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헠.. 헠..




한차례 교전을 끝내고 내 온몸에 긴장이 풀리니

곧 쓰러질 것만 같다.



'아가레스'의 마지막 보호막을 부셔버리려고 혼신의 힘으로

딜싸이클을 돌렸기 때문이다.

그렇다.

여긴 아르보레아국 벨총시 벨리카구 레이드동.

덕분에 우리 30명은 희열에 가득차 토크온이라는

매개체로 환호성을 지르며 돋은소름을 가라 앉혔다.

우리팟에 배정받은 탱커가 바로 서사게스타 '홍현수'

였기 때문이다.

팟에 합류할때는 본케가 창기고 장비는 비록 이렇게

약하게 입었지만 방어구와 상관없이 잘막고 잘물러선다고

믿어달라고 해서 받아줬지만 본체의 힘이 없어선지

자꾸 방막으로 카바가 안되는지 머리를 이리저리 돌려서

나의 화려한 텔리포트 실력으로 눈을감지않고 후방을 주시하며

신들린 칼춤 딜로 겨우 30명을 캐리 할 수 있었다.

다들 자기가 잘해서 깬줄 알겠지만. 28명중에 마음에드는놈은1도없다.

하지만 나는 왜 매혹15를 둘둘하고 레이드동으로 온것인가.

그것은 30명중 오직 단 한사람때문이다..

그녀의 이름은 로링.

나는 최근 테라에 대해 흥미를 몹시 잃어 접속하면

거의 벨리카에 짱박혀서 앞으로 전진했다 빙결의대지

전진했다 빙결의대지 를 반복하다가 나오곤 했다.

그러던중 라켈리스 하급이 나오고 막보가 신음 소리 낸다길래

길드 단톡에서는 관심없는척 운영자들이 변태아니냐고 하고,



바로 트라이했다.



트팟이다보니 토크온을 키면 안되겠냐는 말에 나는 좋으실때로

하자 해서 토크온을 하기로했다.

1넴 몽마의 등장에 법킹인 나도 소변을 조금 지렸지만

양이 그리많지않아 안쫄은척 사람들에게

"아 패기 쉽게생겼네요 나만믿으셈" 이라고 셈셈체를

자신감으로 무장하고 떨리는 발걸음을 옮겼다.

톡은 5명이 다들어와있는듯 했으나 실지 말하는사람은

나와 창기남 밖에없어서 애녀가인 나에게는 별 흥미없이

진행되었고 다들 듣톡하겠거니 하며 딜을 했다 생각보다

쉬워서 별탈없이 끝나나 싶었던 와중, 몽마가 특정패턴을

하며 뒤로 돌려고하자


"꺄악"


분명 여성의 목소리였다.

허겁지겁 다시 토크온창을 활성화시켜

혈액을 간뇌로 전달시켜 시신경의 작용을 활발하게

만든후 눈을 부릅뜨며 토크온창의 마이크 변화를

감지하려고했다. 없었다. 미동이없었다.

'뭐지 잘못들었나? 몽마소린가? 막보가 좀 야하댔는데'

다시 나의 법킹캐릭 '로랄'은 창의 이동으로 멈추었던딜에

간뇌로 상위배치된 혈액을 손가락으로 이동시켜 활력을 불어넣어

신들린딜을 진행하였다.

아무도 나에게 딜을 멈추어도 한마디도 못하는걸보니

내가 딜을좀 잘하나보다 훗 허접한애였으면 벌써

욕쳐먹고 했을텐데 다들 내 눈치를보며 딜을 하고있는걸보니

이팟도 내가 캐리해야보다 라는 익숙한 생각이 든다.

그렇게 이래저래 거미를 보고 심심한 딜을 하고 지루해져갈 무렵,


"까악"

내 귓구멍을 자극하는 데자뷰를 일으키는 단 두음절.

이소리는 이번에 심장부위 치명타를 유발하여 더욱 나를 자극했다.

나는 순간 토크온창을 활성화시키려 Alt+tab으로 손이갔지만

스마트한 내 두뇌는 아까의 실패를 성공의 어머니로 탄생시키기위해

피드백과정을거쳐 파티창을보았다.

이것은 몹에게 갑작스럽게 피격되어 너무 당혹스러울때 나오는 추임새와

같은것이기 때문에 캐릭터가 만피가 되어있는 지루딜구간에선

HP의 상태로 방금전의 그 아름답고 청아한 목소리의 주인을

찾아 낼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파티창을 보았다.


힐러다.


거미의 공중제비 스킬에 아름다운 목소리의 주인이 미처

위험을 파악하지못하고 파티원들에게 풍성한 힐을

부여하기위해 나이팅게일의 정신으로 바닥힐을

선사하다가 그만 쿵찍 당한것이다.

순간 나는 너무 화가났다.

감히 아름다운 꽃에게 흠집이라니

순간 지워진 신속의계약이 나의 본전신에

시전되면서 무차별 키보드 난타와함께

파광 운낙 마폭 뇌격강타를 무자비하게

거미에게 쏟아부었다. 테라5년차

역사상 가장 강한 딜싸이클이였다.

그리곤 힐러에게 토크온으로 말했다.



"괜찮아요?"



그러자 이게왠일

알트탭신공으로 빠르게 토크온전환한 나의손가락을

감탄할 틈도없이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딜잘하시네요"

라고 정확하게 로링님의 토크온 마이크가 상승하며

말했다.



딜. 잘. 하. 시. 네. 요



사랑에 빠진것같다

딜킹인 나를 단방에알아보고 아름다운목소리로 상처투성이가 되버린

키보드 두드리던 나의 왼손가락들을 가슴으로

살포시 안아주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었다.

행복했다. 금사빠라 욕할지 모르겠지만

이 사랑이 이루어진다면,




첫눈에 반한것이 되는 것이다.




.
.
.


다음편에계속