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부터 약 6개월간 인벤의 순위 기사를 담당했습니다. 당시에는 업계 생태계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고, 몇 번 다뤄본 적 없었던 엑셀과 씨름하느라 무척 고생했던 기억이 나네요. 어쨌든, 지난 2013년부터 지금까지 순위표를 지켜봐 온 결과 유독 눈에 띄는 두 게임이 있었습니다.

한 작품은 작년 1월에 부분 유료화를 선언한 뒤 꾸준히 순위를 끌어올렸고, 그 결과 10위 권 중순에 안착하게 됩니다. 제가 순위 기사 쓸 때만 해도 그 게임은 20위에서 30위 사이였죠. 그리고 나머지 한 작품은 사실 순위를 끌어올린 지 얼마 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앞서 말했던 작품보다 더 상승 폭이 컸지요.

이쯤 되면 인벤 순위 기사를 오랫동안 지켜봐 온 유저들은 두 게임의 이름을 아실 겁니다. 1년간 한 계단씩 꼬박꼬박 올라온 '테라', 그리고 단기간에 몸값을 불린 주인공은 '마비노기 영웅전(이하 마영전)'입니다. 특히 '마영전'은 지난 1월 13일, 동시접속자 10만 명을 돌파하며 오픈 베타 시절의 인기를 재현하기도 했습니다.

요단 강에 발목까지 담갔다가 살아 돌아온 두 작품의 생존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부활의 불씨가 언제 발견되었는지, 그리고 그 불씨를 더욱 크게 만들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순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한지도 예측해 보겠습니다.




■ 마비노기 영웅전 - '허크'와 '린', 쌍두마차는 강했다



먼저 '마영전'입니다. 2013년 중반을 넘어가는 시점, '마영전'의 관련 기사에서 '산소호흡기'는 흔히 볼 수 있는 단어였지요. 인벤 게임 순위에서 40위권까지 내려가자 "드디어 갈 데까지 갔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6월까지 지속한 내림세가 7월로 들어서면서 조금씩 반전을 보여 줍니다. 임덕빈 실장이 사령탑이 되고 난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대규모 업데이트 '에피소드3'가 공개되었지요. 업데이트 내용 자체는 다른 게임이 하는 수준에서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만, 유니크 몬스터 '째호크'의 등장은 꽤 신선했습니다. 넥슨의 탱커를 지칭하는 그 인물을 스스로 풍자한 느낌이었죠.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신규 캐릭터 '허크'가 추가되었고 '마영전'은 조금씩 탄력을 받기 시작합니다.

'허크'는 40위권 아래를 치던 '마영전'의 순위를 20위권까지 끌어올렸습니다. 남자의 로망이 서린 대검을 거침없이 휘두르는 '허크'의 소개 영상은, 정식 출시 이전부터 유저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죠.

개인적으로는 '마영전'의 액션성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무기가 대검이라 보았고, 같은 맥락에서 오히려 공개가 상당히 늦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기대감을 유저들도 갖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허크'를 추가한 '마영전'은 당시 PC방 사용량을 두 배 가까이 올리는 성과를 냅니다.

▲ 순위 변동의 시작, '허크'의 등장

▲ 캐릭터 업데이트 때마다 큰 상승폭을 보여준 '마영전' (참고 - 인벤 순위)


허크 효과는 길었습니다. 이전과는 달리 상당 기간 20위권에 머물게 됩니다. 순위기사 자료를 보면, '에오스', '아스타', '아크로드2'의 등장으로 잠시 30위로 밀려나기는 했습니다만, 곧바로 새로운 캐릭터에 관한 정보를 풀면서 유저들의 관심을 복구하는데 성공했죠.

시즌2 에피소드4의 추가, 그리고 12월 22일 공개된 신규 캐릭터 '린'의 플레이 영상은 '마영전'의 순위에 다시 한 번 탄력을 주었습니다. '마영전'이 인벤 순위 13위까지 올라갔을 당시, 무료화 이후 쭉 안정권에 있었던 '테라', 그리고 세계 최대의 MMORPG 'WOW'가 위에 있었습니다. 해당 주 순위기사 댓글은 '마영전'으로 도배가 되었고, 그 이상의 성적을 보여줄지에 유저들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10위를 철통같이 사수한 '에오스'까지 뚫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제 2의 전성기를 가져오는데는 성공했죠. '테라'와 'WOW'를 한 계단씩 내려보낼 줄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외부 프로모션과 굵직한 이벤트가 더해진 '마영전'은 결국 1월 12일 동시접속자 10만 명을 달성합니다. 이는 역대 최고 기록이었죠.

