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2021. 2. 18 어색한 표현, 오역 및 오타 수정
 [공지] 본 게시글은 제 허락 없이 자유롭게 이용하셔도 됩니다만 
   번역을 전재/발췌하실 때는 출처로써 최소한 링크와 작성자 이름(분홍콩) 정도는 적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블록버스터─모나드 최초의 징조: 붉은 눈 그리고 소녀 1부 1장~2장


피난길 BGM - The Sorrowful Way(2018, NECORD)


1부 뒷부분은 선택지에 따라 스토리가 좀 많이? 바뀝니다..
  (얼만큼 바뀌는지는 잘 모르지만 출현 이벤트가 꽤 바뀌는 걸로 암)
  저는 플레이어= 최선의 선택을 하는 자로 상정하고 플레이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ㅜㅜ 

지난 이야기
 구원을 청하는 노파의 편지를 받고, 엘나스 산맥 안쪽 '아브룹 분지'에 당도한 플레이어.
 도착하자마자 몬스터들의 습격을 받은 '캅타펠' 마을을 구하고 마을의 용사가 된다.
 그러나 안도도 잠시, 이윽고 거대한 눈폭풍이 온다는 소식에
 마을 주민들은 캐러밴을 꾸려 건너마을로 피난길에 오르기로 하는데...

<등장인물>
주역


조역


 
3. 결단 그리고 독단
칸 촌장이 건너마을로 피신하자는 결정을 내린 후..
궁수들이 모여 서로 대화하는 것을 듣게 된다.



궁수1:
 빌어먹을, 또 멋대로 결정한 거야? 나는 지금 들었는데!

궁수2:
 이번엔 칸 촌장님 혼자서 정한 게 아냐. 달리 이거다 싶은 방안도 없었다고...

궁수1:
 이번 사건만으로 화나는 게 아냐! 근래 들어 매번 이런 식이야!


주민:
 ...오래 전부터 칸은 결단력이 대단했지.

궁수1:
 한가한 소리 마. 결단과 독단은 다르다고!

플레이어:
 준비는 끝나셨나요? 뭔가 도울 일은 없나요?

주민:
 예... 딱히 가지고 갈 수 있는 것도 없기에... 보셨겠지만, 남은 것도 없고요...

궁수1:
 참나, 도와도 왜 용사님이 돕는 겁니까? 칸 촌장은 대체 뭘 하고 있는 거람!

플레이어:
 칸 촌장님은 부상자들을 나를 수 있는 캐러밴을 고치고 있습니다.

궁수1:
 칸이 아니라 페이투르 씨가 고치고 있는 거겠죠.

플레이어:
 ......

주민:
 적당히 해 둬. 누가 뭐라든 우리 촌장은 칸이니까.

궁수1:
 ...도대체 언제까지...?

플레이어:
 (...칸 촌장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쌓이고 쌓인 듯하다...)

주민:
 용사님. 저희들은 괜찮습니다. 다른 주민들을 도와 주세요.

───
4. 촌장의 역할
(어느 집 앞에서 촌장 칸이 마을 주민 하나를 불러 질책하고 있었다.)


▲ 칸 촌장


칸 촌장:
 왜 집을 계속 수리하고 있는 겁니까? 
 지금 이럴 때가 아니라고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을 작정이에요?


주민:
 다시 돌아올 거라고 말하셨잖아요... 그러니까...

칸 촌장:
 돌아와서 수리하면 되지요. 
 지금은 출발 준비를 서둘러 주세요.
 눈보라가 불어올 때가 머지 않았다고요!

주민:
 하지만, 저는 가져갈 짐도 없어서요... 가족도 없고요.

칸 촌장:
 그럼 다른 사람을 도와 주세요.
 헛수고는 관두시고요.

주민:
 칸 촌장님... 저는 마을을 떠나고 싶지 않아요...

칸 촌장:
 예외는 둘 수 없어요. 캅타펠 주민들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전원 건너편 마을로 갈 것입니다.

