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몬 게임 시리즈의 향방을 가를 게임. '디지몬 스토리 타임 스트레인저(이하 타임 스트레인저)'에 대한 얘기다. 다소 과한 표현이라고 여길지도 모르지만, 틀린 말도 아니다. 한때는 포켓몬과 자웅을 겨뤘던 디지몬 시리즈지만, 오늘날 둘의 격차는 더 없이 벌어진 상태다. 단순히 IP에 대한 얘기만이 아니라 게임 역시 마찬가지다. 하나는 나왔다 하면 수백만 장에서 천만 장도 넘게 팔리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디지몬 게임 시리즈는 이제 하는 사람만 하는 매니악한 게임이라는 취급이다.
몬스터 컬렉팅 장르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진 것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한때는 포켓몬과 디지몬의 독무대였지만, 이제는 수많은 게임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을 뿐 아니라 캡콤의 몬스터 헌터 스토리즈 시리즈처럼 나름의 위치를 차지한 게임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타임 스트레인저'의 어깨가 무겁다고 할 수 있는 상황. 물론 '타임 스트레인저'라고 답습만 한 건 아니다. 디지몬 스토리 시리즈 10년 만에 신작답게 새로운 요소들을 대거 추가하는 등 그야말로 심기일전한 모습이다. 정식 출시까지 이제 한 달가량 남은 '타임 스트레인저'다. 전작들과 비교했을 때 어떤 차별점 등으로 무장했을지 하라 료스케 PD와의 인터뷰를 통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Q. 진화와 퇴화를 반복함으로써 디지몬의 스탯을 올릴 수 있는 구조여서 전작에서는 200~300종의 디지몬을 키웠던 기억이 난다. 스탯을 올리기 위한 필수 요소와도 같았는데, 그 과정에서 피로도가 너무 높았다.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 그 과정에서 피로도를 줄이기 위한 어떤 개선이 들어갔는지 궁금하다.
“일단 전작을 잘 플레이해 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기본적으로는 레벨업 측면에서 개선을 많이 했다. 경험치에 대한 걸 예로 들 수 있는데 스킬 패널을 열면 주인공의 에이전트 스킬이라는 걸 볼 수 있다. 에이전트 스킬 중에는 획득 경험치 배율을 높이는 스킬이 있어서 이걸 얻고 나면 후반으로 갈수록 경험치 배율이 높아져서 한 번의 전투로 많은 경험치를 얻는 게 가능하다. 여기에 심볼 인카운터 전투 진입 전 필드에서 적을 공격하고 시작하는 디지어택과 전투를 보조하는 오토어택 등 전투 속도를 올려주는 다양한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다. 이런 시스템들을 통해 전작과 비교했을 때 더 효율적으로 육성할 수 있게 됐다.
가장 큰 개선점이라면 박스에 들어간 디지몬에게도 경험치가 들어간다는 사실이다. '타임 스트레인저'에서는 전투에 참여하는 디지몬, 전투 시 교체할 수 있는 대기 중인 디지몬, 그리고 그냥 들고 다니면서 필드에서 전투, 대기 상태로 교체할 수 있는 박스에 들어간 디지몬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경험치를 얻으면 박스에 들어간 디지몬도 경험치를 얻게 된다. 배율이 낮긴 하지만, 이렇게 모든 디지몬이 경험치를 얻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효율을 높였다. 이를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디지몬으로 파티를 편성하기 더 쉽게 만들었다.

Q. 필드에서 디지어택을 쓰면 적에게 대미지를 입히는 동시에 전투에서 선공으로 시작되던데 적의 레벨이 낮을 경우에는 그냥 전투 진입도 하지 않고 처치할 수 있더라. 이렇게 만든 이유는?
“앞선 질문의 답변과 겹치는 부분도 있는데 단순하게 생각하자면 좋은 퀄리티의 RPG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디지몬이라는 요소를 빼고 볼 때 좋은 RPG의 조건이라는 건 사실 단순하다. 좋은 스토리, 매력적인 캐릭터, 그리고 재미있는 배틀이 필수다. 여기에 더해 한 가지 더 있는데 바로 유저빌리티(Usability)다. 이 유저빌리티를 높이기 위한 판단으로 디지어택을 추가했다.

Q. 전작에 비해 속성이 늘어난 것 같다. '타임 스트레인저'로 입문하는 유저 입장에서는 복잡하게 보일 수도 있는데 이를 보완할 튜토리얼이나 가이드 시스템은 없을지 궁금하다.
“일단 종족과 속성을 활용한 배틀은 전작과 동일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이 부분은 전작(사이버 슬루스 시리즈)에서도 호평받은 부분으로, 입문 유저여서 이 디지몬이 어떤 종족, 속성인지 몰라도 전투 중 언제든 분석(애널라이즈)로 확인할 수 있다.
Q. 보스전 연출이나 기믹이 향상되고 복잡해졌다. 많은 변경점이 예상되는데 보스전에서 추가로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당연하겠지만, 각 보스 캐릭터 본연의 개성을 느끼면서 즐겨줬으면 좋겠다. 전작의 경우 보스전에서의 버라이어티한 느낌이 적다는 평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부분을 고려해서 습격해 오는 보스들의 개성을 더 돋보이게 했다. 여기에 전작 대비 보스전에서의 자유도도 높여서 자신만의 전략을 만들어 보스를 공략하는 재미를 느끼길 바란다.