지금은 'WOW'에게 다시 11위 자리를 내주었습니다만 어쨌든, 최근 '마영전'의 행보는 분명히 주목할 만했습니다. 한 번 쌓인 유저풀이 쉽게 사라지는 게 아니니만큼, 그다음이 더 중요하겠지요. 최소한 그렇게 불릴만 한 토대는 마련되었습니다.




■ 테라 - 지금까지 없었던 요금제 전환 성공 사례



다음은 블루홀의 '테라'입니다. '마영전'은 약과 요양이라는 정석에 가까운 치료를 택했지만, '테라'는 그보다 조금 더 강한 방법을 찾았습니다. '심장제세동기' 혹은 '극약처방'에 비할 만했죠.

블루홀의 선택은 '요금제 변경'이었습니다. 유료화로 서비스 중이었던 '테라'를 2013년 1월 10일 전면 무료화로 개편하면서 반전을 꾀했죠. 동시접속자가 떨어진 유료 온라인 게임이 무료화를 선언하는 게 전혀 없었던 일은 아니었지만, 블록버스터 MMO로 평가받는 '테라'였기에 큰 파급력을 불러올 수 있었습니다.

무료화 선언과 동시에 신규 서버 오픈, 여기에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더한 '테라'는 1월 3주차에 인벤 온라인 게임 순위 10위에 이름을 올리는 데 성공합니다. 무료화 하나로 9위 '블레이드&소울'을 턱 끝까지 추격했고, '디아블로3'는 아예 내려보낸 거죠.

이는 여러 가지 의미를 담습니다. 무료 전환 온라인 게임이 이 정도로 극적 변화를 가져온 경우는 드물었으니까요. '테라'가 여러 부분에서 개성과 강점을 보여준 작품이었기에 가능했던 결과라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뒤에서 더 자세히 이야기하겠습니다.

▲ 무료화로 제 2의 삶을 꾸린 '테라'

▲ '테라'는 요금제 전환 후 상위권에 안착했다. (참고 - 인벤 순위)


어쨌든, 무료화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하더라도 꾸준한 관리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순위는 다시 내림세를 겪기 마련입니다. 지금 순위에서 보이지 않는 많은 작품이 이런 노선을 걸었죠. '테라' 역시 그럴 것이라는 시선에서 자유롭진 못했고요.

하지만 '테라'는 꾸준한 업데이트로 10위권을 사수하는 데 성공합니다. 무료화, 신서버 오픈 등은 주로 신규 유저를 겨냥한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리고 신규 인던 및 포화의 전장 등 이후 업데이트 내용들은 캐주얼과 코어 유저들을 모두 포용하려는 욕심이 보였습니다.

재정비도 함께였습니다. 전체적인 밸런스 개편으로 성장 노선도 다듬었고, '연맹' 시스템을 도입해 커뮤니티 강화도 노리는 모습이었죠. 덕분에 서비스 초기 '할 게 없다'는 평가를 받았던 '테라'는 현재 어느 정도 갖춰진 모양새를 보여줍니다.

'테라' 역시 '에오스', '아스타', '아크로드2' 3인방이 데뷔할 때 잠시 순위가 내려간 바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장르 게임과 비교하면 차별화되는 전투 시스템을 갖춘 '테라'는 빠르게 회복했죠. 결국 12위라는 준수한 성적으로 2013년을 마무리합니다.




■ 마비노기 영웅전은 정석, 테라는 초강수를 선택, 결과는 둘다 통했다.



정리해보죠. '마영전'은 정석이라고 불릴만했습니다. 꾸준한 업데이트, 굵직한 이벤트, 그리고 신규 캐릭터를 추가하며 비교적 단기간에 순위를 끌어 올리는 데 성공합니다. 이런 시스템은 다른 게임 역시 채용하고 있지만, MORPG 성향 상 캐릭터의 개성이 특히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영전'은 등장할 때부터 지금까지 액션성에서 별다른 경쟁자가 없었습니다. 같은 시기에 등장한 '드래곤네스트'는 조금 다른 노선을 걸었고, 이후 등장한 작품들도 '마영전' 수준의 묵직한 맛은 구현하지 못했지요. 그 때문에 자신의 장점을 더욱 강조할 필요가 있었고, '허크'는 이러한 부분을 훌륭하게 메웠습니다.

