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아는 지난 5년여간 메인 타겟을 중소과금층으로 잡고 접근해왔음.

-로아는 싸게 엔드가는 게임-

이라는 명제가 지금까지의 로아임.


현재까지 로아에 남은 주 고객, 소비층도
싸게 엔드가는 사람부터 거기서 약간 높은 호소인층이라는 거임.


이 사람들은 최상위권만큼 돈과 시간을 쓰고 싶은 건 아님.
그냥 적당히 투자하고, 열심히 게임하고, 숙련도도 쌓았으니
그에 맞는 대우와 성취감은 받고 싶은 거임.


근데 메인스피커는 더 높은 스펙을 갖고 있음.
열심히 게임하는 사람일수록 더 어려운 걸 원하고
당연히 이런 잘하는 사람들에게 자아의탁도 생김.


그러다 보니 실제 주 소비층이 즐길 수 있는 난이도와
커뮤니티에서 요구하는 난이도 사이에 간극이 생기는 거임.


어려운 레이드를 보고 싶다는 것과
내가 그 레이드를 매주 깨고 싶다는 건 다른 얘기인데
이게 자꾸 같은 요구처럼 취급됨.
그래서 디렉터가
난이도 설정하나를 잘 하면 되나보다- 생각하는 것 같음.




현재 로아는 노말/하드/나메의 3난이도 체제임.

근데 노말은 너무 쉽고
하드는 이제 막 레이드의 맛을 느끼기 위한 단계로 만들었음.

그러면 그 위에 있는 호소인층은 어디로 가야 함?


하드를 같이 입장한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라는 게 아님.
8000점 캐릭을 들고 5000점 캐릭이랑 같은 레이드를 도는데
여기서 무슨 성장에 대한 만족감이 생기겠음.


그냥 더 빨리 밀고, 패턴 덜 보고, 숙제 편해지는 정도임.
내 캐릭을 키워서 새로운 걸 해냈다는 성취감이 전혀 없음.

그렇다고 선그어진 나메를 가자니
여기는 진짜 소위 호구스펙과 높은 숙련도(스트레스)를 요구함.


하드는 재미없는데 나메는 감당이 안 되는 층이 있는 거임.

문제는 이 사람들이 로아의 주 소비층이라는 거고.

그럼 나메를 이 사람들 기준으로 맞추면 되냐?


그렇게 하면 이번엔 그 위의 성장욕구가 거세됨.

8000점으로 최상위 레이드까지 충분히 즐길 수 있는데
9500점, 10000점까지 올려서 뭘 함?

물론 그래도 올리는 사람은 있겠지.
근데 게임이 제공하는 성장의 목적지는 거기서 끊기는 거임.
할거없다는 소리도 여기서 제일 많이 나오고

위로 올라갈 이유가 약해지면 투자도 줄고 경제도 멈추게 됨.

결국 호소인층이 즐길 레이드는 필요한데
그걸 최상위 레이드로 만들어버리면 안 된다는 거임.


솔직히 얘들이 그 사이에서 실험한 게
2막, 3막 같은 ‘적당히 어려운' 레이드였다고 봄.

주 소비층도 어떻게든 도전할 수 있으면서
상위권의 성장욕구까지 유지해보겠다는 거임.

근데 결과적으로 처참히 실패했음.

같은 난이도 하나로 두 집단을 만족시키려니까
누군가에겐 돈 쓰고도 스트레스받는 벽이고
누군가에겐 성장할 이유가 없는 숙제가 됨.


이번 익스 모르둠에서도 이 문제가 그대로 드러남.

밸런스에 따라 직업별로 8500~10000이라는
기괴한 스펙컷이 요구되는데
그걸 못 가는 사람이 내려갈 곳은 5000점컷 레이드임.

그 사이가 그냥 낭떠러지인 거임.


디렉팅을 병1신같이한게,
최근의 모든 나메가 이 호소인과 떡벽 그 사이를 조준해서 내고있음.

가장 중요한 메인고객들한테
“조금 더 키우면 다음 단계에 도전할 수 있다”가 아니라
“넌 여기 못 오니까 저 아래 가서 놀아라” 라고 개미털기를 하고있음. 

다음에도 이 난이도 하나에 두 집단을 몰아넣으면 같은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음.


그래서 필요한 게 난이도 하나를 더 두는 거라고 봄.

지금의 나메는 8000점 정도를 위한 호소인 레이드라인으로 두고
그 위에 9500+ 라인, 10000점에 가까운 캐릭을 위한
최상위 난이도가 하나 더 있어야 함.


지금 종막 정도의 위치를 맡는 난이도임.
익스에서도 그 위 단계가 따로 있어야 한다는 거고.

8000점까지 키운 사람도
자기 성장에 맞는 레이드에서 성취감을 얻고

9500점, 10000점까지 키운 사람도
그만큼 더 키워서 도전할 곳이 있어야 함.


최상위권을 위한 레이드는 필요함.
근데 주 소비층이 즐길 만한 레이드까지
전부 그 최상위권의 기준에 묶여 있으면 안 됨.

싸게 엔드가는 게임으로 사람을 모아놓고
이제 와서 엔드를 보려면 최상위권이 되라고 하면
지금 남아 있는 고객들한테
너네 다 꺼지시오 하는짓거리일 수밖에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