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전 MSI 지역예선 경기를 완주했음

스포티비 해설진 관련 말들이 많길래 해설에 집중해서 봤는데,
솔직히 스포티비나 OGN이나 드립 수준에 별 차이는 없었음

차이가 없는데 왜 까이는가 그 이유를 생각해봤고 나름 내린 결론이 이거임
"짬의 차이"



일단 팩트하나 짚고가자.
클동준은 안까이는데 빛돌은 왜 까이느냐 하는데,

클동준은 안까인다는건 팩트가 아님
클동준도 해설 너무 실없게 하면 까임



한달전쯤이었나?

피지알부터 시작해서 인벤까지 각종 커뮤니티에
"클동준 요즘 해설 날로 먹는거 아니냐"
"경기 해설은 뒷전이고 드립이나 밈가지고 농담따먹기로 사운드 메꾸기만 하는 같다"
막 이런 비판글들이 올라왔었음

그날 해설들이 그 글들을 본건지 
그날은 기름기 쪽빼고 빡세게 해설했는데, 끝나고 인벤에 극찬이 쏟아졌음

와 각잡고 해설하니까 수준 개쩐다고. 귀가 호강한다고.



사실 시청자들은 빡센 해설을 원함

빡센 해설이라는게 개그치지 말고 진지빨고 해설하란 소리가 아님
개그를 치는건 좋은데, 치더라도 상황에 맞고 웃긴 개그를 치라는 거임

의미없는 사운드 메꾸기용 억지 개그라든지
실없는 소리만 계속되는건 시청자들이 좋아할 리가 없음



하지만 해설자들도 사람인데 매 경기를 롤드컵처럼 할수는 없는 노릇이고
어느정도 완급조절이 있을수 밖에 없는데

그 고삐를 너무 풀게 되면 천하의 클동준조차도 얄짤없이 욕을 먹는다는 거



갠적인 얘기를 하자면, 
난 동준좌가 해설중에 갑자기 별거아닌거에 빵터진듯이 껄껄거리고 웃는거 별로 안좋아함
너무 작위적이고 억지웃음 유발하는거 같아서...

그래도 동준좌니까 그런 사소한 불만은 접어두고 보는건데
근데 MSI에서 빛돌도 틈만 나면 깔깔 거리고 웃더라...

동준좌니까 싫어도 참은건데, 빛돌이 그러니까 넌 좀 그거 안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딱 들었음



빛돌 입장에선 억울할 수 있지
동준은 되는데 왜 나는 안돼? 라고...

근데, 그게 그냥 짬의 차이인거임
똑같은 행동도 병장이 하면 되는데 일병이 하면 안되는거 처럼



군대도 아니고 "짬"이라는 말이 너무 비합리적인거 같으면
"짬" 대신 "신뢰"로 바꿔보면 이해가 되려나

OGN 해설진들은 쌓아놓은 신뢰가 있는거지

클동준은 바로 욕먹은 당일날 욕한 사람들이 민망해질 정도로 명품해설을 보여줌으로써 논란을 잠재웠고
그렇게 쌓아놓은 신뢰로 이제는 어느정도 해설 편하게 해도 다들 인정하는거지



그런데 스포티비는 얘기가 다름

일단 후발주자이기도 하고,
사람들이 스포티비가 좋아서 튼것도 아니잖아
MSI 지역예선 중계해주는데가 거기밖에 없어서 하는수 없이 간 거지

거기다가 MSI에 아는 선수 단 하나도 없고, 모르는 선수 투성이인데
이 선수가 누구고 현지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챔프폭은 어떻고 그런 얘기는 뭐 하나도 없고

내내 농담만 하고 있으니
그리고 그 농담들이 웃기면 다행인데 억지웃음 유발하는거 같고
또 웃음의 코드도 결국은 "LCK수준에 비하면 얘들 경기는 웃기다" 수준의 국뽕코드다 보니까
불편할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결론적으로 스포티비는 좀더 각잡고 해설을 했어야 했다고 생각함

드립 위주의 해설도 신뢰가 쌓인 전클동이나 돼야 인정받는거지
시청자 입장에서 생소한 해설진들이 그렇게 하면 이게 뭔가 싶은거임

OGN은 되는게 스포티비는 안된다는게 참 스포티비 입장에서는 억울하겠지만,
어떡해 세상이 그런걸



그리고 딱 두가지만 더 언급하겠음

1. 결국은 이것도 준비부족이라고 생각함

아는 선수가 단 하나도 없는 경기라서, 설명할 거리는 정말 많았을것 같음

저 팀은 어떻고 저 선수는 누구고 챔프폭이라든지 플레이스타일
그 전에 저 나라는 롤 열기가 어떻고 이스포츠 문화가 어떻고 사실 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할 말이 정말 많았을텐데
해설들이 빈 사운드를 정보가 아닌 농담으로 메꾸는건

그만큼 정보수집을 덜 했던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음



2. MSI해설하는 중에 이런 식의 발언들이 많았음
"왜 저기서 빼죠? 더 들어갈수 있었는데요. 이해가 안갑니다."

그걸 이해를 하라고 있는 자리가 해설임


이건 야구에서도 늘상 있는 일인데, 해설자가 무조건 훈수두는 식으로 해설을 하면 엠팍에서 개같이 까임

"아마 이블린이 시야에 없어서 뺀것 같은데요. 그래도 바론버프가 있고 한타 무조건 이기는데 더 들어가는게 나았을 겁니다. 이런 부분은 확실히 LCK보다는 부족해보입니다"
이런 식으로 지적을 하더라도 선수의 입장을 먼저 해설한 뒤, 해설자의 의견을 말해야 안전함

선수가 왜 저랬는지는 모르겠고 알고싶지도 않고 내 생각은 이렇다 는 식으로 지적만해서는 그거는 해설이 아니라 훈수




요약

1. MSI 드립 수준은 클동준 조합이나 스포티비 조합이나 별 차이 없었다. 그런데 차이가 없어서는 안됐다. 짬의 차이가 나니까... 다른 말로 시청자들에게 쌓아둔 신뢰의 차이가 나니까...

2. 그리고 그런 클동준 조차도 너무 실없는 소리하면 게시판에서 바로 욕먹는다. 시청자마다 날로 먹는 해설로 보는 선이 어느 정도인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MSI해설은 확실히 "빈 사운드를 억지로 메우는 것 같은 실없는 농담"들이 적지 않았다.

3. 결국 실없는 농담을 하게 되는건 해설진들의 정보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생소한 선수인데 각 선수마다 산더미만한 파일링을 했으면 그거 소개한다고 농담할 시간도 없었을것.

4. 해설로 들리느냐 훈수로 들리느냐는 종이한장 차이다. 선수가 해설자의 견해와 다른 플레이를 한다면, 왜 안하냐고 지적만할게 아니라 그 선수가 왜 그런 플레이를 했을지 밝혀내는게 해설자의 역할. 지적하는건 그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