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보면 중요한 논의중 하나인데, 논의가 생산적인 방향에서
진행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글을 씁니다.

우선 저는 와우클래식 화심 초기부터 지금까지
공대장을 잡고있는 사람입니다.
처음엔 분명 공대장을 잡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많이 흐르다보니,
제가 공대장을 왜 잡는지에 대해서는 조금 의문입니다.

아시다시피 구인과정을 거치고,
공략을 준비하고 마이크를 켜고,
레이드를 진행하는게 쉽진 않습니다.

불성에 경험도 없고, 길드 기반도 없다보니,
레이드 성적표가 잘 나와야 공격대가 유지가능합니다.

그래서 PTR도 가보고 공략영상도 보고,
로그도 열심히 분석해보지만,
퇴근 후 고작 3~4시간 게임하는 입장에서는
여유가 많지 않습니다.

분명 공대장을 잡는 이유에는 약간의 책임감도 있고,
공략을 성공했을때의 성취감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절대 결정적이지 않습니다.

공대장은 잡다보니 하게 되었는데,
이게 임기가 있어서 누구한테 넘겨줄수 있는 것도 아니고,
투표로 뽑아서 넘길 수 있지도 않습니다.
아니 그냥 내가 공대장을 안잡으면 되는 것인데,
왜 그것을 놓지 못하고 있을까요?

그런데 이것은 비단 저만의 생각은 아닐겁니다.
수많은 공대장들이 있지만,하나의 결정적인 이유로 공대장을
잡는 사람이 어디있을까요?

이제와 돌이켜보건데,
매주 와주는 분들, 힘들어도 함께하는 분들
제가 싫은 소리해도 저보다 더 큰 아량으로 넘겨주시는 분들,
제가 캐치못했던 부분을 잡아내서 피드백해주는 분들.
그리고 아이템 파밍해서 마부하고 보석박아서 다음주에 참석해주는 분들.
레이드에 부족한 클래스를 열심히 키워서 땜빵으로 와주시고,
저와 함께 공격대를 이끌어주시는 모든 분들.
그런 분들 한분 한분,
사람 때문에 아직 이 공대장을 놓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사람이 매번 좋은 것은 아닙니다.
답답할때도 많고, 실망할때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일에 상처 받아서,
모든 것을 내팽겨칠 나이는 이제 아니기 때문에,
아마 공대장은 계속 잡을 것 같습니다.

요즘 고민중인 것은 공장 수고비에 대한 부분입니다.
해외 골드기반 공격대는 구인비용과 리딩비를 따로 책정해서
분배에 포함을 시켜놨더라구요.
익히 알고있던 내용이지만,
저는 이게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공대장은 노동의 영역이고.
보상 없는 노동은 지속되기 힘드니까요.

저는 골드가 따로 필요하진 않습니다.
뭐 아이템 순서되면 먹겠죠.
보통 양보하는 편이고,
탱커만 하다보니 탱템은 비싸지도 않습니다.

그저,
파밍의 기준은 다음 레이드 던전을
트라이 할 수준이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보통 딜러 코어템만 아니면 대부분 잘 먹습니다.

요즘 딜러도 키우고 있긴한데,
딜러도 코어템 비싸게 먹어서 로그 찍는 재미도 있겠지만,
가성비템 먹어서 레이드 가는 것도 재미집니다.
그래서 골드가 딱히, 필요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굉장히 특이한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공대장은 골드가 나갈일이 많습니다.
힐러에게 암룬이라도 챙겨주고 싶고,
그걸 공대자금에서 빼기보다는 자기돈으로 챙겨주거나,
귀족 클래스가 안구해질 땐, 공대장 자비로 차비를 챙겨주고
귀족클을 구인합니다.
왜냐면 귀족클래스가 구인되지 않는 것이 자기 탓 같거든요.
내가 좀더 리딩을 잘하고, 퍼포먼스를 잘 뽑아냈다면,
귀족클도 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죠.