Q. 주인공의 의상을 꾸미는 커스터마이즈 기능을 지원하나.
“지원한다. 아마 이번 시연 빌드에서도 주인공의 의상을 바꿔본 분들이 있을 것 같다. 이 외에도 주인공, 이노리와 아이기오몬의 외형을 바꾸는 유료 의상을 구입할 수도 있다.
Q. 기존의 디지몬 스토리 시리즈, 그리고 전작인 사이버 슬루스와 비교했을 때 가장 달라진 점, 차이점을 꼽는다면?
“가장 큰 포인트는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기본적으로 육성과 모험, 배틀의 형태는 전작과 동일하다. 하지만, 이 모든 포인트를 업그레이드했다. 먼저 육성과 관련된 부분으로 16개의 성격이 추가된 걸 들 수 있는데 성격에 따라 스탯이 달라진다. 간단히 말하자면 같은 아구몬이라도 성격에 따라 다른 성능의 아구몬으로 성장하는 식이다.
모험과 관련된 부분으로는 디지털 월드 일리아스를 자유롭게 모험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사이버 슬루스는 디지털 월드를 주무대로 하기보다는 현실과 디지털 월드 사이의 전뇌공간에서 스토리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디지털 월드를 직접 탐험하는 게 가능해졌다.
배틀과 관련해서는 어태치먼트 스킬을 추가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탈착할 수 있는 스킬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자신이 좋아하는 디지몬, 파티에 장착해 나만의 전략을 펼칠 수 있다.

Q. 450종 이상의 디지몬이 등장하는 등 시리즈 사상 최대 규모인데 애니메이션부터 밸런스 등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전작인 사이버 슬루스에는 300종 이상의 디지몬이 등장했는데 게임 자체가 기본적으로 PS VITA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서 디지몬의 모델링부터 애니메이션에 이르기까지 지금 보기엔 전반적으로 퀄리티 차이가 클 수밖에 없었다. 이미 만들어진 디지몬이라도 현행 플랫폼에 그대로 가져올 수 없었다는 의미로, 결국 450종에 달하는 디지몬 대부분을 새로 만들 수밖에 없었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배틀 모션부터 디지털 월드에서 만날 수 있는 NPC 디지몬들의 움직임, 디지라이드 모션, 그리고 디지라이드 할 때 주인공의 포즈에 이르기까지 전부 처음부터 끝까지 싹 다 새로운 만드는 수준이어서 정말 힘든 작업이었는데 그럼에도 해낼 수 있었던 건 개발팀의 노력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 대한 건 공식 유튜브 채널에 개발 현장 잠입 기획이라는 제목으로 올라가 게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이를 통해 확인 바란다.
Q. 전작의 계승 스킬을 장착한 가능한 장비나 아이템 형태로 바꾼 것 같은데 이렇게 바꾼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가.
“전작인 사이버 슬루스 때부터 받았던 피드백 중 하나로 특정 기술이 너무 강하다는 것도 있었지만, 반대로 자신이 원하는 디지몬으로 파티를 짜고 싶은데 기술이 약해서 짤 수 없다는 그런 의견이 많았었다. 이런 부분에 대한 반성으로 어태치먼트 스킬이라는 탈착할 수 있는 스킬을 만들었다.
어태치먼트 스킬은 탈착 가능한 만큼, 자신이 좋아하는 디지몬이나 파티를 짜는 식으로 전략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자면 스페셜 스킬은 완전체라면 다 강하지만, 특정 상황에서는 대미지가 더 강해지기도 한다. 이 부분이 어태치먼트 스킬이 빛을 발하는 부분으로 상황에 맞는 특성을 부여하는 식으로 전략을 강화했다.

Q. 게임의 핵심 콘셉트와 부제인 타임 스트레인저에 담긴 의미가 궁금하다.
“핵심 콘텐츠라고 한다면 부동의 테마로서 사람과 디지몬의 인연을 들 수 있다. '타임 스트레인저'에서는 일리아스와 올림푸스 12신이라는, 기존에 주목받지 못했던 디지털 월드와 디지몬에 초점을 맞췄다.
부제인 타임 스트레인저는 사이버 슬루스에서도 그랬지만, 주인공의 위치를 쉽게 설명하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시간을 방랑하는 자'라는 테마를 지니고 있어서 글자 그대로 타임 스트레인저라고 지었다. 게임 내에서 이와 관련된 것들을 엿볼 수 있는데 이런 시간의 변화를 느끼길 바란다.

