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드에서 아크라시아로 이주한 던파 석유출신 로린이입니다. 아라드에서나 보던 혐사꾼 아사리판이 아크라시아에서도 열리는 걸보고 폭소하다가 이때것 올라온 자게의 글이나 반응들을 보다보니 아크라시아 원주민들의 경제구조에 대한 이해도와 장사꾼에 대한 내성이 약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라드에서 장사꾼들에게 시달린 16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게임내 경제 구조에 대한 이해와 그로 인해 파생되는 시장참여자들의 행동양태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이해를 돕기위해 글을 작성해봅니다.

1. 가격은 실제로 어떻게 왜곡되는가? - 수요 공급의 이면

 

   "가격은 수요와 공급을 따라 결정된다."

 

 초등학생도 아는 이야깁니다. 수요가 많으면 가격이 올라가고, 공급이 줄면 가격이 올라갑니다. 그런데 이 "수요" 와 "공급" 이 시장경제에서 어떻게 왜곡되는지  알아봅시다.

 

 

 1) 수요의 진실 - 실수요와 가수요

 

 흔한 혐사 쉴드글의 주요논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가격이 올랐다"

 

 그럴듯한 이야기고 사실에 부합하기도 합니다.  다만 한가지를 빼먹었죠. 수요는 실수요 뿐만 아니라 가수요도 포함하고 있다는 걸요.

   

    수요 = 실수요 + 가수요

 

  시세차익을 노린 가수요에 의한 매집이 늘어나면 수요곡선을 끌어올려 시장가격의 상승이 일어납니다. 특히나 가수요가 폭증해서 비정상적인 가격 상승이 일어나면 실수요자는 조급해져서 영끌을 해서라도 가격이 더 상승하기 전에 구매하려고 하고, 이러한 영끌 실수요를 노린 가수요의 증가라는 악순환불러옵니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 상태로 시간이 흐르면 인게임 경제주체 누구나  "가격이 더 오를거라고 확신이 있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가수요는 더욱 기승을 부리게 됩니다. 문제는 실제 이러한 가수요는 단순히 수요를 증가 시키는데 목적이 있는게 아니란겁니다.

 

   한줄 요약 : 가수요는 수요곡선을 끌어올려 가격을 상승시킨다

 

 

  2) 공급 - 생산 독점은 불가능하지만 시장공급량은 독점 할 수 있다

 

  대부분 이러한 논란이 일 때는 인위적인 혐사(가수요)가 눈에 보여 거기에 비난의 화살이 집중되기 때문에 시장 흐름과 연계하는 글은 별로 없습니다. 게다가 아이템은 게임사가 정해놓은 확률의 범위안에서 플레이어가 운빨로 먹는 것이기 때문에 "아이템의 생산에는 제한이 없다." 라는 선입견도 이에 일조합니다.

 

  문제는 시장가격을 형성하는 공급량은 생산량이 아니라 시장에 풀린 "시장공급량" 이라는 겁니다. 가수요자는 시장에 풀린 생산자의 공급을 중간매입하고 시세차익을 위해 보유함으로써 시장공급량을 줄여버립니다.  심한 경우 이러한 가수요자들에 의해 일시적인 시장 공급 독과점이 형성되면서 시세는 더더욱 치솟게 됩니다

 

 

 한줄요약 : 생산량 ≠ 시장공급량. 가수요는 공급량을 제한하고 시세차익이 날때까지 공급곡선을 끌어내리게 된다.

 

 
 이론적으로 가정하면, 무한한 자본을 가진 중간매입자는 거래 제한이 없는 상태에선 생산의 독점이 없이도 시장공급의 독점이 가능합니다. 게다가 이러한 시장흐름이 커지면 단순히 소수의 혐사꾼들의 난동이 아니라 시장참여자 전체가 시세차익을 향유하는 아사리판이 될 수 있죠. 게다가 시장공급량의 독과점이 심해지게 되면 이러한 중간매입자들이 시세를 결정할 수 있기까지 합니다.  압도적인 중간매입자는 일시적으로 공급이 많아진 것처럼 공급을 풀어서 시장가격을 떨군 다음에 그걸 다시 매집해서 가격을 더 올리는 짓거리도 가능합니다.  때문에 혐사는 사실 가수요를 통한 가격상승유도도 유도지만 "시장 공급량을 임의로 조절할 수 있도록 공급독점을 일으키는게" 핵심입니다.

