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글에도 올라왔지만, 이번 롤드컵 분산개최 선언은 말도 안 되는 헛소리에 불과합니다. 이번에 한국에 홀로 개최권을 주면 동남아가 소외되고, 그렇다고 동남아에 개인적으로 올스타니 뭐니 대회 하나 주는건 좀 그러니깐 호구같아 보이는 한국이랑 같이 묶어서 대회 열어주고, 다음 해부터는 북미랑 중국 위주로 다시 돌리겠다는 속심이 뻔한 이야기지요. 

 그외에도 그간 한국을 홀대접 했던 사례, 트롤러 방치라던가 섭폭이라던가 하여튼 여러가지 사례들은 모두 알만큼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지금도 내 승급전을 말아먹은 트롤러는 즐겁게 랭크에 똥을 뿌리고 있고, 마우스 클릭 하나면 제라스니 카시오페아니 카타리나니 절로 풀콤보가 나가 실버가 플레를 때려잡는 기현상이 나타나지요. 

따라서 저는 이번 사태와 그간의 운영에 한국 유저들이 분노해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생각하며,  이 분노를 풀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한국 유저들의 의사를 보이는데는 보이콧이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보이콧 방법은 크게 두가지입니다.


1. 롤드컵 대회 자체에 대한 보이콧.

이건 간단합니다. 대회 자체에 대해서 반대하시면 되요. 이건 따로 뭘 한다기 보다는, 지금의 이 부정적인 여론을 식어버리지 말고 지속적으로 이어가기만 하면 됩니다. 나중에 상품 제공 이벤트니 롤드컵 특선이니 하는 움직임에 풀어져서 '헤헤헤. 꼭 가야지' 이러면 리얼 호구 되는 겁니다. 개최국의 선수와 국민들이 경기 운영과 관람에서 도리어 디스 어드벤티지를 받는 희대의 뻘짓을 해도, 트롤러를 방치하고 서버관리 개판으로 해도 계속 주머니 털어서 돈 대주는 호구라고 낙인 박히는 거에요. 사태가 해결되기 전까지 이 여론 유지해서 이대로 쭉 밀어붙이면, 정말 롤드컵 경기장이 텅텅 비는 꼴을 한번 보여줘야 됩니다. 그래야 말이 통해요.


2. 롤 자체에 대한 보이콧.

핵심입니다. 라이엇 코리아도, 라이엇도 펄쩍 뛸 만큼의 실력 행사를 보이는데 가장 직접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건 바로 이 롤 자체에 대한 보이콧입니다. 한국이 벌어다주는 거대한 수익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것이 회사로서는 가장 크리티컬한 요소가 되겠지요.
롤은 게임은 무료, 대신 플레이 자체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보조적인 요소에 대해서는 유료라는 정책으로 전 세계 게이머들에게 어필해왔습니다. 이는 롤의 전파를 빠르고 광범위하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했지만, 유저수에 비해서는 수익률이 낮은 구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문제를 낳았습니다. 

 그러나 이 구조에서 한국은 예외입니다. 전국에 퍼진 광범위한 피시방 문화로 인해서 라이엇은 한국의 피시방에 특전을 부여하고, 그에 따라서 피시방 사용시간에 따라 수익을 거둬들이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2012년도 기준으로만 라이엇은 한국 시장에서 1000억원에 가까운 돈을, 그중 700억 가량을 피시방 수입으로만 벌어들였습니다. 이 수익은 같은 시기에 동접자 200만을 기록한 중국내 수익의 2배를 넘는 수치입니다.(라이엇 코리아 협력사 나이스 게임티비에서 언급된 자료입니다) 이렇게 매력적인 시장과 소비자들이 존재함에도, 그들을 배려해주지 않는다면 그에 따른 항의를 보여줘야만 합니다. 현재의 구조에서 한국 LOL 자체에 대해서 보이콧을 행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2-1. 구입한 상품, 충전한 RP 환불 
 리그 오브 레전드 약관에 따르면 일주일 이내에 충전한 RP는 수수료 없이 환불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고객센터에 문의하셔서 계좌에 환불이 가능하고, 구입한 상품이 있다면, 역시 철회하고 생기는 RP도 회수해 버리세요. 그리고 사유는 보이콧에 참여하는 사유를 쭉 적으시면 됩니다. '트롤러, 핵프로그램을 방치하는 운영 행태가 마음에 들지 않고, 이번 분산 개최를 보고 정이 떨어져서 더 이상 하고 싶지가 않습니다. 환불해 주세요.' 환불해 버리세요. 어차피 나중에 롤드컵 때 쎄일 할겁니다. 지금은 환불하고 사태 해결하면 그때 사세요.

