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요약 : "아무리 봐도 블쟈가 신성 트리 만들다가 귀찮아서 중간에 그냥 내놓은 느낌이 듭니다."


 신성사제의 한계점은 예전부터 지적되었던 것처럼 단일 대상 치유가 가장 취약한 힐러라는 점과, 마나 소모 속도가 가장 빠른 힐러라는 부분에서 보통 나타납니다. 오리지널에서는 정진정명한 메인 힐러. 불성에서의 "다른 힐러가 하는 짓은 나도 다 해." 라고 말할 수 있는 진정한 만능성이 주던 정통 힐러로서의 위엄은 리분에서는 두 가지 문제들로 인해 심각하게 훼손된지 오래였습니다. 

 그리고 대격변에서, 힐러는 더 이상 글쿨 싸움이 아닌, 마나 관리 싸움을 하게 될 것이라고 블리자드가 밝힌 오늘날, 과연 지구력 부분에서 가장 취약한 힐러인 신성 사제가 어떻게 마나 수급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신기조차 광역힐" 이 생기는 마당에 과연 취약하던 탱커힐은 강화되었을 것인지. 이 두 가지 문제를 궁금해하지 않는 신성사제 분들은 없으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 시점에서, 대격변의 "신성사제" 라는 클래스의 설계가 근본적으로 잘못되었음이 명확합니다. 그리고, 그 잘못된 설계를 상징하는 핵심에 바로 "휘감는 빛" 이라는 특성이 존재합니다.

 휘감는 빛은 다들 아시다시피 신성의 두번째 줄 특성으로, 빛의 쇄도의 대체품입니다. 치유 혹은 성격 사용시 6%의 확률로 다음 순치를 공짜+즉시힐로 만들어 주는 물건입니다. 

 발동 조건에 성격이 들어있는 것을 보아, 이는 수양의 대천사 및 속죄 특성에서도 유용하게 사용하는 한편, 신성의 주력힐 (로 블리자드가 설계한) 치유의 활용성을 증가시킬 목적으로 넣었음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대격변 베타 패치를 추적해 보면, 빛의 쇄도가 현재의 "휘감는 빛"으로 바뀌는 과도기에 Twirling light라는 특성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현재의 휘감는 빛 특성의 영문 명칭은 Surge of light, 즉 빛의 쇄도이고 굳이 따지자면 예전의 저 물건의 국문 명칭이 휘감는 빛이 되는게 자연스러워 보입니다만...) 신성사제의 "빛의 쇄도" 혹은 "휘감는 빛" 의 모습은 대략 크게 3가지 모습으로 변화해 온 것입니다.

 (1) 불성부터 우리가 기억해 온 "빛의 쇄도". 즉 신성 주문 극대화 시 순간 치유 혹은 다음 성격이 공짜.

 (2) Twirling light. 성격 사용시 다음 순간 치유가 즉시 시전이 되고 마나 소모량이 75% 감소하지만 치유량도 원래의 60%만 치유함.

 (3) 성격 또는 치유 사용시 6% 확률로 순간 치유 공짜 + 즉시시전

 만일 대격변의 신성사제가 1번의 특성을 계속 가지고 있었다면, 단언하건대 신성사제는 대격변에서 다른 모든 힐러들을 미터기에서 지워버릴 수 있었을 것입니다. 치마. 치기. 회기. 신폭이라는 스킬을 가지고 있는 신성사제는 공대 전체에 광역힐을 난사하는 것으로 "대단히 높은 확률" 로 빛의 쇄도를 발동시켰을 것이고, 그 빛의 쇄도를 "마나 소모 없는 즉시시전 성격" 으로 힐로스를 최소화하면서 사도 중첩을 쌓아나갔을 것입니다. 그리고 매 5중첩마다 15%의 치유 증가와, 15%의 마나 회복 효과를 누렸겠죠. "마나만 충분하다면" 지속적으로 높은 치유량을 보여줄 수 있는 신성사제에게 고효율 마나회복기가 부여되는 모습을 상상해면 이건 좀 사기임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당연하게도 예전의 빛의 쇄도는 곧 삭제되었고, 그 대신 Twirling light이라는 변화된 형태를 갖게 되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2) 번의 상황입니다.

 2번 특성의 효율은 잠시 접어두고서라도, 적어도 2번 특성은 신성사제에게 대천사의 사용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대천사의 핵심 스킬인 성격으로부터 발생하는 힐 로스를 최소화할 방안을 제공은 하고 있었다는 뜻이죠. 