 

 

  3) 응용 - 타겟 아이템의 특징

 

 

자 여기까지 오셨으면

 

첫째. 수요는 실수요와 가수요의 합으로 가수요는 수요 상승으로 인해 가격을 상승시킨다.   


둘째. 가수요자들의 중간매입은 단순히 수요곡선을 끌어올리는데만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시장공급량을 줄여버리고 심한 경우 시장공급의 독과점이 일어나며 공급곡선을 끌어내려 가격을 올린다.


셋째. 종국적으로는 이러한 중간매입자들이 수요와 공급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면서 심한 경우 시세 자체를 유도하거나 결정할 수 있다.

 


 

  까진 이해하셨을 겁니다. 그렇다면 아무 물품이나 손을 대면 무한정으로 이게 가능할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무한한 자본을 가진 중간매입자는 어디까지나 이론상 전제된거지 실제 중간매입자들은 당연히 자본이 유한합니다. 게다가 이러한 중간매집으로 이익을 내야 하죠.  때문에 충분한 실수요가 전제되야 합니다. 실수요가 없는 아이템은 매집을 아무리 해도 수요가 0이기 때문에 이익이 남을 수 없죠. 또한 자본이 너무 많이 묶이면 소위 말해 물릴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적은 자본으로 할 수 있는 걸" 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론 "보다 적은 자본으로 큰 이익을 내면서도 지속가능" 해야 합니다. 그래야 로또가 아니라 직업이 되는 겁니다.
 
 

  때문에

 

"실수요가 절실하게 형성되면서도 생산량이 제한적이고 대체가 불가능하며 단가는 높아도 시장 공급량 자체는 작아 지속적인 중간 매입으로 시장 공급량 독과점 형성이 가능하고 생산자들이 높아진 가격에 동조해서 시세 결정상에선 독과점자에 동조할 수 있는 물품"


 

이어야 이러한 중간매집자들이 날뛸 수 있습니다. 생각나시는 로아의 아이템이 있지요?

 

저 같은 로린이의 눈으로 봤을때도 "혐사" 라 불리는 중간매집으로 이익보기 가장 완벽한 아이템이 "각인서" 입니다. 특히나 생산량 자체가 부족한 "전설 각인서"는 가히 사재기를 위해 태어난 아이템입니다.

 

 


  [ 로린이 눈에도 전각은 사재기를 위해 태어난 아이템이다.]

 

  최상위레이드를 가기 위해서 비싸도 무조건 읽어야되는 필수아이템을 중간매입자들이 쥐고서 게이트키핑 할 수 있는데 이게 사재기를 위해 태어난 아이템이 아니고 뭐겠습니까?

 

 

 4) 왜곡의 결과 - 중간매입자들은 실수요자의 멱살을 잡고 흔들고 생산자들은 높아진 시세에 기생한다.

 

  중간매집을 통한 공급자 우위의 독과점 시장이 형성되면, 공급자들은 그로 인한 이득을 극대화하기 위해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일정 시세 이하로 떨어지는걸 막는 가격방어선을 형성하게 됩니다.

 

 문제는 이 경우, 실수요자의 숫자가 적다고 하더라도 시세에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합니다. 판매자 입장에서 "이 이하론 안팔거니까 배째" 시전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이런 시장에서는 시세를 형성하는 범위가 실수요자가 감내할 수 있는 최대치(실수요가 0이 되는 가격)에 가깝게 유지되기 때문에 '실수요자가 적어서 생산량 대비 가격이 떨어져야 하는 비주류직업 전각' 같은 것들도 시세가 실수요에 비해 굉장히 높게 유지됩니다.

