세계.

말그대로 거대한 것들에 대한 세계와 아주 작은 것들에 대한 세계를 일컫는다.

당연히 크다와 작다는 상대적 개념이므로, 우리에겐 일상생활도 개미들에겐 거시세계 이듯이, 둘의 기준점이 필요한데,


물리학에서는 이 기준점이 플랑크 상수가 된다.

'상수(Constant)' 라는건 변하지 않는 정해진 숫자 라는 의미이므로,

거시세계와 미시세계의 경계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에서는, 보편적인 시간동안 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그러므로 허블상수 H 는 엄밀한 의미에서 상수가 아니다. 과거의 우주에서는 허블상수 값 H가 더 컸다. 보편적인 시간이란 태초의 빅뱅이후 우주의 나이가 물리적으로 설명이 가능한 시간, 즉 플랑크 타임부터 현재의 우주의 나이인 137억년 동안을 의미한다)


거시세계는 통상적으로 우리인간의 생활범위에서부터 넓게는 우주의 행성계, 은하 구조너머까지.

반대로, 미시세계는 원자구조 아래의 양성자, 전자 등등부터 시작하여 그보다 작은 입자들을 포함한다.


두 가지를 구분짓는 가장 명확한 특징은 불확정성의 원리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느냐 이다.

고전적인 설명으로 가능하느냐, 아니면 양자역학적인 특성이 두드러 지느냐.

다시말하면 입자로 보이는 것들에게서 파동적 특성도 관찰할 수 있느냐 없느냐로 나눌 수 있다.


현미경으로 보는 바이러스는 100만배는 확대해야 보일 정도로 굉장히 작은 것은 분명하지만,

파동적 특성, 즉 바이러스 파동(?)으로 관찰하여 간섭현상을 일으킨다거나, 두 구멍을 동시에 통과한다거나 하는 현상은 관찰되지 않는다.

즉, 바이러스는 명백한 입자로 관찰이 된다.



관찰이 된다? 라는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서 밑줄을 그어보았다.

관찰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가 볼수 있다는 의미이다.

우리가 본다- 라는것은 반드시 (광자)이 필요한 것이고, 따라서 관찰한다는 것을 좀더 물리학자스럽게 표현한다면,

어떤 대상과 광자와의 상호작용을 일으켜서 그 결과를 본다- 라는 말이 된다.





#image2. 현미경으로 본 탄저균의 모습. 

하단의 손가락 한마디 반 정도의 막대가 2 마이크로미터(μm) 이므로,

탄저균으로 보이는 덩어리 한개는 대략 1.5 마이크로미터 정도 되는 것으로 보인다. 

1마이크로미터는 100만분의 1 미터이다.





현미경을 예를 들면, 우리가 생각하는 광학렌즈를 여러개 겹쳐서 상의 크기를 계속해서 확대시키는 것이다.

광학현미경의 경우는 ~2000배 정도까지 가능하며, 말그대로 '빛' 을 사용한다.

물체의 상(빛)을 렌즈를 이용하여 확대시키는 것인데, 이 빛의 파장이 짧을 수록 분해능이 더 좋아진다.


여기서 분해능이란 두 점을 서로 분해해서 볼수 있는 능력인데, 분해능이 좋다는 것은 더 가까이 붙어있는 점도 구별해 낼수 있다는 것이다.

분해능이 안좋으면 실제로는 1 마이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점인데 마치 한 점으로 보이는 것이다.

이 분해능은 배율과는 좀 다른데, 배율은 얼마나 크게 확대할수 있느냐로써 렌즈에 따라 갈리는 것이고,

분해능은 사용하는 빛의 종류에 따라 갈린다.


따라서 보통의 광학현미경(가시광선)보다 더 짧은 파장을 사용하는 자외선X선현미경은 분해능이 더 좋다.

가시광선의 파장은 보통 500nm(1 nm = 10억분의 1 m) 정도이며, 자외선은 100nm 내외, X선의 경우는 2nm 내외의 파장을 사용한다.


분해능이 파장에 반비례해서 좋아지는 것을 고려한다면,

X선 현미경의 경우 광학현미경보다 분해능이 250배는 좋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분해능을 위해서 가장 짧은 파장의 빛을 사용하면 좋겠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서 발생한다.

