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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07 07:47
조회: 261
추천: 2
[소설] 바다바람의 품속으로 - 신고식- 갑판 -
[헉... 헉... 다 끝났다...] 출항 후 6시간이 지나서야 갑판 청소가 끝났다. [빌어먹을 꼬맹이...] 솔직히 갑판청소라고 해서 얕본 내 실수 였다. 무슨 모험용배 갑판이 이렇게 지저분한거지? 처음 이 배에 올랐을때 엄청난 생선비린내와 얼룩에 눈과 코가 마비됐다. 이건 무슨 어선도 아니고 아니 ... 어선이라면 처음부터 각오를 하겠지만... [여어 ~ 신참 수고가 많았어] 어디선가 굵직한 목소리가 들려와 고개를 돌린다. 덥수룩한 수염과 까만 두건을 뒤집어쓴 선원이 병하나를 내민다. [아... 고맙습니다.] 병의 마개를 뽑고 한모금 마신다. 옅은 소금맛과 함께 향신료 내음이 난다. 피로가 풀리는 느낌. [첫 일로 갑판청소를 해본 소감이 어떤가? 할만 한가?] [......] 땀에 흠뻑젖어있는 셔츠가 보이지도 않는지 능글맞은 웃음을 띄며 물어보는 수염선원. [그래도 이렇게 청소를 깨끗해놓은건 꽤 솜씨가 좋군. 근성도 있고 말이야.] 음음 하면서 만족한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자네 이름이 뭔가?] [핫산 입니다.] [난 이배의 갑판장 올랜도 라고 하네. 선장이 새로 선원을 고용했다길래 어떤 놈인가 보러 왔지만...] [그런데 갑판장님.] [응?] [분명히 꼬맹... 아니 선장은 모험가라고 들었는데 , 모험용배가 왜이리 지저분 한 겁니까?] 나는 배에 타면서 부터 느꼈던 의문점을 털어놓았다. [냄새를 맡고도 모르겠나? 낚시의 흔적이 아닌가?] 태연스레 대답하는 갑판장. [그건 압니다만... 모험가가 왜 낚시따위를 하느냐 이거지요. 모험용 배라면 보통 물자는 넉넉히 싣고 다니지 않습니까? 그것도 항해거리를 계산해서 말이에요.] 갑판장은 덥수룩한 수염을 쓰다듬으며 [그건 일반적인 모험가들 이야기라네. 우리 선장은 좀 괴팍하다고 할까... 뭐 이유는 잠시후면 알게될걸세.] 한참 웃던 갑판장은 갑자기 내 어깨에 손을 얹고, [파라다이스에 온걸 환영하네 핫산!] 응? 파라다이스? 그 목소리와 함께 어디 있었는지 십여명의 사내가 나를 애워싸고 있었다. [여~ 젊은 친구가 제법인데 그래?] [뱃일에 꽤 익숙하구만.] [자자 땀에 젖어서는 불쾌해서 일을 못하지 목욕물 받아놨으니 우선 씻으라고] 우루루 몰려들어서는 나를 들어 올린다. [어... 어...] 갑작스런 기습에 아무저항도 못한채 선원들에게 들려서 선실 한구석으로 옴겨진다. 그리고는... [여~엉 ~~ 차] 순간 몸이 붕 뜨는가 싶더니 - 첨 벙 [하하하하. 여기서 깨끗하게 씻고 나오라고. 갈아 입을 옷은 선반위에 있을걸세.] [구석 구석 깨끗하게 씻고 나오라고 선장에게 잘 보이려면 말이야. 하하하하.] 영문을 모른채 나무통 안에서 허우적 댄다. [아니 그렇게 말해도...] 목욕은 육지에서만 하는거 아니었어? 항해중에는 먹을 물도 부족할텐데 목욕이라니? 전혀 이해를 할수 없었다. 보통 항해중에는 물이 귀하기때문에 목욕은 커녕 제대로 씻지도 않는다. 여지껏 여러배를 타봤지만 마찬가지 였었다. 처음 배를 탔을때 세수를 하려다 고참선원에게 두들겨 맞은 기억도 있다. 먹을물도 아까운판에 세수할 물이 어디있냐며. 항해중 비오는날이면 전선원이 홀딱벗고 빗물 샤워를 하지 않았던가. [!] 갑자기 이건 음모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새로 들어온 신참들에게 고참들이 골탕먹이는 것. 아무래도 그런류의 장난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위험하다. 아무래도 이건 위험하다. 항해 첫날부터 신참이 목욕을 했다라고 하면 뭐라고 할것인가. 척보기에도 깐깐하게 보이는 여자였다. 여자라기보단 단순히 꼬맹이지만. 하지만 이미 엎어진 물... 어차피 당할거면 맞는거 보다야 이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기가 생겼다. 