 

 이러한 시세방어와 높은 시세의 시너지로 이러한 시세로 이득을 보는 "생산자, 판매자 입장이 강한 유저들" 은 이를 옹호하는 입장에 서는 경우도 꽤나 많습니다. 또한 그러한 유저들은 가격이 떨어질 수 있는 일련의 조치들을 극렬히 반대하게 되기도 합니다. 각인서 거래 제한 이야기가 나왔을때 입에 거품을 문 사람은 단순히 혐사꾼만이 아니라 '내가 그거 먹을건데 시세떨어지면  손해'라는 잠재적 손해에 민감하게 반응한 사람들이기도 하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들 때문에 혐사꾼들이 쉴드글에서  "(시세가 유지되면 먹는 사람) 모두가 이득인데 제한하면 큰일난다." 을 외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높은 시세와 그로 인한 이득은 그 전부가

 

 "시장 수요와 공급을 왜곡하여 실수요자들의 멱살을 잡고 쥐어짜낸 이익에 기반하는 과다소득"

 

 이라는 점에서 한큐에 반박 가능합니다.

 


  그리고 가끔 글을 보다보면  "원한 전각 1개만 사서 비싸게 팔았는데 나도 혐사임?" 식의 글들을 좀 봅니다. 뭘 1개 가지고 그게 어떻게 혐사로 작동하겠냐. 나는 장사꾼이 아니다는 식의 농담조의 글이겠지만

 

   "시장 전체로 보면 혐사로 작동합니다."

 

 1명이 2만개를 사든,  2만명이 1개 씩만 사든  똑같이 2만개의 가수요와 공급제한이 발생한 것이니까요. 압도적인 혐사꾼이 있는 물품이건, 소소한 용돈벌이가 목적인 유저가 매입한 물품이던 수요 공급의 왜곡은 이미 발생한 겁니다. 이러한 수요-공급의 왜곡은 "부도덕한 몇몇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유저, 장사꾼, 작업장 등을 망라한 자본의 흐름으로 움직일 때" 훨씬 심하게 일어납니다.

 


 

2. 가격오른거 골드 시세 때문 아니야? - 환율과 환차손익, 그리고 자본소득

 

 자 그럼 여기서 수요 공급의 왜곡이 아니라 골드시세를 꺼내시는 분이 있습니다. 주요 논지는 이렇지요.

 

  "골드시세가 떨어져서 아이템 가격이 오른거지 혐사가 있는 게 아니다."

 

  그러면 골드시세가 실제로는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아봅시다.

 

 

1) 골드생산량은 무한하기 때문에 골드 시세는 하방압력이 강한 편이다.

 

  MMORPG 조금 해보셨다 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알고 계시는 내용일겁니다. 게임은 현실과 달리 통화생산(골드생산)을 '인게임 플레이어'가 담당하기 때문에 무한하게 통화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이는 통화량 생산통제를 힘들게 하고, 시장에 과도한 통화가 유통되어 언제나 인플레 위험에 시달리게 됩니다. 물론, 게임사에서도 플레이어들의 골드 획득량을 감소시킬 순 있지만 기존 골드 생산자들은 감소한 폭만큼 더 많은 캐릭을 늘리는 식으로 대응하여 상쇄하는 식을 움직는데다가 게임사는 유저를 유치하고 유지해야되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골드획득량의 극단적인 감소는 "유저풀의 극단적인 감소"를 불러올 수 있는 사안이므로 리스크도 심한 편입니다.

 

  그래서 대다수의 게임사들은 유저수 자체를 늘리고 여러 사용처를 만들어서 골드수요를 높여 골드시세의 극단적인 하락을 막으려고 합니다. 굳이 조금만 열거해 본다면 기본 골드 사용처의 증가, 골드 소모용 이벤트, 신규유저 유치를 위한 이벤트 및 패치, 신규직업 출시, 신규 던전 출시 등등 종류와 방법은 엄청나게 다양합니다.  게다가 로아는 수많은 이주민, 난민들이 아크라시아로 넘어오면서 규격 외의 수요 폭발이 일어 났었지요.

