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가 왜 망했냐를 두고 한국에서는 두가지 엇갈리는 진단이 존재하지. 그리고 이 각각의 진단들이

재미있는 것은, 보수 혹은 진보 같은 정치사회적 스탠스에 떠라서 각자 입장이 확연하게 나뉘고 있다는

것인데...

 

보수 = 과도한 복지비용 지출. 과도한 연금 지급으로 인한 정부 재정적자 누적.

진보 = 상류층들의 부정부패와 탈세.

 

물론 오거리마 너님은 보수적 진단을 그리스가 망하게 된 주요한 원인중 하나라고 주장하고 있는

중이고... 물론 여러가지 복합적 원인들 중의 하나라고 애둘러 말하고는 있지만, 다른 여러가지 원인

들은 애써 언급조차 않는 그 속내가 무슨 의도에서인지는 모르겠고.

 

어쨌거나 너님이 주구장창 그리스 위기의 원인중 하나라고 주장하는 바로 이 부분에 대해서 반박을

해드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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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리마(2015-07-03 00:15:54)

그리스 연금문제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GDP대비해서 16%가 연금지출이다.  

유로평균보다는 당연히 높고 그냥 최고수준임. 연금과 임금이 재정지출의 75%를 차지하고 

있음. 빌린돈도 제대로 못갚는 나라가 그보다 훨씬 잘살고 돈대주는 나라인 독일보다도 

연금의 대체율이 높고 지출비율도 60%이상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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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말씀하셨는데 말이지, 너님의 반박에 거두절미하고 결론적으로 대답하자면, 그리스 연금 문제는

그리스 경제 위기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이 내 결론이야. 물론 단순 수치상으로만 비교하자면, 유로

국가들 기준에서 GDP대비 연금지출 비율은 그리스가 높은 수준인 것은 맞아.

 

독일같은 채권국들은 그리스에 대해서 연금제도 개혁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 하지만

이는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요구받고 있는 것이지, 연금제도로 인해 구제금융사태가 일어났다는 걸 의미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야.

 

자 그러면 그리스 연금지출에 대한 해외 언론들의 평가는 어떠한지 한번 살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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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 월스트리트저널 <그리스 연금은 후하지 않다>

그리스의 GDP 대비 연금지출 비율은 유로존 내에서 최고다. 하지만 이는 그리스 사태로 GDP가

큰 폭으로 줄어든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스의 65세 이상 노인 비중은 20%로 유로존에서 가장 높다.

65세 이상 노인 1인당 연금지출액을 보면 유로존 평균 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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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6 영국 로이터 <그리스의 패러독스>
2012년 통계를 보면 그리스는 GDP의 17.5%를 연금으로 지출해 유럽 어느 나라보다도 많았다.

하지만 연금수혜자의 45%는 빈곤한계선인 월 665 유로보다 적게 받고 있다. 더우기 국민 4명당

1명 꼴인 실업자들 중 상당수가 연금을 받는 은퇴한 부모나 조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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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너님의 주장은, 유로존 국가들에 비해 현저하게 낮아져버린 그리스의 GDP규모 따위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연금지출 수치만 단순비교 해서 진단을 내리다보니 이런 오류를 드러내고 있단 말이지.

 

또 한가지 너님의 진단중에 "연금과 임금이 재정지출의 75%를 차지하고 있다"는 주장이 있는데, 대체 

그 수치는 몇년도 시점의 수치인지, 무엇에 근거한 수치인지 모르겠어. 공교롭게도 조선일보가 너님과

똑같은 수치들을 인용해서 혹세무민하고 있는데 말야.... 이게 왜 터무니없는 말인지 지적해줄게요.

 

 

우리는 흔히 '공공사회지출'이라고 말하면 그것이 곧 복지지출이라 착각하는데, 공공사회지출에는

국방.치안.법조 같은 항목들까지 포함되는 것이란 말야. 그렇다면 그 연금 지출이 노동복지지출에 집중

되고 있는건지, 아니면 국방.치안.법조 같은 고위 관료층에 집중되어 있는지를 구분해서 봐야 할 필요가

있는거 아니겠음?

 

그러면 팩트를 체크 해봅시다.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시작한 2010년 부터 2014년까지의 각종 통계를 보자면, 이 기간 청년실업률은 30%

에서 55%로 늘어났고, 자살률은 35%증가, 절대빈곤선 이하 계층 비율은 27.6%에서 34.6%로 늘어났음.

가계 평균 소득 감소율은 30% 늘어나고, 최저임금 감소율은 26%, 평균임금 감소율은 38% 각각 늘어남.

평균 연금수급액 감소율은 45%가 늘어났음.

 

아니 너님 주장에 따르자면... 그리스는 국가 재정의 75%를 연금과 임금 지출에 때려박고 있다는거 아냐. 

그런데도 절대빈곤선 이하 계층 비율이 34.6%로 늘어나나? 이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감? 너님 주장대로면,

그리스 국민들 대부분이 과잉 복지와 연금 혜택으로 띵까띵까 배뚜들기고 쳐놀면서, 막상 국가 파산 사태가

닥쳐서 복지좀 조금 줄이자고 하니까 개떼같이 일어나서 반대하는 돼지들이어야 맞는 묘사거등. 실제로

조중동을 앞세운 제도 언론들은 그렇게 그리스 국민들을 묘사하고 있는 중이고... 