파장이 짧은 X선의 경우는 투과율이 굉장히 높다. 

렌즈의 경우는 빛을 받아서 내부에서 굴절을 일으켜 모아주는 식의 과정이 필요한데,

투과율이 높은 X선의 경우는 렌즈에 별다른 간섭을 받지 않고 그냥 통과해버린다.

즉, 통상적인 광학렌즈를 사용하기 어렵다!


비슷한 예로, 실제로 우주에 올라간 망원경 중 찬드라 X선 망원경의 경우도 일반적인 렌즈가 아닌 포물면 형태의 거울을 여러번 겹쳐 X선을 서서히 모으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처럼 X선은 통상적인 광학렌즈를 못쓰기 때문에 배율을 높이기가 힘들다.




#image3. 찬드라 망원경이 빛을 모으는 방법. 통상적인 광학렌즈가 아니라 포물면형태의 거울로 서서히 모아준다.

X선현미경도 이와 같은 방법을 사용하여 상을 확대시킨다.





우리가 물체를 본다 라는 것은 그 물체에 반사되어 되돌아 오는 빛을 본다는 것을 상기하자. 

관통해버린다면 반사되어오는 빛이 없으므로 우리는 그 물체를 볼 수 없다.

그러므로 투과율이 높은 X선은 우리눈의 반대편인 물체 뒷쪽에서 X선을 쪼아 보내야 하는 등, 광학에 비해 다루기가 골치가 아픈 녀석이다.



여기서 획기적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전자현미경이다.

가만, 전자는 입자잖아?

라는 의문은 앞의 글들에서 양자역학을 들은 여러분이라면 충분히 해결이 되리라 믿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자의 파장은 X선보다 훨씬 짧다.


좀더 유용한 점은, 전자의 에너지를 조절하면 이 파장을 마음대로 조절 할수 있다.

예를들어 10만볼트 정도로 조절하면 약 0.0039 nm 정도의 파장이 나온다.

앞의 X선의 경우를 생각하면 대략 500배 이상 분해능이 좋다.


전기를 많이 먹는다거나(전자를 가속시키기 위해 보통 수만 볼트 정도의 고전압이 필요하다)

전자는 유리를 통과하지 못하므로 유리로 된 렌즈가 아니라 전자석으로 된 렌즈를 사용하는 사소한 문제(?)가 있긴 하지만,

그전까지 볼 수 없었던 분자의 입체구조 레벨까지 우리가 직접 이미지화 하여 볼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image4. Au(금) 분자 이미지.  금 분자들이 검은 띠 모양으로 늘어서 있다. 이 띠의 두께는 대략 2~3 nm 정도.

고해상도 투과 전자현미경(High-Resolution 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y : HRTEM)을 이용하여 얻은 이미지이다.





전자의 파동적 특성을 사용하는 전자현미경의 존재야말로,

물질의 이중성을 드러내는 명확한 사례가 아닐까 싶다.


관찰하는 과정이 보통은 빛을 쏘아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이 경우에는 전자를 쏘아 보낸다는 차이점이 있지만,

원자스케일을 직접 눈으로 보는 시대를 연 장본인(?)인 셈이다.




작은 세계를 관찰하는 현미경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았는데,

여기서 한가지 은근슬쩍 넘어간 전제가 있다.


다음질문에 대해 생각해보자.


우리가 관찰한다는 행위는 관찰대상에 영향을 미치는가?





#image5. 남자들은 이 사진에서 어디를 관찰하는가? (*-_-*)






대답은 yes 일수도, no 일수도 있다.


내 얼굴에 뭐 묻었냐? 닳겠다 고만좀 쳐다봐!!

그렇다. 아무리 봐도 얼굴은 안 닳는다. 세월의 흐름엔 닳을진 몰라도...


평소 생활속에서는 아무리 봐도, 관찰을 할 지언정 그 대상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냥 보기만 할께'. 방해하지 않겠다는 절실한 마음의 발로가 보이지 않는가.



그러나, 보면 닳는(?) 것들이 있다.

바로 미시세계 스케일에서는 그러하다.


앞의 글에서 소개한 사고실험을 되새겨보자.

