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정보학과를 다녔던터라 일찍 사서로 취직한 여자 과 동기의 인맥으로 대학 도서관에서 알바를 했었습니다. 
밑에 도서관 책에 대한 논쟁이 있길래 짧은 알바 경험을 풀어봅니다.

신청 - 심의 - 구입 과정은 사서들이 하기 때문에 저처럼 보잘것 없는 단순 노무 알바에게는 권한이 없고.. 
구입 이후에 새 책이 들어오면 저 같은 노가다 인력들이 몇가지 작업을 진행합니다. 

00대학교 도서관이라는 도장도 찍고 전면에는 바코드를 붙입니다. 
책등에는 분류법과 저자 기호로 구성된 청구기호를 붙이는데, 
제가 일하던 도서관의 경우에는 눈에 잘 보이게 0~9까지 10가지의 색을 부여해서
청구기호의 백단위와 십단위를 색이 있는 띠지로 붙이는 작업도 했었으요.

책 꽂을 때는 눈에 잘들어와서 좋은데 새 책 작업할 때는 무쟈게 귀찮습니다... -_-

그리고 매우 중요한 작업이 책 안쪽 임의의 페이지에 자성을 입혔다 지웠다 할 수 있는 태틀이라고 하는걸 박아넣는 건데, 대출대 안거치고 나가면 삐~ 소리 나는 게 이걸로 감지하는 거에용. 

그래서 도서관 책을 아무리 바코드나 청구기호를 똑같이 옮겨붙인다고 해도 
이용자가 임의로 바꿔치기 하면 그 책은 가방에 넣고 훔쳐가도 모르는 책이 되는 것입니다...

게다가 도서관 장서인 도장도 다시 찍어야 할 것이니 이래저래 누군가가 두 번 일해야 하는 것이고, 
엄청나게 비싼 건 아니지만 태틀 같은 것도 공공의 재화를 불필요하게 사용하는 것이죠. 

이런 자세한 사정을 모르더라도 현재까지는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도서관의 책은 임의로 다루면 안된다는 암묵의 룰 룰(?) 같은 것이 지켜지고 있는 상태이니 한 사람분 정도야 크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한 사람 두 사람 씩 예외를 인정해주다가 저런 사용자가 늘어서 도서관 책을 임의로 바꿔치기 하는 이용자가 다수가 된다면 헬게이트가 열릴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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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일하다보면 참 별의 별 희한한 인간이 다 있습디다... 

책등 쪽에 태틀 심이 들어가는 걸 알아챈 이용자가 
그 두꺼운 경제학 원론을 페이지만 다 칼로 썰어서 훔쳐가서 
ㄷ자 모양으로 표지와 책등만 남은 껍데기 책도 있고
자기만 보려고 엉뚱한 서가에 감춰둔 책도 있고... 

저는 처음에 왜 대학 도서관에 철창이 있나... 누가 도서관에 잠입하나? 했드만
도서관 창문을 통해 바깥으로 친구한테 던져서 책을 무단방출하는 놈들이 있어서 단 철창이었으요. 

그래도 배운 놈들이 이용한다는 도서관, 심지어 대학 도서관인데도 저따위란 말이죠. 

이러한 이유로 저는 공공의 에티켓이라는 걸 상당히 보수적으로 잡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한국 정도면 어느 정도 상식이 있는 나라라고 생각하는데도 저 정도로 뒷구멍을 열심히 파는데
편법을 용인하는 분위기가 되어버리면 상상을 초월한 미친놈이 나오그든요...

언제나 B2C는 온갖 도른자들이 창궐하는 곳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