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기에 앞서 개인적으로 감사를 표시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생각했던것 이상으로 관심을 가져주시고 또 그 중에는 제가 고려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깨우쳐 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러한 수치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주신 피드백 모두를 하나하나 다 짚고 넘어갈수는 없겠지만, 그 중에서 핵심이 된 몇가지 부분을 정리하고 넘어갈까 합니다.

1. 데스의 가중치에 대해

개인적으로 가장 고민을 많이했고, 또 많은 분들이 의문을 제기했던 부분이 “과연 데스를 얼마나 크게/적게, 혹은 아예 반영해야하는가”에 대한 점이였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여러가지로 고민을 한 결과 현재의 시점에서는 데스의 역가치를 수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겠다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 이유로는 크게 세가지가 있었습니다.

- 딜을 넣을때로 넣고 죽는것과 딜도 안넣고 사는 때가 종종있는것처럼, 적은 데스가 무조건 많은 데미지량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 아예 한타도 없이 내내 장기전을 가는것과, 극난전으로 이판사판싸움에서의 데스의 가치가 다릅니다.
- 10분쯤에 정글러의 갱을 막고 죽은 1데스와, 50분 바론앞에서의 한타에서 짤린 1데스의 차이처럼, “죽은 시간대에 따른” 데스의 가치도 다릅니다.

따라서 데스를 원딜러의, 더 나아가 어떤 라이너의 능력으로 계산하기에는 현재의 시스템에서는 한계가 있겠다 싶었습니다.

2. 프로씬에서의 CS/라인전 이후의 CS 습득에 대해

또 다른 피드백중 하나가 CS습득에 대한 지표가 얼마나 프로레벨에서 큰 의미가 있느냐라는 점이였습니다. 분석에 따르면 천상계라 할지라도 정상급 라이너와 아마추어레벨의 CS차이가 확실하게 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스프링시즌 NLB 16강의 라이너들의 평균CS는 7.2인 반면 롤챔스 8강에서의 라이너들은 평균 7.7개의 분당CS를 챙겼습니다. 분당 0.5개라고 하면 감이 안잡히실수도 있을것 같은데, 대충 20분쯤에 도란검 하나있고 없고의 차이가 나는 값입니다. 그중에서도 페이커는 분당 8.7개, 나그네는 8.9개를 먹는등 정상급 라이너들은 확실히 CS능력에서도 우위를 보이고 있습니다.

라인전 이후의 CS습득에 대해서도 수치화를 해야하나라는 의문을 제기하신 분들도 보였는데요. 이것은 웨이브 관리/동선 최소화 등 보기보다 사소한 부분에서 차이가 날수 있는 부분이기때문에 이 역시도 라인전 CS수급만큼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3. 시간당 원딜의 데미지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것에 대해

이 부분에 대해서는 오히려 게임의 흐름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기가 길어질수록 원딜/미드의 중요성이 커진다” 라는 걸 알듯이, 그만큼 캐리 포지션의 점수가 높아지는것에 대해 조정할 생각은 현재로서는 없습니다. 물론 더 많은 데이터가 쌓이면 경기 시간에 따라 지수를 조정하여 새로운 메트릭을 활용해볼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습니다.


4. 챔프별의 지수 차이에 대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챔프마다 각자의 역할이 있고 또 그만큼 기대되는 캐리력이 있습니다. 예를들어 케이틀린은 긴 사거리로 인해 프리딜이 수월하지만, 코그모의 경우는 도주기가 없는 대신 캐리력만큼은 매우 뛰어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런 챔프의 특성을 스포츠에 비유하자면 외적인 능력이라고 보여집니다. 야구랑 자꾸 비교를 하는데, 150km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는 삼진을 많이잡는대신 홈런맞을 위험이 크고, 싱커를 많이 던지는 투수는 홈런은 적게 맞겠지만 삼진을 잡는 능력은 비교적 떨어지는 것 처럼 말이죠. 혹은 투수/타자 친화구장과도 같은 외적은 팩터라고 생각합니다. 챔프간에 그러한 차이가나는 부분은 어쩔수 없다보며, 오히려 지나치게 지수가 높은 챔프가 발견 될 경우는 OP라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기때문에 밸런스 패치 및 꿀챔프를 찾는데 있어서 도움이 될꺼라고 생각됩니다.