우리가 전자를 보기 위해서 광검출기를 놓는 순간,

전자는 파동적 특성(간섭무늬)를 잃어버리고 입자적 성질만을 보였다.


이것은 우리의 관찰을 하고자 하는 행위가 관찰대상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미시세계 영역에서는 이러한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아니 보기만 한다는데 대체 왜 그러는데? 라는 말을 전자에게 해주고 싶을 정도로,

당대의 물리학자들에게는 이 점은 대단한 골칫거리였고

(보고싶어도 볼수 없는 그대 전자여! 아니 정확히 말하면 보려는 순간 모습이 확 변하는...

뒷모습을 보고 여자인줄 알고 앞에서 봤더니 남자였던 경험을 떠올려보라)


이러한 미시세계의 미스테리를 설명하기 위해 양자역학이 등장했다고 말한 바 있다.



관찰하는 행위자체가 영향을 미친다. 이 말이 암시하는 바가 무엇인가.

이 사실(그렇다. 우리의 관찰 스킬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자연에 내제된 보편적인 진리이다)로 인해서 현대물리학은 결정론적 관점을 포기하기에 이른다.



#image6. 물리책에서 빠지지 않는 문제. 나무에서 떨어지는 원숭이를 y높이에서 맞추기 위해 필요한 것은?

포수와 나무까지의 거리 x와 나무의 높이 h만 알면 된다.




위 그림처럼, 고전물리학에서는 주어진 값들만 충분하다면 그 후의 상황을 예측할 수 있다.

우리에게는 뉴턴이 이룩한 만유인력의 법칙이 있고, 이땅의 모든 물체는 이 법칙하에 있으므로

초기값들만 주어진다면 우리는 몇초, 몇년 후의 상황까지, 미래를 예측 할 수 있다.

(조선시대 일식을 예언한 학자는 당대의 수많은 칭송을 받았으리라. 지금의 관점으로는 간단한 물리학계산 일지라도)


행성들의 자전주기를 토대로 수천년 후에 발생하는 행성들의 정렬현상을 예상할 지경에 이르렀으니,

당대 과학자들이 콧대를 세우고 다녀도 뭐라할 여지가 없었으리라.



그러나, 이 결정론적인 관점은 양자역학에 의해 산산이 부서진다.

미시세계에서는 우리는 더이상 예측할 수 없다!



#image7. 가운데 원자핵의 확률분포 주변으로 전자의 확률분포를 나타낸 그림. 위치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확률적인, 일정한 분포를 띄고 있는 저러한 모양을 전자구름 이라고도 부른다.





그렇다. 확률분포로밖에 나타낼 방법이 없다.

확률분포란 무엇인가?

위 그림7 을 보면, 가운데 원자핵을 두고 그 주변으로 전자가 존재한다.

우리가 흔히들 생각하기에 태양계 모형처럼 가운데 원자핵을 중심으로 전자가 주변을 돈다라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틀린 설명이다.


우리는 태양계와 같이 전자의 명확한 위치를 알 수 없다.

전자의 공전주기를 토대로 몇초 후의 전자의 위치를 예측할수 없을 뿐더러,

지금 이순간 전자가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


단지 우리가 할 수 있는것은,

그림처럼 전자가 존재할만한 곳들을 점으로 찍어서 표현하는 수 밖에 없다.

점이 많이 찍힌곳은 그만큼 전자가 존재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며, 원자핵으로 가까이 갈수록, 그리고 원자핵에서 아주 멀어질수록 점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즉 전자는 원자핵에서 일정 거리인 곳에서 가장 존재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왜 이렇게밖에 나타낼수 없을까?

정답은 앞에서 설명한 관찰하는 행위가 관찰대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우리가 관찰을 하여 위치의 불확정성을 줄인다면(즉, 위치를 명백하게 잰다면)

운동량의 불확정성은 반대로 점점 커진다(즉, 전자의 운동상태를 종잡을 수가 없다).


이것이 앞에서 다룬 불확정성의 원리가 미시세계에 작용함으로써 도출되는 결론이다.


관찰행위가 관찰대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결정론적인 관점은 잘못되었고, 모든 것은 확률적으로 서술될 수 밖에 없다.



