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07 / 오랜만에 인벤에 글을 써봅니다.
컴퓨터로 글을 써서 모바일을 읽기 불편하실 수도 있습니다.
많이 어색해보이면 새로 수정하겠습니다 --

0. 시작하기 전에


최근 솔랭과 자랭을 동시에 하면서 느낀것은
'솔랭 다이아1 도 판단력이 이렇게 안좋을수가 있구나!' 였습니다.

자유랭크는 5vs5 팀게임인만큼 정보 습득을 조금 더 최우선으로 두는 반면
솔로랭크는 5vs5 속에서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는 것에 더욱 관심을 두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마치 자신이 캐리하지 못하면 질거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정작 솔로랭크를 돌리는 사람을 보다보면 한정된 시야와 그릇된 판단,
그리고 위에 설명한 마인드로 인해 게임 플레이 내내 무리를 하면서
자신의 힘을 제대로 끌어올리지 못하는 유저들을 많이 봤습니다.

예를들면 골드 유저가 라인전은 다이아 못지않게 해내고, 라인전은 5킬씩 먹었지만
굴릴줄 몰라서 그대로 게임을 패배한다거나
상체에서 3:7 스코어, 바텀에서 10:2 스코어로 압살했지만
바텀의 우위를 살리지 못해 '상체겜 ㅈㅈ' 와 같은 발언을 하는 원딜을 많이 보셨을겁니다.

저는 이런 게임을 흔히 꼬였다고 많이 말하곤 합니다.
분명 충분히 승리를 가져올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팀원의 부주의가 곧 팀의 패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런 게임, 나아가서 소환사의 협곡에서 어떻게 승리할 수 있을까요?



1. 서폿의 역할

협곡에는 라인이 총 3개가 있습니다. 3명의 유저가 각각의 라인을 맡습니다.
다른 1명은 3개의 라인을 보조하고 라인 사이에 있는 오브젝트를 쟁취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럼 남은 1명은 무엇을 해야하는 것일까요.

정답은 시야 싸움입니다.

서폿의 처음과 끝은 시야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게임을 보는 눈이 높아지고 맵을 읽는 방법을 배운다면
불리한 게임을 역전할 기회가 분명하게 보이고
잘 큰 팀원들이 돌발 행동할 확률을 줄이면서 게임의 승리를 확실히 굳힐 수 있을겁니다.
그리고선 서폿 유저로써 당당하게 다이아에 진입하실 수 있을겁니다.



2. 시야를 먹는 단계

체스 게임은 게임 진행 정도에 따라 총 3단계로 나뉩니다.

(1) 오프닝 : 기물들의 전개가 모두 완료되기 전까지의 단계
(2) 미들 게임 : 상당수의 기물이 교환되는 단계
(3) 엔드 게임 : 룩이나 퀸, 또는 그에 준하는 소규모의 기물만이 남은 단계

이와 마찬가지로 롤에서도 시야를 먹는 것에는 어느 정도의 단계가 존재합니다
(수많은 변수가 있긴 하지만요.)

(1) 라인전 : 갱을 회피하고 받아치기 위한 시야 전개
(2) 2차 압박 이전 : 라인전이 끝나고 미드 1차를 수비/압박하기 위한 시야 전개
(3) 사이드(오브젝트) : 4용, 바론을 대치하기 위한 시야 전개
(4) 마무리 : 모든 포탑이 열렸을 때의 시야 전개

조금 더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아래 사진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제 플레이 했던 솔로랭크 경기 중 하나를 예시로
실제 게임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도 보여드리겠습니다.



위쪽 사진 두개 : 라인전 단계
왼쪽 아래 : 2차 압박 이전 단계
오른쪽 아래 : 2차 압박 시작 ~ 사이드(오브젝트) 단계 쯤
이렇게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선 내용이 너무 길어지면 읽는데도 오래 걸릴 수 있으므로
오늘은 일단 가장 기초적인 라인전 단계에 대해서만 설명을 해보려고 합니다.
(반응 좋으면 2편을 출시할 예정입니다...글 쓰는데 꽤 오래 걸리네요)


3. 라인전 시야

라인전에서 시야를 먹는 데는 크게 두 가지 목적이 있습니다.

(1) 상대 정글러 갱 회피
(2) 킬각 잡기

사실 원론적인 목적은 바로 상대 정글 위치 확인 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1)번은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의외로 (2)번의 역할에 대해서 간과하곤 합니다.

기초적인 라인전 구도에서 우리가 유리한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당연히 라인 압박을 통해서 이득을 가져오고 싶을 겁니다.

