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드디어 새 시즌이 밝았습니다. 시즌으로 따지면 벌써 10시즌이 되었네요. 이번시즌의 메타 변화는 기존과는 달리

특별한 점이 있어서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전시즌들은 특정 포지션을 콕 찝어

밀어주거나, 죽이거나 하는 식이었는데... 이번 시즌은 전 포지션에 걸친 메타의 변화가 생겨났다로 말할 수 있습니다.

2020메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이제부터 차근차근 알아갑시다.


2. 2020시즌 협곡 오버뷰
라이엇은 이번 10시즌 캐리력 부문에서 탑의 버프, 정글과 봇의 너프를 말하고 있습니다. 미드 포지션은 전시즌의

캐리력이 적절하다고 판단되었는지, 별다른 손길을 뻗지는 않았네요. 거기에 오브젝트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습니다.

솔로캐리력을 줄이고, 팀게임의 중요성을 더욱더 강화하여 솔랭과 프로게임간의 간극을 줄이려는듯 합니다.

일종의 롤의 '히오스'화라고 보면 되겠네요. 다만 모두가 강제로 평등한 공산주의식 히오스 시스템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제 협곡엔 대놓고 '이거 먹으면 이김' 이라고 만들어놓은 용의 영혼 시스템이 생겼습니다.

그럼 하체겜이네? 라고 할수도 있는데, 잘 생각해보면 라이엇은 이번시즌을 소름돋을정도로 잘 설계해 놓았습니다.

이제부터 그 이유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3. 포지션별 메타 변화

1) 탑
탑포지션은 이제 그간의 고통을 보상받을 때가 왔습니다. 

이제 탑은 솔라인 경험치 패치로 인해 중후반까지 팀에게 있어서 가장 강력한 화력이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라인 경험치 패치 하나만 생각하시면 절대로 안됩니다. 이젠 탑이 미드처럼 게임을 해야 할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솔라인 경험치패치는 탑에게 힘하나만 쥐어준게 아니라, '움직일 시간'을 쥐어준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전에는 탑라이너들이 경험치 몇개 타는게 무서워서 아래로 내려가기 힘들었다면, 이제는 아닙니다.

예를들어 보통 게임이 무난하게 흘러가면 탑이 12렙일때 보통 미드가 10~11렙, 원딜이 9레벨정도 되는데

이때 용싸움이 걸린다고 했을때 12레벨 탑이 합류하면 정말 옛날 탑라이너들이 보여줬던 엄청난 존재감을

뽐낼 수 있게 됩니다. 

싸움에서 잘 죽지도 않고, 딜은 딜대로 쎈 탑라이너가 있느냐 없느냐는 게임의 판도가 뒤바뀔만큼 중요해졌고

이에 따라서 탑의 주도권과 전령이 정말로 중요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령을 먼저 챙기고 1차를 먼저 민 팀의 탑은 먼저 라인을 밀어넣고 아래로 뛸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전시즌까진 스플릿이 강력하거나(잭스 피오라 등) 라인전'만'강력한 탑(루시안 케넨 등)위주로 탑이 나왔다면

이제는 뱅가드(다리우스, 가렌, 세트 등등 돌진형 전사)와 탱커들의 메타가 도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탑의 강함을 보여줄 때가 왔다는 것이죠. '탑은 우직해야한다'의 시대는 갔습니다.

이제 내가 탑에서 2차타워를 밀고 억제기타워를 때릴 수 있게 된다고 해도 4용을 먹히면 아무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난전과 팀파이트에 강한 챔피언들로 싸움에 먼저 합류해서 용싸움 주도권을 챙기는게 이제 탑의 실력이 되어버렸죠.


한줄요약 : 올 것이 왔습니다. 싸움이야? 나도 끼어야지!


2) 정글
고난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이제 따라잡기 경험치도 사라졌고, 정글의 성장력은 이전만 못해졌습니다.

정글포지션은 더이상 편한 포지션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오브젝트의 중요성은  더 커졌는데 정글이 망하기는 더 쉽게 되어버렸습니다.

정글러가 라이너의 마음가짐을 가지고 게임을 해야 한다는 말이지요.

정글간의 성장격차가 빠르게 굴러가는 메타가 된 지금, 한 번 망하면 정말 돌이킬수가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갱킹에도 변화가 필요합니다.

목숨을 건 무리한 땅굴, 킬갱보단 캠프를 깔끔하게 돌면서 여유가 생겼을때 가까운 라인에 들러서

라이너 주도권을 챙겨줄만한 체력갱+스펠갱 정도만 해주셔도 좋습니다.

