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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6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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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적안과 별-483일 후, 칼은 출항준비를 서둘렀다. 처음엔 불평을 한 에스텔이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묵묵히 칼을 보조하며 열심히 일했다. 그가 가져갈 물건의 양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몇일 전부터 선적 작업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칼은 장부를 들고 선적량을 기록하면서 제임스에게 말했다. “생각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군.” “네, 저도 놀라고 있습니다. 에스텔 양의 능력이 의외로 수준급이더군요.” 칼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그의 말에 대답했다. “뭐, 자기가 가족들 먹여 살리려면 열심히 해야지.” “그 정도가 아닙니다. 선원들의 그녀의 지시를 철저히 따르고 있습니다.” 칼도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제임스의 설명이 재차 이어졌고 칼은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했다. “하지만.” “네?” “아직 멀었다는건 확실하지.” “무슨 의미신지?” 칼은 말없이 손가락으로 어딘가 가리켰다. 제임스는 그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봐요! 그건 이쪽으로 가야죠!” “저, 이건 저 창고가 맞는데요.” “네? 어? 이게 아니네?” “이러니 아직 멀었다는거지.” 휘익! 탁! 뭔가 날아왔고 뭔가 잡아냈다. 칼의 말을 들은 에스텔이 장부를 냅다 그의 얼굴을 향해 던졌고 칼은 그것을 가볍게 받아냈다. 하지만 끝난게 아니었다. 뭔가 세게 맞는 듯한 둔탁한 소리가 났다. 어느새 에스텔이 칼의 뒤로 와서 그의 뒤통수를 때렸다. “죽을래? 죽을까? 어? 이게 누나한테 못하는 말이 없어.” “젠장, 여자가 힘은 무식하게 세가지고.” “군인이라 무식하게 세다 어쩔래?” “알았으니까 하던거나 마저 해!” 그때였다. “백작님!” 한 병사가 말을 타고 급히 달려 오는게 칼의 눈에 보였다. 깃발을 봐서는 여왕의 근위대였다. “무슨 일이기에 나를 몇 백 미터 밖에서 부르면서 달려오는가?” “큰일 났습니다. 스코틀랜드의 기습입니다!” “뭐라고?” “폐하께서 전선으로 나가실 것을 명하셨습니다. 여기 황명입니다.” 칼은 병사로부터 칙서를 건네받아 쭉 읽어나갔다. 원래대로라면 여러 가지 격식을 차리면서 받아야 했지만 워낙 급박한 상황이기에 그냥 넘어갔다. 칼은 한숨을 쉬고 대답했다. “참나, 출항일자가 자꾸 늦어지면 곤란한데. 폐하께 알았다고 전해드리게. 이번 전장은 어디인가? 뉴캐슬인가? 미들즈브러인가? 아니면 저들이 무식하게 배를 타고 내려와서 리버풀 앞바다에 진치고 있는가?” “칙서에 안나와있습니까?” 병사가 묻자 칼은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칙서에 나와 있다면 전장이 어딘지 내가 물어봤겠나? 알아서 찾아가겠지.” “저도 모릅니다.” 칼은 한심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다 한숨을 쉬었다. “알았네. 입궁하라는 뜻으로 알겠네. 칙서도 누가 썼는지 몰라도 어떻게 하라는 지시사항이 한마디도 안 나와 있으니. 폐하께 곧 무장하고 입궁하겠다고 전해드리게.” “예!” 병사를 보내고 칼은 손으로 얼굴을 덮고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에스텔이 물었다. “왜? 전쟁 나가야돼?” “어.” 칼은 무심하게 대답했고 이윽고 제임스에게 명을 하달했다. “선적 속도를 알아서 조절하게. 그 정도는 세세히 명을 안내려도 잘하리라 믿네. 선적이 완료되면 편히 쉬도록 조치하게.” “네, 가주님.” “에스텔은 나와 같이 저택으로 돌아간다. 다들 움직여.” 