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팬픽에서 흔히 쓰이는 캐릭터의 성장기....를 빙자한 개그물입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제목의 한자는 애써 읽으려 하실 필요 없으십니다...만은, 그래도 원하는 분들을 위하여.
대삽질시대입니다(...) 삽질은 음만 맞게 한자를 끼워넣은거에요.

다소 오래전에 쓴 거라 요즘과 맞을련지는...잘 모르겠습니다.

 

 

  내 이름은 루크레시아. 에스파냐의 본거지 세비야에 살고 있는 이달고이다. 이달고는 하급 귀족으로 말이 귀족이지 귀족 취급 못 받는 신분이다. 결론. 나는 그냥 평민이나 다를 바 없다. 우리집 가난하다. 아름다운 세비야 성곽 속에서 성장하며 멋진 성당을 다니면서 신앙을 키워와서 그랬는지 어쨌는지, 아무튼 건축이라든가 미술에 관심이 많다. 아, 오해 금물. 재능은 꽝이다. 한때 아버지께서는 나를 공방에 견습생으로 보내기도 했다. 미술과 건축에 관심 많으신 우리 국왕 폐하께서 각국의 예술가, 건축가들을 불러들여 그들을 후원하셨기 때문이다. 실력만 있으면 누구든 대접받았다. 그러나 공방에 다닌 결과는 참패. 그나마 늘어난 것은 안목이라고 해야 하나. 음…아마도.

  공방을 자퇴한 나는 그해의 남은 날들을 놀면서 보냈다. 한 해가 지나고 날씨가 따뜻해지는 지금이 오자 아버지께서는 나를 부르셨다. 아버지께서는 말씀하셨다.

  "루시아, 언제까지 그따위로 살텐가?"

  "어쩌라고."

  "……."

  아버지께서는 당신이 말을 꽤 멋지게 했다고 생각했는지 하하하하하하 웃으셨지만, 내 간단한 대답에 입을 다무셨다.

  "루시아, 인생은─"

  "─즐기는거다. 뭐 때문에 이러세요?"

  아버지께서는 다시 입을 다무신다. 분명히 뻘쭘하신거다. 어차피 자업자득. 제대로 써먹지도 못하는 개그 그만 하세요.

  아무튼 아버지께서는 내게 구깃해진 종이 한 장을 건냈다. 가장자리에 진득진득한 풀 바른 흔적이 남아있다.

  "해양조합에서 인력 모집 광고를 냈더라고."

  그 종이는 'Te Quiero en la Armada(캐봇님께서 번역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큼직히 적혀 있는 해양조합원 모집 포스터였다. 왠 웃겨 보이는 남자─차마 국왕 폐하를 닮았다 할 수 없었다. 이거 그린 놈 누구야?─가 검지손가락을 촥 앞으로 가리키고 엽기적인 웃음을 짓고 있는데, 약간의 광기가 묻어나는 것 같다. 등록하고 싶은 사람도 돌아서겠다. 그 뒤로는 왕실의 문장을 단 거대한 군선, 전열함이 대포를 쏘는 모습이 그려져 있지만, 왕실 함대의 위엄은 보이지 않고 어째 유령선같다. 구질구질. 광고효과 낙제점.

  "너도 한번…."

  "안 해요." 나는 딱 잘라 대답했다.

  "루시아! 물론 네가 여자인데다 14살이라는 어리디 어린 나이에 집을 떠나고 싶어하지 않으려는 마음은 잘 안다. 하지만…."

  "아니에요. 바다와 배와 항해 기타등등은 제 로망이라구요. 칼날이 부딫치고 대포가 발싸될 때의 느낌은 멋질거에요. 제가 항구에 정박된 선박들을 보며 헤벌레 하는 건 아버지께서도 아시잖아요? 바다로 나가 공을 많이 세우면 귀족이 될 수 있지요. 그럼 사교장에도 다니고 예쁜 드레스도 많이 입고─아 좋아라. 그래도 전 귀찮아요."

  "그럼 넌 어쩌려고?"

  "간단하죠. 저, 항구관리랑 결혼할거에요. 공인된 꽃미남이랑 사는 걸로 만족할거에요."

  "……."

  아버지께서는 말문이 막히신 듯 하다.

  "이 3류 포스터, 조합 앞에서 무단으로 떼어오신 것 맞죠? 돌려주고 올게요."

  나는 포스터를 돌돌돌 말아 집에서 나와 해양조합으로 향했다. 교역소 앞은 언제나 사람이 바글바글거리기 때문에 은행을 거쳐 길드 사무소 쪽으로 가는데도 소리가 시끌벅적 들려온다.

  "와인 500에 다 사요! 제발좀 팔아주셈"

  "데미 12문 헐값에 처분합니다!"

  "아이템거래는 XX아이템을 치세요. http://jiralhane.com 1234-5678"

  아. 활기찬 천해의 항구, 세비야여.

  해양조합 앞 게시판은 텅 비어있었다. 이 조합도 참 웃기네. 새로 붙여두면 될 것을. 하긴, 이딴 포스터라면 붙이지 않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포스터를 대충 붙이고 돌아가려는데 누군가 나를 붙잡았다.