'카록'은 허크 못지않은 액션성을 가졌지만, 둔한 움직임과 취향을 타는 외형으로 인해 큰 반향을 불러오지는 못했습니다. '카이' 역시 타 액션 MORPG와 비교해 화끈하기는 했습니다만 원거리 딜러인 만큼, 단계를 넘어선 자극을 보여주지는 못했죠. 이후 등장한 '벨라'는 '리시타'와 여러 부분에서 겹친다는 단점을 안고 있었고요.

'허크' 이후 등장한 '린' 역시 괜찮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중국 시장을 겨냥한 느낌이 들기는 하나, 창을 무기로 했다는 점은 나름 신선했죠. 이전 캐릭터들과 겹치는 것도 없었으며, 성능을 떠나 캐릭터 디자인에서만큼은 많은 유저들이 호평했습니다. 신규 캐릭터들이 연타석 홈런을 치고, 여기에 복귀 유저들을 위한 굵직한 프로모션이 더해지면서 지금의 순위를 차지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 개성 강한 전투과 미형 외모를 갖춘 '린'

▲ '마영전', '테라'의 2013년 4/4분기 네이버 트랜드 그래프 (출처 - 네이버)


반면 '테라'는 조금 더 자극적인 선택을 했고, 그것이 통했습니다. 요금제를 전환한다는 것은 게임 퀄리티를 막론하고 화제를 불러오는 만큼, 리스크도 큰 법이지요. 이 선택은 결국 내림세를 극복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인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따라서 유저들에게 '갈 데까지 갔다'고 평가받는 걸 피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400억 원 자존심 다 버린 '테라'는 결국 부활에 성공했습니다. 일단 게임을 설치하고 최고 레벨까지 키우는데 금전적 문제가 없다는 건 최소한의 진입 장벽을 허물었다고 볼 수 있죠. 이는 후발주자들에게 '최소한 테라는 이겨야 한다'는 부담으로 작용했고, 결과로써 이를 넘어선 작품은 '에오스' 외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실 '할 게 없다'는 부제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테라'였기에 이런 결과가 의아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테라'는 3년 여의 시간을 허투로 쓰지 않고 차근차근 내실을 다졌습니다. 사실 지금도 콘텐츠가 넘쳐 흐르는 상태는 아닙니다만, 최소한 장비 다 맞춘 만렙 유저가 멀뚱멀뚱 서 있는 상황은 면했죠. 어쨌든 현재 '테라'를 하는 유저들 사이에서 "그래도 이젠 할만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소식입니다.

네이버 트랜드 그래프를 보면, 두 게임 모두 작년 4/4분기를 상향세로 마무리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테라'는 이미 일정 궤도에 오른 작품이기에 이벤트 상황에 따라 들쑥날쑥하지만 어쨌든 기타 게임에 비해 높은 수치를 보여주었습니다. '마영전'은 신규 캐릭터 '린'에 대한 정보가 풀리면서 유저들의 관심이 급등한 게 수치로써 드러났지요.

▲ '무료화'로 검색하면 '테라' 이미지가 상당 수 등장한다


'마영전'과 '테라'의 강점은 분명합니다. 일단 자신들이 속한 장르에서 '강력한 액션성'이라는 독보적인 무기를 지녔지요. 원래 액션성이 강해야만 하는 MORPG 장르에서 '마영전'은 군계일학이었으며, '테라' 역시 논타겟팅 전투 시스템을 통해 경쟁력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테라'는 액션성으로 '마영전'과 비교되는 사례가 가끔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바꿔 말하면 오히려 '테라'에게 큰 칭찬이기도 합니다. MMORPG가 MORPG와 액션성으로 비교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으며, 특히 '마영전'과 함께 이름이 거론되는 사례는 없다고 봐도 무방했습니다.

몰입도 높은 스토리와 뛰어난 음악은 '마영전'이 가진 또 다른 장점입니다. 한 페이지에 꽉꽉 채워 넣은 글자가 아닌 나레이션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낸 것은 칭찬할 만합니다. 서사에 힘을 싣는 연출도 더했죠. 이는 추후 업데이트할 때마다 유저들에게 새로운 기대감을 심어줄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래픽 외적으로 '테라'의 장점을 꼽으라면 상대적으로 관대한 시스템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캐시 아이템 보유량은 다른 MMORPG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들 아이템 대부분을 유저 간 거래로도 구할 수 있게 만들었지요. 덕분에 현질 안 하고 이만큼 키울수 있는 게임은 '테라' 외에는 드물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합니다. 아울러 무기 파괴나 초기화 없는 강화 시스템 역시 '테라'가 보유한 경쟁력 중 하나입니다.