 

활자로 표현하다보니 절대빈곤선 이하라는 단어가 쉽고 간단하게 쓰여지지만, 다시말하면 최저생계도

유지하지 못하는 최극빈층이 국민들 중 34.6%... 그러니까 그리스 총 국민 숫자가 천만명 수준인데 그중

30%이상이 최극빈층이라는 말이야. 국가재정의 75% 이상을 복지와 임금에 때려박고 있는 나라에서 왜?

간단하자나? 정작 복지나 연금의 혜택을 독점하고 있는 놈들은 따로 있다는 것.

 

65세 이상 노인 1인당 연간연금지출액. 출처 유로스타트, WSJ

 

 

자 이 그래프를 보시고도 그리스의 연금지출액 규모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대충 답이 안나오나?

 

그리고 미안하지만 그리스는 이미 2010년에 연금법을 개정을 했어요.

연금 지급률을 줄이기 위해서 원래 61세 였던 공무원 정년을 65세로 늘였고요, 결정적으로 총 근무 년수가

40년 이상인 대상만 연금 총액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말입니다. 그리고 16만명의 공무원을 감축했고요.

그것도 모자라서 연금 지급을 수년씩 유예시켰어요. 연금 지출의 대부분이 카르텔화 되어있는 소수의 고위

관료 조직들이 정계와 결탁해서 누리던 혜택들 이었을 뿐, 정작 하위 공무원 출신 퇴직자들은 속속들이

최저빈곤선 아래로 곤두박질 치고 있었단 말입니다.

 

게다가 그리스 상류층 새끼들은 세금도 존나 안냅니다.

세금은 존나 안내면서 사회지출 복지부문 비용은 거의 독점을 하다시피 하지요.

그러면 이게 복지문제입니까? 아니면 정부의 방만하고 비효율적인 복지재정 운용의 문제입니까?

 

 

자... 이건 그동안 구제금융으로 받은 돈들이 다 어디에 쓰였는지를 보여주는 그래프입니다.

그래프가 잘 안보이시는 노안들은 살포시 눌러주시면 존나 크게 보여집니다.

 

어라 시발? 구제금융의 92%가 이자 갚는데 다 들어갔네요? 구제금융을 받아서 이자를 갚으면, 원금은

더 늘어나버리는 매직, 그래서 더 많이 돈을 빌려서 또 이자 갚는데 써야만 하는 매직. 이게 시발 도둑놈이

아니면 뭐임? 아무리 악성 사채라고 한들 뭐 이런 시발 개같은 경우가 있냐고. 그러니 디폴트 선언이 답이

라는 말이 나오지. 더구나 빚잔치로 과잉복지 했다는 우리 보수님들의 말은 전혀 안맞네? 그래프 어디에도

구제금융이 복지 부분에 쓰여졌다는 근거는 없습니다만?

 

 

세계 주요 언론들도 대부분이 그리스의 금융위기가 지나친 복지포풀리즘과 이로 인해 나태해진 국민들

때문에 발생했다는 식으로 바라보는 곳은 거의 없는데, 왜 유독 한국 주류 언론들만, 왜 한국의 보수들만

이런 프레임을 깔고 바라볼까요?

 

 

오거리마님 날보고 복지는 상관없어라며 빽빽거리고 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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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리마(2015-07-03 00:15:54)

걍 아무 근거도 없이 닥치고 그리스는 복지문제없어요 빼애애액!!!  

거지국가 그리스가 부자 독일보다도 높은 수준으로 연금을 유지해도 그건 제도언론이 만들어낸 프레임 

탓이에요 빼애애액!!  그리스 연금은 전혀 문제없고 다 프레임탓이에요 빼애애액!! 대체 여기서 프레임에 

빠져서 헛소리하는게 누구인거야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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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누가 수꼴들이 만들어낸 프레임에 빠져서 팩트는 개무시하고 단순화 시켜버린 수치 비교로 빽빽대고

있는겁니까? 왜 전혀 상관없는 복지와 공무원연금 문제를 끌고와서 그리스 디폴트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

하면서, 한국도 그리스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복지 포퓰리즘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연결시키냐고요. 

예전에 있었던 몇몇 논쟁에서도 항상 이런 식이었죠. 한동안 안보이더니 변한게 하나도 없네요?

 

아아... 물론 그리스 디폴트 사태의 가장 주요한 원인이 부정부패라는 견해에 대해서도 저는 이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정부패는 부차적인 현상이었을 뿐, 원인은 세계자본주의 이윤율 저하 경향과, 극단적인 신자유

주의적 질서로서의 유로화의 팽창주의가 맞물려서 폭발한 것이라고 진단합니다만... 뭐 언제나 그러하듯이

글이 길어지면 요약충이 출몰해서 물을 흐리는게 논게 바닥이라... 이 부분에 대한 글은 후에 따로 적어보죠.

 

마지막으로 한가지 덧붙이자면, 제발이지 수치 놀음에만 연연하지 마시고, 그 수치 이면에 어떤 진실들이

작동하고 있는지를 포괄적으로 바라보려는 노력들을 좀 하시란 말입니다. 그게 빠지면 그냥 수치의 노예가

되어버리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