 즉 (2) 의 시점까지 블리자드가 설계한 신성사제의 컨셉은 차크라를 통해 상황에 맞게 다재다능한 힐을 하면서, 대천사를 통해 마나 관리를 하는 컨셉이었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현재의 모습으로 바뀌면서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대격변 신성사제의 입장에서 만일 대천사를 찍었을 경우는 다음과 같은 효과를 얻게 됩니다. 

 1. 성격 사용시 6% 확률로 다음 순치가 공짜 + 즉시시전.
 2. 성격 한번 사용시마다 치유량 3%, 마나 회복 3%의 버프 발생 (대천사)

 신성사제가 대천사를 쓸 상황은 마나를 회복하거나, 혹은 날개를 펴서 치유량을 증가시키고 폭힐을 하기 위한 목적일 경우입니다.  그런데, 현재의 "휘감는 빛" 특성은 신성사제가 대천사를 통해 저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하는데 그다지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선 마나 회복의 관점에서, 성격질 한 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마나는 자신의 총 마나의 3% - 성격의 소모마나. 입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치유량의 기대값은 순치 치유량의 6%입니다. 이는 "치유" 가 제공하는 치유량보다도 낮지요. (그리고 
글쿨을 감안할 때, 성격 1회 후 즉시시전 순치에 소모되는 시간은 치유의 시전시간과 거의 유사합니다.)

 이에 따라 신성사제가 대천사를 통해 마나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치유" 보다도 더 느긋한 상황이 발생해야 함이 자명합니다.

 또한 대천사의 두 번째 목적, 날개펴고 15% 힐링 향상을 노릴 상황이라면 "당연하게도 폭힐을 대비하자" 는 것이 주된 목적일 것입니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대로, 대천사를 위한 성격 1회를 통한 힐량은 순치의 6%로서 치유보다도 한가로운 힐량을 보여줍니다. 도저히 폭힐용이 될 수 없죠. 이래서야, "지금은 한숨나오게 한가하지만 대략 10초 후에는 폭힐이 필요할 것이야." 라는 상황 한정으로만 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나마도 대천사의 지속시간은 18초에 불과하지요.

 이런 요소를 감안할 때, 신성사제가 휘감는 빛을 찍고 대천사를 찍어서 마나 수급을 관리하느니 차라리 그냥 한가롭게 치유나 연타하는 쪽이 마나관리에 유리할 수 있다 (대천사를 포기할 경우, 마귀 쿨타임 1분을 줄일 수 있습니다) 는 결론이 나옵니다. 반대로 휘감는 빛은 수양의 입장에서는 좀 더 좋아보입니다. 더 튼튼한 보호막을 갖고 있고, 속죄도 있는 수양사제의 입장에서는 성격을 통한 힐 + 공짜순치 6% + 대천사를 통한 마나회복을 노리기에 부담이 신성보다 덜하기 때문입니다. 
 휘감는 빛은 신성이 아닌, 수양사제를 위한 것에 더 가까워 보인다는 이야기입니다. 신성은 그냥 치유나 한가롭게 하면 마나가 솔솔 차니 그걸로 관리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입니다. 대격변의 신성 특성에 있어, 대천사는 그다지 매력적인 옵션이 아닌 것이 자명합니다.

 문제는 한가롭게 치유를 연타하면 탱커가 죽어나가는 현재 대격변 밸런스에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대격변에서는 상치를 연타해도 오버힐 따위 나지 않아." 라고 하십니다. 즉 탱커 피가 빠지는 속도가 상치의 HPS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라는 뜻이죠.  이 상황에서 상치보다 HPS가 높은 단일대상 힐은 순치 뿐이고, 따라서 우행을 찍은 상태에서 순순상, 순순상 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단일대상 힐의 주된 방식이 될 것입니다. 상치보다 HPS가 낮은 치유가 끼어들 틈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문제는 치유는 상치보다 HPM은 훨씬 높다는 것이며, 이런 상황에서 치유의 HPS를 끌어올리는 것은 필연적으로 상치를 안쓰게 되는 결과를 부를 것입니다. 