칼은 집으로 돌아와 갑옷을 챙겨 입었다. 에스텔은 엘리스를 도와 칼이 갑옷을 입는 것을 거들었다. “이런거 입고 싸워도 안 다쳐?” 칼은 에스텔의 물음에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후, 어차피 철갑옷 입어도 석궁에 관통 당하는건 마찬가지야. 크게 신경 안 써도 돼.” “알았어. 난 이제 뭐하면 돼?” “집에서 휴가 보낸다 생각하고 지내던지 아니면 우리 집에서 에리카랑 놀아주던지. 선택은 자유니까 알아서 해.” 칼은 투구를 눌러쓰며 집을 나섰다. 어느새 준비했는지 모를 말이 갑옷이 입혀진 채로 집 앞에 있었고 집안의 식솔들 모두가 나와 있었다. 어머니인 엘리스만 제외하고. “음, 어머니는 오늘도 안나오셨나.” “네, 나오지 않으셨습니다.” 크리스틴이 대답했다. 칼은 한숨만 내쉬었다. “하긴, 전쟁 나가는게 좋은 일은 아니지. 크리스틴, 집을 잘 부탁해. 어머니께는…잘 말씀 드리리라 믿고.” “걱정 마시고 다녀오십시오.” 칼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에스텔에게 말했다. “에스텔은 아까 말한 대로 알아서 하고. 뭐 필요한거 있으면 어려워 말고 크리스틴에게 말해. 알아서 해줄거야.” “걱정 말고 다녀오시지. 바보 꼬맹이.” “너에 비할까?” “이게!” 말은 살벌했지만 서로 웃으면서 말하고 있었다. 그녀는 칼에게 거수경례를 하였고 그 역시 경례를 받아 주었다. 칼은 마지막으로 동생인 에리카를 안았다. “오빠 갔다 올테니 얌전히 있어.” 뭔가 감상적인 대답을 바랬던 칼은 그녀의 대답에 큰 충격을 받았다. “죽어서 오면 지옥까지 쫓아갈거다, 뭐.” “뭐라고? 이게 오빠한테!” 에리카는 까르르 웃었고 칼 역시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툭 쳤다. 그리고는 말에 올랐다. “그럼 다녀올테니 집안을 잘 부탁합니다, 여러분.” 하인들은 그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칼은 그들의 대답을 확인한 후에 왕궁을 향해 말을 몰았다. 그시각, 미들튼 저택에서도 스코틀랜드의 기습에 관한 보고가 들어갔다. “오빠, 무슨 말이야?” “말 그대로. 스코틀랜드의 기습이라던데. 뉴캐슬이라고 들었어. 해군의 지원이 필요할지도 모르니 대기하라는 명령이 하달됐지.” 윌리엄의 말을 들은 라이자의 얼굴엔 수심이 가득했다. 그 원인은 다름 아닌 자신의 동생과 같은 칼이었다. “칼은 아마 뉴캐슬로 나가겠지?” “아마도, 그만한 지휘관도 없으니까. 그래서 우리는 아마 나갈 일이 없을거야.” “왜?” 라이자가 묻자 그는 당연한걸 왜 묻느냐는 듯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그 녀석이 알아서 쓸어버릴텐데 우리가 나갈 이유가 있을까? 하하하.” “오빠! 너무하잖아! 난 걱정된단 말이야.” 라이자가 화를 내었지만 윌리엄은 여전히 웃고만 있었다. 하지만 그도 겉으로만 웃을뿐 속으론 걱정하고 있었다. 칼의 집안 사정을 알기 때문에.
안녕하세요 키리이님 컴백에 자극받아 한 2년만에 글을 다시 올리게 된 칼리온입니다 ㅋㅋ 아 군입대가 얼마 안남긴 했지만 남은기간 최선을 다해 이글 완결 시켜볼겁니다 제 이름으로 검색하시든 글 제목으로 검색하시든 아마 엄청난 양의 글이 나올겁니다. 하하하; 이거 참 쓰기시작한지 4년이 넘은 마당에 아직도 완결이 안났으니 뭐 ㅋㅋㅋ 여튼 잘 봐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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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온 닉네임 : 칼리온 서버 : 헬레네 국적 : 잉글랜드 직업 : 민속학자 작위 : 백작 레벨 : 60/77/66 Welcome to Anfield, Jurgen!
부캐 : 슈리케이트 국적 : 에스파냐 직업 : 고고학자 작위 이등훈작사 레벨 : 55/77/20 대항5 모바일 13서버 칼리온 레벨 : 76 바람따라 구름따라 유유자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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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ll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