 

 이를  21.06.01  로아의 골드시세 추이에 대충 적용시켜보면 난민들의 유입으로 골드수요가 폭증하였다가 대다수의 난민들이 정착 후 자체 골드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기존의 골드수요가 내려앉아 하방압력이 대체적으로 강해진 상태라 하겠습니다.

 

 

2) 환차손익의 발생 - 골드시세가 떨어지면 아이템 가격은 오른다. But....

 

이렇게 골드 시세가 떨어지면  자연스럽게 아이템 가격이 올라가게 됩니다. 틀린 말이 아니에요. 예를 들어보죠.

 

  "1만원 = 영웅펫 = 1천골"  이라고 가정하면 골드시세가 20프로 하락 했을 시에는 "1만원 = 영웅펫 = 1천2백골" 이 성립한다는 거지요. 

 

 그러면 여기서 "골드 1천골 을 가졌던 유저" 와 "영웅펫을 가진 유저" 중 손해를 본 사람은 누굴까요??  골드로 1천골을 가져던 유저는 가만히 있다가 20% 환차손을 쳐맞았으니 당연히 골드를 가진 유저가 손해입니다. 게임도 현실처럼 인플레가 발생하면 통화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통화를 가진 사람은 손해를 보고 자산을 가진 사람이 유리해지는 결과가 나오는 겁니다.

 

 그럼 골드를 가진 유저가 손해를 안보거나 덜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될까요? 경매장에 들어가봤더니 아직 1천골에 올려진 영웅펫이 보입니다. 환율로 계산하면 적정가가 1200인  상황이죠? 그럼 그걸 천골에 사서 1200에 팔면??? 손해를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영웅펫을 1천골에 올려놓은 사람은? 적정시세가 1200골 이니 1000골 판매를 중지하고 다시 1200골로 올리게 되겠죠. 누가 즉각 반응하느냐에 따라서 손해를 보는 쪽이 결정될 수 있는 구조죠. 때문에 환율이 서서히 변동될 때에도 이런 환차손을 반영한 거래금액의 변화는 분명하 존재합니다. 제 고향 -던- 에서는 골드시세 변동폭에 따라 장사꾼들의 매입가와 경매장 등록가가 작게는 몇십에 많게는 백만단위로 빠르게 반영되는걸 굉장히 흔하게 보기도 하구요.

  

 그럼 골드시세가 올라갈때는 어떻게 될까요?

 

 골드를 가진쪽은 환차익이 발생했으니 굳이 자산 거래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들고만 있어도 환차익이 발생하니까요. 반대로 파는 쪽에서는 1000골짜리가 환율 적용하면 800골이 됐다고 하더라도, 1000골에 팔리면 더 큰 이익이니 굳이 가격을 빨리 내리진 않습니다. 때문에 골드시세 하락때 보다 골드시세 상승때의 물가변화는 상대적으로 천천히 내려가게 됩니다.

 

 현실에서의 유가를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국제유가 상승때에는 누구보다 빠르게 휘발유 가격이 올라가지만 국제유가가 하락했다고 휘발유가격이 급락하진 않는 것처럼요. 골드시세가 내려갈때는 반응이 즉각적이지만 골드시세가 올라간다고 이미 오른 아이템 가격이 바로 정상화 되진 않는데서 "골드시세 반영론"의 맹점이 있습니다.

 

 

 3) 자본소득의 문제 - 자본을 가진 자가 가만히 있을거라 생각하지 마라.

 

  자, 여기에 현대 자본론을 적용해봅시다. 일반적인 유저가  "장사꾼" 이라는 존재를 인식할때 "골드장사꾼" 과 "물품장사꾼" 을 별개로 생각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소규모 장사꾼들을 그럴지 몰라도 대부분의 장사꾼들은 둘 다 합니다. 그때 그때 환율과 아이템 시세에 따라 자산배분에 차이를 둘 뿐이지요. 이유는 단순해요. 그게 더 이득이 큽니다.

