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ngjae "RallyJaffa" Jeon | 2018년 3월 9일 (금)

Ballistix의 "Magi" 김진환은 영웅 리그에서 늘 만나길 바라는 멋지고, 조용하고, 신비한 지원가 플레이어입니다. 그는 절대로 실력을 뽐내려 하지 않습니다. 다섯 명에게 황혼의 꿈을 걸려고 욕심을 부리지도 않겠죠. Magi는 자기가 할 일을 잘 알고 있습니다. 바로 안전을 유지하며 모두를 살리는 거죠. Magi는 그 일을 아주 정확히 해냅니다. 치유 하나조차 놓치지 않죠.

그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귓속말보다 크게 말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소박한 후드티와 수수한 검은 운동화를 신죠. 또 방이 붐비면 벽 옆에 서는 걸 선호합니다. 가끔 Magi는 누군가가 툭 던진 농담에 혼자 웃지만, 그때를 제외하면 그가 사람들 이목을 끄는 때는 없습니다. 대부분은 그가 옆에 있는지도 눈치채기 힘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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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랬던 Magi가 이번 해에는 제대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Ballistix에서 Magi가 "Swoy" 김성원 선수를 대신해 지원가 역할을 맡게 된다고 발표하자 많은 한국 히어로즈 팬은 우려를 표했습니다. Magi를 기용하는 게 나쁜 선택이라는 건 아니었습니다. 실력이 확실한 플레이어고, 더 나은 자유 계약 선수도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Swoy는 Ballistix가 거쳐온 수많은 챔피언십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 세계에서 한 손에 꼽히는 지원가였습니다. 과연 Magi가 그 역할을 제대로 이어갈 수 있을지도 불투명했죠. 물론 Magi는 과거 Team Hero, LeaveKongAlone, BooM에서 지원가로서의 기량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만 Swoy가 쌓아온 명성만큼은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Mighty와 포지션을 바꿔 원거리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전환한 후, Magi가 지원가를 플레이한 건 근 1년 전이었습니다. 또한, 2인 지원가 메타가 유행하던 때 그의 2차 지원가 성적은 썩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HGC 2018 첫 주가 되자 Magi는 이 모든 게 기우에 불과하다는 걸 증명했습니다. Magi는 Ballistix에 딱 맞는 플레이어였습니다. Ballistix는 대부분 경기를 실수 하나 보기 힘들 정도로 완벽하게 해냈습니다.

팀 감독 "Minwoo" 안민우는 역할 전환이 왜 이렇게 잘 풀렸나에 대해 자기만의 생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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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woo는 "Magi의 지원가 플레이 방식이 저희 팀과 정말 잘 맞는다 생각해요."라 말합니다. "Swoy가 저희와 안 맞았다는 말은 아니에요. 오히려 그 반대죠. 다만 Magi의 스타일이 훨씬 잘 맞는 것 같아요."

Swoy와 Magi는 완전히 정반대 타입의 플레이어입니다. Swoy는 지원가 위치에서 언제나 게임을 주도적으로 이끌려 하며, 게임을 한순간에 이길 수 있는 수나 팀 전투의 흐름을 뒤집을 돌진 기회를 노리곤 했습니다. 이와 반대로 Magi는 큰 플레이를 하는 대신 치유, 보호막, 이로운 효과를 적시 적소에 쓰는 데 집중하는 걸 선호합니다. Swoy의 찬란한 재기는 "Noblesse" 채도준이 침착하게 중심이 되어 팀을 이끌던 시절, 즉 Ballistix의 기존 구성원들과 완벽한 조화를 이뤘습니다. 현재 Ballistix의 팀은 "Hooligan" 박종훈이 이끌고 있으며, Hooligan은 더욱 공격적인 메인 탱커입니다. 따라서 이전보다도 자주 위기에 처할 때가 많은데, Magi의 믿을 만한 구제책이 큰 도움이 된다는 건 말할 필요조차 없겠죠.

Magi가 한결같이 팀에 기여하는 바가 하나 더 있습니다. 그건 바로 조용함입니다. Swoy는 언제나 팀원 간 의사소통 시 말하는 걸 좋아했습니다. 아이디어나 정보를 쉬지 않고 쏟아내곤 했죠. 반면 Magi는 필요할 때에만 입을 엽니다.

"예전보다 훨씬 조용하고 침착해졌죠."라고 Minwoo는 말합니다. "Swoy는 팀 의사소통에 적극적이었어요. 그 때문에 팀은 언제나 활발한 분위기였지만, 때로는 선장만 여러 명 있고 선원은 없다는 느낌을 받곤 했어요. 이제는 더욱 집중이 된 느낌이지요. 그 덕분에 팀 판단도 훨씬 안정적이 된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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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Magi가 Ballistix에 이바지한 바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Magi의 목소리 큰 대변인 중 하나인 HGC Korea의 해설자 "Gclef" 나형기는 이 지원가 플레이어의 초능력과도 같은 혜안에 열광하는 팬입니다. "Magi는 상대 팀이 뭘 원하는지 정말 잘 읽어요. 예측 천상의 보호막이라던가 미리 쓰는 정화는 언제나 정확하게 맞아떨어지죠."라고 Gclef는 설명합니다.

Gclef는 Ballistix의 새 플레이어에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Magi는 팀에 정말 잘 적응하고 있고, 대부분은 팀 간 지원가 싸움에서 이기곤 하죠. 제 생각에 Magi는 '전통적인' 지원가 플레이어라 하면 떠오르는 차세대 선수가 될 것 같아요."라고 말합니다. "다만 아직 ["Hide" 진경환]의 수준까지 올라오지는 못했다고 봐요. 우서나 레가르 외의 다른 영웅을 제대로 다루는 모습을 보여주지도 않았고요. 하지만 분명 그럴 기회는 많을 거예요. 그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도 생각하고요."

Magi는 적어도 아직 저런 찬양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Magi가 세계 최상급의 팀에서 플레이하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또한, 그는 현재 트로피만을 노리고 있습니다.

"좀 진부한 얘기긴 하지만, 일단 입상부터 하고 싶어요."라고 Magi는 말합니다. "전 아직 프로로서 입상 경력이 하나도 없어요. 토너먼트 입상을 한 뒤에 비로소 그 외에 뭘 원하는지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의 첫 트로피를 향한 길은 험난합니다. Ballistix는 지금까지 잘 해왔지만, Tempest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해 보입니다. 게다가 KSV Black은 현재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만, 이스턴 클래시 전에 극복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Magi는 압박감에 겁을 먹는 선수가 아닙니다.

"초조하게 있어 봤자 제 플레이가 나아지지는 않을 거예요."라고 그는 말합니다. "계속 열심히 해야죠. 그러면 우승할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