정글링 부문에서는 무리한 카정보단 자기 정글을 깔끔하게 도는게 더욱 중요해졌고

싸움견적을 잘 짜고, 만약 하게된다면 싸움을 잘하는게 중요해졌습니다. 포기할 건 깔끔하게 포기하구요.

바위게 하나, 캠프 하나 못 먹는다고 정글이 터지진 않지만

그거 하나 먹겠다고 무리한 싸움을 걸어서 죽어버리면 정말로 게임이 아주 매우 많이 힘들어질 것입니다.

이전시즌까지만 해도 크게 망해봐야 정글간에 2렙차 정도가 끝이었지만, 이제는 3렙차, 4렙차도 흔해졌습니다.

사실상 라인전 단계에서 정글의 1데스=적정글과의 1렙차가 되어버렸고

정글러가 두번 이상 죽게 된다면 그의 존재감은 대포미니언 이하로 내려갈 것입니다.

예전엔 0/2/4 정글과 0/0/1정글중 0/2/4가 더 잘하는 정글이었다면

이제는 0/0/1 정글이 더 잘하는 정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말 어지간한 이득이 아니면 함부로 목숨을 내어주어서는 안됩니다.

정글챔프 메타는 그대로지만, 쉽게 죽기 쉽거나 카정위주인 신짜오, 렉사이, 킨드 등의 티어는 내려갈 것으로 생각됩니다.

리신엘리스에코의 시대는 당분간 지속되겠네요.


한줄요약 : 데스=정글차이=용차이=패배


3) 미드
라이엇이 미드정글을 묶으려고 아주 작정을 했나봅니다.

정글 스노우볼이 빠르게 굴러가도록 바뀌어 버렸기 때문에 라인에서 드러눕는 행위는 사실상 자살행위가 되버렸네요.

기동성을 최대한 살려서 우리 정글의 똥구멍을 막아주는게 최우선 임무로 떠올랐습니다.

미드는 워낙 다채로운 상황이 벌어지는지라 디테일한 게임플레이에 대해 말씀드리긴 힘들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와딩 포지션의 변화가 필요해졌다는 것입니다.

정글러는 더 약해졌지만 더 중요해졌고, 그렇기에 더 죽기 쉬워졌기 떄문에

라인부쉬에 갱회피용 와드를 하는 것 보단 미드가 어느정도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최소한 강가 섬부쉬, 혹은 가능하다면 칼날부리나 그 안쪽 깊숙한 곳에 와드를 해서 적정글을 찾는게

가장 중요해졌습니다. 

라인을 밀고 어느정도 여유가 생겼다면 우리 정글러 안부인사라도 한번 해주고

혹시라도 카정맞고 죽을까 하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캠프먹는 정글 근처를 돌아봅시다.

정글러가 위나 아래로 갱을 간다면 무조건 뛰어줍시다.

그게 힘들면 최소한 뛰는 척이라도 해줘야 합니다.

견적을 보고 말고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이제 정글이 갱갔다가 이득없이 죽으면 정말 답이 없어집니다.

미드는 한두번 죽어도 복구가 되지만 이번시즌 정글은 그게 안되기 때문이죠.

탑이나 봇으로 혼자 깡로밍을 가는 것 보단, 정글러의 갱을 서포팅해준다는 느낌으로 게임을 진행하시는게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키아나, 르블랑, 탈론 등 기동성이 좋은 솔랭 깡패들의 티어는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이며

라인전 지박령챔의 운영은 이전보다 열배는 힘들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줄요약 : 협곡의 똥받이


4) 바텀
협곡의 동네북은 언제나 바텀이었지만

이번 시즌으로 오면서 사실상 라인전 최약체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인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텀은 라인을 미친놈처럼 밀어야 하게 변했다는 것이죠.

바텀의 포인트는 바로 아랫바위게에 있습니다.

라인을 먼저 민다->아랫바위게를 챙기기 쉬워진다->용 or 합류주도권

이런 공식이 성립하기 때문에, 성급하지만 제 생각에 아랫바위게는 이제 거의 전령에 필적하는 가치를

지니게 되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봇이 약해진만큼 다이브에는 더욱 취약해졌고, 라인을 타워까지 밀리면

다이브의 위험이 훨씬 더 커지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아래쪽 강가에서의 정글싸움이 더 잦아진 이번 메타에서 봇이 먼저 뛰느냐 마느냐는

사실상 우리 미드정글의 목숨이 달려있다는 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봇이 라인을 3티모미터씩 밀릴때마다 우리 정글이 죽을 확률이 10%씩 늘어난다고 자기최면을 걸고 게임을 해야합니다.

봇이 어느정도 위험해지더라도 라인을 미친놈처럼 밀고 위에서 싸움이 일어나면 바로 뛰어줘야 합니다.

