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칸 가방 남으시는분?? 이라고 외치는 오크 주술사가 있었다.
참 오랜만에 보는 광경이다.

클래식으로 처음 와우를 접했던 나는,
가방 시스템이 굉장히 낯설었다.

세상에 인벤을 16개밖에 안주는 개같은 겜이네 ㄷㄷ

센진마을에 진입할 때 쯤, 가방이라는 아이템을 얻어서 껴줘야한다는 걸 알았고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애드온의 존재자체도 몰랐던 그때는 어떻게 해야할지도 몰랐다.

그때 공개창에 어떤 글이 보였다.

"리넨 옷감 가져다주시면 가방 만들어드려요!"

내 작은 인벤 창에는 몇개 안되는 리넨 옷감이 있었고, 그에게 건넸다.

2개를 줬는데 그는 내게 가방 4개를 주었다.
뭘 알았겠나 나는 리넨 옷감 1개면 가방 2개가 되는 줄 알았다.

지나고 나서 그분이 귀인이셨다는 걸 알게되었다.

오그리마에 6칸 가방을 얻을 수 있냐는 공허한 외침에
작년의 초보였던 내가 생각났다.

나는 이 주술사에게 말했다.
"6칸은 너무 적소 16칸으로 합시다."

창고에서 놀던 달빛매듭가방 하나를 그에게 건넸다.
가방 하나로 인벤창이 넉넉해졌다고 고마워하는 그를 뒤로한 체 나는 자리를 떴다.

나는 못됐다.
그에게 가방 업그레이드 하는 재미를 뺏었고,
나머지 빈칸에 채워질 작은 가방에 상대적 부족함을 주었다.

그치만 그에겐 가장 큰 걸 주고 싶었다.

내가 초보 때 받은 그 배려를 넘치게 베풀고 싶었다.
35골쯤 하는 그 가방 하나 따위로 내가 받았던 온정이 전해졌길 바라며 말이다.

그가 그저 처음하는 와린이이길 바라며,
그가 부캐면서 구걸하는 쥐좆만한 씹새끼가 아니길 바라며,
나는 그 길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