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세기말이라 인게임에서는 딱히 할 게 없는데, 와우는 붙잡고 있고 싶으니 게시판 활동에 집중하게 되네요. 그래서 오늘은 비법의 마나 관리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게시판에는 여러 비법 고수님들이 올려주신 비법의 마나커브에 대한 글들이 이미 있습니다. 그런데 그 중 몇몇개는 수식과 그래프로 이루어져 있어서 상당히 어렵게 느껴집니다. 비법의 마나 관리는 개인의 경험과 숙련도에 크게 좌우되고, 개인적인 경험을 객관화하여 정확하게 공유하기 위해서는 수식과 그래프만한 게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런 그래프를 이해하거나 만들 능력이 없고, 최대한 쉽게 풀어내기 위하여 오류를 각오하고 이야기와 설명으로만 진행할 겁니다. 

만약 더 정확한 자료와 함께 비법의 마나 관리를 이해하고 싶으시다면, 게시판을 뒤져 고수님들의 더 정확한 글을 찾아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그리고 긴 글이 부담스러우시다면, 4번 전설-비전의 조화 항목만 읽으시면 됩니다. 비전의 조화 전설을 쓰면 마나 관리가 자동으로 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1. 성공적인 마나관리란 무엇인가. 

일단 기본 전제부터 확실하게 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비법에게 있어서 성공적인 마나 관리란,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만큼의 마나를 보유하고 있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그 필요한 순간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 순간적인 딜로 빠르게 녹여야 하는 기믹에 대처할 때. 

•두번째, 내 쿨기가 왔을 때. 

고통의 투기장 자브 전투에서 깃발을 빠르게 녹여야 하는데, 마나가 없으면 파티가 터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신마강 쿨이 돌았는데 마나가 없고, 충전물도 0이라면 미터기는 바닥을 찍을 겁니다. 

핵심은 내가 언제 딜을 끌어올려야 하는지, 그리고 언제 가장 강해질 수 있는지를 이해하고, 그 때마다 충분한 마나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내가 반드시 강해야만 하는 순간, 그리고 내가 조금은 약해도 되는 순간으로 이해하셔도 좋습니다. 대부분의 딜러들은 보통-강-보통-강의 리듬으로 딜을 한다면, 비법은 강-약-강-약의 리듬으로 딜을 하고, 이 리듬에 맞춰서 내 마나 보유 상황을 조절하면 됩니다. 

그런데 앞서 말한 첫번째 상황과 두번째 상황은 대부분 서로 겹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신마강 쿨이 돌았는데, 깃발은 20초후에 나오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럼 우리는 어떤 걸 선택해야 할까요? 너무 공략딜에만 집중해서 마나를 관리하면 내 케릭터가 낼 수 있는 최대딜을 뽑지 못할 것이고, 공략을 무시하고 쿨기에만 집중한다면 미터기가 아무리 높아도 그저 딜딸러일 뿐입니다. 

비법의 성공적인 마나 관리는 첫번째와 두번째의 사이, 그 어딘가에 있습니다. 
 


2.실전 마나 관리. 

앞에서 비법은 강-약-강-약 리듬으로 딜을 한다고 정의했습니다. 여기서 강과 약을 조금 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강은 비전 충전물 4개를 가지고 있을 때를, 약은 비전 충전물이 없을 때를 의미합니다. 

비전 충전물이 꽉 차 있을 때는 딜은 강하지만 비전작렬로 소모되는 마나량이 매우 큽니다. 제 케릭터 기준으로 비작 한 방에 대략 10%정도의 마나가 소모됩니다. 단순 계산하면 4충 비작을 10번 정도 쓸 수 있고, 대략 15초 정도면 마나가 다 털립니다. 

내가 강해야만 하는 순간에는 이런 식으로 마나를 태웁니다. 그럼 내가 조금 약해도 되는 순간에는 어떻게 할까요? 그냥 비전 탄막으로 충전물을 털어버리면 됩니다. 그리고 충전물0에서 4까지 한 단계씩 다시 올렸다가 또다시 털어버립니다. 그럼 비탄에 붙어있는 충전물당 마나회복 + 케릭터 기본 마나 회복으로 내 현재 마나 보유량을 유지하거나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다음 버스트 타임이 올 때까지 이런 식으로 마나 관리를 하는 겁니다. 

