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밴픽

먼저 연패 기간 중 SKT의 밴픽을 요약하자.

1~2패 : 삼성의 세주아니-탈리야 조합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함.
3패 : 서로 장단점이 있음
4패 : 원딜캐리조합을 만들려다가 간파당해서 애쉬로 선회했으나 상대는 애쉬도 봉쇄할 수 있는 조합
5패 : 서로 장단점이 있음
6패 : 울프의 쓰레쉬 숙련 부족으로 인해 쓰레쉬를 밴하면서, 부득이 탈리야를 르블랑 밴 없이 뽑게 됨
+ 상대가 썼던, 몸에 맞지 않는 옷(자르반-럼블)을 소화하는데 실패
7패 : 라인전 상성 문제로 세주아니를 받춰줄 수 없는 상황에서 팀의 균형이 안맞는 픽/
다만 롱주의 조합도 역시너지가 강한 조합이라 플레이에서 갈림

대체로 서로 비등한 밴픽이거나 지는 밴픽인 경우가 많았다.
플레이를 차치하고서라도, 이기는 밴픽은 없었다고 보여진다.

8패 쨰의 밴픽을 살펴보자.

탑 : 레넥톤 - 카밀 구도는 레넥톤이 두번째 귀환 전까지 라인전에서 앞서고, (그 때까지 손해가 없다면) 카밀이 스플릿과 한타 모두에서 강점을 보이는 구도다.

정글 : 엘리스 - 그라가스는 주도권을 그라가스 쪽 팀이 쥐고 있을 떄만 그라가스가 좀 더 낫고,
비등하거나 엘리스 팀이 주도권을 쥐고 있을 떄는 그라가스가 상당히 괴롭다.

미드 : 카르마 - 탈리야 구도는 초반 카르마 우위/스플릿 및 소수 교전은 탈리야, 한타는 카르마가 우위에 있는 구도다.

봇 : 코크모+룰루 - 칼리스타+블리츠 구도는 정글러 개입이 없을 시에는 코그모 룰루가 초중후반 우위에 있고
갱호응 및 로밍만 칼리스타 블리츠가 우위에 있다.

종합하면 SKT는 3라인 모두 라인전 우위에 있으면서, 한타에서도 더 강하며, 정글러 개입에는 약하지만 정글러가 더 강하고, 스플릿에는 약하지만 라인전 우위에 있으면 스플릿에 대처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유리한 밴픽이라고 할 수 있다.


2. 플레이




0:38 SKT는 흩어져서 각 지역을 살피면서 적 레드에 와드를 박고,
롱주는 모여서 칼날부리에서 점멸을 뺀다. 
블리츠의 그랩은 오른쪽 판정이 좋은 걸 감안해도(오른손을 뻗어 끌어잡기 때문에) 성급한 점멸 사용이었다고 본다.
다만 향후 경기에 큰 영향은 없었다.



적이 블루 스타트라는 걸 알고, 초반 주도권이 SKT에 있는 상황에서 피넛의 정글 동선이 특기할만 하다.
일반적인 '황제리쉬(칼날부리->레드-> 두꺼비로 3렙) 칼날부리 졸+레드+블루로 체력손실 없이 적 레드로 곧장 들어간다.




엘리스가 선3렙 찍고 들어온 순간 그라가스는 움직임이 완벽히 묶인다.
레드는 강타로 먹지만 작골과 칼날부리를 뺏기는데, 남은 정글은 두꺼비밖에 없고 적 정글에는 쳐들어가는 게 불가능하다.
이러면 그라가스는 탑미드를 억지로 찌르거나 두꺼비 먹고 엘리스가 날뛰는 걸 손가락 빨면서 지켜보는 수밖에 없는데
커즈는 탑을 선택하고 이후 탑 교전에서 엘리스만 4렙을 찍으면서 대책이 없어진다.

이 시점에서, 3라인이 라인전이 우위에 있고 정글러가 엘리스(4) 대 그라가스(3)인데 그라가스가 택할 수 있는 동선(두꺼비->봇or미드)이 뻔하기 때문에 슈퍼플레이가 없으면 손발이 묶이고 무난하게 끝나는 게임이 만들어졌다.




물론 실제 경기에서는 칸의 매우 훌륭한 순간이동 활용으로 슈퍼플레이를 보여주면서 
경기를 역전시키고 이후에는 엘리스의 밀착 마크를 벗어난 그라가스가 봇에서 득점하면서 롱주가 승리하지만,
이렇게 불리한 게임을 한번에 뒤집는 슈퍼플레이는 자주 나오기 어렵고
또한 SKT가 상대의 실수 없이 본인들의 라인전 우위를 바탕으로 게임을 유리하게 끌어가는 장면이 나왔기 때문에
SKT의 밴픽 및 플레이가 회복되고 있다고 평하였다.


3. 결론

SKT의 경기력이 고점에서 내려온 것은 사실이며 현재도 완전하지 않으나,
SKT의 핵심 전략인 '라인전 우위를 미세한 운영으로 굳히기'가 살아나고 있는 모습을 볼 때 
SKT가 이 경기를 기점으로 경기력이 회복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칸의 경기력은 매우 뛰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