 

   [한손에는 골드, 한손에는 아이템을 쥐는 장사꾼]

 

 장사꾼 입장에선 골드만 가지고 있으면 언제나 환차손 리스크에 시달리게 됩니다. 때문에 환률 하락 시의 리스크를 상쇄할만 자산의 필요성이 굉장히 강합니다. 심지어 그 자산이 "매집을 통한 공급독과점을 형성할  수 있는 물품" 이면 훨씬 좋습니다. 자본소득을 더 크게 올릴 수 있고  환율 하락시의 환차손도 판매가격에 즉각 반영하여 실수요자에게 전가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자본을 가진 자가 자산매입을 안할거라고 기대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입니다.


 

중간매입이 가능한 시장에서 중간 매입이 없는 재화는 수요가 0에 가까운 재화뿐 실수요가 존재하는 모든 자산과 재화는 거래대상이 되며, 자본의 먹이가 될 수 있습니다.

   


 

3. 결국 "실수요와 실공급이 만나는 시장의 강제형성" 만이 중간매집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이다. - 던파의 사례

 

 많은 분들이 던파의 사례를 가져와서 거래귀속을 주장하셨었습니다. 제 고향 아라드, 던파 이야기를 좀 해보죠.

 

 짤로 많이 돌아다니는 물품은 소위 마법부여카드라고 해서 던파내 장비에 딜옵션을 부여해주는 아이템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없으면 날먹의 대명사로 심한 경우 사사게에 박제됩니다. 거래제한이 걸리기 전의 시세로 캐릭 하나의 레이드 참여컷을 세팅하기 위해서는 "해당 물품의 가격만" 현금으로 10 ~ 20만원 정도가 들었습니다. 심지어 던파는 로아와는 달리 최상위 레이드를 가야 로아식 배럭으로 작동한다고 보시면 되기 때문에 로아 식으로 이야기하면 "배럭 하나의 세팅비용이 혐사로 인해 10만원 더 치솟은 상황" 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민심이 아주 작살났죠. 게다가 로아와는 달리 -던-은 애초에 골드수급을 네오플에게 패키지를 사서 다른 유저한테 파는 것이 메인이기 때문에, 유저들 대다수가 골드환율과 아이템 시세에 매우 민감하고 중간매입자들로 인한 수요공급왜곡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온몸으로 16년간 시달려온 사람들입니다.

 
  물론 이러한 민심을 게임사가 모르는 건 아니라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거래제한 이외의 모든걸 다 해봤다고 보시면 됩니다.  대체재도 좀 늘려보고 이벤트로도 거래되는 옵션보다는 조금 낮은 계정귀속용 아이템도 뿌려보고, 어쨌든 고급 물품이기 때문에 확 풀지는 못하는 상황에서 드랍률을 소폭 올려도 보고, 드랍던전 자체도 늘려보고 다 했습니다. 이런 생산량 변화가 있을 때 마다 공급독과점이 완화되면서 시세가 좀 떨어지기는 했습니다만,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뿐 이벤트가 끝나면 귀신같이 동일한 가격이 되거나 더 올라가기까지 했지요.


  그리고 이걸 반복해서 본 던파 커뮤내 압도적인 여론은 "해당 아이템의 계귀 요구"로 빗발쳤습니다. 애초에 유저들이 먼저 알았던 겁니다.


  이건  "중간매입의 원천봉쇄를 통한 실수요와 실공급의 가격결정" 만이 유일무이한 해답이라는 걸요.

  

 그리고 그걸 현 던파 디렉터 강정호가 패치하면서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그 모든 삽질에도 불구하고 "던파 16년 역사상 유일무이하게 장사꾼에게 승리한 디렉터" 라는 업적을 세우게 되었고 그 유산은 현재까지도 잘 작동되고 있습니다.

 

 

 

4. 근데 게임사는 왜 혐사를 안잡나요? - 인게임인플레 유도와 매출

 


   이러한 시세 조작 행위에 대해서 왜 게임사가 미온적이냐? 안잡냐? 의문이실 수 있습니다. 

 

    "스펙업의 필수템의 가격이 한없이 올라가서 결제도 한없이 늘어나는데 게임사가 그걸 왜 잡습니까?"


