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스! 나 이번에 해군 학교에 들어가게됬어! 바로 일리아나 제독의 수하인 
10인의 씨-가디언(Sea-Guardian)들에게 눈에 띌수있는 기회야."

 어느 덧 우리의 나이는 12살이 되었다. 예전에 어릴 적 치기로 했던 약속을 아
직도 카르도는 기억하고 있었고 놓치지 않았다.

 대륙 해상력 1454년 후추 전쟁에서 막강한 국력을 보유한 오스만 투르크
제국이 4개국 연합국에게 패배하며, 같이 막심한 피해를 본 연합국이 오스만과
 협상을 하게 된다. 
 그렇게 후추로 각국을 휘어잡던 오스만이 주춤하자 애매한 상황에 처해있어
중립을 표방하던 베네치아가 돌연 변하여 주변의 동맹항들을 점령해버렸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 직면한 5개국은 이미 서로에게 크나큰 피해를 입어 급부상
해가는 베네치아국을 막기 힘들었고, 그에 베네치아국을 '비열한 땅'이라 부르며
조롱했다.
 전쟁을 수행하던 5개국은 바로 종전을 선언하며, 해상력 1455년 7월 8일 
'베네치아 봉쇄'조약을 체결하며 연합국을 결성하였다. 그에 따라 경제 봉쇄, 군사
적 압박이 베네치아에 가해지며 결국에는 전투에 치닿게 되는데, 그 전투가 바로
대륙 해상력 1458년에 벌어진 '나폴리 보석 전쟁'이다.
 이는 단 한 보따리의 보석을 가지고 시세 싸움을 벌이던 두 상인에 의해 빌미가 제공
되어 대전쟁이 일어나 붙은 이름으로. 전쟁을 벼르던 각국이 격돌하게된 사소한 계기이다.
 하지만 이미 교역의 중심이 된 동지중해의 여러 항구를 점령하고 수년간 전쟁이 없어
군사적 수위가 상당히 강력했던 베네치아가 5개국과 동세를 유지하자 결국에는
모든 국가들이 서로가 피해라고 생각하게 되어 1460년 8월 12일에 협상에 체결하기로
한다.
 이때 마지막까지 최대한 이득을 벌이기 위해 티레니아 에서 벌어진 '2차 보석전쟁'.
결정적으로 베네치아에게 우세권을 준 전쟁이었다. 이 전쟁에서 영웅이 된 사람이 바로
"일리아나 루치노 아나페스토"였다.
  당시 베네치아 공화국의 도제(島帝)였던 파울로 루치노 아나페스토의 동생이자, 해양
강국 베네치아의 제독이 바로 일리아나 이다.
 그는 2차 보석전쟁에서 화려한 전술로 연합국의 전열함들을 몰살시켰고, 기동성이 빠르고,
신속한 강습으로 유명한 베네치안 갤리스로 함대를 구성해 퇴로를 차단해 피해를 가중시키
는 등. 실로 대단한 위용을 보였다.
 그리하여 일리아나 제독은 베네치아의 영웅으로 극부상했고, 베네치아 인이라면 누구나
그를 존경했다.
 그리고 심각한 피해를 다시 당한 연합국들은 한발자국 물러난 자세에서 협상을 볼 수 밖에
없었고, 후에 체결된 '피사 협정'에서 배상금과 금, 후추의 주도권을 빼앗길 수 밖에 없었다.

 "흥. 나쁜 놈. 나랑 같이 고기 잡이 한댔으면서. 흥. 그까짓 군인이 뭔데."

 화려한 금발을 지닌 앳되보이는 이 여아는 바로 엘리스였다. 한 달 전에 카르도가 해군학교에
들어갔다며 좋아하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 지금은 혼자 밖에 남지 않은 엘리스는 애써
울컥하는 마음을 부여잡으며 그를 마구 씹어댔다.
 매일 마다 교역을 하러 돌아다니는 아버지와 하루라도 많은 물고기를 낚아 생계를 유지해야하는
어머니. 그러다보니 매일 같이 놀아주는 것은 카르도 밖에 없었다. 그리고 엘리스는 매우 소심
하여 유난히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했고 졸지에 왕따아닌 왕따가 되버린 그녀는 카르도에게
의지하는 것이 상당하였다. 하지만 카르도가 떠나자 엘리스는 할 것이 없어졌다.
 만약 수도인 베네치아 의 주변 도시에 살았다면 어머니나 아버지의 배에 당장이라도 올라타 
베네치아의 학교로 달려갔겠지만 그녀가 살고 있는 곳은 시라쿠사의 주변의 척박한 마을에
살고 있을 뿐이다. 집안의 구리다 구린 배로 베네치아를 가려면 그야말로 여행길이다.
  
 "흑흑. 개념 말아 처먹은 놈. 히잉. 지가 가면 내가 어떻게 될지 뻔히 알면서.."
 
 시골에 척박한 도시에 살다보니 12살에 욕설의 수준급(?)을 달성해가는 엘리스다.

 "....."

 오늘도 그녀는 하루종일 항구에 앉아서 바다를 구경했다. 푸른 빛이 살랑거리는 티레니아 해의 바닷물은
그녀를 설레이게 하며 유혹하는 위험한 것이다. 마치 "뛰어들어!"라고 외치는 듯이 물결은 살랑거린다.
 카르도 또한 그 물결을 보며 군인이 된 것이 아닐까.

 "아니면 말고."

 시라쿠사의 절경은 꽤나 아름답다. 섬이라곤 하지만 수많은 역사적인 유적들이 즐비한다. 신전부터 여러 
조각상, 장식물 까지. 하지만 그런 것은 엘리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대항해 시대인 지금. 그녀는 바다를 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바다는 그녀를 아직 끌어안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