아이템 문제로 벌금 낼때도 많습니다.
저도 불폭 1~2주차에 술사 차비로 2만골을 쓴적도 있고,
아지노스 문제로 5만골드를 벌금으로 낸적도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공대장은 절대 골드를 더 벌어가진 못하고,
노동은 노동대로 하고, 골드가 나갈일 밖에 없습니다.
분배금에 골드 올려주는일도 왕왕 있죠.

아마 상당수의 공대장 분들은,
현금 거래를 하고 계실수도 있겠죠.
저도 현금 거래하는데 큰 부담이 없지만,
혹시나 걸려서 정지당할까봐 현질을 못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다음 레이드 던전이 열릴때 쯤,
블리자드에서 대대적으로 현금거래를 정지 시키니까요.
계정도 1개인데 정지당하면, 후폭풍이 너무 큽니다.
그래서 겁나서 현질을 못하고 있습니다.

공대장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골드로 수고비를 주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래야 서비스의 질이 올라갑니다.
큰 문제없이 레이드를 이끌어 가야한다는 책임감도
생길 것이고,
그것은 공대장이 수고비를 받을 필요가 있음을
증명할 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위에서 말했다시피,
공대장은 골드 들어갈일이 많습니다.

공대장 수고비가 정착된다면,
하위 레이드도 살아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장점만 있는게 아니겠죠.
단점도 분명히 존재할 겁니다.
그리고 지금 공대장을 하시는 분들에게,
골드는 절대 중요한 요소가 아닐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는 분명히 논의되고 고민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오래오래 게임을 즐길 수 있을테니까요.


서론이 길었네요.

아래 언급되어 있는 5만 골드 공대장 수고비에 대해서,
의견을 밝히는 것이 조금 조심스럽습니다만,
저는 받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방법적인 부분에서는 조금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첫째로 공대장 수고비는 클래식에 정착된 문화가 아닙니다.
이것의 필요성은 이전부터 대두되었고,
본섭에서도 구인비용을 따로 책정하지만,
유독 클래식에서는 수고비 문화가 정착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수고비가 있었다면 미리 밝히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로, 정착되지 않은 수고비는 굳이 밝힐 필요가 없습니다.
이것은 첫번째 이야기인 수고비는 미리 밝혀야 된다와 상충되지만, 결론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미리 밝히지 못했다면,
후에 밝힐 필요도 없습니다.

예를 들어,(이것이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저와 제 친구는 주식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삼성전자가 앞으로 유망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함께 삼성전자 주식에 투자를 했다고 가정해보죠.
서로 얼마를 투자힐지 물어보고
100만원씩 투자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이후에 삼성전자는 떡상을 하게되고,
저와 제 친구는 모두 100%의 수익을 얻게 됩니다.
기쁜 마음에 같이 술을 한잔하면서 수익금 100만원을 어디에 쓸지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제 친구는 저에게 이야기 없이,
2억을 더 투자하고, 어마어마한 수익을 얻은 것을 알려줍니다.

그럼 저는 친구를 축하해주겠지만,
앞으로 우리는 주식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요?
친구에게서 아주 약간의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까요?

그 배신감의 이유가 미리 말을 안해준 것인지,
아니면 나와는 비교도 안되게 수익을 얻은 질투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사람 감정이 참 우습습니다.
그 2억은 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도 말이죠.

만약에 친구가 제게 2억의 투자를 이야기 하지 않았다면
어떘을까요?
우리는 계속 우정은 더욱 돈독해졌을 것이고,
친구는 친구대로 저는 저대로 다시 또 주식에 대한 이야기를 했을 것입니다.

이 문제가 딱 그렇습니다.
개인의 거래로 받은 공대장 수고비에는 아무런 반대가 없지만,
그것을 굳이 이후에 밝힐 필요가 있냐는 것이죠.
그 공대장 수고비를 축하해줄 사람도 있겠지만,
문제삼거나, 문제 삼지 않아도 안좋게 볼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이런 것을 민감한 문제라고 이야기합니다.
사람에 따라 판단의 영역이 나뉘기 때문이죠.
어느 것이 옳다고 할수 없습니다.
그러니 언급해서 좋을 것이 없습니다.
그냥 아지노스 득자에게 5만 골드를 받고,
고맙고 축하해주면 되는 일입니다.