   더 큰 결핍은 더 큰 결제를 부르기 때문에 특정 아이템의 시세가 가파르게 오른다고 하여 게임사가 그걸 일일이 잡지 않습니다. 애초에 이러한 인게임 인플레와 가격상승으로 결제가 일어나고, 일어나야지만 먹고 사는데가 게임사입니다. 이러한 인플레와 중간매입을 조장하고 심지어 1차공급자로서 이를 유도하는 주체가 되는 곳도 게임사입니다.  일반유저든 장사꾼이든 게임사가 만들어 놓은 경제구조내에서 이득을 취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쓰고 그게 모여 인게임 내 경제활동을 이루는 거지요.

 

 

  [무너진 밸런스가 결제를 부른다] - 모든 게임사가 똑같다.

 

 단적으로 게임사가 패키지로 판매하는  한정 판매 아바타, 펫들이 실수요 이상으로 결제되는 이유는 "판매가 종료 된 후에 가격이 오를거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게다가 인게임 경제관리 측면에서도 적절한 인플레가 일어나고 아이템의 가치가 보존되어야 합니다. 골드시세는 떨어지는데 아이템가격도 떨어지는 더블딥이 오는 상황을 게임사는 절대 원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실수요 - 실공급 시장" 은 인위적인 인플레가 불가능하여 심한 경우 환율하락에도 가격이 더 떨어져서 게임사가 설정한 아이템 가치보다 낮게 형성되기도 합니다. 심지어 거래 당시의 수요량과 공급량에 바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가격편차도 커져서 시세도 요동치게 되죠.게다가 각인서 같이 원정대단위로 한번 배우면 끝나는 아이템의 경우에는 이미 배운 사람들은 실수요자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생산량은 무한한데 수요는 0으로 수렴하여 아이템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 할 수 도 있습니다.  때문에 게임사는 이러한 거래제한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던파도 거래제한을 걸기까지 무려 16년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5. "실수요 실공급 시장" 의 의미 - 시장가격의 신뢰회복

 

  그렇다고 "실수요-실공급 시장"을 무서워하면 안됩니다.

 

  

 
  현재 던파에서 가장 핫한 1회거래 아이템을 들고와봤습니다. 경매장 등록가격 2억5천 골드는 현금으로 22만원의 가치이며 실제 거래된 평가격 1억 6천9밴 은 대략 16만원 돈입니다. 실수요- 실공급시장 이어도 실수요는 충분하다 못해 넘쳐나는데 공급은 극소량인 아이템의 시세는 충분히 비쌉니다.  


   로아에서도 현재의 전각시세가 정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오히려 거래제한을 반대할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그 분들의 주장대로 현재의 시세가 "혐사는 없고 실수요와 실공급이 만난 가격" 이라면 가격은 당연히 유지됩니다. 실수요-실공급 시장이 형성되면서 발생하는 실수요의 철퇴는 "중간매입자들이 시장공급을 인위적으로 제한하여 거품이 낀 아이템" 에게 떨어집니다. 
 


 관리가 힘들다, 인플레에서 제외된다, 시세방어가 안된다, 풍선 효과가 일 수 있다, 알 수 없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등등 반대하는 입장에서도 일리가 있긴 하지요. 다만 그게 모두 다 거품이 터졌을 때 입을 손해(자산가치 하락 + 득템했을 때의 소득)을 우려하는 것이라서 설득력이 약합니다. 때문에 도배를 하거나 흐릿하고 의뭉스러운 단편적인 논리를 앞세워 선동을 하려고 하죠.

  

  하지만 아무리 이러저러한 논리를 들이밀어도


실수요-실공급 시장이 가지는 "실수요-실공급을 통한 시장가격의 절대적인 신뢰성" 


앞에서는 무릎 꿇을 수 밖에 없습니다.

