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가락질을 가르쳐 달라고 하면


열에 아홉은 친절히 가르쳐 줄 것입니다.


그래서 꼬맹이가 젓가락질을 하게 된다면 더없이 기쁠 것이고


그래도 꼬맹이가 젓가락질을 못 한다면 아쉽지만 가던 길을 가겠지요.


머나먼 어느 날 훌쩍 큰 꼬맹이가 드디어 젓가락질을 하게 되거나


또다른 여행객의 친절 끝에 젓가락질을 배우게 되는 상상을 하면서요.




하지만 여행길 한적한 식당에서 만난 꼬맹이가


대뜸 자기 입에 음식을 떠먹여 달라고 말한다면


열에 아홉은 혼을 내거나 무시할 것입니다.


나도 지쳐 여행을 온 것인데


내 자식도 아닌 놈의 젓가락질이나 대신해야 한다면 기구한 삶이 아니겠습니까




온라인 게임에서의 뉴비 배척은 이와 같습니다.


고인물들이 뉴비를 이유없이 배척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뉴비들을 반기고 아끼는 쪽에 가깝지요.


다만 뉴비에는 두 부류가 있는데


하나는 젓가락질을 가르쳐 달라는 꼬맹이요,


또 하나는 젓가락질을 대신 해 달라는 꼬맹이입니다.


그리고 배척받는 뉴비는 단연코 후자입니다.


어쩌면 뉴비는 사라지고 파렴치한 인간만이 남아 배척받는 것뿐일지도 모릅니다.


부디 그걸 알아주는 유저들만을 만나


서로가 서로에게 여행길의 좋은 추억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