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원딜로 튕기면
그 판 휴가나온 느낌임
이기고 지는걸 떠나서 마음이 너무 편함



다른 사람들이 챙겨주지 못하고
오롯이 내가 판단해야하는 부담스러운 판단들
'판단의 부담' 이라고 개인적으로 표현하는데
(다른 분야에서 다른 뜻으로 사용하지만 차용해서)
원딜 포지션은 '판단의 부담'이 타 포지션에 비해서 현저히 적음



탑이 겪는 판단의 부담엔
사이드를 밀지 붙을지에 대한 판단이라고 생각함
이렇게 표현하면 조금 불충분하긴 해요
미드에 조금 더 적절한 서술이죠


1. 지금 이 사이드를 흔들어야되는지?
2. 그걸 넘어서 아예 재낄 생각을 해야하는지?
2-1. 내가 고른 챔프가 그 역할을 수행할만한지?
2-2. 상대 챔프나 상황을 고려헀을 때 그게 가능한지?


이런 부담스러운 판단은 남이 해주지 못함
난이도가 어렵지만 반대로 이걸 잘 해냈을 때
탑으로서 도파민을 느끼면서 아 롤 재밌다 느끼는거기도 함



미드가 겪는 판단의 부담엔
역시 사이드를 밀지 붙을지에 대한 판단일거임
이렇게 표현하기엔 조금 불충분함


1-1. 내가 이 사이드를 먹어"야" 하는지? 먹어"도" 되는지?
1-2. 내가 이 사이드를 안먹어"야" 되는지? 안먹어"도" 하는지?
2. 턴을 계속 쪼개고 당겨서
상대보다 반 턴 앞서는 구도를 스스로 만든다
2-1. 상대보다 반턴 앞설 때 본대에 합류할지?
2-2. 아니면 아예 내 성장 더 챙기면서 라인 한번 더 밀지?
2-3. 아니면 사이드에 개입할지?


역시 이걸 잘하는 사람이 미드를 잘하는거고
챔프의 특성이 두드러지는 부분이라고 생각함
탈론은 벽넘기로 자기 혼자 턴 만들고
트페는 사이드개입 잘하고 시야싸움세고 돌발상황세고
오리는 대체로 팔방미인인데 아군 브루저랑 연계될 때 정점이고
이런거에서 미드 픽차이가 결정적이라고 봐요



정글이 겪는 판단의 부담엔
탑미드처럼 표현은 힘든거 같음
정글은 주도적인 판단의 유형이 너무 많음


여기 붙어달라 여기 와드좀해달라
이 교전을 하자
(거부는 주로 라이너들이 많이 하는 역할
지금은 라인이 크다, 상대가 선턴이다 등등)
가장 주도적인 콜을 많이하면서
판단의 부담 역시 가장 많이 느끼는 라인임



서폿이 겪는 판단의 부담엔
로밍턴을 쓸까 말까
그리고 어디에 붙어야 하는가가 제일 크다고 봄


그리고 서폿 턴은 타 라이너들이 거의 안살펴줌
매정하다고볼건 아니고 서폿턴까지 고려할 여유가 없음
와드를 미리 박고 집을 미리찍든가 해서
준비설계를 먼저 해두는게 좋다고 생각함



원딜이 겪는 판단의 부담은
사실 거의 없다고 봄
원딜하면 내할일만 성실히하면됨 '딜넣는거'
그래서 원딜하면 휴가나온 기분임
이기고 지는건 뭐 나에게만 달린건 아니니까 어쩔수없고
마음이 편해요



자주 나오는 유형이 2개인데
1. 라인전 도중에 1차 타워랑 2차 타워 사이에서
상대방 튀어나와서 원딜 대기빵하고 잡아먹기
2. 라인전 끝나고 미드 타워 앞쪽에서
상대방이 점멸이랑 궁 다 꽂아서 잡기
이정도 주의하면 되는데


2번은 어렵긴 함
미드 중앙에서 상대가 점멸 투자해가면서
카밀궁 노틸궁 이런거 꽂으면 어떻게 살아
내가 선넘은거라고? 하면서 어이 털릴때도 많음
1번은 솔직히 타라인에 비하면 많이 쉬움
점수가 많이 높은 단골문제 느낌...