우리가 볼링공의 위치와 운동상태를 명확하게 정할 수 있는 것은,

볼링공은 거시세계에 속하므로 불확정성의 원리가 무시할만큼 약하게 적용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볼링공의 위치를 명확하게 정한다고 할지라도 운동상태가 불확정되어 이리저리 튀어다니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이다.



#image8. 위에서부터 원자스케일, 원자핵, 양성자, 쿼크-전자 스케일까지.

미시세계는 양성자스케일 이하부터이다. 이보다 작은 입자들은 파동적 특성을 함께 보이는, 물질의 이중성이 두드러지며

불확정성의 원리에 강력한 영향을 받아 확률적인 위치로 밖에 설명할 수 없다.



흔히들 봐왔던 원자핵안에 양성자와 중성자가 서로 얽혀있고,

그 양성자(혹은 중성자)는 3개의 쿼크로 이루어져 있고,

등등을 나타내는 이미지는 모두 상상도에 불과하다.


우리는 그 영역을 위에서 보았던 전자현미경 이미지처럼 직접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전자의 위치를 보기위해 전자현미경을 이용한다고 생각해보라.

얼마나 웃긴 일인가?

전자의 위치를 재기는 커녕 전자로 당구를 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이는 배율이 모자라서, 분해능의 기술이 부족해서의 개념이 아니라

자연이 가진 특성상 불가능하다라는 것임을 이해해야 한다.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아인슈타인의 한마디

'신은 주사위놀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라는 것도,

이러한 현대물리학의 확률론적 관점을 비판하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누구나 안다. 

확률을 쓰지 않고서는 더이상 미시세계를 서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라는 것을.



말장난일 수도 있지만, 혹자는 이렇게도 표현한다.

전자의 예에서 전자구름의 확률에 대한 수학적인 모델은

여태 구구절절히 물리적인 의미를 설명한 것에 비해 한숨나올정도로 간단하다.

위치 자체가 확률적인 것이지 그 확률에 대한 계산은 굉장히 쉬운 기초적인 수학인 것이다.

그래서 결국 이것도 확률이 정해진, 확률론적 결정론이다! 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image9. 유~명한 슈뢰딩거의 고양이.

죽었니 살았니?




굉장히 유명한 슈뢰딩거의 고양이가 이러한 양자역학의 특징을 잘 드러낸다고 할 수 있겠다.

여러가지 버전의 이야기들이 있는데, 모르는 이를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렇다.


밖에서는 볼수 없는 상자안에 고양이를 넣고, 유리병에 방사능 원소를 넣는다.

여기에 상자를 여는 순간 이 방사능 원소가 담긴 병이 깨지는데,

이 방사능 원소가 마시면 죽음에 이르게 하는 가스로 변할 확률이 1/2 이다.

즉 나머지 1/2은 마셔도 아무 영향이 없는 가스로 변할 확률이다.



우리는 밖에서 상자를 열기 전까지는 고양이가 어떤 상태인지 알 수 없다.

처음부터 죽어있던 고양이인지, 아니면 살아있는 고양이인지.


우리가 상자를 여는 순간(관찰을 하는 순간) 우리의 행동은 고양이의 상태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며,

이 결과는 확률적으로 정해진다.(죽음의 가스이거나 영향없는 가스 이거나)



양자역학에 따르면, 상자를 열기전의 고양이의 상태는

죽은 고양이와 산 고양이가 중첩되어 있는 상태이다. 즉, 서로 얽혀져 있으며 이를 양자얽힘(Quantum entanglement) 이라 한다.

이 상태가 우리가 상자를 여는 순간 고정되어 죽은 고양이의 상태가 되거나, 산 고양이의 상태가 되는 것이다.

즉, 얽혀져 있는 상태가 풀리면서 어느 한 상태로 고정되는 것이다.

이때 고양이가 죽을 확률은? 50% 이다.

관찰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결과가 확률적으로 정해지는 것이다.


약간 판타지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다중 세계 해석(Many universe interpretation : MUI)에서는

상자를 여는 순간, 산 고양이의 세계와 죽은 고양이의 세계가 서로 분리되어 평행우주로 나뉘어 진다고 본다.

