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마리와 그의 친구들이 악명높은 해적선을 불태워버린 이야기가
2년여의 세월 동안 멀리멀리 인도의 주점까지 흘러갔을 무렵...
 가르곤이 리스본의 큰 상인조합 살미엔트길드에 가입을 했단 소문이 돌았다.
해적선을 피 한방울 안 뭍히고 타고있던 해적 300여명과 함께 통째로 구워버린것이
큰 가산점이 되어서 약탈을 조심해야하는 상품의 취급에 적어도 티끌만큼만이라도
다른 상인들에 비해서 능할것이라는 판단하에서였다. 물론 이미 길드 내에서
자리를 굳힌 그의 아버지의 입김도 작용했지만..(입냄새로 협박..)

"건배!"

 리스본 외곽의 당밀농장 스위티안에서 쓰여지고 남은 찌꺼기와
카리브해 출신의 빛깔이 자르르 흐르는 사탕수수짠것으로 만들어진
독한 럼주 4잔이 4명의 장정의(미형도 있지만) 목을 타고 내려가
위를 돈독히 적셨다.
 가르곤의 순탄한 항해생활을 기원하는 뜻에서 모인 친구들끼리의 2차 모임이다.
어제 1차로 이웃들과 새로 알게된 길드원들, 그리고 살미엔트부자와의 거나한 파티로
꽤나 쩔었기 때문에...,(그런데 살미엔트의 아들녀석은 나이도 어린게 술을 아주 잘 말았다.)
 오늘의 2차는 소박하게 전체요리 하나와 독한 럼주. 오트밀
그리고 돼지등뼈구이만이 올라왔다..참으로 소박하지 않은가?(그렇다)

"음...그래..그러니까 길드에서 일을 주면 네가 하는식이야?"

마리가 물었다.

"난 초보니까 처음에는 그렇게만 하다가 차츰 경험도 생기고 하면 혼자서
돌아다니게 될거래."

 가르곤이 비록 큰 가산점으로 들어왔다고는 하나 아직 초보이므로 자유무역보다는
임무형무역을 주어서 실력을 쌓게 하는것이 낫다. 그의 아버지가 되도록이면 빨리
독립을 원하므로 가르곤에게는 비교적 쉬운 근거리무역이 아닌 무슬림들과의 무역임무
를 준다고 한다. 주로 그들에게 식량을 구입해 오는 것인데. 모래를 섞거나 날짜를
안 지키는 등 마찰이 잦기 때문에 고된 훈련이나 마찬가지란다.

"그나저나 출세했군..., 자 한잔 더하지..,"

니조랄이 각자의 잔에 럼을 채워주며 말했다.

"그런데 이렇게 가르곤은 벌써 배를 타는데..., 우리는 뭐하는 거지?"

 클래욘이 이렇게 말하자 모두들 심각해졌다. 
사실.., 4명의 친구들은 무슨 목적이든간에 바다로 나가는 것이 꿈이었다.
그래서 어렸을 때 부터 놀이로나마 배를 익히고 연습을 한것이었다.
그런데 5년전에 일로 아이들에게는 바다에 나갈수 있는것이 좀더 쉬워지거나
그 기회가 많아졌다. 항해를 방해하는 해적을 불살라 버렸으니...,
해군에 들어가면 일반수병보다 더 좋은 대우나 계급승진을 기대할수있고
상업에 뛰어들면 약탈을 방지해야하는 그러나 이익이 많이 남는 상품을 다루게 되어 돈을 많이 벌게되고
탐험에 뛰어들면 모험을 방해하는 해적을 무서워하지 않으므로 위험하고도 대단한 원정에 많이 참가 할수있다.

 하지만 해군의 경우는 현재 포르투갈이 평화체제라 입대의 벽이 높았고.
상업의 길은 가르곤을 제외한 3명이 취미나 재능도 부족할 뿐더러
모험은 가난을 이유로 모두 싫어했다. 모험가들을 지원하는 단체가 많지만 잘 모르는것이다.
따라서 좋은 배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바다로 나가기가 어려운것이다.
 
 만약 당장 어느나라와 전쟁이 나게되면 많은 군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입대의 벽이 낮아지고
많은 배들이 징집되어 군선으로 개조된다. 또 입대의 벽이 낮아지는것으로 그치지 않고 직접
해군에서 나와 사람을 뽑는다. 그게 강제모집일수도 있고 혹은 그들이 염두에 두었던 인재에게
높은 보상을 조건으로 제안을 할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그런 화려한 경력(?)이 있는 이 나머지3명의
낙오자들도 배에 올라 그들의 꿈을 이룰수 있으리라..

"하여튼 우리도 때를 기다려야지."

마리가 낙천적으로 말하며 다시금 비워진 잔들에 럼을 채웠다.

"얼라? 다 떨어졌네..누나! 여기 진한 럼 하나 더요!"

술을 한병 더 주문하고 나서 가르곤이 말했다.

"어제 살미엔트씨와 둘이서 얘기하면서 들은건데 말야..."
"응!.."