주민:
 마을에 남고 싶다는 뜻이 아닙니다. 
 사실은 마을을 떠나고 싶지 않지만,
 칸 촌장님이 그리 정하셨다니 따르려고 애쓰고 있다는 뜻이었어요.
 하지만은...
 가슴속에 휑하니 구멍이 뚫려 버려서...
 무너진 집을 고치면 조금은 위안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그래서...
 헌데, 출발 전 시간도 자유로이 보낼 수 없다면... 전...

칸 촌장:
 별 수 없지요. 다른 사람에게도 영향을 줄 우려가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그냥 느긋하게 쉬고나 계세요.

주민:
 왜... 그렇게 냉정하신 겁니까...
 ...두려울 정도로 냉정하시군요.

플레이어:
 칸 촌장님.

칸 촌장:
 용사님.

플레이어:
 ...

칸 촌장:
 무얼 말씀하고 싶으신지 이해합니다. 도가 지나쳤다고 생각하시는 것이겠죠.
 
 하지만, 별 수 없습니다. 
 여기 남았다가는 안전을 보장할 수 없으니까요.
 제 역할은 누가 뭐래도 주민 모두를 다음 마을까지 데려가는 것입니다.

 저는 촌장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부디 염두에 두지 마세요.

플레이어:
 칸 촌장님도 실은 슬픈 게 아니고요?

칸 촌장:
 지금 저에게 그럴 여유는 없습니다.

──────
5. 가장 소중한 것


플레이어:
 슐라, 또 뭔가를 찾고 있군요?



슐라 아주머니:
 ...
 ...촌장님 말씀대로예요. 지금은 슬픔에 잠겨 있을 때가 아니에요.
 ...
 다음 마을은 반나절을 계속 걸어야 겨우 도착할 수 있는 거리이지요.
 주민들은 반드시 굶주려 괴로워할 거예요. 뭔가 먹을거리를 찾아야 한다고 봐서...
 
플레이어:
 (슐라를 도와 식량을 찾자.)



(플레이어는 마을 잔해를 뒤져 새까맣게 탄 빵 쪼가리 몇 개를 겨우 구한다. 
 하지만 그밖에 남은 식량은 보이지 않는다.)

플레이어:
 (...불에 타서 재투성이가 되어 먹을 수 없을 것 같다...
 다른 방법을 써서 식량을 찾자.
 페이투르와 상담해보자.)


그런데, 페이투르에게 가려던 그때, 촌장의 딸 울란이 걱정스런 낯으로
무언가를 찾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
6. 울란의 애완동물
플레이어:
 울란?

울란:
 아, 용사님!

플레이어:
 뭘 찾고 있었어요?

울란:
 네! 아, 아직 바돌이(바오키치)와 바순이(바오코)가 올아오지 않고 있어요.
 
 이제 곧 여길 떠날 텐데... 그 아이들을 뒤로 한 채 떠나고 싶지 않은데...

플레이어:
 바돌이? 바순이?

울란:
 네! 저번에 용사님이 구해주신 작은 시마바오(* 이 지역의 작은 코끼리 같은 동물)와... 
 약간 커다란 시마바오예요.
 (* 전투장면 중에 생략됐지만 플레이어는 저번 마을 전투 중 시마바오 한 마리를 구했다.)

플레이어:
 아, 리본을 매단 녀석인가, 아직 찾지 못했어요?

울란:
 네... 훌쩍...

플레이어:
 (캐러밴 수리가 끝낼 때까지 시간이 걸릴 것 같다...)
 ▶ 함께 찾아보죠.
  다른 주민을 도와주자.

울란:
 정말이세요?!
 ...아아... 하지만 아빠가 알면... 바쁜 용사님께 이런 일 부탁하면 안 된다고 화낼지도 몰라요...

플레이어:
 울란의 아버지라면... 칸? 칸 촌장님께는 비밀로 해둘게요.