어떤 분들은 이것은 개인이 주는 보너스의 개념인데,
왜 공대장 수고비와 엮는지 이해가 안되실수도 있습니다.
이것 역시 불분명합니다.
저 개인적인 5만골드 증정이 수고비가 맞냐 아니냐는 말이죠.

하지만 저는 수고비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어떤 사람은 골드만 벌기위해, 템만 먹기위해
검은사원에 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파밍도 필요없고 골드도 필요없지만,
공대장이 또 수고를 하면서 공격대를 모으고 있으니,
도와주러 가야겠다 생각하고 갈 수도 있습니다.

또 누군가는 아지노스가 나왔을 때,
내것은 아니어도 누군가가 기뻐하는 것을 보기위해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순수하게 득자를 축하해주고, 쌍아지노스를 만드느라 고생한 그 사람과 함께 기뻐해주기 위해서죠.

그런 사람들이 과연 없을까요?
다른 던전이라면 모르겠지만, 검은사원은 유독 그렇습니다.
난이도도 크게 높지 않으니, 도와주러 갈만하죠.

무엇보다 제가 그렇습니다.
검은 사원 1주차부터 빠짐없이 공격대를 짜왔는데,
쌍아지 2명, 보조노스 짝부랄 4명이 나왔습니다.
아직까지도 보조노스 짝부랄 3명과 함께
검사를 매주 가고 있습니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저는 골드도 필요없습니다.
검사를 가는게 제 템 파밍을 위한 것도 아닙니다.
이미 태샘은 공략되었고,
공대원 파밍시켜도 공격대에 큰 이득이 없습니다.

안가는게 편하지만, 제가 아지노스 검사팟을 짜는 이유는
단, 한가지 입니다.
수 개월간 함께 했던 공대원이 쌍 아지노스를 파밍했을때,
그때 제가 아지노스를 먹은 것처럼 행복했기 때문이죠.

과연 저같은 사람이 불특정 막공에 1명도 없을까요?
그리고 골드 벌겸, 도와주러 갈겸 함께 했던 공대원이
미리 공지되지 않은 공대장 5만골드를 알게되었을때,
순수하게 함께 기뻐했을까요? 아니면 배신감을 느꼈을까요?

위에서 말했다시피,
우리는 이것을 민감한 문제라고 이야기합니다.

마지막으로 약간 궁금한게 있는데요.
저는 주장비 보조장비 둘다 10만골드에 선입시키고 있습니다.
로크 얼라에서는 가장 높은 금액이지만,
아지노스는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드랍이 되냐 마냐의 문제이지,
이게 싸다 비싸다를 언급할만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사람들의 인식보다 가격보다
약간 비싸게 선입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선정한 금액이 10만골드 입니다.

근데 호드에서는 주7/보조5가 일반적인 가격인가요?
호드라면 더 비싸게 선입할 줄알았는데....
만약 주7/보조5 자리가 저렴한 편이고,
자리를 얻는 것이 흔한게 아니라면,
그럼 드랍시 증정한 공대장 5만골드는 너무나도 명백하게
공대장 수고비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절대 개인적인 거래가 아닙니다.
얻기 힘든 자리를 마련해준 것이니까요.

근데 호드는 주7/보조5 자리를 구하기가 쉬운가요?
저는 얼라에서 주10/보조10을 해도 문의가 엄청 옵니다.

한줄요약 : 받아도 문제가 없지만, 미리 공지하거나 아니면 아예 나중에라도 밝힐 필요가 없었다.


여하튼,
저는 공대장 수고비가 결국은 정착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발 수고비 줄테니 공격대좀 짜주세요.
저도 공대원으로 갈때가 가장 게임 재미있고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