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입니다.

최근 사건이 많아 주 7일 출근하고 있는 불쌍한 상황이지만, 퇴근하기 전에 재미있는 떡밥이 보여 결론만 짤막하게 말씀드리러 왔습니다.

우선 보석사건의 사실관계를 먼저 정리해보려 합니다.

Ⅰ. 사실관계
 1. 7월 23일 오후 12시 30분, 해X(이하 '발신자'라 함)님이 햄X(이하 '수신자'라 함)님께 9레벨 작열의 보석 4개를 오발송함.

 2. 동일 오후 8시 33분, 발신자가 오발송 사실을 인지함.

3. 동일 오후 8시 57분, 오발송을 인지한 후 디스코드 DM을 통해 수신자에게 연락을 취함.

 4. 7월 24일 오전 4시 11분, 추가로 수신자에게 연락을 취함. 답변이 오지 않음.

5. 동일 오후 3시 03분, 추가로 수신자에게 연락을 취함. 답변이 오지 않음.

 6. 동일 오후 9시 23분, 추가로 수신자에게 연락을 취함. 답변이 오지 않음.

 7. 7월 25일 오후 2시 1분, 발신자가 인벤 자유게시판에 보석을 오발송하였다는 글을 작성함.

 8. 동일 오후 3시 45분, 수신자가 보석사건에 관한 해명글을 작성함.

일련의 과정을 통해 알 수 있는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발신자와 수신자는 어떠한 법률관계도 없음.
 - 발신자가 보석을 오발송하였다는 사실을 수신자도 인지하고 있음.
 - 수신자는 발신자의 반환요청을 거부함.

여기서 "수신자가 발신자의 보석 반환 요청을 거부한 것이 법적으로 문제되는가?"가 쟁점입니다.

퇴근하고 집 가서 밥 먹고 싶어서 빠르게 결론만 전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Q. 형사상으로 문제가 되나요?
 
 A: 전혀 문제될 바 없습니다. 사기죄, 횡령죄 등... AI 돌려서 어떤 결과를 가져오셔도 형사상 문제되는 점 없습니다. 뭐 불법영득의사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도 있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세요.

Q. 그럼 민사상으로는 문제가 될까요?
 
 A: 민사상으로도 문제가 없을 확률이 매우 높다고 판단되나, 단정지을 수는 없겠습니다. 예전에도 말씀드린 바 있으나, 현재도 여전히 게임 재화는 원칙적으로 재물이라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다만, 최근 게임 아이템에 관련된 분쟁이 많아지면서 그만큼 소송도 증가하게 되었고, 이에 판례가 예전에 비해 상당히 많이 축적되긴 하였습니다.

 제 전문분야가 이쪽은 아니다 보니, 게임법에 대해서는 아예 모르기 때문에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만, 잠깐 훑어본 바로는 여전히 게임 아이템이 "재산상 가치 내지 이익"이 있다고 인정되기 위해서는 이를 인정할만한 구체적인 사정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유저 간 개인거래가 이루어 졌다거나, 아이템XXX 등 외부 중개 사이트를 이용한다거나, 게임 내 재화를 현금화하려 하는 경우 등을 들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수신자의 해명글을 통해 미루어 보았을 때, 유저 간 개인거래가 이루어진 바 없고, 외부 중개 사이트를 이용한 것도 아니며, 게임 내 재화를 현금화 하려 하지 않고 창고에만 보관해두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오발송된 9레벨 작열의 보석 4개가 민사상 "재산상 가치 내지 이익이 있다"고 인정되기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변수는 결국 수신자의 해명글입니다. 공개적으로 아무런 스탠스를 취하지 않았으면 모를까, 해명글을 통해 결국 수신자는 발신자가 오발송하였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고, 이를 반환해 달라는 발신자의 요청을 거부함으로써 민사소송을 걸만한 건덕지라도 생기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수신자가 발신자에게 오발송된 재화를 돌려주어야 하는 의무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에 과연 소송 요건이 갖추어질지, 설령 소송을 제기하였다 하더라도 법원에서 이를 인용해줄지(개인적으로 승소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생각합니다) 등 문제가 남아있으나, 희망의 줄이 있다면 최근 게임 재화와 관련된 분쟁이 잦아지고 있고, 시대에 흐름에 부응하듯 예전과 다르게 법원의 태도 또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각하되거나 패소할 것이라고 단정하지는 못하겠네요. 근데 이럴 확률이 매우 높아 보이긴 합니다.

Ⅱ. 결론
 형사상 문제될 바 전혀 없음. 민사상으로도 문제될 바 거의 없다고 생각되나, 형사와 달리 전혀 없다고 단정하기에는 애매함.

다들 즐거운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