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군 올하드를 다니는 어느 한 도적이 있습니다.
십자군 베스트 60점에 미디안 31점의 잘난 것 없어 보이는 도적입니다.

7월 27일의 레이드는 유난히 로그가 낮게 찍힌 날입니다.
1~4넴의 로그도 초~회딱입니다.

분명 숙련도나, 세팅 등에 개선점이 있겠지만,
그를 위해 약간의 변호를 해보자면, 전구간 네임드에서 약노를 박았습니다.
공대내에 전사는 분전 한명 뿐이었고, 방가는 초반 고르목만 잠깐 들어간 것을 보니,
공대장의 요청으로 약노를 박은 것 같습니다.


조금 아쉬웠던 것은 약노 문양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풀약노를 박을지 모르고 레이드에 참여해서 그랬거나,
안그래도 금방 끝나는 레이드인데 도적 입장에서 마을에 다녀온다고 말하기 뭐해서 그랬을 수도 있죠.


그중에서도 1넴의 로그는 무려 9점.
아무리 약노를 박았다지만, 다소 의아한 점수입니다.
확인을 해보니 1-3넴 초반에 사망했습니다.(거대충돌 오기 전)

이유를 보니 운이 조금 안좋은 편이긴 합니다.


얼음울음에서 최대사거리를 잡으려했으나, 다소 거리가 모자라서 넉백을 맞았습니다.
근데 넉백을 맞고 날아간 곳에 산성아귀의 독바닥이 있었고,
거기에 얼음울음이 바로 북극의 숨결(브레스)을 날려서 죽었습니다.


얼음울음 넉백으로 독바닥 까지 날아갔는데, 거기에 넴드가 브레스까지 날려서 죽이는 케이스는 첨봤습니다.
이런 콤보가 가능하구나... 또 하나 배웠네요.
또 운이 안좋았던 점은, 이상하게 넉백을 많이 당했다는 것입니다.
같이 넉백을 맞은 기사는 29미터를 날아갔는데,
이 도적은 31미터를 날아갔습니다.
아마 점프를 뛰다가 넉백을 맞고 더 멀리 날아간게 아닌가... 하는 합리적인 추론을 해봅니다.
참고로 얼음울음과의 거리는 기사가 더 가까웠습니다.

대망의 아눕아락 로그. 무려 5점입니다.
이번엔 약노에, 상감독까지 발랐습니다.
공대내에서 사냥꾼이 조사를 박았는데도 상감독을 발랐습니다.
공대장의 요청이었는지, 아니면 본인 판단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사냥꾼은 4분 46초에 먼저 죽었고, 아눕아락은 4분 56초에 다운되었으니,
상감독을 바른 판단은 의미가 있었던것 같습니다.

제가 로그를 잘못봤습니다. 조사는 없었네요. 어디서 본거지 ㅋㅋㅋ

아눕아락의 킬로그를 보니 다소 당황스럽습니다.
25명의 공대원 중, 무려 23명이 죽고 겨우 잡은 로그입니다 ㅋㅋㅋ

잡긴 잡았지만, 공대가 왜 무너졌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우선 쫄탱이 3페 돌입후에, 아눕 체력 10퍼에서 사망했습니다.
쫄탱에게는 신기의 성빛이 꼽히고 있었지만,
마지막 성빛 이후로 3초간 힐이 비었습니다.

담당 신기는 이 타이밍에 냉기관통에 걸렸습니다.
그래서 자기 자신에게 신성충격을 사용했고, 이 단 한방의 신성충격 때문에
그 타이밍에 쫄탱이 사망했습니다.
아마 신기가 무적을 사용했어도 쫄탱은 죽었을겁니다.
(신성 충격 4분 21.366초 / 쫄탱 사망 4분 22.118초)

물론 쫄탱이 전부or영석으로 바로 일어나서 힐이 들어갔다면 다른 시나리오가 나왔을 수도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만약이고 입와우죠.

참고로 이 글은 신기의 쫄탱힐과 냉관에 대한 글이 아닙니다.
이것에 대해서는 나중에 별도로 따로 다루겠습니다.

여하튼 쫄탱이 눕고, 바로 2어글자인 신기2명이 눕고, 공대원이 차례차례 눕기 시작합니다.
4분 44초에 이 도적도 냉기관통에 걸렸습니다만,
바로 그망으로 디버프를 해제합니다.


이때 이미 모든 힐러는 사망했고,(쫄탱이 눕고 난후 힐어그로가 1순위이기 때문에)
영석이 걸려있던 수사 혼자 일어나서 힐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아마 그망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바로 사망했겠죠.

힐이 없는 상황에서 4분 47초에서 도적은 생석을 먹습니다.
조금이라도 착취의 무리에 버티기 위해서였겠죠.

영석으로 일어난 수사와 쫄탱이 마지막 순간까지 버티고,
그 둘마저 모두 죽고, 23명의 공대원이 모두 사망했지만,

미리 회피를 켜둔 도적은 마지막의 그 마지막 순간까지 버팁니다.

마침내 미리 영붕을 눌렀던 흑마와 회피를 켠 도적, 
단 두명만이 남아서 결국 아눕아락을 다운시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이런 로그를 별로 좋아하진 않습니다.
애초에 위험한 순간은 생존기와 공생기로 막아야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레이드에서 마지막까지 혼자 남아서 네임드에 막타를 날리는 것이,
굉장히 큰 짜릿함을 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공격대에 제가 참여한 것은 아니라서, 분위기는 잘 모르겠지만,
로그만 놓고보면 이렇게 짜릿한 로그도 찾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은 도적을 변호하기 위해서도, 
혹은 누군가를 나무라기 위해서 작성한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