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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09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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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일지]난파영국의 위대한 해군사관으로서의 긍지를 절대 잃지 않겠다고 맹세했었다.
하지만 지금 이순간만큼은.... "................" "................" "................" "................" "비참하군요." ".........." "그러니까 왜 그런 객기를 부리셔서 이런 겁니까. 꼭 어렸을때부터 하시는 행동이라고는 급한 성질에 무작정 막나가시는 그 저돌맹진의 성질이 언젠가 피보신다고 하셨죠?" 발바리아 해적들과의 조우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일등항해사겸 준사관인 윌리엄 카마이클이 나에게 이렇게 충심어린 조언을 해주었다. 난 그런 윌리엄에게 따스이 미소를 지어주며 말했다. "......윌리엄....." "네?" "어금니 꽉 깨물어...." "흐러니하 마히지요....이 란가하힌 하해를 어해하냐고요.....(대략 호우드에게 칼집에서 안뽑은 샤벨로 두들겨 맞은 윌리엄이었습니다. 해석 : 그러니까 말이지요. 이 난감하신 사태를 어떻게하냐고요...) "........못알아듣겠다." "헨향~ 흐러니하~" "시끄러!" 계속 꿍시렁대는 윌리엄의 항의를 듣기 싫은 나는 결국 그를 걷어차서 조용히 시켜야했다. 지중해..... 이제는 난 어느 해적이라도 상대해나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특별하게 주문제작한 프리깃과 잘훈련된 선원들..... 하지만 나는 다시 깨달아야했다. 세상은 참 넓다고.... ".........윌리엄." "네...." "미안하다....." 정말 미안할 뿐이었다. 방금전 우린 선원들이 어제만 해도 몸을 누이던 해먹으로 시체를 감싸고 대포알을 매달아 밑으로 가라앉혀야했다. 윌리엄은 묵묵히 그 작업을 도왔다. 우리 둘은 그 작업을 하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만 확실한 것은.... 이들에 대한 나의 죄책감과.....무력함에 대한 분노만큼은 확실했다는 것이다...... "내가 잘못했지......나때문에.....녀석들이......." "훌륭한 녀석들이었죠. 함장님. 그래도 원망하지는 않을 겁니다. 함장님은 비록 무모하리만치 용감하시지만 정말 훌륭하셨으니까요." ".......고맙다." 윌리엄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이런 각오도 없이 함장님을 따라 이곳으로 나서지도 않았을겁니다. 우리도 함장님을 믿고 바다를 나왔으니까요." "하지만 나의 오판으로 이런 결과를 낳았다........" 피로 얼룩진 넓은 갑판을 브러쉬로 닦아내면서 윌리엄은 말했다. "군인이란 그런겁니다. 명령에 죽고 사는거죠. 이번 일로 좀더 성숙해지리라고 믿습니다." ".......성숙?" 윌리엄은 피가 잔뜩 엉긴 브러쉬를 양동이에 넣어 씻어내며 말했다. "경험이라는 겁니다. 함장님." "............." "왜 군의 제독들과 함장들은 연륜있는 사람들로 채우는 걸까요? 물론 젊은 사람들은 패기와 능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경험이 모자라지요. 파격적이고 천재적인 사람이 아닌 이상 갑자기 그들을 제독이나 함장으로 임명할 이유는 없지요. 젊은이들은 가끔씩 그런 경험과 연륜을 무시하곤 하지만 때로는 그러한 것이 무서운 능력을 발휘할때도 있습니다." "............." "지금까지 함장님과 수많은 전투를 치렀죠. 하지만 이번 난파가 처음은 아니잖습니까. 북해에서 스웨덴 사략함대들하고도 교전했을때도 저와 함장님은 살아남았죠. 이번에도 그러고요. 재수 더러운.....그러니까 액땜했다 하시고 이번일을 교훈삼아 훌륭한 해군사관이 되어주십쇼." ".........윌리엄" "죄책감을 느낀다고 해서 돛대에 올라가 목매는 그런 짓은 하지 마십쇼. 제가 함장님을 증오했다면 함장님이 주무실때 그때 단검을 꽂거나 전투때 뒤에서 총으로 쏴버렸을 겁니다. 하지만 전 그러지 않았습니다. 사십쇼. 살아서 죽어버린 녀석들의 몫까지 다해주십쇼. 그리고 복수하시는겁니다." 어느덧 해가 저물고 있었다. 파도와 해류에 몸을 맡긴 나의 배는 어느덧 한 항구를 향해 접근하고 있었다. "........칼리아리군요." "........그래." 나는 멋대로 내팽겨친 샤벨을 다시 집어 허리에 차며 말했다. "윌리엄." "네 함장님." "고맙다." 그말에 녀석은 씩 웃었다. "뭘요." "........다시 시작한다. 다시 시작하는거다. 이번 기항지에서 충분한 보급을 한 뒤, 아테네로 향한다. 윌리엄 카마이클 일등항해사." "네. 알겠습니다 존 '네일드' 호우드 함장님!" 석양이 우리 배를 붉게 물들이고 있을때, 우리의 배는 칼리아리 항구를 향해 가고 있었다. ----------------------------------------------------------------------------------------------------------------- 거의 실화입니다. 알제리 근처의 발바리아 해적단 중갤리 시리즈들을 상대하다가 격파당했습니다; 동판 프리깃 내구도가 20넘게 달아버리고 돛과 돈이 쓸려갔습니다; 예비대포와 선수상들이 약탈당하지 않은것만 해도 다행이었죠. 돈도 뭐 5만원정도 들고 있었기에 그리 큰 피해는 없었습니다만.... 정말 가슴아프더군요. 현재 아테네에서 다시 퀘뺑돌리며 돈을 모으고 있습니다. 철판 전투갤리온을 위해서 말이지요. 으흐~ 가끔씩 엄청난 손해를 봤다고 한탄하시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저도 그런때 가끔 있지만....우리가 하고 있는 것은 게임일 뿐이고, 이러한 일도 게임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도 있는 일입니다. 현실에서도 게임에서 일어나는 일보다 더 힘들고 극복하기 어려운 일들이 닥치겠지요. 하지만 이러한 것을 이겨내 나가는 것이 인간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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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우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