울란: 
 약속이에요!
 
 그럼, 저와 함께 마을 바깥쪽까지 가 주시겠어요...?

플레이어:
  물론이죠.
  그건 좀 힘들 것 같은데.

울란:
 얏호! 그럼, 절 꼭 따라 와 주세요!



- 캅타펠 마을 외곽 -

울란:
 바돌아!!!! 바순아!!!!!

 후우... 어딨는 걸까요...
 바돌이는 겁이 많아서 몬스터를 보자마자 도망갔을 게 틀림없어요...
 바순이는 그런 바오코를 찾으러 갔을지도 모르겠어요...

플레이어:
 똑똑한 녀석들이군요!

울란:
 네! 다른 시마바오들과는 다르니까요.
 무척 똑똑하고 특별하답니다. 특히 바돌이는 텔레파시가 가능한 것 같아요.
 언제나 필요할 때 나타나는 데다가, 심부름까지 할 수 있어요!

플레이어:
 대단하다!

울란:
 네! 게다가 무척 빨라요! 아브룹에 있는 시마바오 중에서도 가장 빠른 것 같아요!
 또 바돌이는 무척 커다래요! 힘도 세서 캐러밴도 끌 수 있어요.
 출발하기 전에 찾으면... 저희들을 도와서 캐러밴을 끌어줄 텐데...

플레이어:
 꼭 찾겠어요! 조금만 더 안쪽으로 가봐요.

울란: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칸 촌장:
 울란!

울란:
 ...아빠?

칸 촌장:
 이런 데서 뭘 하고 있는 게냐! 출발할 채비를 하라고 그렇게나 말했건만!

울란:
 지금 이렇게 출발할 준비를 하고 있잖아요!

칸 촌장:
 시마바오라면 아비가 또 데려올 테니까. 얼른 출발 준비를 좀...

울란:
 너무해! 바돌이와 바순이는 가족이라구요!
 어릴 적부터 줄곧 함께 해온 울란의 가족요!

칸 촌장:
 네 마음도 안다. 하지만, 이제 시간이 없단다!
 용사님도 바쁘니까 이제 포기하고 마을로 가자꾸나.

울란:
 아빠가 뭐라고, 싫어! 미워!

칸 촌장:
 울란!!

플레이어:
 전 괜찮습니다. 여긴 제게 맡겨 주세요.

칸 촌장:
 꼴사나운 장면을 보이고 말아 면목 없습니다.
 평소엔 착한 아이인데..

플레이어:
 신경 쓰지 마세요.


<숲 안쪽>
플레이어:
 울란. 괜찮아요?

울란:
 흐흑... 아빠는 아무 것도 모르는 주제에...
 늘 화만 내고... 흐흑...

 ... 바돌이와 바순이는 제가 10살 때, 아빠가 처음 사냥에 데려간 날에 만난 시마바오예요.
 불쌍하게도 웨어울프에게 어미를 잃고 큰바위 그림자에 숨고 있었답니다...

 아빠는 처음에는 반대했어요.
 시마바오는 야생에서 살아야만 한다며...

 하지만 제 의견을 들어주신 엄마 덕분에 기를 수 있게 됐어요.
 엄마는 갓 태어난 아기 바돌이와 바순이에게 우유를 먹이는 방법을 알려 주시고,
 이름도 함께 생각해 주시고... 
 엄마는 바돌이와 바순이의 엄마이기도 했어요...

 엄마가 안 계신 지금...
 바돌이와 바순이까지 잃고 만다면... 저는... 전... 흐아아앙.

플레이어:
 힘을 내요, 울란. 함께 찾아봐요.
 반드시 발견할 거니까!

울란:
 ...흐윽... 흑...

 아니에요, 용사님. 아빠 말이 맞아요.
 지금은 바쁘니까... 부상을 입은 궁수 분들 사정도 있고, 흐흑, 
 하와루와 아이들의 사정도... 흐흑, 
 바돌이와 바순이는... 똑똑하니까 꼭 돌아올 거예요. 흐아아앙..