Q. 디지몬 팬층은 어린 시절 애니메이션으로 시작한 세대부터 게임으로 시작한 신규 유저까지 다양한데 이번 작품은 어떤 팬층을 타겟으로 하고 있나.
“디지몬 스토리는 많은 디지몬 게임 중에서도 플래그십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많은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은 게임인데 기존 팬은 물론이고 잠깐 쉬었던 팬, 심지어는 디지몬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JRPG나 육성 RPG를 좋아하는 팬 모두가 타겟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디지몬을 몰라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건 게임 내에서도 어느 정도 반영된 요소로 주인공부터가 디지몬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상태로 시작한다. 그런 상태에서 플레이어와 주인공에게 디지몬이 어떤 존재인지, 진화와 퇴화는 어떻게 하는지 천천히 알려주는 식으로 처음부터 알려주는데 이러한 부분 역시 디지몬을 모르더라도 '타임 스트레인저'를 즐겨줬으면 하는 생각에 이렇게 설정했다.
Q. 기존의 백신, 데이터, 바이러스 외에도 4개의 종족 추가된 것 같은데 종족이 더 늘어난 거라고 봐야 하나.
“이번 작품의 디지몬 종족은 공식 도감을 베이스로 했다. 도감을 보면 3개의 종족 외에 디지몬에게 별도의 종족이 더 있다는 설정이 있는데 이걸 전부 탑재하자는 생각에 7개의 종족을 다 넣게 됐다. 아마 질문한 의도이기도 할 텐데 7개 종족이라고 하면 '그렇게나 많나?' 하는 생각과 상성 등이 복잡해지지 않을까 걱정할 것 같은데 일단 기본적으로는 백신, 데이터, 바이러스 3개 종족 외에는 따로 상성이 있진 않다. 다만, 종족에 따라서 속성과 약점 등이 내성 배율이 달라지기는 하는 만큼, 전략적으로 즐기길 바란다.
Q. 이번 작품에서 주인공은 ADAMAS라는 비밀 조직의 에이전트로서 과거와 미래, 인간 세계와 디지털 월드를 넘나들며, 세계 붕괴의 비밀을 파헤친다. 이러한 설정을 도입하게 된 배경과 이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
“앞서 답변한 것처럼 기본적인 테마는 인간과 디지몬의 인연이다. 게임의 스토리 역시 이를 중심으로 구축했다. 설정의 도입 배경 같은 건 스토리적으로 중요한 요소여서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만큼, 이 자리에서 말할 수 없는 점 양해바란다. 이 부분은 지금까지의 프로모션에서도 의도적으로 배제한 거고 앞으로도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프로모션할 생각이 없는 만큼, 게임을 통해 직접 뜨거운 스토리와 감동을 느껴주길 바란다.

Q. 시리즈 사상 최대 규모인 450종 이상의 디지몬이 등장할뿐만 아니라 심볼 인카운터, 디지어택, 디지라이드 등 새로운 전투 시스템들이 도입됐다. 이러한 시스템들이 게임 플레이에 어떤 전략성과 재미를 더했을지 설명 부탁한다.
“분석에 대한 것도 있는데 전투에서는 디지몬의 종족, 속성을 확인할 수 있으며, 필드에서는 보물상자를 서치하거나 길을 찾을 때 힌트를 제공하거나 한다. 전투에서는 배틀 밸런스에 특히 신경을 썼으며, 반복 전투는 쉽게 질릴 수도 있는 만큼, 이 부분은 레벨이 높을 때 디지어택으로 한 번에 처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손쉽게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도록 방편을 마련했다. 이 외에도 디지털 월드를 돌아다니는데 디지몬들이 돌아다녀야 뭔가 제대로 된 디지털 월드라는 느낌이 들지 않겠나. 그래서 디지몬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도록 하는 등 현장감을 더했다. 전작들보다 더욱 실감 나리라 생각한다.

Q. 이번 작품은 도쿄의 신주쿠나 아키하바라 같은 현실 도시와 디지털 월드 일리아스를 오가면서 탐험하는 구조인데, 이런 대조적인 세계관을 디자인하면서 중점을 둔 연출 요소나 노하우가 있다면 들려주길 바란다.
“가장 신경 쓴 부분을 꼽자면 몰입감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사이버 슬루스에서 일본의 여러 도시를 돌아다닐 수 있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신주쿠랑 아키하바라에 집중하는 대신 밀도를 높이는 식으로 스토리에 좀 더 집중했다. 디지털 월드의 경우 생활감에 특히 신경 썼다. 센트럴 타워에서 만나는 디지몬들 역시 각자 다양한 생활 양식을 지니고 있어서 이를 엿볼 수 있다.
Q. 끝으로 한국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사이버 슬루스 이후 10년 만에 최신작이다. 굉장히 오랜만에 나온 신작으로 기다려주신 분들이 보기엔 너무 오래 걸렸다고 볼 수도 있지만, 팬들에게 그만큼 좋은 작품을 전달하기 위해 공을 들인 것으로 봐주길 바란다. 기존 팬들은 물론이고 신규 유저도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었다. 이제 출시까지 1개월 남짓 남았는데 기쁜 마음으로 기다려주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