그렇게 여러가지를 종합한 끝에 다음과 같은 새로운 중간결론을 내렸습니다.

- 데스는 더이상 포함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데스를 반영한 CA는 잠정적으로 연구중단상태입니다.

- 따라서 ICA쪽을 좀 더 보완하기로 했습니다. 대신, 데스를 반영하지 않는 만큼 종합적인 원딜러의 소양이 아닌 ‘원딜러의 공격력’, 혹은 공격적 기여도 만을 놓고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 그러면서 생각한게, 이 식으로는 원딜러의 공격력 뿐만 아니라 미드라이너, 그리고 탑솔의 공격 활약 여부 또한 가늠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라이너를 기준으로, 수치화 할수 있는 공격적 소양은 크게 “CS/총 데미지” 이렇게 두가지이며, ICA는 그 두가지를 통해 라이너의 활약을 나타내기 때문입니다.

- ICA는 그래서 더 보기 좋은말로 공격지수 (Offensive Rating)으로 바꿨습니다. 저는 이 수치가 농구로 따지면 경기당득점 (Point Per Game)과 비슷한 역할을 해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당연히 탑의 공격지수가 다른 라이너들에 비해 낮아지겠지만, 그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현재 메타에서 탑은 공격보다 수비/유틸성이 우선시 되는 포지션이기 때문입니다. 농구로 따지면 탑은 센터/파워포워드와 같은 역할이고, 현재의 메타는 그들에게 공격보다 수비를 더 요구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메타가 바뀌어서 13년 스프링처럼 캐리형 탑솔이 대세가 되면 그들의 공격지수는 올라갈 것입니다.

- 따라서 이 수치가 “라이너의 실력을 그대로 반영한다”라는 얘기는 절대 아닙니다. 다만 공격력이 우선시 되는 캐리 포지션에서는 중요한 지표로 사용될 수 있을것이라고는 자신할 수 있습니다.

- 또한 최초로 시도되는 수치이기에 이해하기에 간단하고, 가독성 또한 좋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프로레벨에서의 평균적인 공격력을 가진 라이너를 100으로 놓고, 그 기준점을 통해 그 경기에서의 공격력/캐리력을 가늠할 수 있는 좋은 지표가 될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따라서 식도 원래의 ICA에서 어느정도 바뀌었습니다. 더이상 평균값으로 나누지 않고, 표준편차를 구해 좀더 정확한 계산이 가능하도록 노력했습니다. (정확한 식은 아직 공개하지 않겠습니다)

여러가지로 얘기가 길었는데, 아래 분포도를 보시면 좀 더 이해가 빠르실 수 있을것 같습니다.








NLB 16강 - 결승에서의 탑/미드/원딜러들의 Offensive Rating 입니다. 보시다시피 대부분의 선수들이 100내외에서 위치해있고, 120 이상은 캐리, 140이상은 하드캐리정도로 설명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분포도가 약간 왼쪽으로 치우친 이유는 아시겠지만, 탑솔러들의 공격지수가 포함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분포도는 미드/원딜만 포함한 그래프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조금 더 100쪽으로 분포도가 치우쳐 져 있습니다.



여러가지로 분석해본 결과, 공격지수는 프로간의 게임뿐안 아니라 솔로랭크에서도, 어쩌면 그 이상으로 더 빛을 볼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크게 두가지 이유로 그렇습니다.

1. 공격지수는 열심히 할수록/잘 할수록 올라간다는 점입니다. KDA의 경우는 게임이 터지면 터질수록 몸을 사려야(극단적으로는 아예 afk를 해야) 관리가 됩니다. 하지만 OR의 경우는 그렇지 않습니다. 분당 CS와 분당 데미지와 수치가 비례하기 때문에 좀 더 정직하고 명확합니다.