플레이어:
 .....

울란:
 흐흑... 윽! 흑!

울란:
 후우...
 이제 괜찮아요.
 마을에 돌아가서 모두를 돕기로 해요. 서둘러요.


6. 가장 소중한 것 2
~캅타펠 마을 서편 ~


플레이어:
 페이투르!

페이투르:
 오오, 벌써 돌아왔니? 주민들은 어땠니?

플레이어:
 다들 스스로 필요한 것을 찾고 있더군요.
 슐라는 다음 마을까지 이동할 때 필요할 식량을 걱정하고 있었어요.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페이투르:
 ...맞는 말이야.

플레이어:
 슐라를 도와서 남은 식량을 모으려고 했지만, 
 대부분 불타 버려서 먹을 수 없는 상황이에요.

페이투르:
 곤란하구나...


(그때 눈보라가 점점 심해지기 시작한다.)

칸 촌장:
 어쩔 수 없군요.
 하루 안 먹는다고 죽는 건 아닙니다.

페이투르:
 흐음... 나에게는 별 문제 아닌 것 같네만, 
 부상자나 아이들에게는 지나친 처사이겠지.

칸 촌장:
 식량을 찾고 있을 짬이 없습니다.

페이투르:
 칸, 공복 상태가 계속되면 걷는 속도도 차츰 느려질 걸세.
 자네 말대로 서둘러서 출발하는 것도 좋겠지만,
 최악의 사태를 상정하고 대비해야 하네.

플레이어:
 ...

칸:
 ...알겠습니다. 발 빠른 사냥꾼 몇 명과 제가 갔다 오겠습니다.

플레이어:
 저도 동행하겠습니다.

페이투르:
 아무쪼록 조심해주게. 자네들에게 잠자는 숲의 숨결이 함께 하기를.



~ 마을 입구 ~
칸:
 슬러커! 잠깐 초소 아래로 내려와 주세요.
 사냥하러 갑시다.





슬러커(캅타펠 사냥꾼):
 뭐라고? 지금?
 정신이 돌았구나! 지금 당장 출발해도 마뜩찮을 판국에 사냥에 가겠다고?
 안 가! 아니, 못 가!
 그건 자살행위야!

칸:
 그러니까 발 빠른 슬러커, 당신을 데려가는 겁니다.

슬러커:
 나는 갈 수 없어! 아니, 안 가!

칸:
 슬러커! 이렇게 논쟁할 여유 없습니다!

슬러커:
 젠장, 너무 제멋대로 아냐! 죽고 싶거든 제발 혼자 죽어줘.
 나를 휘말리게 하지 마!


아리카:
 용사님, 무슨 일인가요?

플레이어:
 (전말을 대략 말했다.)

아리카:
 아... 두 사람의 처지는 양쪽 나름 이해할 수 있어요.
 촌장님이 상황을 좀더 자세히 설명해 주셨더라면 좋았을 텐데.

 으음, 좀 더 많은 사람이 사냥에 간다면 되겠죠?

플레이어:
 알겠습니다.

아리카:
 그럼, 훌륭한 기사인 케인이 도와주면 좀 더 빨리 끝낼 수 있겠지요.


케인:
 잠깐만, 아리카.

플레이어:
 도와주셔서 다행입니다.

아리카:
 잘 부탁해, 케인. 조심하고.

케인:
 설마... 나를 걱정해준 거니?

슬러커:
 제발, 젠장.

케인:
 길 안내만 부탁합니다! 
 다음 일은 이 기사 케인에게 맡겨 주면 됩니다!

슬러커:
 젠장, 10분만이야. 알겠어?

칸:
 사람이 많으니 두 조로 나눕시다.


~ 캅타펠 마을 외부 ~

슬러커, 케인, 플레이어가 한 조가 되어 폭주한 시마바오를 물리치고
그 고기 50개를 얻기로 한다.

