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계정 1000판, 본계정 2000판한 유저입니다
남들에 비해서는 엄청 많지도, 엄청 적지도 않은 유저였지만
이제는 떠나 보내야 할 것 같아서 글 몇 자 적어봅니다

떠올려보면 히오스는 추억이 더 많은 게임이었던 것 같습니다
중학생 때 리워크 안된 첸을 재밌게 한 기억이 특히 더 남네요

부모님이 가지 말라고 하시던 피시방에서 하루 종일 히오스만 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히오스에서 동갑 친구도 사귀게 되어서 5년 동안 연락하기도 하고
모르는 사람들끼리 5인 큐도 하고 참 좋았었죠

뭐 물론 항상 좋은 기억만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아나로 미드에서 경험치 받아먹다가 패작이라고 인벤에 저격먹고
새벽 4시에 억울함을 풀기 위해 부계정 배틀태그 공개 및 해명글을 썼던 일도 있었고

모르는 사람들한테 쌍욕도 먹어 봤고, 패드립도 들어봤습니다
그래도 저에게 있어서는 히오스는 좋은 게임이었습니다
승패와 상관없이 재미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요즘은 뭐라고 해야 할까요
사람들이 너무 날이 서있습니다 

승패 하나하나에 악착같이 집착하고, 한 가지 실수를 가지고 욕을 하며
본인 마음에 안 든다고 던지는 건 다반사에 잘못 씌우기 위한 정치와 실력이 아닌 인신공격까지

빠대 돌리면서 다른 유저가 못한다고 고아라고 한 사람
게임이 뒤집어질 실수가 아닌데도 스킬 하나 잘못 사용했다고 병신이라는 사람
못하는 유저만 만난다고 하길래 폭리를 돌리라고 하니 쌍욕을 박는 사람
게임 내내 시비를 걸고 논점을 흐리면서 욕을 박는 사람까지 만나게 되니

어느새 게임을 하더라도 재미가 없어졌습니다

매 판 기분 상한 다른 플레이어를 달래주고, 있는 욕 없는 욕 다 들어가면서 게임을 해왔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이게 맞나 싶더라고요 즐거우려고 하는 게임인데 더 이상 즐겁지가 않습니다

게임이 끝나면 본인은 저를 차단해 놓고 귓속말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하는 사람들
본인 마음에 안 든다고 게임 시작 5분 만에 하기 싫다며 우물에서 잠수타는 유저들

그래서
6년 간 해온 히오스를 
접으려고 합니다

솔직히 저 같은 유저 하나 사라져도 아무도 신경 안 쓰겠지만
인벤에 이런 글 올려봤자 아무도 안보겠지만
그냥 이제는 너무 지쳤습니다

재밌게 하십쇼 저는 가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