물론 상황에 따른 적절한 라인관리는 필요하겠지만 조금 유리하다고 하루죙일 프리징을 하는 행위는

자칫하면 팀 전체를 위험하게 만들 여지가 있습니다.

엉덩이가 무거운 바텀은 게임을 이길 수 없는 시대가 왔고, 싸움이 나면 가서 숟가락으로라도 때려야합니다.

그리고 그걸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아랫바위게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한줄요약 : 아랫바위게의 노예


4. 결론 및 정리
롤이 출시된 이래로, 이번 시즌에 게임을 승리하는 방법이 가장 크게 변화하였습니다.

이전에는 잘큰 누군가가 타워를 미느냐 못미느냐, 왕귀챔이 왕귀하느냐 마느냐의 싸움이었다면

4용=승리 라는 필승공식 쓰여진 이 순간에는 위험을 감수하고 푸시를 먼저 하는 팀이 더욱 유리해지게 되었습니다.

탑에서 전령을 먹고 푸시하는것, 정글이 갱을 가는것, 미드가 주도권을 쥐는것, 봇이 성장하는것

이 모든 것이 사실상 용을 먹기위한 과정이 되었다고 변모했다고 보아도 좋습니다.

무리한 뇌절이나 어거지로 타워하나 밀려다가 제압킬을 주고 게임을 비벼먹는것보단

유리할땐 유리한대로 용을 챙기고 불리할땐 다른건 다 내줘도 용만큼은 내줘선 안됩니다.

우리팀이 드러눕는 조합이라고 한다 해도, 최소한 3용만큼은 내줘서는 안됩니다.

아무리 못하는 팀원을 데리고 있더라도 4용만 먹어주면 힘의 차이로 찍어누를 수 있는게 이번 시즌이고

아무리 잘큰 팀원을 데리고 있어도 4용을 먹히면 서렌치는게 나은것이 이번 시즌입니다.

이번시즌도 건승하시길 바라며 티어와 건강, 연승과 성공을 모두 챙기는 시즌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2020시즌 메타 한줄요약 : 용고기 육개장 한뚝배기 하실래예?


부록 - 장신구에 관하여

제가 전에 작성한 미드라이너 기본원칙(http://www.inven.co.kr/board/lol/2766/47408)의 댓글에서

장신구에 관련해 알려달라고 하신 분들이 있으셨는데

지금이 딱 이에 대해 정리하기 좋은 시기인 것 같아서 짧게나마 정리해봅니다.


1) 처음 게임 시작시
정글이나 서폿 둘 중 하나는 렌즈를 들고 있는게 좋습니다(4와드1렌즈)

이는 적팀의 첫와드를 먹어 라이너에게 경험치를 먹이기 위함입니다.

경험치패치이후 와드경험치를 먹은 솔라이너는 첫웨이브 6마리만 먹어도 2렙이 찍히기 때문에

그로 인해 굴러가는 스노우볼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죠.

라이너가 무조건 선2렙을 찍는다는건 엄청난 어드벤티지기 때문에 한명쯤은 렌즈가 있는게 좋습니다.


2) 첫 귀환 후
정글(리신제외)은 렌즈로 바꾸는 것이 좋고(유효갱킹과 동선파악방지를 위해)

서포터는 유리하다면 렌즈핑와(바텀 주도권 꽉 잡기), 불리하다면 와드장신구(다이브방지)를 쓰시면 됩니다.


3) 서포터 아이템 와드진화 완료후(보통 9레벨 이후)
이때부터 미드의 장신구 선택이 갈리게 됩니다.

팀이 전체적으로 유리하다면 렌즈를 들고 시야차단(짤라먹기 및 설계방지)

불리하다면 와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우리정글 및 미드 라인에 당겨서 박기(방어용 와드)


4) 오브젝트싸움 및 한타페이즈
주 와딩은 시야장악은 제어와드와 서포터 와드로 충당하고

렌즈 2~3명을 제외한 전원이 망원렌즈를 드는 것이 좋습니다.

치는걸 1초먼저 보는지 못보는지, 뒤로 도는 적팀 케넨을 보느냐 못보느냐에 따라 게임의 승패가 갈리기 때문입니다.

5) 결론

장신구는 상황에 따라 유동적인 것입니다. 위에 정리한 내용은 그때그때 바뀔 수 있는 내용이고

내가 남에게 강요하기보단 팀원에게 부족한 부분을 체워주는 느낌으로 장신구를 선택해 주시는게 좋은 선택입니다.

아참, 그리고 롤에서 존재하는 가장 강력한 아이템은 트포도, 인피도, 데캡도 아닌 제어와드라는 사실을

절대 잊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