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는 넥슨 블록딜(block deal) 지분 중 44만 주를 취득해 엔씨소프트의 지분 11.98%(262만 8,000주)를 소유하게 됐다.

넥슨은 15일, 자사가 보유하고 있던 엔씨소프트 지분 전량(15.08%)을 매각했다. 이로써 서울대 공대 선후배 관계인 김정주 NXC 대표와 김택진 대표의 '불편한 동거'는 3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2012년 미국의 유명 게임사의 경영권 인수를 위해 손을 잡았던 두 회사는 인수 실패와 '마비노기' 차기작 백지화를 겪었다. 2015년 1월에는 넥슨이 지분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가'로 변경하는 내용을 공시, 게임계와 경제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아래는 넥슨과 엔씨소프트와의 지분 거래 및 경영참여를 시간순으로 정리한 것이다.


2012년 6월 8일
넥슨 일본 법인은 엔씨소프트의 지분 14.68%(3,218,091주)를 취득했다. 주당 가격은 25만 원, 총금액은 8,045억 원으로 미국의 유명 게임사의 경영권 확보를 위한 거래였다. 이 거래로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는 9.98% 지분을 보유, 2대 주주가 됐다.



2014년 10월 8일
넥슨 코리아는 장내 매수를 통해 엔씨소프트 지분 0.4%(8만 8,806주)를 추가 획득한다. 주당 가격은 13만 610원으로, 총금액은 116억 원 상당이다. 넥슨 일본법인이 보유한 14.68%를 포함해 기업결합신고를 할 수 있는 15% 선을 넘기게 됐다.



2014년 12월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결합신고와 관련 "지분 취득 목적이 '단순 투자'라는 점을 고려하여 '넥슨의 지분 매입이 시장경쟁 원칙을 위배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서, '앞으로 지분에 추가 변동이 있으면 직권으로 재심사하겠다."고 밝혔다.


2015년 1월 21일
넥슨은 지분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가'로 변경하는 내용을 공시 작성한다. 공시 서류가 금융감독원 공시정보시스템에 접수된 날짜는 2015년 1월 27일.




2015년 1월 23일
엔씨소프트는 윤송이 부사장의 사장 승진을 포함한 정기 인사를 단행한다.



2015년 1월 27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을 추가 매입하거나 임원을 선임해 지배관계에 변동이 생길 경우 두 회사의 기업 결합을 재심사하겠다."라고 밝혔다.


2015년 2월 3일
넥슨은 엔씨소프트 경영 참여 요구사항을 담은 주주제안서를 발송한다. 이후 두 회사는 소강상태를 유지한다.




2015년 2월 17일
엔씨소프트는 자사주 195만주(8.98%)를 넷마블게임즈에 주당 20만 573원, 총액 3,911억 원에 처분하는 한편 넷마블게임즈 주식 2만 9,214주(9.8%)를 3,802억 원에 인수했다. 당시 업계는 이를 두고 제3의 우호세력을 찾는 전형적인 경영권 방어전략으로 평했다.




2015년 3월 27일
엔씨소프트 제18기 정기주주총회에서 김택진 대표의 재선임 안건이 통과되었다. 이에 따라 김택진 대표의 임기는 3년 더 늘어난 2018년 3월까지 연장됐다. 이날 정기주주총회 넥슨 대표로 참여한 김정욱 전무는 "엔씨소프트의 좋은 IP를 넷마블게임즈에만 독점 제공하는 것도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2015년 9월 2일
한국거래소는 엔씨소프트에 '최대주주 지분매각 추진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엔씨소프트의 최대 주주인 넥슨이 자신들이 보유한 3,306,897주를 다시 엔씨소프트에 되팔 것이라는 풍문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을 요구한 것. 당시 엔씨소프트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 확정된 내용은 없다."라고 밝혔다.



2015년 10월 16일
넥슨은 자사가 보유하고 있던 엔씨소프트 지분 전량(15.08%, 넥슨일본법인 보유분 3,218,091주와 넥슨코리아 보유분 88,806주)을 블록딜(장외 대량매매)을 통해 매각했다. 주당 처분 가격은 18만 3,000원, 총 처분금액은 6,051억 원이다. 이 중 13.3%(440,000주)를 김택진 대표가 취득했다.

넥슨 관계자는 "이번 거래로 한화 약 2,110억 원 손해, 엔화로 62억 엔(한화 약 586억 원) 이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이는 엔화 변동에 따른 차이다.



현재 넥슨이 매각한 엔씨소프트 주식 330만 6,897주 중 김택진 대표가 획득한 44만주(13.3%)를 제외한 나머지 286만 6,897주의 행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누가 엔씨소프트의 나머지 주식을 취득했는지는 주관사인 모건스탠리만 알고 있는 상황. 국내 기업의 지분 5% 이상을 취득한 국내외 투자자는 취득 후 5일 이내 그 사실을 공시해야 한다. 확실한 것은 김택진 대표의 지분 11.98%와 임직원 지분율 0.41% 그리고 넷마블게임즈의 8.9%를 더한 21.29%를 김택진 대표 우호 지분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영권 분쟁은 이번 거래를 끝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3년간의 불편한 동거를 끝낸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이제 각자의 길을 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