케인:
 플레이어, 우리들 기사단에 입단하지 않을래?
 입단시험은 분명 까다롭지만, 네 실력이라면 충분히 합격할 수 있을 거야.

슬러커:
 부탁이니까 입 다물고 사냥에나 집중해줘!
 제발! 열 뻗친다! 이런 상황에서는 보통 명령이 아니라 예의 바르게 정중하게 부탁하는 법인데!

케인:
 버틀러 부단장 말입니까?

슬러커:
 버틀러 부단장이 대체 누구야! 나는 지금 칸 촌장 얘기를 하고 있다고!

케인:
 그런 사람 꼭 있습니다. 꼰대 같은 놈!

슬러커:
 칸 촌장 말이지?

플레이어:
 (....)

슬러커:
 다 모았다! 얼른 돌아가자.


~ 마을 입구 ~


(사냥에서 허둥지둥 돌아오자
 시마바오 몇 마리가 캐러밴을 끌고 있다. 아마도 시마바오가 돌아온 듯하다
 시마바오들은 갑작스레 사람들이 들이닥치자 놀란 듯하다)


울란:
 꺄아 용사님들 지금 뭣들 하시는 거예요!
 바순이가 화들짝 놀랐잖아요!


페이투르:
 허헛, 캐러밴을 끌어줄 녀석들이지.
 무사히 살아 돌아왔더구나. 귀엽지?

플레이어:
 바순이...?

케인:
 설마... 바순이는 수컷이었니?

울란:
 '설마'라니 그게 무슨 뜻이죠?

칸 촌장:
 전부 모인 듯하군요.


슐라:
 마을을 버리고 나가는 듯하여 마음이 무겁네요...

페이투르:
 곧 돌아올 거니까 그런 말 마요.


아루히(주정뱅이):
 크크큭, 봐~봐, 히꾹! 내가 말했지?
 그러니까 내 말에 귀기울여, 히꾹!

페이투르:
 아루히!

플레이어:
 흠흠, 그럼, 출발할까요.

칸:
 선두, 출발!

[1부 1장 끝 / 1부 2장 시작]

페이투르:
 재앙은 느닷없이 찾아오는 법. 차라리 악몽이면 좋았을 것을...
 마을을 떠나는 것이 바른 선택일지는 모르겠으나 자네 덕에 전부  무사히 출발할 수 있었어. 고마우이.


<지난 이야기 요약>
폐허가 된 마을 재건도 잠시, 
엘나스 최악의 눈보라가 닥칠 것이란 예견이 나온다.
결국 칸 촌장은 마을을 잠시 버리고 건너편 절벽의 마을로 피난행을 택한다.
그런데 칸의 독단적 결정이 거듭되자 마을 주민들의 불만이 폭발하기 일보직전인데...
어찌 되었든, 우여곡절 끝에 피난 행렬이 시작된다.
 


버틀러(아피나스 부단장):
 우리 기사들이 캐러밴을 호위하고 있소.
 촌장, 캐러밴 지휘는 내게 맡겨 주시오.
 촌장에게는 길 안내를 부탁하지.

칸:
 아뇨, 대부분이 제 주민들이기에 제가 지휘를 책임지겠습니다.
 기사단장님은 지리감각도 없는 데다가 이곳 기후에는 익숙하지 않기도 하니,
 전투에 집중해 주십시오.

버틀러:
 촌장, 이렇게 많은 인원을 통솔한 경험이 있소?

칸:
 지금의 눈보라가 어느 정도로 위험한지 모르는 분이 어떻게 지휘를 책임지겠다는 겁니까?



[나레이션]
  그때, 후방을 맡고 있었던  슬러커가 다가와서 불쌍하다고 할 만큼의 낯빛으로 말했다.
 "뭣들 하고 있어! 언쟁할 때가 아니야! 마을을 나온 뒤로 숲 근처에 있던 몬스터들이
  뒤쫓아오고 있다!"