친절하게도 통속에 꽃잎까지 뿌려두고 비누와 수세미까지 준비해 두었다. [기왕 들어온거 화끈하게 씻어주지!] 갑판 청소하느라 피곤해졌던 몸은 꽃향기와 적절하게 데워진 물에 서서히 풀려져가고 있었다. [어라?] 문 밖에서 인기척이 났다. 이런 ... 너무 오래있었는 모양이다 갑판장이 부르러 온것 같다. [슬슬 일어나 볼까...] 욕조에서 일어나서 옷을 입으려는데 문이 열렸다. [!?] [!?] 시간이 멈췄다. 동시에 '당했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몸은 굳어버렸는데 사고는 재빠르게 회전한다. 눈 앞에 있는 사람은 누구냐. 작은 키에 옥수수 머리를 하고 있다. 내 머리속에 작은 키에 옥수수 머리를 한 사람은... [꺄아아아~~~~~악!!!!] 비명이 귀를 울린다. 엄청난 고음의 비명... 동시에 나는 머리에 무언가를 맞고 정신을 잃었다. - 선원실 - 눈을 뜨자 약한 촛불이 눈에 들어온다. 동시에 덥수룩한 수염을 한 갑판장이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뭐하시는 겁니까!!!] 벌떡 일어나 간격을 벌린다. [소리지를 힘이 남은거 보니 괜찮은 모양이군. 허허허 장난이 좀 심했나 보이.허허허] 뭐가 재미있는지 마른웃음을 흘리는 갑판장. 위험해. 이 양반은 분명히 위험하다. [어찌된겁니까?] 겨우 마음의 평정을 되찾고 물어본다. [어찌되기는? 선장이 던진 물통을 직격으로 맞고 쓰러진게지. 역시 선장은 사격솜씨가 훌륭해.] 물통과 사격이 무슨 관계? [선장도 많이 놀랐을거야. 뭐 한 두번 당하는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여자니까 말이지 허허허.] 고로 이런거다. 원래 그 목욕통은 선장이 쓰기로 되어있던 것인데 , 신참을 골려주기 위해 나를 집어넣고 동시에 선장까지 골탕먹이는... 선원들의 짖궂은 장난 겸 신고식. [아무리 신고식이라지만 이건 너무 하지 않습니까?] [20여명에게 돌아가며 고생하는 것 보단 나을거 같은데? 뭐 우리배에선 그런건 하지 않지만. 나름대로 좋은 추억거리가 생겼지 않나? 허허허] 뭐가 좋은지 갑판장은 계속해서 마른웃음을 흘린다. [그런데 선장은 어떻습니까?] [잠시 패닉상태 였지만 문짝하나 부수는 걸로 해결 됐네. 당분간 조심해야 하겠지만 그리 오래가진 않을껄?] [......] [자 움직일 수 있으면 갑판으로 나오게. 자네의 환영파티가 준비돼어 있으니까.] 그 말만을 남기고 갑판장은 나갔다. [또 뭔가 꿍꿍이가 있는건 아니겠지?] 중얼거리며 옷을 챙겨입고는 갑판으로 향한다. - 갑 판 - 갑판에는 선원들이 모여있고 커다란 접시에 먹음직스러운 음식들이 즐비하다. 그리고 중앙에 작은키에 옥수수 머리를 한 선장의 모습도 있었다. [올랜도씨.] [네 선장.] [다음에 또 이런 장난을 하면 용서 안할거에요.] [네! 알아모시겠습니다, 선장.] 역시나 마른 웃음과 함께 대답하는 음흉한 갑판장. [핫산!] [네!] 얼떨결에 부동자세로 대답한다. [오늘부터 당신은 우리 '탐험용바사'호의 가족입니다. 환영해요] 가족인가... 어려서 배를 탄이후 가족이란건 나에게 인연이 없는거라고 생각했는데... [자 오늘은 마음껏 즐기도록 하세요. 정성껏 조리한 다랑어스테이크와 런던산 맥주가 충분히 준비되어있으니까.] [네! 선장! 감사히 먹겠습니다!] 우렁찬 소리와 함께 환영회가 시작되었다. 한구석에서 들리는 류트와 탬버린 소리. 그리고 돼지멱따는 듯한 노래소리. 술잔 부딛히는 소리. 흥에겨워 웃는 소리... 나의 '탐험용바사'호의 첫날은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 선원에게 진수성찬을 베풀었습니다. - 선원에게 주연을 베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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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천효의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