하지만 시야 없이 무조건적으로 라인을 푸시한다면
상대 정글러에게는 그저 훌륭한 먹잇감으로밖에 보이지 않겠지요.

하지만 생각을 조금만 바꾼다면 이를 훌륭하게 이용할 수 잇습니다.

시야가 있는 상황에서 라인을 푸시한다면
상대 정글러는 의미없는 갱킹을 시도하는 허수아비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럴 때 (2)번의 역할이 진가를 드러내게 됩니다.
제가 말한 라인 킬각 잡기는 바텀 라인에서의 킬각이 아닌 모든 라인에서의 킬각이 전부 포함되는 것입니다.

실제 게임 내용을 통해 확인해보겠습니다.


4. 예시 - 극초반 단계


먼저 위의 사진의 2분 52초, 케인이 시야에 걸리는 상황을 가져왔습니다.

시간 순서에 맞게 1번부터 5번까지 번호를 매겨놨습니다.
각각의 번호에 해당하는 설명을 달아드릴테니 읽으면서
시야에 대한 심리 전개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파악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1. 레드 스타트한 렉사이가 상대방의 블루로 달려갑니다.
블루가 있고 케인이 아직 안온 것을 확인한 렉사이는 저렙 싸움에서 이길 수 잇다는 확신으로 블루를 달려갑니다.

2. 카이사는 우리 렉사이가 상대 정글에 들어갔지만 케인이 안보이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즉, 보라색 루트 중 하나를 밟고 있을거라고 예상이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2번 사각형에 와드를 박습니다.

3. 라이즈 또한 카이사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자기 라인에 걸치는 경로로 갱/카정을 에상합니다.
라이즈는 케인이 카정을 올거라는 판단 하에 우리팀 블루에 와딩을 한 뒤
라인을 당겨 사리는 모습을 보입니다.

4. 케인은 초록색 루트로, 최대한 시야에 안걸리기 위해 돌아서 바텀 갱킹을 시도합니다.
여기서 카이사의 2번 와드가 빛을 발합니다.
기본적인 정글 동선의 이해와 와드를 박는 타이밍이 모두 겹칩니다.
비록 레오나가 물리지만, 빨리 빠진 덕분에 점멸만 빠지고 살아나갑니다.

5. 여기서부터가  "(2) 킬각 잡기" 에 해당하는 순간입니다.
렉사이는 케인이 아래쪽에 있다는 정보를 바탕으로 탑과 미드에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합니다.

계속 보시죠.


6. 렉사이는 탑 갱킹을 시도합니다. 이 또한 같은 맥락에 해당합니다.
케인이 아랫쪽에 보였기 때문에 위에서 킬각을 노리는 것이죠.
흔히들 대각선 법칙이라고 말합니다.
그 결과로 초가스의 점멸을 빼는데까지는 성공합니다.

7. 케인이 카정을 시도합니다.
이번에는 라이즈의 와드 (3번) 가 신의 한 수가 됩니다. 케인이 뭘 하고 있는지 그대로 다 보이거든요.
케인이 블루를 먹은 뒤, 두꺼비나 늑대로 가는지 또한 알 수 있었습니다.
실제 게임에서 케인은 블루만 먹고 빠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8. 렉사이는 케인이 블루를 먹고 빠지는 모습을 본 뒤, 바위게를 먹고 자연스럽게 미드에 내려옵니다.

9. 그리고 케인은 아랫쪽 바위게를 시도합니다.
여기서 또 한 번 카이사의 와드에 정보가 노출됩니다.
야스오의 무빙이 아래에 잡힌 것으로부터 우리는 확신을 할 수 있습니다.
야스오와 케인은 아래쪽에 라이즈/렉사이를 불러 역갱 시도를 할 것이다.

10. 또 다시 (2) 킬각 잡기가 눈에 보이는 순간입니다.
레오나와 카이사는 지원 핑을 빠르게 찍고, 10초 뒤 일어날 상황을 예상하며 바로 미드로 달려갑니다.
미드 정글 2vs2 싸움이 4vs2 싸움이 되는 상황입니다.

시야는 생각외로 많은 역할을 합니다.

조금 더 넓은 안목으로 인해 상대방의 수를 더 예측하면
상황을 우리편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는 예시였습니다.


5. 예시 - 신발이 나온 시점

이번엔 다른 경기를 가져왔습니다.
초반에 킬이 많이 안나오고 서로 유불리한 상황없이 무난하게 시야를 먹는
정상적인 게임을 보여드리기 위해서니 양해부탁드립니다.

