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따위는 없는 밑도끝도없는 본문

초보 유저들이 겪는 가장 큰 시련 중 하나가 8탑에 끌려가는 4티어 경전차들입니다.
남들은 최소 5,6티어인데 나만 4티어로 저어기 밑바닥에 덩그러니 놓여 있으면 정말 막막하죠.
사람들은 말합니다. 4티어 경전차는 정찰 하라고 던져주는거라고.
하지만 모두가 느끼듯이, 정찰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까딱 잘못하면 한 방에 죽을 수도 있죠.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정찰' 하면 반드시 1선에서 포탄의 비를 피하면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식의 강행정찰은 전차성능과 조종실력, 운이 모두 따라야 하는 까다로운 방법인 관계로
초보분들에게는 별로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저도 강행정찰은 정말 못 합니다.

일단 5티어에서 끝나는 전문경전차 트리들을 제외하고, 정찰용으로 잡혀 가는 4티어 경전차는
Pz38nA, A-20, M5 Stuart 정도입니다.
이 중 A-20은 강행정찰 특화인 녀석이라 사실 저로서도 답이 없습니다....
이 녀석은 괜히 유인유도 대전차 미사일이 아니거든요....
하지만 38nA, M5는 다릅니다. 이 녀석들을 한 번이라도 몰아 보셨으면 느끼실 겁니다.
빠르긴 한데, 이걸로 포탄을 피하면서 와리가리가 될까? 하는 의문이 들었을텐데요.
이 녀석들은 일명 '등대전차'입니다.

등대, 무슨 뜻인고 하면, 좋은 포인트에서 숨죽인 채로 적의 동태를 감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등대전차가 되기 위한 조건은 (사실 이렇게 거창하게 말할 필요도 없지만)
1. 적당히 빠른 속력
2. 넓~은 시야 되겠습니다.
등대전차는 최전방에서 포탄의 비를 피하는 강행정찰 전차들과는 정 반대의 행동을 합니다.
맵 중앙 부근의 숨기 좋고 시야가 트인 곳을 찾아들어가 짱박히는 것이죠.
자, 시야의 중요성은 일단 이해가 됩니다. 시야가 넓어야 잘 보일 테니까요.
그런데 빠른 속력은 왜 필요할까요?
정답은 '다른 전차들이 오기 전에 먼저 자리에 도착해야 하니까' 입니다.
시야가 아무리 넓어도 느려터져서 다른 사람들 전부 도착하고 나서야 도달하면 이미 늦었죠.

그러면 앞서 말한 저 두 녀석이 왜 등대에 적합한지 한 번 볼까요?
먼저, Pz38nA의 스펙입니다. ( 풀업 기준으로, 필요한 부분만 쓰겠습니다. )
최대속도 : 62km/h
선회력 : 35도/sec
시야 : 370m
최대속도는 확실히 우수합니다. T-50과 동급이죠.
하지만 순항속도나 가속, 선회력이 최대속도를 받쳐 주지 못하는 설움을 안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녀석의 시야는 무려 370m. 다른 4티어들에 비해 우월한 시야입니다.
당장 T-50만 해도 시야가 330m니까요.

이번에는 M5 Stuart의 스펙을 봅시다.
최대속도 : 58km/h
선회력 : 45도/sec
시야 : 370m
어쩌면 38nA보다 더 강행정찰에 어울릴지 모르는 스펙입니다.
최고속력이 조금 느린 대신에 엄청난 선회를 받아간 케이스인데요,
어차피 이 녀석도 강행정찰로 쓰기에는 덩치가 크고 은근히 느립니다.
시야가 기니 굳이 무리해가면서 강행정찰로 굴릴 필요는 없죠.
시야는 38nA와 동일한 370m입니다.

아, 줄곧 38nA와 M5만 언급하는데, 등대에 특화된 경전차들은 상당히 많습니다. 특히 미국 계열에요.
이를테면, M24채피, T21, T71 (얘도 일단은 경전차라 스팟 좀 찍어줘야됩니다) 등등이지요.
하지만 등대의 기본 원칙은 변하지 않으므로, 해당 전차 특성에 맞게 약간씩 변형만 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재밌게도, 등대전차들은 상당히 강력한 주포를 달고 있습니다.
38nA는 5cm 대전차포, M5는 75mm 곡사포를 각각 달고 다니게 되죠.
이런 강력한 주포는 자주포 사냥에도 사용할 수 있지만
정찰포인트를 차지하기 위해 달려드는 적 경전차에게 쏴주면 아주 좋아할 것입니다.
사실 적 경전차 커팅과 자주포 사냥이 이런 경전차들의 업무 중의 하나이기도 하죠.

