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지금껏 이 게시판에서 내놓은 질문은 두 가지뿐이었습니다.

첫째. 김민석과 그 알량한 스피커들, 그리고 여기서 동조하시는 분들. 

신천지 비밀연합의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하셨으니 내놓으라는 것.

둘째. 검찰 조직의 인적,물리적 와해가 왜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지. 

그리고 법무부 직제안이 어째서 합당한지.

합당하다면, 그 작동이 보장되는지.

보장되지 않는다면 대안은 무엇인지. 

이 사안들은 사실상 하나의 논증으로 이어지니 한 건으로 칩시다.

한달 가까이, 아직 일말의 답도 얻지 못했습니다.
이제 나머지를 쟁점의 형태로 정리해 삼가 올리겠습니다.



먼저 지지에 대해

어떤 정치인과 정당에 대한 지지가 내 주머니가 두둑해지거나 시장에서 야채 몇 쪼가리 싸게 사는 것으로 정해지지는 않을 겁니다.

물론 정치와 민생은 사회의 모든 관계에서 긴밀하니, 철학적 가치에 대한 지지만을 지지라 부를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다만 그 둘의 순서와 균형은 있어야 합니다. 

살림살이가 나아졌다는 것이 원칙을 접어도 된다는 근거가 될 수는 없으니까요.

제가 분노한 첫 번째


정당이 그 지지자를 모독하는 것은 패륜입니다.
첫 번째 질문이 거기서 나왔습니다. 

근거를 대라는 요구에 돌아온 것이 또 다른 낙인이었습니다. 

반명, 신천지에서 작업 세력, 2찍.

증거가 있으면 내놓으면 되는 일입니다. 

없으면 없다고 제대로 사과하고 책임지면 되는 일이지요. 

그런데 둘 다 없었습니다. 

그저 조용히 지나가기를 기다립니다.

그 댓가는 지지자들끼리 반갈죽 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글을 전에도 쓴 적이 있습니다
아마 지워지고 없겠지만, 오래전 논게에서의 일입니다.


2021년 12월, 박근혜 사면 때.
그때 저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내려놓는다고 글을 썼습니다. 

5대 중대 부패범죄는 사면하지 않겠다던 공약을 스스로 불태운 일이었고, 대선을 70여 일 앞둔 시점이었으니까요.

그러나 인간적인 존경까지 버리지는 않았습니다.
이유는 하나입니다. 그는 사면을 발표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면에 반대하는 분들의 넓은 이해와 해량을 부탁드린다."

반대하는 사람에게 이해를 구했습니다. 반대하는 사람을 규정하지 않았습니다.

그해 12월 27일, 민주노총과 참여연대를 비롯한 단체들이 청와대 앞에서 사면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촛불정부를 자임하고 국민을 배신했다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그런데 청와대는 그들을 가짜라고 부르지 않았습니다. 

조직적 개입이라고도, 작업 세력이라고도, 어디 소속이냐고도 묻지 않았습니다.

노무현도 그랬습니다. 

이라크 파병으로 지지자 절반이 등을 돌렸을 때, 그는 지지를 잃는 쪽을 택했지 지지자를 걸러내는 쪽을 택하지 않았습니다.
잘못했느냐고 물으면 둘 다 잘못했습니다. 아주 많이, 크게 잘못했습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 사안의 정당성을 부여하지 않습니다.

옳은 것은 무조건 옳은 것이고, 그른 것은 무조건 그른 것입니다.


다만 그들은 자기를 향한 비판 앞에 고개를 숙였을 뿐, 비판하는 사람의 자격을 문제 삼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지는 거뒀어도 존경은 남겼습니다.

그러면 지금 당신들과 이재명, 김민석의 모습은 무엇입니까?

제가 분노한 두 번째

저는 노무현 시절부터 정치검찰의 패악에 대한 자료를 모아왔습니다. 

구글 드라이브에 고이 고이 정리해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검찰 소리만 들려도 발작할 만큼의 악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당대표 시절 수사는 그 감정에 더 부을 수 없는 기름을 끼얹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분명히 해두겠습니다. 저는 제 악감정만으로 검찰을 악마화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개혁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 

어떻게 감시하고 어떻게 권한을 통제해서 그들을 일개 공무원으로 만들 수 있는지. 

여러 민주당 의원들이 내놓은 개혁안에 정합성과 정당성이 있다고 판단했고, 그래서 지지를 보냈습니다.