 그가 말한 대로, 설원의 끝에서 한 무리의 몬스터들이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이대로라면 뒤를 밟힐지도 몰라. 애써 모은 식량을 버려서라도 거리를 벌리던지
  매복했다가 쓰러뜨릴지 골라."


플레이어:
 당장 퇴치합시다!


버틀러:
 눈보라가 거진 가까운 곳까지 와 있다. 이제 시간이 없다.
 이동속도를 더욱 더 올리고,
 몬스터와 거리가 좁혀진다면 식량을 던져주겠다.

칸 촌장:
 농담하지 마시죠! 고생해서 모은 식량을 던져줄 작정이오!
 캐러밴을 이동시키면서 기사들과 사냥꾼들을 보내 놈들을 쓰러뜨리면 되는 것입니다.

버틀러:
 눈보라의 위험성에 대해 설교하던 자가 대체 누구였소?


페이투르:
 칸, 버틀러 부단장님. 아무쪼록 진정해요. 
 이런 때일수록 서로 존중하여 도우며 난국을 헤쳐나가야 하오.

칸:
 식량을 넘겨주기로 하자니 그렇잖아도 지쳐 있는 사람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말 겁니다.

버틀러:
 안타깝소만 식량을 넘겨주는 것이 작금의 상황에서는 최선책이라 사료되오.


[나레이션]
옆에서 보고 있던 슬러커가 초조한 낯빛으로 묻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쩔 작정이야! 언쟁하던 틈에 거리가 더 좁혀지고 있어.
 이대로 몬스터들에게 습격당하고 싶지 않거든 얼른 정해!"

 칸과 버틀러의 의견은 평행선상을 달리고 있다. 내가 어느 쪽인지 선택하자.

▶ 기사들을 보내 쓰러뜨린다.
▶ 식량을 던져준다.
▶ 지원자를 모아 몬스터를 쓰러뜨리러 간다.


페이투르:
 오오! 정말 그래 주겠는가! 그렇다면 저 두 사람도 이 이상 언쟁할 필요도 없지.
 그럼 부탁하이.

플레이어:
 '마을을 뒤로 하고' 필드로 이동하자.
 

 (플레이어는 궁사들과 함께 헥터들을 무찌른다.)

( 잠시 후 )


아리카:
 OOO님! 무사해서 무엇보다 다행이군요!

페이투르:
 오오, 모두 수고 많았어.
 부상은 없는가?

플레이어:
 네, 다행히 수가 적었습니다.

아리카:
 저... OOO. 
 돌아오자마자 이런 말 꺼내서 미안하지만...
 부탁이 있어요.

페이투르:
 자네가 몬스터 퇴치에 나간 사이...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가서 말야.
 누군가 이 캐러밴을 통솔할지에 대해..

아리카: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어요. OOO... 캐러밴을 이끌어 주시겠어요?
 버틀러 부단장, 칸 촌장, 물론 페이투르 씨와 저까지.
 누구도 아까 전 같은 상황에서 객관적으로 올바른 판단이 불가능했다고 생각돼요.

 저희들은 자신들이 놓인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우리들에게 유리한 조건이 최선책이라고 착각할 가능성이 있지요.

버틀러 / 칸:
 ...

아리카:
 OOO. 우리들에게 힘을 빌려주시겠어요?

플레이어:
 제가 할 수 있을지 어떨지... 저는 아브룹에 대해서도, 파견단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해서요.

아리카:
 물론 지리적인 부분은 칸 촌장이, 군사적인 부분은 버틀러 부단장이 지원해주실 거예요.
 당신은 모두가 공평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판단을 내려 주면 돼요. 부탁해요.

칸:
 ...

버틀러:
 ...

플레이어:
 다들 같은 생각이십니까?

버틀러:
 ...반나절 정도라면 동의한다.

칸:
 예.

