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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13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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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3
닌자의 절과 3개의 사원군가나자와의 사찰 중 닌자데라(忍者寺)라는 절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일본의 그 닌자 맞습니다. 절의 정식 명칭은 묘류지(묘립사, 妙立寺)이지만, 이 절의 시설 자체가 닌자와 같은 것을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에도막부(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막부)의 설립과 그 이후의 시기, 이곳 가나자와가 있는 가가번은 막부의 주요 감시대상 중 하나였습니다. 백만석이라는 톱 클래스에 달하는 영지이기도 했으며, 이곳의 초대 영주는 도요토미 히데요시 밑에서 일종의 수석 최고위원 같은 직위를 맡아서 도쿠가와 이에야스보다 절대 낮지 않은 권위를 가졌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전쟁을 하네 마네 하는 긴장관계도 있었지만, 결국 가가번은 막부에 굴복하여 인질을 보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가가번 역시 막부의 공격에 항시 대비하고 있었는데, 그 결과물이 닌자데라와 3개의 사원군입니다. 가나자와 성을 중심으로 3 방향 (후방의 바다 방면은 제외)에 각기 몇십개가 넘는 조그만한 사찰들을 건립했는데, 막부군이 쳐들어올 경우 이 사찰들을 근거지로 삼아 게릴라전을 펼칠 계획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위치한 도합 수백개의 사찰중 가장 유명한 것이 닌자데라입니다. 가이드가 10~15명 가량을 한 팀으로 묶고 닌자들이 사용할만한 각종 트릭이 가득한 건물의 구조를 하나하나 설명해줍니다. 공격자 입장에서는 대단히 골아프고 피해를 많이 볼만한 구조물이긴 했습니다. 한글 안내문 및 한글 바인더까지 있어서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사전 예약을 해야 했었고 전화로만 가능했는데,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이 묘류지가 있는 곳이 바로 3개의 사원군 중 하나인 데라마치 사원군이며, 길거리의 안내판에도 데라마치 사원군 혹은 닌자데라 라는 간판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 트릭 구조물 중 하나인데, 계단과 문처럼 보이지만 이 문은 안에서만 열 수 있고 밖에서는 열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 계단 밑에서, 계단을 오르는 사람을 칼로 찌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아쉽게도 내부 촬영은 금지라서 외부에서 트릭을 찍을만한 것이 이것 하나뿐입니다. ![]() ![]() ![]() 닌자데라를 본 후 데라마치의 골목길을 걸어다니며 작은 사찰들을 계속 지나쳐 갔습니다. ![]() ![]() ![]() ![]() 그 다음으로 간 곳은 고다쓰노 사원군입니다. 이 고다쓰노 사원군의 중심이 되는 절은 텐토쿠인 (천덕원, 天徳院)이라는 곳인데 관광객이 거의 없는 곳입니다. 왜냐하면 가나자와 관광 교통패스로는 갈 수 없는 곳이라 별도의 요금을 내야 할 뿐더러, 관광 지구가 아닌 일반 주택가에 위치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조용하고 한적한 일본의 소도시의 일상을 느끼고 싶은 분이라면, 오히려 이 고다쓰노 사원군 같은 것이 더 좋을 수 있습니다. 여기 텐토쿠인은 이곳 가가번의 영주 부인이 다니던 사찰이라고 합니다. 내부는 촬영 불가라고 하는데 촬영 불가 안내문을 보기 전에 몇장을 찍어버렸습니다. 금박의 도시답게 금으로 쓴 글씨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 ![]() ![]() ![]() ![]() ![]() 텐토쿠인을 나와서 골목길을 돌아다니며 고다쓰노 사원군의 사찰들을 구경했습니다. 다니는 사람이 진짜 없어서인지 분위기도 조금 음산했는데, 비도 오고 바람도 불어서 상당히 기묘했습니다. ![]() ![]() ![]() ![]() ![]() 마자막 3번째 사원군은 우타쓰야마 산록 사원군입니다. 히가시 차야 바로 안쪽에 있으며, 우타쓰 신사부터 시작하는 구간입니다. 우타쓰 신사에는 닌자 인형 두어개가 건물을 장식하고 있는 것이 포인트였고, 한글 안내 지도도 있어서 돌아다니는 데에 별다른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안내지도를 보면 절이 얼마나 많고 밀집되어 있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 ![]() ![]() ![]() 다시 골목길을 걸어다니며 사찰들을 구경했습니다. 가나자와의 교외라서 그런지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이제 산/언덕으로 올라가는 길로 이어집니다) 간혹 폐가도 보이고 건물과 골목길들이 더 낡고 더 오래되어 보였습니다. ![]() ![]() ![]() ![]() ![]() ![]() 3개 사원군을 다 도는 것은 시간에 여유가 있고 가나자와만 파고 들 때 가능하고, 실제로는 닌자식 게릴라전에 특화된 닌자데라 정도만 방문해도 충분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소도시의 관광지역이 아닌 일상지역과 골목길을, 그것도 역사가 담겨있는 공간을 조용히 거닐고 싶다면 꽤 매력적인 구간이 바로 이 3개 사원군 지역이 될 듯 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