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테마는 긴장했다.

 주먹을 쥔 손은 땀으로 흥건했고, 파르르 떨리는 입술은 꽉 깨물고 있었다. 

 그녀는 한 마족을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에게 둘도 없을, 단 하나뿐인 가장 소중한 마족을 말이다.

  "마스테마?"

 부르는 목소리에 그녀는 팟 하고 정신을 차렸다. 뒤돌아서 있던 몸을 빙글 돌려 데몬을 마주 보았다. 마스테마는 심호흡을 하며,

  "조, 좋은 아침입니다."

 하고 말했다. 긴장을 하지 않으려 했건만 몸이 제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여러 감정이 뒤섞인 인사말에 데몬은 의아해하며 고개를 기울였다. 하늘은 먹구름으로 잔뜩 뒤덮여 있었다.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만 같은 날씨다.

  "그렇군요."

 하지만 그는 예의 바르게 그걸 지적하지는 않았다. 무엇보다도 마스테마의 상태가ㅡ

  "마스테마."

  "네, 네!"

  "괜찮으십니까? 표정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데몬의 손이 그녀의 이마를 향했다. 마스테마는 놀라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하기 시작했다.

  "그, 그, 그게ㅡ"

  "마스테마?"

  "괜찮습니다!"

  "그러시다면야."

 데몬은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며 그렇게 대답했다. 딱히 뜨겁지는 않았으니, 감기인 것은 아니리라.

 하지만 그런 것치곤 두 뺨이 홍조로 그득했다. 감기가 아닌 다른 병이라도 걸린 걸까.

 데몬이 그런 생각을 하는데 마스테마가 두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작지만 정성스레 포장된 검은 상자였다.

  "서, 선물입니다."

  "선물이요."

 내민 상자를 받아들며 그가 되물었다. 마스테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곧 군단장 님의 생신이시니까."

  "아."

 그가 탄성인지 모를 것을 내뱉었다. 상자의 모서리를 어루만지며 그가 중얼거렸다.

  "감사합니다. 생일이라…… 잊고 있었군요."

  "아, 아닙니다! 별거 아닌걸요."

  "포장을 풀어봐도 되겠습니까?"

  "네? 아, 네."

 얼마든지. 대답하고 그녀는 침을 삼키며 데몬이 포장을 푸는 것을 바라봤다. 검붉은 리본은 약간의 손동작만으로 쉽게 떨어져 나갔다. 

 고소한 냄새가 밀려왔다. 파이였다.

  "파이군요."

  "케이크는 싫어하실 것 같았거든요."

  "제가 말입니까."

  "데몬 님께서는 단 것을 별로 안 좋아하시지 않습니까. 그래서ㅡ"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지만, 데몬은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그러니까 이건 자신의 입맛을 배려한 선물이라는 거다. 데몬이 미소를 지었다.

  "배려 감사합니다. 마스테마."

 데몬은 상자를 들지 않은 오른손을 가슴에 얹고 고개를 숙였다. 기사식의 인사에 마스테마 역시 같은 방식으로 화답했다.

  "양이 제법 많군요."
 
 파이를 찬찬히 살피며 그가 말했다. 파이를 직접 구운 건지 모양은 비스듬하게 기울어져 있었다.

  "구, 군단장 님만 괜찮으시다면 제가 같이ㅡ"

 마스테마는 고민하다 에잇, 하고 말을 내뱉었다. 어차피 모 아니면 도 아닌가.

  "괜찮다면 한 가지 부탁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데몬의 말에 마스테마는 하던 말을 뚝 멈췄다. 그녀가 고개를 숙였다. 

  "하명하십시오."

  "파이를 다른 분들과 나누어 먹어도 될까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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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백하고 싶어하는 마스테마와

 답답한 데몬을 생각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