따라서 치유의 쓸모를 늘리면서도 치유 외의 다른 스킬도 사용하게 하려면 치유를 쓰면 다른 기술이 버프되거나, 혹은 다른 기술이 치유를 버프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순치가 상치의 시전시간과 소모마나를 줄여주듯, 치유가 순치의 소모마나를 줄여준다던가 혹은 상치가 치유의 치유량을 늘려준다던가 하는 식 말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떠오르는게 있습니다. 바로 좀전에 언급한 "휘감는 빛" 입니다. 치유를 쓰면 순치가 좋아진다는 것은 분명 올바른 방향인데, 문제는 6%의 낮은 발동확률입니다. 6% 발동확률에 대한 기대값, 즉 순치 치유량의 6%를 치유의 치유량에 더해도 상치의 치유량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휘감는 빛을 달아줘도 치유의 HPS는 순치는 고사하고 상치조차 따라잡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순치 혹은 상치 대신 치유를 쓴다고 하면, 그것이 마나 때문임은 자명합니다. 그리고 신성의 특성트리는 순치나 상치보다 치유에 관련된 특성이 더 많습니다. (차크라, 계시, 휘감는 빛) 따라서 블리자드의 의도는, 사제의 단일대상힐에 있어서 치유의 비중을 끌어올리고, 치유를 통해 신성사제가 가장 취약한 부분인 힐 지구력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현재, 대격변 베타에서의 "치유" 를 쓸 수 있는 상황은 한정적입니다.


 결론적으로 블리자드는 신성의 컨셉은 매우 잘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상황에 따라 치유, 순치, 상치의 3가지를 다양하게 사용하고, 많은 광역 치유기와 HOT 힐을 가지고 있으며 차크라를 이용하여 상황에 맞게 스스로를 강화합니다. 사제의 마나 회복기는 최대 3가지(마귀, 찬가, 대천사) 이며 이는 타 힐러들의 것처럼 쓰기 간편하거나 효율적이지는 않더라도 그 대신 3종류나 있어서 상황에 맞게 활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거기까지라는 것입니다. 대격변에서 치유를 쓰는 상황 자체가 한정적이라 많은 분들이 느끼는 것처럼 널럴한 상황에서 한정적으로 쓰이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널럴한 스킬을 강화하기 위한 특성 포인트를 가장 많이 쓰게 됩니다.) 

 게다가 신성의 특성트리 포인트의 총합은 36포인트로 낮은 편인데, (참고로 수양은 42포인트입니다.) PVE를 하면서 축탄을 찍을 확률이 낮다는 걸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특성에 대한 선택권 자체가 적으며 반드시 수양 혹은 암흑에 상당수의 포인트를 투자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암흑에서 신성이 찍을 만한 초반 특성은 가속 3%와 마귀 쿨타임 1분 감소밖에 없죠. 수양에서는 매력적인 특성이 제법 존재합니다. 예를 들면 "대천사" 같은. 

 신성 트리의 적은 포인트 합계. 그리고 예전 빌드의 특성들로 볼 때 대격변 신성사제도 닥치고 대천사 찍어서 쓰라는 게 초기설계였음을 쉽게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대천사를 쓰기 위한 핵심적인 특성을 삭제하여 현재로서는 대단히 애매한 "휘감는 빛" 만을 남겨두었습니다. 그럼에도 신성의 고질적인 마나수급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나, 신성트리의 포인트 합계가 적은 부분에 대해서는 손을 대지 않고 있죠. 이래도 신성 트리를 "만들다 귀찮아서 때려치운"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습니다.

 결론적으로, 트리를 대대적으로 개수할 게 아니라면 고쳐야 할 부분은 딱 한 군데입니다. 바로 휘감는 빛이죠. 현재 신성트리는 영양가 없는 치유와 영양가 없는 성격이라는 두 가지 방법으로 마나관리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어째서 신성에게 "치유를 통한 사도 충전" 방법을 제공하지 않는지. 혹은 우행 특성처럼 치유를 쓸 때마다 순치를 강화하는 중첩이 쌓이게 하지 않는지 궁금하군요. 둘 중 하나만 되어도 신성 사제는 블리자드의 의도대로 모든 힐링 스킬을 상황에 맞게 모두 사용하는 매력적인 클래스가 될 텐데 말입니다. 

 10.28. 9시 24분 수정 :  글을 쓰다 보니 korjaeho님께서 새로 변경된 차크라 수정본의 설명을 올리셨군요.
 기대한 대로 치유를 통해 차크라를 띄우고 이를 통해 순치 혹은 상치의 성능을 강화하는 모양새가 되었습니다. 
 .... 이제 조금 나아지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