그러고보니 여태까지 등대 등대 이야기만 해놓고 정작 등대 하는 법을 이야기하지 않았군요.
등대 포인트는 맵마다 모두 다르고, 상황 따라 다르기 때문에 기본적인 원칙만 발그림으로 설명하겠습니다.
라고 하려 했으나 내가 그리고도 알아볼 수가 없는 관계로, 그냥 프로호로프카 지도 갖다놓고 설명하겠습니다.


자, 대충 이해가 되시려나요?

왼쪽에 위치한 정체불명의 고대 문양이 등대 포인트로서는 최적의 위치입니다.
약간 높은 지대에 위치해 있어 시야가 트이고, 수풀이 많아 몸을 숨기기 좋으며, 적의 주공이 지나가는 경로죠.
물론 그만큼 상대의 카운터 스카웃이 많이 오는 지점이므로 발각됐다는 느낌이 들면 주저없이 빠져나가야 합니다.

중앙의 해골 모양은 왜 있는지 아실 것입니다.
저곳은 전투가 벌어지는 한가운데인데다가 좌우 러시 경로에서 훤히 내다보이는 저지대이기 때문에
저쪽에서 등대를 하겠다고 달리다가는 순식간에 삭제당할 수 있습니다.

오른쪽의 흰 고대문양 두 개는 아군이 밀거나 밀릴 때 가서 자주포 시야를 확보해주는 정도의 용도입니다.
상황 따라 갈 만한 경우는 있겠지만 평소에 저기서 등대일을 할 만한 자리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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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일을 하면서 주의해야 하는 점은,
아군이 나보다 앞에 나가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군이 나보다 앞에 나가버리면 나의 정찰 경험치를 해당 아군이 냠냠해가기 때문이지요.
이 점을 주의하면서 항상 지도를 주시하고 적당한 타이밍에 움직이셔야 좋은 등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제 등대에 걸맞는 휘황찬란한 사치품을 한 번 알아봅시다. 이큅 또는 추가장비라고들 부르죠.
등대전차가 중시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능력치는 역시 시야입니다!
시야를 늘려 주는 추가 장비로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요,
 코팅 광학장비. 일명 옵틱으로 불리며 시야를 상시 10% 증가시켜줍니다. 장착 시 귀속됩니다.
쌍안경. 비노클 등으로 부르는 경우가 간혹 있으며, 정지하면 시야가 25% 증가합니다. 귀속되지 않습니다.

각각 50만 크레딧의 휘황찬란한 사치품입니다.
당장 사라는 건 아니고, 다음에 고티어 찍고 나서 갑자기 등대가 하고 싶어졌어 하시면 사셔서 달아보시면 되겠습니다.
특히 쌍안경은 효과가 굉장히 좋으므로 다시면 신세계를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100만 크레딧이라는 막대한 돈을 주고 이 두 녀석을 달았다면 추가 장비창 한 칸이 남습니다.
등대 전차가 두 번째로 중시해야 하는 능력치는 은밀함이죠. 들키면 죽는 겁니다!
위장률을 높여 주는 추가 장비는 볼 것도 없죠.
위장망. 정지하면 위장률이 25% 증가합니다. 귀속되지 않습니다.
이 녀석은 10만 크레딧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므로 관심 있으시면 사서 다셔도 나쁘지 않습니다.
등대전차뿐만 아니라 구축전차에도 굉장히 유용한 녀석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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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이 길고 오락가락했던 등대 팁?은 이쯤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몇 가지의 간단한 원칙과 본인의 직감을 잘 활용한다면


이런 괴악한 전적도 가능하답니다 :)
참고로 이 판에서 등대만으로 1등 먹었어요....


그러면, 양키의 정찰팁 영상 하나로 끝내겠습니다.
즐거운 월탱 되시길 바랍니다!


는 유튜브 연결이 안 되네요 -_-;;
링크로 대신할테니 한 번쯤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영어지만 대충 영상만 보시거나,
왈도체의 캡션 번역을 동원하시면 되겠습니다...
 

http://youtu.be/XEG4jyGGXm4




질문, 이의제기 모두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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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추가]

1. 쌍안경과 위장막은 정지 3초 후에 발동되며, 아래쪽 아이콘에 불이 들어옴으로써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쌍안경과 코팅 광학장비는 중복 적용되지 못한다고 합니다 ( 나... 나도 몰랐던 사실이군?! )
   정확히는, 쌍안경이 발동 중일 때에는 코팅 광학장비의 적용이 취소된다고 하네요.

3. 수치상 시야가 아무리 길어도 본인이 직접 발견할 수 있는 시야의 한계는 445m입니다.
   발견된 적에게 마우스를 대서 거리를 측정해본 후, 445m가 넘는다면 본인 스팟이 아니겠죠.

4. 무전은 기본적으로는 중계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명색이 정찰병이니 좋은 무전기 정도는 답시다.
   좋은 무전기는 초반보다는 중후반에 그 위력을 발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