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아는 안도했다.

 불은 모두 꺼져 있었고, 커튼도 제대로 닫혀 있다. 

 물론 아예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눈은 어둠 속에서 빠르게 적응하는 법이다. 그래도 이 정도면 봐줄만하다.

  '잘 보이지 않아서 다행이야.'

 그렇지 않았더라면 날 때 그대로의 모습을 보고 말았을 거다. 그리고 자신은 그걸 입에 물었겠지.

  '으음, 싫다.'

 무는 건 익숙하지만, 그래도 그걸 보는 건 아직 어색했다. 게다가 더해서 부끄럽고!

  "너무 어두운데."

 팬텀이 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투덜거리는 게 제법 귀여웠다. 아리아는 웃음을 삼키고 타이르듯 경고했다.

  "만약 또 지난번처럼 불을 켠다면, 그땐ㅡ"

  "그래, 알았다니까."

 팬텀의 말에 아리아는 눈을 샐쭉 떴다. 정말로 이해한 거 맞아?

 잠시 그런 생각을 하다 그녀는 천천히 심호흡했다. 그리고 천천히 숨을 내뱉는데 팬텀이 신음을 흘렸다.

  "……숨 간지러워."

  "아직 시작도 안 했거든요?"

  "그건 알지만."

 아리아는 가볍게 팬텀의 허벅지를 찰싹 내리쳤다. 주변이 조용해서 그 소리는 크게 들렸고, 아리아는 저도 모르게 "앗." 하고 입을 벌렸다.

  "아파요?"

  "응. 엄청."

  "미안해요……."

  "너무 아파서, 누가 핥아주면 나을 거 같아."
 
  "정말이지."

 이 남자에게는 못 당하겠다고 아리아는 생각했다. 손바닥으로 허벅지를 슥슥 문지르다 그녀는 고개를 숙였다. 팬텀은 저도 모르게 숨을 삼켰다.

 혀가 닿는 것이 느껴졌다. 간지러움이 느껴져 그는 저도 모르게 어리아의 머리를 밀어냈다.

  "뭐예요!"

  "이제 괜찮은 거 같아."

  "피, 엄살은."

 자기가 하라고 했으면서.

 아리아는 흥 하고 입술을 비죽였다. 어둠 속에서 사람은 평소보다 더 뻔뻔해지는 법이다. 

 그녀는 다시 상체를 숙여 그의 다리 사이로 머리를 밀어 넣었다. 입으로 숨을 후후 내뱉으니 팬텀이 낮은 목소리로 뭔가 중얼거리는 게 들렸다.

 아리아는 히죽 웃으며 쪽 하고 입을 맞췄다. 열심히 반응한 몸은 투명한 액체를 내뱉었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그것을 입안에 넣고 맛보다 천천히 삼켰다.

  "짜요."

  "싫으면 하지 않아도 돼."

 어디까지나 자신이 우선이라는 듯한 상냥한 말이었다. 그래, 내가 이래서 이 남자를 좋아하지.

  "아니에요."

 대답하고 아리아는 다시 같은 동작을 되풀이 했다. 사탕을 빨듯 혀로 가볍게 장난치다 이내 단번에 입안 가득 삼켰다. 

 팬텀은 만족스럽다는 듯 한숨을 흘렸다.

  "도아?"

 '좋아?' 하고 아리아가 묻자 팬텀은 피식 웃었다. 지금 내게 좋냐고 물은 거지.

  "좋지 않을 이유가 없지."

 이중 부정을 하고 그는 손을 뻗어 아리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리아는 히죽 웃으며 기둥을 핥았다.

  "턱 아파."

  "그만해도 돼."

  "하지만ㅡ"

 아리아는 미안하다는 듯 말끝을 흐렸다. 새초롬한 얼굴로 하반신을 어루만지며 그런 말을 하는 그녀는 퍽 귀엽게 느껴졌다.

  "해소하는 방법은 많으니까."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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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은 블로그에 있으니, 궁금하신 분은 따로 확인해주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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