감정이 먼저 있었고 논리가 뒤에 붙어온 게 아닙니다. 

감정이 있었고, 그것과 별개로 안을 따져봤고,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전 그렇게 훈련해왔고, 그 둘은 온전히 다른 층에 존재합니다.

당한 사람이 주저한다는 변론에 대해

당사자가 생각이 있어서 신중한 것이다. 이런 말도 들었습니다.

그건 논리도 지지도 아닙니다.

생각이 있으면 그 생각을 밝히면 됩니다. 

밝히고, 함께 따져보고, 정합성을 인정받아야 정당성이 생깁니다. 

밝히지 않은 생각은 존중의 대상이 아니라 그냥 침묵입니다.

그리고 침묵을 신중함이라 부르기 시작하면, 우리는 아무것도 검증할 수 없게 됩니다.

개혁에는 진통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 말을 하는 쪽이 누구여야 하는지를 생각해보십시오.

개혁은 지금 내가 꿀을 빨자고 하는 짓이 아닙니다. 

개혁의 주체는 욕을 먹고, 피를 묻히고, 악마가 될 준비까지 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저는 거기에 표를 보태고, 

보잘것없는 몇 푼이나마 보태고, 그 급류에 불평 없이 함께 휩쓸릴 각오를 하고 있었습니다.

진통을 고려해야한다는 말은 진통을 겪는 쪽이 하는 것이지, 진통을 피하려는 쪽이 하는 게 아닙니다.

지금은 개혁의 주체가 진통을 이유로 물러서고, 지지자가 그 진통을 감수하자고 하고 있습니다. 

순서가 뒤집혔습니다.



제가 왜 이러고 있는가 하면

우리 아이들에게 돈 쪼가리가 아니라 진짜 정의를 물려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현실이 어떻고 저떻고 하는 소리는 이명박, 박근혜, 윤석열 시절에 그 좆같은 일베와 지지자들에게 귀에 피가 나도록 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뭐만 하면 이러시죠.

윤석열 때는 어땠는데. 윤두창 욕은 왜 안 해.

그 말 하면서 안 오그라듭니까. 요새말로 존나 짜치지 않습니까.

고작 짐승하고 사람하고 비교하려고 이재명 뽑았습니까. 

개보다 낫고 돼지보다 나으면 위안이 생깁니까. 

병신보다 나으니까 자랑스러워집니까.

어깨가 으쓱거립니까.

저는 쪽팔려서 그딴 건 못 묻겠습니다.

기준선을 내란 일으킨 놈에 맞춰놓고 그걸 넘었다고 좋아하는 것. 

그게 지지입니까. 

그건 그냥 눈이 낮아진 겁니다.

우리가 그 사람을 뽑은 건 윤석열보다 나으라고 뽑은 게 아닙니다. 

윤석열 같은 종자가 다시는 안 나오게 만들라고 뽑은 겁니다.

그리고 그는 그렇게 공약을 걸었습니다.

정의를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건 검찰을 그대로 두고서는 불가능합니다. 애초에 그 자리에서 나온 사람이니까요.

우리 쪽에서 온정의 소리가 나오는 것은 그들이 지껄이는 것보다 더 역겹습니다. 

같은 말이라도 저쪽이 하면 예상된 일이고, 이쪽이 하면 배신이니까요.

이제 그만 묻겠습니다

더 이상 검찰개혁에 대해 뉴재명에게 묻지 않겠습니다.

자신이 지지하는 사람들이 내놓은 정책과 개혁안을 분석하고 그 정합성을 따져 반론할 만한 이가 여기에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두 개의 질문은 그대로 남겨두겠습니다.

답이 없는 것도 하나의 답이니까요.

와이프께서 제가 이 짓 하는 걸 극도로 싫어해서, 저도 슬슬 여러분 눈 찌푸릴 글은 자제하겠습니다.
대선 전 유투브와 뉴스 댓글란에서 열심히 이재명을 쉴드치는데 애썼다면, 

이제는 그 쉴드로 그와 정부, 당을 치고 있다는게 인생의 엿같은 점이군요.

그렇다고 눈과 뇌가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찬성이든 반대든, 무엇이 옳고 그른지, 무엇이 먼저 오고 무엇이 뒤따르는지. 

그 생각들 속에서 세상을 보시길 바랍니다.
그동안 제 모자라고 더러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