 


 

6. 결어 - 결국 유저들의 선택이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던-과 로스트아크의 상황은 다를 수 있을 겁니다. 당연히 유저들의 생각과 행동방법도 다를 수 있구요. 다만 로아가 실제로 국산 RPG의 노아의 방주, 유일한 구조선이 되면서 온갖 유저층이 몰려와서 기존 원주민 입장에서는 이해가 잘 안되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규모 작업장의 등장, 대규모 골드 자본의 자산 매입, 쌀먹러들의 출몰, 극심한 자산인플레, 관종과 비매너 유저들의 급증 등등.....  흥겜이 되면서 생기는 부작용을 단기간에 겪고 있는 것 같다보니 더더욱 그렇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쓴 이유도 -던-에서 마르고 닳도록 겪어온 장사꾼들의 행태와 자본주의 흐름이 로아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어서입니다.


 게다가 이러한 혐사에 반대하는 유저들조차도 해당 문제를 '몇몇 부도덕한 혐사꾼의 허생식 매점매석' 식으로 1차원적으론 인식하고 있는 것도 같고, 이러한 중간매입자들에 대한 대응으로 단순히 공급량을 늘리면 해결된다는 식의 단편적인 해결책을 주장하는 유저들도 많아 보이더군요.  애초에 이러한 경제흐름을 잘모르고 가격적인 측면에서만 이건 혐사 없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가 혐사옹호로 억울하게 몰리는 경우도 봤습니다.


 최상위 레이들 위한 필수 아이템이 소위 혐사로 불리는 중간매입자들로 인해 시장가격의 신뢰성이 박살나다 보니 이게 유저간 분쟁 요인이 되서 커뮤분위기가 험악해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여러모로 유저분들도 고민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다만 제가 경고드리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자본을 얕보지 마세요.

 

 

  제 고향 -던-은 작업장 "하나"가 사업을 접었을 때 골드시세가 15% 정도 떨어지고 "무색큐브" 라는 인게임 기초재료의 공급량이 폭주해서 시세가 20% 이상 떨어지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던 동네입니다. 메이플의 놀장강 26만 9천개는 이미 유명하죠. 리니지는.... 뭐 말해 뭐하겠습니까. 로아가 갓흥게임이 되었고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달성해나가고 있기 때문에, 로아에 유입되는 "자본" 도 기존에 있던 규모를 훨씬 상회하는 규모로 조성되었을 겁니다. 지금도 개별적인 큰손 뿐만 아니라 작은손 수천, 수만개가 이러한 로아의 이익을 누릴려고 발버둥 치고 있을 겁니다.

 

 그렇게 형성된 자본에 대해서 일반 유저들이 견제구를 날릴지, 박멸할지, 이도저도 아니게 현상유지를 하면서 편승할지는 결국 개개인의 선택입니다. 


 다만 유저들의 목소리가 어떤 방향으로 어떤 크기로 흐르냐에 따라 이러한 중간매입이 차단된 시장을 얻을 수 있느냐 못얻느냐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던파 에서는 "스펙업에 필수인 인게임드랍아이템" 을 가지고 한정판매 패키지 아이템 이상으로 장난을 치는걸 유저들 거의 모두가 더이상 용납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해당 아이템에 대한 거래제한이 관철될 수 있었습니다.

 

 로아 유저들의 건투를 빕니다.

 

 

 P.s 1  - 원글 출처를 명확히한 게시글 공유, 유튜브 사용 모두 허락합니다. 개별허락 받지 않으셔도 됩니다.


 P.s 2 - 얼마전에 자게에서 혐사 논쟁이 벌어졌을때 많은 사람이 볼 수 있게 팁게에다 올려달라는 댓글이 있어서 팁게에 올렸습니다만, 게시판 용도에 맞지 않는다면 이슈게레 다시 옮기겠습니다.


 P.s 3 - 이러한 경제흐름과 논리를 안다고 해서 개별품목에 대한 명확한 시세예측을 할 수 있는건 아닙니다. 그걸 할 수 있었으면 던파 작업장이 네오플 직원을 매수해서 내부정보를 빼가는 일따윈 벌어지지 않았겠죠.

 

 P.s 4 - 삼전 9층에 사람있어요. 살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