▲ 시대를 앞선 그래픽에 꾸준한 콘텐츠가 더해져 지금의 '테라'를 만들었다





■ 불거지는 단점들... 극복 뒤 후배들의 귀감이 될 수 있기를.

지금까지 칭찬만 늘어놓았지만 완벽한 게임이 없다는 것을 저는 물론이거니와 유저 분들도 아실 겁니다. '마영전'과 '테라' 역시, "탄탄대로"라고 말하기만은 어려운 문제점들이 있습니다.

'마영전'은 오래전부터 '공제(공격력 제한)'라는 지병을 앓아 왔습니다. 업데이트가 될수록 커져만 가는 공격력 인플레이션을 막지 못했던 겁니다. 공제는 상당히 예전부터 불거진 문제점이었습니다만, 새로운 무기가 풀려도, 레벨 제한이 높아져도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공제도 같이 올라갔으니까요. 예전 콘텐츠야 공제 없이도 무난히 돌게 되었지만, 최신 콘텐츠에는 예전보다 훨씬 공제가 걸리면서 논란을 불렀습니다.

현질을 제외한 상태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결국 반복 플레이가 정답입니다만, 신규 유저들에게는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이미 공제를 넘어선 유저들은 빠른 사냥을 원했고, 자연히 신규 유저들과의 파티 플레이를 꺼리게 된 거죠. 그들의 니즈를 채우는 '공제방'은, 사실 등장 자체만으로도 현질을 하지 않는 한 빈부격차를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생각합니다.

말 그대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는 이런 문제가 그리 크게 다가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국 게이머들은 '최강'에 대한 욕심이 강하며, 어떤 단계든 쉽게 클리어할 수 있는 상태에 다다랐을 때 재미를 느끼는 유저들이 다수입니다. 공제가 보여주는 딜레마가 결코 작은게 아니라는 뜻이죠.

▲ 공제는 '마영전' 유저 사이에서 언제나 논란거리다.


'테라'는 앞서 언급한 '마영전'과는 조금 다른 경우입니다. 어떻게 보면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만, 부분 유료화 전환 후 새롭게 다진 그들의 철학이 지금까지는 잘 지켜져 왔고, 이번 일이 그것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말해보려 합니다. 비교적 최근에 업데이트된 '생산력' 시스템이 그것입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테라'는 게임을 즐기는 데 현금을 요구하는 부분은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멀쩡하게 이용해왔던 콘텐츠에 갑자기 제한이 걸리고 여기에서 과금을 유도하는 것은 자칫 유저를 기만하는 행위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물론, 자세히 뜯어보면, 생산력 시스템 역시 과금을 하지 않고도 이용할 여지는 충분히 남겨 두었습니다. 그렇지만 생산력은 과금과는 전혀 관계없던 시스템이었기에 유저들의 반발도 크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아키에이지' 역시 비슷한 난항을 겪었죠. 강화 실패 개념을 과감하게 삭제하고 다시 태어난 '테라'의 초심이 이번 결정으로 빛이 바래지는 게 안타까워서 하는 말입니다.

▲ 과금 모델을 쥐어짜냈다는 표현이 적당한 듯 하다.


어쨌든 두 작품 모두 좋은 작품임에는 분명합니다. 유저들이 불만 점으로 꼽는 부분을 제외하고 게임 자체로만 본다면, 어디에 내놓든 자랑스러워할 만하지요. 평점 집계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마영전'은 76점, '테라'는 77점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한국 온라인 게임을 기준으로 상당히 높은 수치입니다. 앞서 언급한 장점들이 해외에서도 통했다는 게 검증되었다고 봐도 될 것으로 보입니다.

같은 맥락으로, 두 작품을 즐기는 유저 분들 역시 자부심을 느꼈으면 합니다. 멍하니 몬스터 앞에서 칼춤 추는 게임이 아니라, 최소한 '어떻게 만들어야 유저들이 재미있어할까?'라는 제대로 된 고민을 한 작품이니까요. 시간이 지나며 이런 부분은 조금 흐려졌습니다만, 어떻게든 새로운 경험을 주고자 하는 노력이 보였던 게임들입니다.

두 작품 모두 어느덧 서비스 3년차를 넘어섰습니다. 이제는 후발 주자들에게 귀감이 될 선배 역할도 할 짬이 되었지요. 수많은 온라인 게임이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지금, 두 게임의 어깨는 무겁습니다. 건강한 내실로 유저들에게는 만족을 주고, 새롭게 태어나는 후배들에게는 영감을 주는 그런 작품이 되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