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게 생각보다 상당히 어려운 문제임

그냥 게임 같이 할 사람 구하는 거면 디코 들어가서 사람 구하고 레이드 같이 몇 번 돌면 됨
근데 깐부라는 개념으로 넘어가면 얘기가 달라짐

단순히 레이드 시간대가 맞는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스펙이 비슷하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게임을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님

가장 중요한 건 성향임

예를 들어 나는 레이드 끝나고 "수고하셨습니다" 하고 바로 나가는 성향인데
상대방은 레이드 끝나고 갑자기 오늘 있었던 일상 이야기 40분 동안 하는 성향일 수도 있음

반대로 나는 실수하면 그냥 "아 ㅋㅋ" 하고 넘어가는데
상대방은 왜 죽었는지 리플레이까지 돌려보면서 분석하는 사람일 수도 있음

이런 사소한 차이가 처음에는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깐부를 오래 해보면 결국 이런 데서 차이가 생김

게임을 바라보는 관점도 중요함

누군가는 숙제는 최대한 빨리 빼고 쉬고 싶어하고
누군가는 숙제 자체를 즐기면서 천천히 하고 싶어함

누군가는 딜찍누를 좋아하고
누군가는 기믹 하나하나 제대로 하는 걸 좋아함

누군가는 레이드하면서 잡담하는 걸 좋아하고
누군가는 레이드할 때는 레이드에만 집중함

이런 것들이 전부 성향임

그래서 "깐부 구합니다"라고 해서 아무나 잡아놓고 시작하면
처음에는 잘 맞는 것 같다가도 어느 순간부터 서로 접속했는데도 말이 없어지고
같이 레이드 가자고 하기도 애매해지고
결국 서로 친구창에 접속중만 떠있는 관계가 되어버림

결국 깐부라는 건 단순히 게임을 같이 하는 사람이 아니라
게임을 즐기는 방식 자체가 어느 정도 비슷한 사람이어야 한다고 봄

물론 100% 똑같을 필요는 없음
오히려 너무 똑같으면 그것도 문제임

근데 최소한

"아 이 사람은 나랑 게임하는 방식이 비슷하구나"

라는 느낌은 있어야 오래 감

그리고 이런 사람을 찾는 게 생각보다 존나 어려움

왜냐하면 로아 유저가 수십만 명이 있어도
내가 접속하는 시간대가 맞아야 하고
캐릭터 스펙도 어느 정도 맞아야 하고
레이드 성향도 맞아야 하고
말하는 스타일도 맞아야 하고
게임을 대하는 태도도 맞아야 하고
무엇보다 서로 귀찮아하지 않아야 함

이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있겠냐는 거임

그래서 깐부를 구할 때는
"좋은 사람 구해야지"가 아니라

"나랑 비슷한 사람을 찾아야지"

가 맞다고 생각함

결국 깐부는 모집해서 만드는 게 아니라
성향이 비슷한 사람끼리 계속 같이 게임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관계인 것 같다

그러니까 얘들아

깐부가 없다고 너무 조급해하지 마라

너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은 어딘가에 존재한다

단지 아직 서로 접속 시간이 안 맞았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