상자를 연 후의 고양이는 죽었거나 살았거나 둘중 하나만 되는 것처럼, 이 나뉘어진 평행우주는 서로 간섭하는 것이 불가능 하다는 개념이다.

이는 달리 말하면 확률적으로 정해지는 모든 가능성에 해당하는 우주들이 모두 존재할 수 있다는 관점이 MUI 인 것이다.





#image10. 양자역학에서 발생하는 터널링 효과. 



양자역학에서 가능한 것중에 '터널링 효과(Tunneling effect)' 가 있다.

고전적인 관점으로는 절대로 불가능해 보이는 벽을 입자들이 통과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고전적인 관점으로 보자면 이런 것이다.

롤러코스터 타이쿤을 해본 사람이라면 종종 겪었을 것이다.

열차가 체인에 의해 충분한 높이로 끌어올려지지 않는다면 초기속도가 부족해서

중간의 코스에서 올라가다 말고 다시 뒤로 되돌아 간다.


처음 체인상승구간을 늘리던지,

아니면 부스트 형식으로 바꿔서 발진속도를 쾅! 하고 주는 것이 아니라면,

그 열차는 아무리 재시도를 해보아도 코스를 진행하는 것이 불가능 하다.



그러나, 양자역학에서는 한 열번쯤 하다보면 한 두번 진행하는 경우가 생긴다!

앞에서 확률적인 서술만이 존재한다고 하였다.

그렇다. 이렇게 벽을 통과한다- 라는 것이 아니라,

벽을 통과할 확률이 10%이다. 라고 표현해야 하는 것이다.



나의 에너지보다 훨씬 큰 장벽이 있지만,

양자역학적인 계산에 의하면 이때에도 벽을 통과할 확률은 절대로 0이 되지 않으며,

따라서 이 확률이 충분히 높다면 여러번의 충돌을 시킨다면 우리는 벽을 통과하는 사건도 관찰 할 수 있다.



우리가 벽을 통과할 수 없는 이유는?

양자역학적으로 분명히 확률은 존재한다.

단지, 그 확률이 매우 낮기 때문에 관찰할 수 없는 것이다.




#image11. 21cm 파장의 빛이 발생하는 과정.

위 그림은 엄밀히 말하면 스핀의 개념으로는 완전히 잘못된 것이지만, 이해의 편의성을 위한 그림이다.

마치 전자가 실제로는 구름의 형태로 확률분포적인 모습이지만 원자핵 주변을 행성처럼 돌고있다고 표현하는 것 처럼.




그림11 에서 보듯이, 수소원자에서 전자의 스핀의 방향이 원자핵의 방향과 반대로 바뀌는 운동이 일어날 확률은

2.9 * 10^-15 /초 이다.

즉, 1초당 일어날 확률이 2.9*10^-15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좀더 익숙한 숫자로 바꿔보면 1 / 10^7 년, 즉 천만년에 한번 일어날까 말까한 확률이 된다.


이 운동이 일어나면 21cm 파장의 빛이 발생하므로 일어났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굉장히 낮은 확률임에는 분명하지만

실제로 우주에서는 21cm 파장의 빛이 굉장히 빈번하게 관측된다.

이유는?


단지 수소원자가 굉장히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확률자체는 낮지만, 수소원자의 수 또한 엄청나게 많기때문에

개중에 이 사건들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는 것이고,

그것이 우리에게 21cm 광자로 관측이 되는 것이다.








양자역학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기본적인 내용들을 포함하면서 흥미로운 것들도 얘기하려고 했는데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양자얽힘에 관한 흥미로운 얘깃거리도 더 많이 있지만, 너무 길어질 것 같기도 하고 아직까지는 이론적인 면이 강한 영역이라 아쉬움을 뒤로하고 생략하였습니다)


다음은 드디어 천문학적인 내용으로 넘어가볼 생각입니다.

제목에만 천문학/물리학 개론이었지 여태까지 계속 순수물리 영역만 다루었던 터라..

저의 전공도 Astrophysics 이라 우주얘기를 하면서 관련된 물리적인 원리를 설명하는 방식이 좀더 편하긴 합니다 :)


언제나 그렇듯이,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댓글이나 쪽지를 통한 피드백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