    2-2. 계정 탈퇴.
 그동안 힘겹게 키워온 계정을 버리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게임을 종료하고 나서 5분만 시간을 들여 홈페이지에서 계정 탈퇴를 신청하고, 그 사유로 위의 문제들을 적고 나중에 게임을 할때는 다시 복구하시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어차피 계정은 한달 내로 복구가 가능하지만, 계정 탈퇴의 기록과 사유는 남습니다. 유의미한 수치가 쌓이면 라이엇 코리아에서도 본사 라이엇에 자료 제시를 할 수 있을만한 근거가 되겠죠. 계정 복구는 홈페이지 들어가서 역시 5분이면 됩니다. 게임 시작전 5분, 종료 후 5분이면 명확하게 보이콧 의사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2-3. 피시방 내의 롤 사용 자제.
 가장 크리티컬한 방안이 되리라 예상합니다. 말 그대로, 피시방에서만 롤을 자제하면 됩니다. 친구들과 같이 하는 재미가 떨어지는 거 같다구요? 집에서 롤을 하시면서 스카이프를 써보는건 어떠신가요. 마이크나 헤드셋이 없다면 스마트폰을 연결하기만 해도 잘 됩니다. 토크온을 쓰시면 개인 마다 음량 조절이 가능해서 오더 목소리를 가장 크게 키워놓고 하는 것도 되요. 원하는 캐릭을 지금 못하겠다구요? 피시방 3번만 안가면 새로 나온 캐릭 하나 삽니다. 조금만 참으시면서 돈을 모아보시는건 어떨까요? 아니면 IP를 모아서 사보시는게?
 요점은 피시방을 가지 말라는 것도, 롤을 완전히 끊으라는 것도 아닙니다. 피시방에 가셔도 되요. 가서 피파를 하셔도 좋고 하스스톤을 한번, 집에서 안 되는 고사양 게임이나 디아블로를 한번, 아니면 도대체 롤이랑 그렇게 사이 나쁜 도타는 무슨 게임이야? 하면서 한번 깔아보고 돌려봐도 좋습니다. 다만 라이엇이 그동안 보여준 의욕없는 트롤러 대응과 핵 프로그램 방치, 대리 방치 및 한국 홀대에 분노하고 계신다면, 그리고 이번 분산 개최에 분노해서 항의 의사를 표현하고 싶으시다면 피시방 보다는 집에 가서 롤을 하시는 것이 낫다는 이야기입니다. 그것 만으로도 라이엇에 대한 강력한 의사 표시가 되거든요.





 상기한 방안이 얼만큼 받아들여질지, 얼만큼 효과를 볼지는 모르겠습니다. LOL은 그 어떤 게임도 달성하지 못할만큼 폭발적인 성장세로 국민게임의 반열에 들어섰고, 100주넘게 국내에서 1위 게임의 아성을 지키고 있는 매력적인 게임이니깐요. 그러나 그동안 라이엇 코리아와 라이엇이 보여준 운영 행태는 극히 실망스러우며, 한국이 라이엇에게 엄청난 매출을 져다 주는 알짜배기 지역이라는 것을 고려해보았을 때 그동안 라이엇이 보여준 한국 홀대는 도를 넘어선 바가 있습니다. 

 저는 이번 사태가 단발적인 해프닝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번 분산개최가 그동안 국내 LOL판에서 트롤러를 방치하고, 잦은 섭폭은 당연시 되고, 대리는 물론, 그보다 더한 핵 프로그램 난립에도 아무런 조치도 의욕도 없이 한국 유저들을 홀대해온 라이엇과 라이엇 코리아가 보여준 거지같은 인식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불만을 가지고 계신다면 보이콧은 필연적인 과정이 될 것입니다. 그것이 짧게는 분산개최같은 희대의 병크를 막는 일이고,  더 나아가서는 우리가 열정을 가지고 즐기는 LOL을 좀먹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개선을 이뤄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세줄요약.

1. 분산개최는 그동안 라이엇 코리아와 라이엇이 보여준 한국 홀대의 연장선.

2. 롤드컵 보이콧은 물론, RP 환불, 계정 탈퇴(사유적기), 피시방에서의 롤 자체에 대한 보이콧이 가능.

3. 이건 단순히 분산개최에 대한 항의 뿐 아니라, 그동안 롤 운영 자체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도 항의하는 시발점이 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