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자 밸런스 패치노트 보고 처음에 모니터 액정 나간 줄 알았잖아.
검성, 살성, 마도성은 무슨 연예인 케어하듯이 한 줄 한 줄 정성스럽게 스킬을 깎고 다듬고 아주 뷔페를 차려놨더라고?

근데 우리 치유성 섹션은… 와, 깨끗하더라.
순간 무슨 미슐랭 가이드에 나온 맛집 여백 미 보는 줄 알았음.

내가 너무 어이가 없어서 운영진의 깊은 의도를 분석해 봤는데, 딱 이거임.

"산소는 패치하지 않는다. 왜냐? 숨 쉴 때 당연히 있는 거니까."

그렇지 아니고서야 이럴 수가 없음. 지금 운영진은 우리를 클래스가 아니라 '인던용 공공재' 내지는 '움직이는 정수기' 정도로 보고 있는 게 확실함.

검성/살성 밸런스 패치 "아, 이 스킬은 모션이 소폭 느리고 타격감이 아쉬우니, 대미지를 7.4% 상향하고 쿨타임을…" (엄청 세심함)

치유성 밸런스 패치  (…정적…) "어차피 쟤네는 인던 가려면 힐해야 됨. 패치 안 해줘도 접을 놈은 접고 남을 놈은 남음 ㅇㅇ"

진짜 웃픈 건 뭔지 알아?
남들 상향 먹고 "와! 나 이제 딜미터기 찢는다!" 하면서 축제 벌이고 있을 때, 치유성들은 패치노트 밑바닥 구석탱이에 있는 기타 버그 수정 ~ 특정 상황에서 치유성의 치맛자락이 깨지던 현상을 수정했습니다 이딴 거라도 찾으려고 눈에 불을 켜고 시력 0.5씩 깎아 먹고 있음. 버그 수정이라도 감지덕지하는 이 노비 마인드 어쩔 건데…

타 클래스 새끼… 아니 데바님들, 앞으로 인던 앞에서 "치유성님 정화 좀요", "치유성님 부활 좀요" 하지 마세요.
우린 이제 클래스가 아니라 그냥 인던 입장권 끊으면 나오는 '기본 제공 번들 매크로'입니다. 인공지능 봇에게 감정을 바구니째 요구하지 마십시오.

이쯤 되면 다음 패치 때는 힐 스킬 이름도 좀 직관적으로 바꿔줘라.

쾌유의 빛 → 노예의 연장근무 / 치유의 빛 → 똥치우기

오늘도 나는 패치노트에서 존재 자체가 말소당한 슬픔을 안고, 상향된 격수 새끼들 피통 채워주러 인던으로 출근한다…

형들, 인던에서 나 만나면 아는 척하지 마라. 눈물 흘리느라 키보드 모니터 안 보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