하지만 그래도 원딜러들이 겪는 고충이 있죠
서폿 문제
특히 요샌 용방도 생겨서
라인 꼬인 서폿들도 대거 출몰하구요
근데 저는 이 역시 과대평가 되어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최근에 이런 게임 한판 했습니다
라인꼬인 탑라이너가 스웨인 서폿 하는데
E를 뭐 아리마냥 라인미는데 쓰고
나중엔 내 CS까지 계속먹고 일부러 계속 물려서 죽고
팀 전체가 거기에 붙어서 억지로 손해보는 교환하는 구도
리폿했더니 결국 휴가보냈습니다


저도 당연히 화가나죠
근데 원딜로서 화가나는게 아니고
그냥 롤하는 사람으로서 화가나는거에요
사실 다 비슷하게 겪는 일이에요


서폿도 원딜 이상하면 스트레스 많이받고
미드도 정글 이상하면 스트레스 많이받고
정글도 미드 이상하면 스트레스 많이받아요


원딜만이 겪는 일은 아니에요
결코 특수한 사안이 아니고
모두가 겪는 보편적 사안임
롤 랭겜 100판한 이상한 사람 100명 모아놓고
팀운 때문에 볼멘소리 안해본사람
1명 찾는것도 버겁다고 생각함


미드하는 사람이 10판하면 멘탈에 임계치가 온다라고 하면
원딜들은 서폿이랑 1렙부터 부대끼다보니
멘탈이 더 많이 갈릴거고
원딜하는 사람은 하루에 8판하면 멘탈에 임계치가 온다
그리고 그게 많이 쌓이다보니
멘탈에 손상이 많이 간다
사람이 신경질적으로 변한다
이럴 순 있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이런 마인드로 타인을 설득하고
자기 상황을 설명하는 원딜
본적이 없어요
'나 고통받았어 힘들었어 이번판은 대충할래'
이거에 집중하는 경향이 더 크더라구요


모 원챔 탑 유튜버를 보는데
그 유튜버가 바텀 죽어나가면 흔히 하는말이 있어요
어어 그래그래 하층민들
더 죽어라 내가 캐리할게
저는 원딜들이 이런 마인드 가졌으면 좋겠어요
어어 무식한 상체놈들 더죽어 더죽어
내가 캐리할게 ㅇㅇ
이런식으로 ㅋㅋ


사실 이런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미드의 캐리력은 우하향중이에요
빅토르가 지금 솔랭에서 천대받는이유?
교전이 약하다?
약하긴한데 그것보다 더 본질적인게 있어요


옛날엔 빅토르EQ평에 원딜들 피 80% 나가버리고
ER만 그어도 그냥 전장이탈할수밖에없고
이런시대가 이미 끝나버렸기 때문이에요
빅토르의 리턴은 예전에 비해 너무 적어요
미드 캐리력은 우하향 중이고
빅토르는 그 메타에 너무나도 안맞는 챔피언이에요


미드의 캐리력이 줄었어요
롤은 상대적인 게임이에요
그 캐리력은 원딜에게 이양됐어요


원딜은 본대의 명실상부한 핵심기물입니다
그럼 그만큼 더 책임감이 있어야한다고 봐요
왕자님들이면 왕관의 무게를 버틸줄 알아야죠
이 뒤는 살짝 사족이 될 수 있지만 붙이겠습니다


왕관의 무게는 미드들은 이미 일찍이 버티던거에요
미드들은 오랫동안 왕관을 써왔고 준비가 되어있는데
점차 왕관을 다른곳으로 원딜쪽으로 가져가버려요
이젠 황족인지 폐족인지 헷갈림
옮겨간건 시대의 흐름이니까 어쩔수 없다 치고
그 왕관 소중히 여겼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좀 주춤하긴한데
한동안 많이 하던 말 있잖음
운동많이된다
ㅋㅋㅋ
그런 마인드 다들 가지면 좋겠지만
원딜쪽에서 더 가졌으면 어떨까 싶음

아래 글 보고 요즘 느낀 솔랭 주저리
살 붙여서 적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