짧게 정리하면, 마나를 태워야 하는 순간에는 비전 충전물 4개 상태를 유지하고, 마나를 세이브 할 때에는 충전물 0~4, 필요하다면 0~3을 반복합니다.
(가속과 특화의 수치에 따라 충전물 0~4를 반복해도 마나가 계속 줄어들거나 현상유지만 할 수도 있으나 이는 뒷부분에서 다루겠습니다.) 

그런데 비법에게는 비탄으로 충전물을 소모하는 것 말고도 마나를 능동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수단 두가지가 더 있습니다. 환기와 마나석이죠. 이 두가지는 상황에 맞춰서 유연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상황이라는 게 너무 다양해서 글로 다 옮기기는 힘들고, 환기의 가장 강력한 활용법 하나만 소개하겠습니다. 

승천의 보루 막넴 단상입니다. 3명의 중간보스와의 전투가 연속적으로 이어집니다. 비법은 강-약-강-약 리듬으로 딜을 하지만, 이 상황에서 약해도 되는 순간은 없습니다. 스치면 죽는 미사일이 날아다니고, 전투 시간이 길어질수록 미사일이 쌓이니까요.  

바로 이 때 환기를 써서 리듬을 리셋합니다. 강-약이 아니라 강-환기-강의 리듬으로요. 약한 순간은 결국 오겠지만, 환기를 통해 강한 순간을 두 번 연속으로 가져갈 수 있습니다. 

 

3. 가속과 특화. 

마나를 필요한 순간에 쓰는 것만큼, 마나를 낭비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특화와 가속의 관계에 대하여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화 : 학자 
마나 회복 속도와 최대 마나가 9.6%만큼 증가합니다. 
비전 충전물이 비전 작렬의 공격력을 4.8%만큼, 비전 탄막의 공격력을 2.4%만큼 증가시킵니다. 
다른 모든 비전 공격력을 8.0%만큼 증가시킵니다. 

비법 특화의 상세 툴팁입니다. 마나 회복 속도와 최대 마나량에 영향을 주지만, 놀랍게도 특화가 마나 관리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제 케릭터 기준으로, 특화가 30%일 때 최대 마냐량은 6만8천 정도입니다. 특화를 35%까지 올리면 7만을 조금 넘깁니다. 그리고 4충전 비작 한 방에는 6875의 마나가 소모됩니다. 그러니까 특화에 5%나 더 투자해도 대략 3천 정도의 마나 밖에 더 얻지 못합니다. 비작 한 방에 7천이 소모되는데 3천을 누구 코에 붙입니까. 

물론 마나 회복 속도에도 영향을 주고, 전투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특화가 마나 관리에 미치는 영향은 커집니다. 그렇지만 와우의 기본은 전투를 빨리 끝내는 것입니다. 전투를 길게 가져가야만 효율을 본다는 건 결국 비효율적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렇지만 특화가 안 좋은 스탯인 건 또 아닙니다. 비법의 주요 공격 스킬과 모든 비전 데미지를 증가해주니까요. 증가율도 꽤 괜찮습니다. 다만 마나 관리 측면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말입니다. 

비법의 마나관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스탯은 가속입니다. 내 마나는 한정되어 있는데 가속이 높을수록 마나를 쓰는 속도는 빨라집니다. 특화에 비해서 가속이 너무 높을 경우, 충전물 0~4를 반복해도 마나가 계속해서 줄어들 겁니다. 그런상황에서 환기와 마나석이 쿨이다? 그럼 필살기를 쓸 수밖에 없습니다. 상급 투명화로 혼자 전투를 풀고 빵을 먹는 겁니다. 필살기라고 썼지만, 민폐라고 읽으시면 되겠습니다. 