별안간 조용한 목소리로 얘기를 하면서 무슨 비밀이야기라도 하는 것 처럼 가르곤이 몸을
숙이자 다른 3명도 모두 몸을 숙이며 이야기를 들었다.

"조만간 서 아프리카에서 큰 전쟁이 벌어진데."
"!!!"
"진짜야?"

놀라면서도 이상하게 기쁨이 밀려오는 이 기분! 흥미가 증폭된 마리.클래욘.니조랄이
가르곤을 재촉했다.

"누구랑 싸우는데?"
"서아프리카의 해적들!"
"그럼 해적 소탕전이란 말인가?"
"그렇지"

내심 기운이 빠졌다. 해적소탕전 같은 경우는 단기간에 전투가 끝나기 때문에
대대적인 움직임도 없을 것이다. 그러면 자신들이 해군에 들어갈일도 없겠지..
큰 소탕전이라고 해봐야 대서양 곳곳에 흩어져 있는 포르투갈 함대가 모두 집결하여
약간의 증원군과 함께 싸우는 것이리라..

"요즘 들어 카보베르데와 카나리아 제도를 거점으로 둔 해적들이
다시 세력이 강해져서 가지 치러 가는셈이지.."

해적이란 악성 여드름과도 같아서 시원하게 뽑아내고 나면 언젠간 다시
피지가 고여서 다시 짜내야 하는 존재이다..따라서 해적소탕전이란 큰
슬로건을 내걸고 한번 오지게 싸우는것도 해군의 일상중 하나이다.
그러니 김이 빠질 만도 하다..

"하지만 이번엔 좀 달라."
"으잉? 뭔데?"

다시 흥미가 생겼다.

"이번 소탕전에는 그동안 다른나라가 개입해서 서 아프리카의 해적들을 도와
우리의 아프리카와 인도 무역을 방해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것이기도 하대..
요즘들어 에스파냐가 인도에 끼어들 조짐도 있고 영국도 심상치 않고
며칠전 에는 파루 앞바다에서 양국의 사략선이 나포되었어. 따라서
우리에 불만을 가진 세력들이 사략선이나 자금적지원으로 그들을 돕는지의 
여부를 가리기 위해서 함대를 보낸다더군.."
"그러면 싸우는것도 접때와는 많이 틀리겠군?"

마리가 질문을 던졌다.

"그렇지. 예전에는 그저 크게 휩쓸고 연안의 아지트와 포대를
제거하는 정도에만 그쳤지만 이번에는 주로 휩쓸기 보단 최대한
나포하고 포로를 사로잡아 정보를 얻겠다는 거야.. 게다가 한술 더떠서
이번에 인도로 나갔다온 국가소유의 대인도무역선단이 이번 소탕전
날짜에 맞추어 서아프리카쪽을 지나기 때문에 다른 소탕전에 비해
기간도 훨씬길고 강도도 세다는 거지.."

그렇다! 희망이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도 나갈수 있다는 얘기인가?"
"그렇지! 대략 일주일후에 각지에서 소탕전에 참가할 수병과
사관후보생들을 모집한대.., 본래의 시험은 생략하고 그 자리에서
다른 테스트를 한다더군, 나가보라구!"
"좋아!"
"그리고 출항 일주일 전부터는 부족한 인원을 강제모집으로 때운다니까..
난 조심해야지.."
"집 부엌 화덕에 박혀있으라구! 으하하하하!!!"

 드디어 싸나이의 꿈을 이룰때가 왔다. 일주일후 당당히 해양조합의 문을 열고 들어가
신청서를 작성하고 승선할 배와 참가에대한 선급보상금이 주어질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사관이야 수병이야?"
"그저 잠깐 소탕전후의 전리금을 노리고 수병이 될수도 있고
계속 해군에 있기위해 사관이 될수도 있지 하지만 사관보단 수병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관이 안되면 수병이 되는거고 또 사관의 자격이 없으면
수병이 되지.."
"클래욘! 니조랄! 우린 전부 다 사관으로 가는거야!!"
"좋아!"
"건배나 한판 더하지!"
"크흐흐흐!"

희망에 넘치는 4명의 싸나이들. 그들의 가슴은 지금 열정으로 들끓고있다. 더러운 해적놈들아, 기다려라!

"건배!!!"

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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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이제 다음 화부터 본격적으로 함선위의 생활이 시작되는군요..
이 소설도 거의 포기직전까지 갔습니다만. 그래도 한 게시판의 터줏대감으로서
절개(?)가 없으면 안되지! 하고 끝을 보기로 했습니다.
우흠...내일 학교 가네..으하하 신나라..하지만 이젠 알흠다우신 교생선생님들도 다 떠나가고..
으흐흑...여기서 깜짝이벤트!
클로스헐드에 나오는 4명의 주인공들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리플 선착순으로 뽑으며 맞히신 분에게는 아름다운 한폭의 본인캐릭터그림 한장을 그려드립니다~

참고: 여기서 본인캐릭터라는 것은 저의 포스가흘러넘치는 마리가 아닌 당첨되신분을 뜻합니다..정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