2. 플레이어의 성향을 분석, 비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OR의 신빙성을 테스트하던 와중 현재 솔로랭크 2-3-4위에 올라와있는 dpop(도파), midkingking(앰비션), 그리고 Hide on Bush(페이커)의 최근 10경기의 솔로랭크를 수치화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러자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현 랭킹 2위 도파입니다. 마지막 경기에서 니달리가 하이퍼캐리한 경기를 빼놓고 보면 전반적으로 (랭킹2위 치고는) 높은 OR은 아니라는것을 확인 할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확인 할것은 상당히 높은 KDA와 버무려져 있다는 점입니다. 이걸로 보았을때 안정적인 플레이를 기반으로 한 게임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운영위주의 플레이를 선호한다는 것을 추측해 볼수 있습니다. (참고로 그는 조사한 최근 10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냈습니다).





CJ 블레이즈의 심장 앰비션입니다. 역시 높은 분당 CS가 눈에 띕니다. 솔랭에서 꾸준히 높은 CS를 유지하는것은 사실 꽤나 어려운데, 역시 과거의 “CS도 만들어서 먹는 앰비션”이라는 명성에 걸맞는 수치라고 보여집니다. 파밍을 기반으로 한 성장을 통한 캐리형 미드라이너임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우리들의 페이커 센빠이입니다. KDA고 CS고 뭐고 딜량이 인간의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그아페를 외치는 이유를 여기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페이커의 경우 부캐와 본캐의 최근 10전을 합친것임을 알려드립니다.





그래프로 본 셋의 OR 입니다 쉽게 정리하면. “운영의 도파, 파밍의 앰비션, 그리고 진격의 페이커” 정도 될 것 같습니다.




What’s Next?




이론이 성립되는 과정입니다. 여기서 제가 궁극적으로 밝히려는 것은 OR의 정립이 되겠죠. 지금은 여러가지 테스트중에 있습니다만, 크게 세가지 부분으로 테스트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 프로들의 경기 데이터를 수집분석
- 무작위한 솔랭 데이터 수집분석(티어별/챔프별/시간대별 등등..)
- 타겟 플레이어의 성향 분석


첫번째의 경우는 롤 챔스의 총 데미지량을 알 수 없는 관계로 NLB위주의 데이터 수집이 계속될 것 같습니다. 두번째의 경우는 현재 한 전적사이트에게 도움을 요청한 상태인데, 여차하면 코딩하는 친구들을 꼬셔서 직접 데이터를 모을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의 경우는 “이 자료가 여러게임 모이면 그 플레이어의 실력/성향을 파악할수 있다”라는 가설을 확인하기 위함인데, 아마 다양한 티어/라이너들을 상대로 테스터를 모집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지금은 구상중에 있고, 며칠내로 제 연구(?)를 도와주실 분을 찾아볼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며, 이 자리를 빌어서 자료제공에 협조해주신 NLB 관계자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표시합니다.



======내용추가======






원딜의 분량 데미지가 시간에 따라 얼마나 늘어나는가에 대해 확인해보았습니다.




마찬가지로 원딜의 시간의 변화에 따른 OR도 알아보았습니다.



시간과 분당데미지의 상관계수는 0.3061입니다.
시간과 공격지수의 상관계수는 0.3159입니다.

주로 0.1에서 0.3의 상관계수면 "약한 양적 상관관계를 띄게 됩니다."

시간에 따라 딜량이 높아지는건 당연하지만 그렇게 까지 큰 관계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cs의 중요성, 분당딜량의 중요성, CS:딜량의 비율 등등...
모든 변수를 생각했다고 말할수는 없지만, 적어도 남들이 얼핏 제기할만한 부분들은 남들보다 훨씬 더 많이 생각했고 거기에 따른 합당한 이유를 가지고 연구중에 있습니다.

글에 담겨있는 내용은 제가 생각하고 조사한 내용의 20%도 될까 말까합니다.


그러한 생각들을 일일히 다 나열하지 않는 이유는 그렇게 되면 글이 너무 장황해져서 지루해지기 때문입니다


저는 애초에 이 지표는 가장 기본적이고 간단한 데이터 분석(Data Analysis)의 시초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많은 사람들이 읽고 생각을 공유할 수 있도록 글이 재밌어야 하고, 또 그만큼 흥미있게 보여주는것 역시 정확한 지표를 찾는것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나은 결과물을 위한 건설적인 비판은 환영하지만, 저런식의 밑도끝도없는 공격은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