  "어…?"

  군복을 입은 것이 사관으로 보이는 우락부락한 남자이다. 그는 조합 안쪽으로 날 끌고 들어갔다. 마스터가 있어야 할 곳이다. 그러나 그곳의 자리에는 사람이 없었고, 서류들이 먼지를 날릴 다름이였다. 그리고 남자가 그 자리에 앉아 헛기침을 흠흠 하고 내게 말한다.

  "자네가 루크레시아인가. 듣던 대로 괜찮게 생겼군."

  "님 뭐셈? 즐!"

  "……."

  "뭐하자는 거에요, 아저씨. 아, 아저씨가 해양조합 마스터세요? 포스터 좀 바꿔요. 최소한의 미적 감각도 없는 엉망진창 포스터라니! 대체 어떤 머저리가 이딴걸 그린 거에요?"

  "…날세."

  "……."

  이런. 그런데 해양조합이 화가 하나 고용하지 못하도록 돈이 없기라도 한 건가.

  "흠흠…,아무튼. 포, 포스터건은 다시 생각해보지. 사실 자네 아버지께서 자네를 조합에 등록하고 싶다고 연락을 보내와서."

  결국에는 미리미리 다 해놨나 보다.

  "일단 이것들을 받게. 조합이 자네에게 주는 선물이야."

  그러면서 마스터는 몇 개의 꾸러미를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2천 두카토쯤 되어 보이는 돈 꾸러미와 무지막지하게 큰 페인트통. 돛 염색용 도료라 적혀있다. 그리고 변기 뚫는 깔데기같은 부담스러운 모양의 피리. 망향의 카리욘벨이라 하던가. 푸짐한 선물이시군요. 그렇지만.

  "근데 저 뭐 해요?"

  이런 것만 훽 주고 뭘 하란 것인가.

  "일단 저기 보이는 의뢰중개인에게 가보게. 첫 일을 줄거야. 그걸 해결하면 자네는 정식 조합원이 되는 걸세."

  그 말대로 하면 결국 귀찮은 일에 말려들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흥미가 가는 걸 어쩌라고. 아까 아버지께 귀찮네 어쩌네 하는것은 머릿속에서 지워진 지 오래다.

  출구 근처에 있는 의뢰중개인은 꽤 바뻐 보였다. 그가 나를 보고 말했다.

  "음, 자네가 신입이군. 항구를 벗어나 조금만 항해해보면 해군 연습선이 보일 걸세. 그 연습선을 격침시키게."

  "격침이요? 그럼 거기 탄 사람들은요?"

  "걱정할 필요 없네. 그리고 사람 죽이는 것을 두려워해서야 군인이 될 수 있겠나."

  "뭘 두려워해요. 전 단지 해군에서 보상금 내라고 할 까봐 그러는 거에요. 아무튼 직접 상대해보면 알 수 있겠죠."

  어째 조금 찝찝하고 어설픈 임무를 받고 항구로 나서려는데, 중요한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참, 저는 배가 없는데요. 그리고 보수는…."

  "배는 항구에 자네 아버지께서 자네 이름으로 등록해 뒀네. 그리고 보수는 500두카토일세."

  "님 장난?"

  500두카토가 뭐야. 쪼잔하게.

  "아무튼 잘 다녀오게."

  "……."

  난 항구를 향해 터벅터벅 걸어갔따. 기분이 벅차오른다. 그렇지만 보수가 영 아니다. 그러던 나의 시야에 '그분'이 나타났다. 항구관리! 아, 이제 정식으로 그에게 말을 걸어볼 수 있게 되는 거구나.

  내가 그에게 다가가자 그가 가녀린 양 손을 가볍게 벌리고 부드러운 시선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출항하시겠습니까?"

  털썩.

  완벽한 미성이다. 또한 그의 얼굴을 가까이서 보는 것 역시 처음이다.

  "루크레시아양?"

  영문은 모르겠지만 내 이름을 알아! 나는 떨리는 몸을 가까스로 주체하고 대답했다.

  "다, 당신이 너무 잘생겨서 출항할 수가 없어요!"

  "……."

  아, 이런. 그가 당황한 듯 하다. 나는 황급히 말을 돌렸다.

  "아, 제 배! 제 배는 어딨죠? 어떤 건가요?"

  마친 갤리온 세척이 강한 햇빛을 조명으로 항구로 들어오고 있었다. 멋있어라.

  항구관리는 나를 한쪽으로 안내했다. 프리깃, 카락, 캐러밸 등을 지나서….

  "이것이 루크레시아님의 배입니다. 포실 4문 모두 갖추어져 있고 선원 다섯명 역시 마침 저곳에 모두 있군요."

  내 배는 작고 아담하며, 귀여운 삼각돛 한개가 달려있다.

  "맙소사, 이건 바사잖아요. 어선 아닌가요?"

  "항해시 주의점을 설명해도 되겠습니까?"

  어머, 이님도 만만치 않네.

  "안 되요. 이 바사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간단하죠. 루크레시아양은 레벨이 안되니까요. 초보 저렙 주제에 나대지 마십시오. 난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