노블레쓰+파이크+바드 는 무조건, 그리고 거의 대부분의 서폿은
신발을 사면서 기동성을 확보한 뒤 새로운 역할이 부여됩니다.

미드 시야 확보

기동성이 확보된 시점에서, 서폿은 원딜보다 빠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라인에 복귀하기 전 어딘가에 들릴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이 귀한 시간을 라인에서 멍하니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미드 시야를 확보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 팀을 승리로 이끄는데 더욱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여기서 저는 전반적인 갈래를 정리해보았습니다.

보라색 화살표가 핵심입니다.
미드 라인으로 달린다 vs 바텀 라인으로 달린다

보라색 루트는 7:3 으로 나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왠만해서는 미드로 달리는게 좋습니다.

미드로 달리게 되면
1. 미드 싸움 및 정글러와 합류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져 미드 싸움 각을 볼 수 있다.
2. 지금 레오나가 들어가있는 1자 부쉬 및 아래에 있는 점 부쉬 시야를 장악할 수 있다.
3. 여차하면 사진에서 노란색 루트를 밟아서 전령싸움이나 탑싸움에 합류할 수 있다.
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만큼 서폿은 경험치와 골드 손해, 그리고 상대 시야에 역으로
정보를 노출할 수 있는 위험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임을 풀어나갈 때마다 언제나 정답이 달라진다는 것을 명심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결국 뛰기 전에 어느 쪽으로 가면 이득인지 먼저 생각을 한다는게 핵심입니다.
아무 생각없이 바텀으로 달리기만 하면 그저 일차원적인 라인전 밖에 안되는거죠.

다시 돌아와서, 위의 사진을 설명드리면
저는 바텀으로 뛰다가, 파란색 화살표를 통해 미드로 달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바텀으로 뛴 건 다음과 같은 의도였습니다.
1. 상대 레드쪽에 이미 핑와로 시야가 잡혀있다.
2. 상대인 베인 유미가 아랫쪽에 박았을지도 모르는 시야를 지우겠다.

그러나 바위게가 나오는 상황에서 다이애나가 레드쪽 핑와에 걸리지 않았으므로
1. 귀환 후 돌아오는 중이다. 그러나 바텀으로 뛸 가능성이 있다.
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었습니다.

바위게는 젠 될 준비를 하고 있었고, 기왕이면 안전한 곳의 시야를 잡는것이 좋겠지요.
그래서 레오나는 강가를 따라 점 부쉬와 일자 부쉬를 훑으며
상대방의 핑와가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이를 통해서 트런들은 바위게를 안전하게 먹습니다.
이로 인해 정글러의 경험치 차이가 벌어지겠죠.
이와 같은 상황이 연속해서 3번, 4번 나타난다면 서폿차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겠지요.


선수들의 경기에서도 이런 장면은 꽤 많이 나옵니다.


바위게를 먹기 위해서 볼리베어가 미드로 바로 달려서 일자 부쉬 및 바위게를 확보하는 장면입니다.

앞으로 경기를 보게 된다면 서폿의 귀환 후 동선을 잘 보시길 바랍니다.
챌린저는 절대 동선을 허투루 낭비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어떤 근거를 가지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읽으면
솔랭에서는 그보다 훨씬 쉽게 시야를 장악할 수 있을겁니다.


6. 보충
너무 이론적인 부분이 부족한 것 같아서 보충해서 써봅니다.


라인전 단계에서 와드박는 위치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빨간색 테두리 : 부쉬를 포함하고 있으며, 먹으면 안좋을 수가 없는 위치입니다.
주황색 테두리 : 우리 팀 정글을 백업 / 상대 정글러 위치를 파악하는데 유용한 위치입니다.
노란색 테두리 : 매우 변칙적인 시야 확보에 해당합니다. 경우에 따라서 매우 유용할 수 있습니다.
내부에 색이 칠해진 사각형은 상황에 따라 그 와드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음을 나타냅니다.

예를들어, 칼날부리의 와드는 레드팀 입장에서 확보한다면 상대 정글러 위치 파악에 꽤 유용하지만
리스크도 크고, 작골->레드->강가로 뛰는 정글러의 위치 파악에 난항을 겪을 수 있습니다.

한 번 연습모드에 들어가셔서 제가 표시한 위치에 와드를 박아보면서
어떻게 시야가 확보되는지 직접 체험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6. 오늘의 결론 - 3줄 요약

1. 서폿은 시야싸움이 제일 중요하다.
2. 시야를 먹는다 = 상대방의 꼬리를 잡는다
3. 팀원의 하드 캐리에는 시야 캐리가 뒤따른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