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이제 탱커를 시작하려는 초보 분들께 좋은 탱커가 되기 위해서 어떠한 기준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작성했습니다.  이미 숙련된 탱커 분들은 다 알만한 내용이니 스킵하셔도 무방합니다.


WCL의 등장은 우리 와우저들에게 꽤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먼저 가장 많이 영향을 받은 부류는 딜러들이겠죠.

상위권 유저의 아이템 세팅, 스킬 로테이션 등을 비교, 분석해 자신의 DPS을 끌어올리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힐러들 역시 딜러들 만큼은 아니지만 서로의 HPS를 비교해 제법 긍정적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럼 탱커는 어떨까요?

딜러를 위해서는 DPS, 힐러는 HPS 그럼 탱커는...? 

맞습니다. 

딜러나 힐러는 서로의 순위를 매길 수 있는 각자의 기준이 있지만 탱커는 없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WCL에는 탱커에 대한 기준 항목이 있었습니다.

SURVIVABILITY !!! 일명 생존력 !!!

그러나 현재의 WCL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기준이 됐습니다.

왜 없앴을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탱커의 SURVIVABILITY를 오롯이 탱커만의 역량이라고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탱커 생존력의 절반 이상의 변수는 힐러일 것이고, 사실 딜러의 역할도 제법 포함 될 수 밖엔 없습니다.

탱커의 생존력에 딜러가 영향을 미친다고?

네. 그렇습니다.

탱커가 가진 방어기재는 한정이 있기 마련이고, 딜러가 열심히 딜을 해서 전투시간을 줄여준다면 탱커의 생존력은 올라갈 수 밖엔 없기 때문이죠.

이렇듯 탱커는 딜러나 힐러 보다 더 많은 외부요인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포지션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SURVIVABILITY라는 항목이 없어지고 탱커도 어쩔 수 없이 딜러와 함께 DPS라는 기준으로 서열이 정해기에 이른 것입니다.



이제 그럼 DPS가 높은 탱커 = 좋은 탱커? 냐는 의문이 듭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는 애매한 답변 밖엔 드릴 수 없습니다.



사실 신화급 레이드 정공에서 DPS가 높은 탱커분들은 대부분 좋은 탱커가 맞습니다.

이 분들은 자신의 역량 뿐 아니라 공대 전체의 역량을 가늠하고 그게 맞춰 최대한 공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딜을 올리기 때문이죠.

즉, 무작정 딜만을 올리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보통의 경우 레이드는 트라이와 파밍으로 나눕니다.

트라이 기간에는 생존세팅, 그리고 파밍 할 땐 딜 세팅으로 바꾸는게 일반적입니다.

좋은 탱커가 되기 위해서는 아래 세가지는 필수로 알아야 합니다.


1. 나의 역량

2. 나와 함께 하는 파티원 또는 공대원의 역량

3. 내가 잡아야 하는 몹에 대한 이해


정공의 트라이 기간에는 위 세가지 항목 중 3번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존세팅을 주로 하게 되는 것이고,

몹에 대한 정보를 모두 분석하고 무리 없이 잡는 파밍기간에는 딜 세팅하는 것이 공대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바꾸는 것입니다.

그러나 WCL은 DPS 순위에 따라 정렬이 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초보 탱커분들은 딜 세팅이 가장 좋은 줄 알고 이를 참고하게 되는 오류를 범하게 되는 것이죠.

즉, 초보 탱커가 트라이 기간 중 상위권 탱커의 딜딸 세팅을 참고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기가 힘들 것입니다.



이렇듯 탱커는 자신과 주변 상황에 맞춰 탄력적인 운영을 해야만 합니다.



그럼 글로벌 고단 쐐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위에 언급된 세가지 중 자신이 아는건 1번 자신의 역량과 동일 던전을 몇번 다녀봤다면 3번 정도일 것입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니 파티원의 역량은 잘 모릅니다.

이럴 때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보통 서너가지로 선택지는 좁혀 집니다.


1. 나 자신을 믿고 딜 세팅을 하는 경우

2. 혹시나 하는 마음에 생존 세팅을 하는 경우

3. 치킨은 아니지만 반반세팅 하는 경우

4. 한두 무리 몹을 잡아 파티원들의 역량을 확인한 후 세팅 변경하는 경우


선택은 여러분 몫입니다.

하지만 안전성으로 따지자면 1번은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 하겠죠.


상위 탱커, 좋은 탱커는 딜만 잘하는 탱커는 아닐 것입니다.

먼저 자신의 역량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다양한 위협으로 부터 파티원과 공대원들을 보호하며,

최선으로 대처할 수 있는 탱커가 진정한 상위 탱커가 아닐까 합니다.

탱커의 입장에서 DPS는 이러한 과정에서 나오는 부수적인 결과물일 뿐이라는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여담입니다만,

WCL 이전 탱커의 가장 큰 미덕은 체력이었습니다.

그래서 호드의 경우 체력 5%가 종특인 타우렌을 선택하는 탱커가 가장 많았습니다.

힐러 입장에서 900만과 1000만 체력은 체감이 될 정도로 차이가 있습니다.

현재 탱커 탑티어인 수드가 가장 각광받는 이유는 바로 높은 체력 때문 아니겠습니까?

전탱이 외면 받는 이유 역시 6개 직업의 탱커 중 체력이 가장 낮다는 이유일 것입니다.

낮은 체력은 급사의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구요.

체력은 국력~... 은 아니고 암튼 체력은 탱커에게 아주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좋은 체력 장신구 하나는 꼭 지참하고 상황에 맞춰 유용하게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이상 2004년 3월 19일 생성한 전탱을 지금까지 끌고 다니는 노병의 잔소리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전게 동지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