플레이어:
 전원이 무사히 다음 마을까지 도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버틀러:
 최선을 다하기보다는 확실한 결과를 내주게.

칸:
 ... 하아...
 우선은 가는 길을 숙지해 주십시오.



 캅타펠에서 건너편 마을까지 반나절은 걸릴 거리입니다.
 더군다나 빙판이 된 강을 건너야 하지요.



  가는 중에 가장 조심해야 할 점은 식량입니다.
 식량이 없는 상황에서 행진을 계속한다면
 마지막까지 견딜 수 있는 사람은 그다지 없을 것입니다.

페이투르:
 칸... 더욱 중요한 것이 있을 텐데?

칸:
 ...예. 식량이란 어디까지나 '주민들'이 먹기 위한 것. 
 정말 중요한 것은 주민들입니다.
 

슬러커:
 크크큭, 이렇게 웃는 건 오랜만이야!
 칸 촌장의 입에서 주민들이 중요하다는 발언을 듣는 날이 오다니, 크크큭.

페이투르:
 슬러커! 적당히 좀 해라!

칸:
 이렇듯 같은 말이나 같은 판단사항에 대해서 주민들은 저마다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릅니다.
 누군가는 기뻐하고 누군가는 화내고 누군가는 슬퍼하겠지요

 책임을 지는 입장에 있는 선다는 것은 무척 힘듭니다. 
 모두의 바람을 들어주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플레이어:
 주민들 전원이 만족할 수 있는 판단을 내리고 건너편 마을까지 가는 것,
  그것이 제가 해야만 하는 일이군요.

칸:
 예. 하지만, 피난 시간이 길어질수록 주민들은 지쳐버려
 당신에 대한 불만도 쌓여갈 것입니다.

 게다가 굶주림이 닥쳐 버린다면 불만은 더욱 쌓여갈 것입니다.
 그러니까 식량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드린 것입니다.

 지금 모든 것을 설명해도 이해되지 않을 터이기에 그 정도 설명 드리겠습니다.
 주민들이 당신의 선택에 따르지 않고 이탈하지 않도록..
 아무쪼록 최선을 다해 주세요.


(그렇게 그들은 길을 다시 떠난다. 플레이어가 지휘관이 돼서)


[나레이션]


 버틀러가 말을 탄 채 다가오고 있다. 그는 화가 난 듯하다.

 "방금 전 전투에서 부상자가 나온 것 같은데, 왜 보고하지 않았지?"
 
 적대감 충만한 눈과 나를 도발하는 듯한 어조, 그는 이 상황에 불만을 가진 듯하다.
 
 "캐러밴의 책임자로서 이러한 상황을 어찌 대응하고 갈 것인지,
  부디 말해주게."

▶ 약을 지급한다.
▶ 버틀러에게 조언을 구한다.
▶ 큰 부상은 아니라고 말한다.


버틀러:
 ...잘 알지 못하는 때에는 도움을 청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아피나스 파견단의 자넷은 치유능력을 갖춘 데바타다.
 그녀를 불러 도움을 받게.


자넷:
 이제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아피나스의 가호가 여러분과 함께 할 것이오.

플레이어:
 감사합니다, 자넷.

자넷:
 저는 아피나스에게서 부여받은 축복을 나누어줄 따름입니다.

플레이어:
 이렇게 어린데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군요!

자넷:
 모두 아피나스의 권능 덕분이지요.


[나레이션] 
 버틀러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자, 아리카와 함께 걷고 있던 케인이 말을 걸어 왔다.

 "버틀러 부단장은 어때?"

 케인은 불만 가득한 말투로 물었다.
 부상자들에 관한 대응에 대해 조언을 구한 일을 말했더니
 케인의 낯빛이 수상하게 변했다.
 

 "그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마.
 그는 임무를 위해서 너를 이용하기 쉬우니까"

▶ 나를 이용한다고?
▶ 어차피 누구도 신용할 수 없어.



번역 (3)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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