그러니까 가속이 낮을수록 특화에 상관없이 마나 관리가 편해집니다. 실제로 (성약에 따라 다르지만) 비법은 가속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별로 없기도 해서 저가속 세팅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가속을 0으로 만들면 0충전물 비전작렬 캐스팅 시간이 2.5초입니다. 정신건강에 매우 해롭습니다. 

그런데 특화에 비해서 가속이 너무 낮으면 그것도 곤란합니다. 특화로 얻은 마나를 소비하지 못하고 계속 쌓이기만 할 겁니다. 즉, 스탯이 낭비되는 겁니다. 

종합하면, 비법은 항상 특화와 가속을 묶어서 생각해야 합니다. 두 개의 스탯을 적정한 비율로 맞추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가속과 특화의 황금비율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저도 모릅니다. 비법은 성약별로 플레이 스타일이 달라서 딱 잘라서 어떤 비율이 좋다고 이야기하기 상당히 어렵습니다. 

다만, 요즘 가장 잘 나가는 키리안 비법은 가속에 10% 정도 밖에 투자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펠라고스 영혼결속을 통해 순간적으로 높은 특화를 챙길 수 있기도 합니다. 이에 맞춰서 특화에도 높은 투자를 하지 않고, 치명은 장신구로 챙길 수 있으니, 치가특 적당히에 유연 몰빵이 가장 이상적인 2차스탯 분배라고 볼 수 있습니다. 

 

4. 전설-비전의 조화. 

드디어 조금 쉬어 가는 시간입니다. 서두에서도 언급했지만, 비전의 조화 전설을 쓰면 마나관리가 자동으로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비전의 조화 : 신비한 화살이 적에게 적중할 때마다, 다음 비전 탄막의 공격력이 8%만큼 증가합니다. 이 효과는 최대 18번까지 중첩됩니다. 

핵비탄을 날리게 해주는 전설입니다. 여기서 마나 관리에 대해서 주목해야 할 점은, 비탄이 모든 충전물을 소모한다는 것입니다. 그럼 충전물이 0이 되고 다시 4까지 끌어올리는 동안 마나 소모량이 적어질 수밖에 없고, 마나는 계속 자연회복 됩니다. 내가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전설 스택 소모하는 동안 마나가 어느정도 관리되는 겁니다. 강-약-강-약의 리듬이 알아서 돌아가니 마나 관리 난이도가 엄청나게 내려갑니다. 

단, 불편한 점이 없는 건 아닙니다. 비전의 조화 전설을 쓰다 보면 내가 마나를 태우고 싶을 때에도 비탄으로 충전물을 소모해버려 마나를 태우지 못하는 순간이 종종 있습니다. 자동으로 관리된다는 측면의 단점이죠. 

하지만 다행히도 이 단점을 조금이나마 커버할 수 있는 방법이 두가지 있습니다. 첫번째는 비전 보주를 쓰는 겁니다. 방향만 제대로 맞추면 최소 2 충전물을 1글쿨에 얻을 수 있습니다. 마나를 태울 수 있는 4충전물 상태로 빠르게 돌아갈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보주마저 쿨일 때 쓰는 방법으로, 신비한 폭발을 쓰는 겁니다. 제 케릭터 기준 충전물0일 때 비작의 데미지는 800정도이고, 1일때는 1500정도입니다. 그리고 신폭은 1300입니다. 캐스팅 시간까지 생각하면 2충전물 까지는 그냥 신폭 치는 게 이득입니다. 물론 근접거리에서 써야 하겠지만요. 


마무리
마나 관리는 번뜩임 수급과도 연관이 있어서 이에 대해서도 논하고 싶지만, 생각보다 글이 길어져 버려 다른 비법 가이드 글에 번뜩임과 관련된 내용이 있다는 말로 대신하고자 합니다. 게다가 현재 유행하는 비전의 조화 키리안 비법은 번뜩임 의존도가 낮기도 하고요.

이전에 올린 각 성약별 비법 이모저모란 글에 많은 분들이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좋은 글 감사하다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보잘것 없는 글에 댓글을 달아주셔서 제가 오히려 더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비법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